세계사를 뒤흔든 스페인의 다섯 가지 힘 - 스페인어, 활력, 유산, 제국주의, 욕망
김훈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세계를 재패하고 무적함대로 대적할 상대가 없었던 스페인,에 대해서는 어떤 것을 알고 있을까 잠시 생각해봤다. 언젠가부터 유행처럼 퍼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해서라도 아니면 백년이 넘도록 건축중인 가우디의 파밀리아 성당과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고야, 벨라스케스 등의 화가와 그들의 그림이 걸려있는 미술관에 가보기 위해서라도 스페인은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지금은 그저 관광지로만 떠올리지만 과거에는 훨씬 더 찬란한 제국의 시대가 있었을텐데, 그에 대한 역사가 궁금했다. 이 책의 제목은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읽어보고 싶었던 역사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뭐......

 

'세계사를 뒤흔든'이라는 표현은 조금 과장된 것 같고 이 책은 과거의 스페인의 역사를 꿰뚫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스페인이 어떻게 세계사에 등장하고 있는가 정도의 느낌이 드는 내용이 담겨있는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다섯가지 힘,이라는 것을 언어, 활력, 유산, 제국주의, 욕망이라는 챕터로 구분하여 설명을 하고 있는데 처음 언어를 이야기할때부터 저자가 말하는 세계사를 뒤흔든다는 의미와 내가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미시적이든 거시적이든 세계사의 관점이 아니라 현재 스페인의 영향력이라는 것이 조금 더 가깝지 않을까 라고 말하고 싶다. 단적인 예로 산티아고 순례길로 인한 관광산업은 역사적인 측면보다는 경제 문화적인 부분이니 말이다.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그리 나쁘지는 않다. 스페인어를 배워볼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저자의 언급으로 그냥 인삿말 정도만 상식으로 익히고 여행회화정도를 암기하는 수준으로 한다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 이상의 언어학습은 작정하고 덤벼들지 않으면 어려울 듯 하다. 문학분야에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빼놓을 수 없는데 근현대로 와서 스페인 내전을 다룬 조지 오웰과 헤밍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 아니, 스페인의 민족분쟁에 대해 이야기하며 작가들의 작품 이야기를 한 것인데 거꾸로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도 계속되는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과거의 문화 유산이 수많은 사람들을 스페인으로 향하게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그건 세계사를 뒤흔든다기보다는 경제 문화적인 이야기로, 스페인에 대한 역사와 여행 이야기로 넘기는 것이 조금 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좀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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