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 오리지널 인터뷰집
맷 슈레이더 엮음, 백지선 옮김 / 컴인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인터뷰 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처음 읽어보는 영화음악가들에 대한 인터뷰는 처음부터 기대가 되었다. 솔직히 낯익은 이름은 몇 없었지만 낯선 이름이어도 작곡이나 영화감독으로 참가한 영화들은 흔히 말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많아 글을 읽는 내내 음악을 찾아 듣고 싶었다.

 

오래 전 비바람이 치던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따뜻한 차를 마시며 말없이 음악만 듣고 있었는데 뭔가 마음 속 깊은 감성을 끌어올리는 듯한 바이올린 선율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 음악이 뭔지 물어봤더니 쉰들러 리스트 OST 음반이라고 들었다. 영화를 볼 때 음악에 대해서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었는데 음악에만 집중을 하고 있으려니 너무 좋은 것이다. 그때 영화음악의 감성이 영화의 감성을 그대로 표현하면서도 영화속에서 시선을 사로잡지 않고 그 장면장면을 돋보이게 해 주는 것이라는 걸 느꼈었는데, 인터뷰어들의 이야기에서 그런 내용이 나와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읽었다.

영화음악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각자 나름대로의 음악에 대한 주관이 뚜렷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에 삽입되는 음악이 그저 영화의 보조가 아니라 영화를 더 빛나게 해 주고 있는 것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고 또 그를 위해 엄청난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음악과 영화의 일체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몇몇 음악은 곡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바로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확실히 의식하고 있지 않더라도 음악이 인상적이었다는 뜻일것이다. 그 유명한 타이타닉에 흐르던 셀린 디옹의 노래도 음악이 시작되면 다들 뱃머리에서의 비상을 떠올리는데 하마트면 그 노래가 빠질뻔했다니. 감독은 끝까지 셀린 디옹이 유명한 가수가 맞는지 확인했다는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에피소드가 많지만, 책을 읽는 동안 문득 신해철이 떠올랐다. 토이 스토리 등의 음악을 작곡한 랜디 뉴먼의 인터뷰 내용중에 자신은 음악이 중요한 영화의 작곡의뢰를 받는 것이 좋은데 애니메이션은 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해철도 같은 생각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의 음악을 맡아 작곡을 하고 넥스트 4집으로 음반 발매를 했는데 사실 애니메이션은 잊혀졌지만 음악만은 여전하다. 솔직히 나는 망해버린 애니메이션 라젠카에 비해 넥스트의 음악이 너무 웅장해서 음악이 애니를 압도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스코어 오리지널 인터뷰에 실린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려니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어쩌면 영혼기병 라젠카의 내용을 들은 신해철이 그에 걸맞는 음악을 만들었던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애니가 망한건 신해철도 어쩔 수 없었던 것 아니겠는가.

 

책을 읽는 동안 듣고 싶은 영화음악이 엄청 많기도 했고, 이제는 드라마를 보면서도 이전보다 음악이 더 잘들린다.

같은 장면에 여러가지 다양한 음악을 배경으로 했을 때 그 느낌이 달라진다는 실험 결과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하워드 쇼의 말처럼 잘 만들어진 영화 음악은 우리를 영화의 세계로 인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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