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며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 내 안의 화를 다스리는 평정심의 철학
이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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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는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저서 [화에 대하여]를 기반하고 스토아 철학에서 보는 삶의 태도에 관해 서술한 책이다. 소크라테스가 철학을 삶의 기술이 담겨있다고 보았다는데 그와 같은 시각에서 출발한 스토아 철학 전반의 삶의 기술을 현대적으로 서술한 것이 본서다.

 

본서에 관한 서술 이전에 본서의 근간을 이루는 가르침을 펼친 철학자 세네카에 대하여 짧게 언급하자면 그는 네로 황제 당시 네로 황제의 스승으로 있다가 네로 황제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에 대하여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가 철학자이자 스승이기 이전에 네로 황제를 견제하는 데 정치적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기도 한 세속적인 인물이었다는 데 있다. 그는 지혜를 사랑하는 자라는 철학자이면서 동시에 세속을 벗어나지 않은 마음의 소유자였다. 그런 그가 이야기하는 삶의 기술이라면 이성이 어떻고 천상이 어떻고 하기 전에 이미 상당히 현실적인 지혜를 이야기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미더움이 생기기도 한다.

 

본서는 삶의 기술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삶의 기술이라는 것은 다름 아니라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그리고 시간과 자기 자신에 대한 태도를 어찌해야 하는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본서의 각 장을 보면 분노, 질투, 복수, 역경의 통제, 불안 극복, 시간에 대한 관점, 죽음에 대한 자세, 불평과 감사, 자기와 삶에 대한 태도, 자유와 행복에 이르기까지 10개의 장으로 스토아 철학의 관점을 드러내고 있다.

 

스토아 철학에서는 덕성을 갖추는 것을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기존의 스토아 철학에 대한 가르침과는 다르게 덕성을 자유를 찾은 것으로 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찾은 것으로 보는 등 스토아 철학의 덕성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자연에 순응한다던가 이성에 따르는 삶을 산다던가 하는 교과서적 정의로는 잘 이해도 포용도 되지 않던 스토아 철학의 덕성이 저자로 인해 다소 삶에 대한 태도로 다가오는 듯하기도 했다.

 

본서의 제목이 [화내며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인 것은 삶의 여러 제반 문제들을 다루는 본서의 내용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일상에 대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직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인듯하다. 본서는 화가 날 때 화가 나는 초기 상황을 분석하고 자신이 화가 난 상태의 초기에 분노를 절제하도록 하여 분노를 가라앉히게 하는 등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또 복수의 장에서는 무조건 화를 내지 말라는 것이 아니며 적합한 방식으로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시간 화를 내는 것을 권하고 있기도 하다. 모든 순간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지혜로운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이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전체 장들의 그 밖의 내용들까지 현실적인 이 가르침들은 결국 자신을 찾는 것을 또 자유를 찾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타인의 반응이나 태도 세상의 이목이나 자기 자신의 감정에 좌우되는 상황은 노예의 상태인 것으로 보고 노예가 아닌 자유를 찾은 상태를 권하고 있다. 여행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보지만 저자는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여행이기보다 탐험이며 이것은 여러 곳을 헤매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평소 나의 지론도 앉은 자리에서 자기를 찾지 못하면 세상 어디를 헤매도 자기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를 찾겠다는 의도로 여행은 하지 않는 편이다. ‘수행하는 그 자리에 나도 자유도 없다면 세상 아니라 우주 어디로 떠나도 나를 또 자유를 찾을 길은 없지 않은가?’ 시간에 대하여 말하는 장에서도 스토아 철학적 시각은 미래를 탐하는 태도로 바쁘게 살아가는 데서는 자유도 지혜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자기 삶의 여유 시간, 여가를 통해 자신을 마주할 수 없다면 바쁘게 사는 삶에서 자신을 잃는다고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리스인들은 진정한 행복eudaimonia라고 했다는 데 이는 좋음을 뜻하는 eu정신또는 마음을 뜻하는 daimon에 합성어에서 유래했다며 스토아 철학이 이해하는 행복은 일시적 기쁨이 아니라 좋은 마음이라고 한다. 동양에서 말하는 양심 良心 이라는 말의 뜻과 같지 않은가? 결국 좋은 마음을 갖는 길이 행복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지혜는 한계에 대한 인식에서 나온다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면서 좋은 삶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습관으로 만들면 좋은 마음이 형성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삶의 기술달리 말해 삶에 대한 태도와 방법을 아우르고 있다. 이는 탐진치를 말씀하신 부처님의 가르침과도 다르지 않고 동양의 고전들과도 다르지 않다. 서양과 동양의 전승을 달리 보는 이들이 많고 서양은 기술, 동양은 영성으로 구분하지만, 알고 보면 이러한 구분은 서양인들이 자신들의 전승과 단절되며 동양에 심취하면서 비롯된 것이지 서양의 전승이 동양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건, 게르하르트 베어의 [유럽의 신비주의]를 통해서도 그렇고 고대 그리스 철학을 통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시대에는 동서양 어느 전승을 통해서든 마음의 위로와 평화가 절실하기도 하다. 스토아 철학을 통해 위로와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역시 좋은 마음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싶다.

 

#화내며살기엔인생이너무짧다 #스토아철학 #철학책추천 #이진우 #추수밭 #청림출판 #서평단 @chungrim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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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뎀 이론 - 인생이 ‘나’로 충만해지는 내버려두기의 기술
멜 로빈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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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교훈과도 맞닿아 있는 심리기법과 선사상과도 같은 삶의 태도라고 생각된다. 일의 능률이나 세상을 사는 지혜라기보다는 내적 외적 평화와 안정을 찾아주는 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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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뎀 이론 - 인생이 ‘나’로 충만해지는 내버려두기의 기술
멜 로빈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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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뎀이론가제본서평단 #렛뎀이론 #멜로빈스 #소이어로빈스 #비즈니스북스 #자기계발서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bizbooks_kr 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국에서 반향이 큰 책이라고 들었고 렛뎀이란 말이 가리키는 방향성이 좋았다. ‘내버려 두라는 말은 선승의 일갈과도 같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내게는 내면의 안정을 찾으리라는 믿음을 주는 일갈이었다. 저자는 바로 행동하게 하는 지침인 [5-4-3-2-1 법칙]에 관한 책으로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 작가라고 하는데, 이 단순한 법칙과 렛뎀의 간명함이 일관성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복잡해지지 말고 여러 생각만으로 망설이지 말고 행동하라는 게 [5-4-3-2-1 법칙]의 요지라면 렛뎀 이론도 마음 상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내적 갈등에 빠져있지 말라는 것이 핵심이다 싶다.

 

렛뎀은 내버려 두기(Let Them)와 내가 하기(Let Me)가 주제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내버려 두기는 인생을 살며 대다수가 결국에는 깨우치는 바인 [받아들임]에서 표현 양식만 바뀐 바이기도 하다. 자신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거나 받아들이려는 태도와 행동, 그것이 렛뎀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대개 갈등과 충돌이 다반사인 세계에서 갈등을 해소하는 방편으로 소통과 설득을 보편적인 삶의 양식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갈등을 해소할 때만큼 갈등을 더 키우거나 오해로 몰아가기도 한다. 이런 갈등과 오해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은 내가 먼저, 다시 말해 내 감정, 내 생각, 내 관점, 내 이익, 내 만족이 먼저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대부분 20대 중반까지도 또 경우에 따라서는 인생의 태반을 살고도 내가 먼저라는 이 생각이 바뀌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생을 조금 살아가다 보면 라는 것이 내게는 자신이겠으나 타자에게는 그 사람 자신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런 들이 더불어 함께 행복한 길은 서로 자기만의 관점이나 바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다 자신의 원하는 바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자신의 뜻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기도 하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이 당연한 진실을 깨우치는 데 왜 이리 오랜 세월이 걸렸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내버려 두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저자의 또 다른 주장 내가 하기는 두가지 경로로 실천될 수 있는 것이던데 저자가 말하듯 고민이나 타인은 내버려 두고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한다는 것이 하나이다. 또 다른 하나는 내가 받아들여지기로는 해석의 문제였다. ‘친구에게 좋은 친구가 되려고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가지 말자. 내가 좋은 친구라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라면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가자’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조부모님을 뵈러 가지 말자. 조부모님과 가족을 우선시 하는 것이 내게 행복이라면 조부모님을 뵈러 가자.’ 저자는 이런 말들을 하는 데 이는 행동의 동인을 외부에 두지 말고 자신의 내면에 만족감을 기준으로 삼으라는 해석 같기는 했다. 이건 내가 만족을 찾는 해석을 하며 행동하라는 뜻이라면 좋은 말이지만 저자가 하는 말을 단순하게 만족스런 일만 선택하고 만족스럽지 않으면 하지 마라로 받아들인다면 이건 극렬한 사타니즘의 핵심 주제와 같아진다. 사타니즘의 핵심 주제도 행복하라이다. 하지만 이 주제를 실천하는 데 한 가지 단서가 붙는데 그건 너 자신이 행복하기 위한 선택에서 남을 고려하지 말아라이다. 앞서 말한 저자의 주장을 말 그대로만 받아들여 행동한다면 자녀들이 날 필요로 한다고 근로와 가정에 충실하지 말자. 자녀들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행복할 때만 일하고 가정을 돌아볼 것이다가 되어 버릴 수 있고 낭떠러지에 매달린 아이나 물에 빠진 아이를 보며 저 아이가 나를 보고 살려 달라고 소리친다고 저 아이를 구하지 말자. 저 아이를 구하는 행동이 나를 행복하게 할 때만 저 아이를 구하자라고 사고들이 왜곡되어 버리면 결국 자녀도 버리게 되고 살려달라는 아이의 절규에도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극단적인 과장 같겠지만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되거나 죽어가는 아이들이 의외로 적지 않다. 아주 작은 해석의 하나 차이가 천국도 지옥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석의 차이 하나로 지옥을 만들고 있는 사회에 기여하는 인물이 되고 싶지 않다면 바르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내가 만족스러워야 베풀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와야 할 사랑이나 보살핌은 당연한 것이다라고만 믿어 버리는 순간 천국은 연옥을 거쳐 지옥으로 변할 수도 있다.

 

내가 삶에서 얻어온 교훈들과 이 이론의 감상이 비슷하다는 것에서, 삶의 지혜와 심리 기법의 정수가 녹아든 것이 렛뎀 이론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비틀즈의 [Let it be] 가 주는 여운은 삶을 통해 어느 순간 깨우침이 되기도 하는데, 이 깨우침들이 이 시대에는 [수용전념치료]라던가 본서 [렛뎀 이론]과 같은 치유와 자기계발의 방편으로 다가온다. 모두 내적 외적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주는 지혜들일 것이다. 이론이나 철학이기보다 치유이면서 진리인 방편이라고 받아들여진다.

 

*전체 20장 중 5장까지만 편집한 가제본을 읽고 남긴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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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메탈 - 미래를 결정할 치열한 금속 전쟁
빈스 베이저 지음, 배상규 옮김 / 까치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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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글방으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금까지 공급망이나 전자제품의 부속 재료인 희귀금속 등에 관한 책들은 더러 출간되었다. 본서는 희귀금속을 다루고는 있지만 접근하는 빛깔이 다른 책이다. 국가 경쟁력이나 경제 분야의 이점과 갈등을 다루는 책이 아니라 희귀금속으로 인한 환경문제와 인류가 겪는 난점들을 다루고 있다.

 

본서는 전체 3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미래를 위한 자원]은 각종 희귀금속이 채굴되는 이유와 그로 인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위축되고 환경적인 파괴가 가속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아동 노동 문제와 빈곤 문제가 이에 깊이 영향을 받고 있음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심해 채굴 문제는 현재로서는 문제가 크지 않다지만 법률적 취약점으로 인해 향후 커다란 문제로 비화될 여지를 안고 있다. 제한 기간 내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채굴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법률 해석으로 빠른 반대를 하지 않으면 어디서나 채굴이 가능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2부 역공급망][3부 재활용보다 좋은 방법]은 채굴로 야기되는 문제들을 언급한 이후의 이 장에서 중고나 폐기되는 전자제품들 속의 금속에 경제성을 언급하며 재활용이나 재사용되는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중고 제품들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고 전기차 배터리에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으로 전기를 충전해 발전소로 전달하고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단체가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중고나 폐기되는 전자제품들에서 금속을 다시 수거하는 경우보다 앞서 말한 사례처럼 다른 용도로 중고를 그대로 재사용하는 경우 등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기도 했다.

 

지상이든 심해든 채굴 자체가 환경, 생태계, 인간의 터전을 파괴하는 부분이 심각한 관계로 인류는 자전거나 전기차 등의 비연소 운송 수단이나 15분 도시제 같은 해법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15분 도시제가 인간의 이동에 자유를 제약한다는 대중들의 문제 제기도 일리가 있으며 전기차의 화재나 갇힘 사고 또 자동차와 사고날 시 자전거 탑승자가 상당한 부상이나 사망의 우려가 있을 수 있는 등 인식의 변화와 제도로 해결이 동반되어야 할 문제들도 산재해 있지 않나 싶다. -환경문제만을 보자면 전기차 생산이나 일회용 컵 대용을 위한 텀블러 생산, 비닐봉지를 대체하기 위한 장바구니 생산 등에 더욱 막대한 탄소가 배출되며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한 대, 텀블러 하나, 장바구니 하나를 몇 년씩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환경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접근은 숙고를 거쳐 나아가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 빈스 베이저 씨는 보도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서 그의 대표작 [모래가 만든 세계]는 윌슨 문학상 과학부문과 캘리포니아 도서상 최종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필력과 메시지 전달에 있어 남다른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본서에서도 문제의식만큼이나 그의 필력이 다르게 다가온다.

 

경제적 이점과 국가 경쟁력, 자원을 통한 국가 간의 갈등 문제도 중요히 부각되고 있지만 환경과 생태계, 인간의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는 문제들은 현시점만이 아니라 먼 미래의 후손들에게까지 심각한 타격을 줄 문제가 아닌가 싶다. 환경론자들이 이야기하는 환경적 문제들에 대한 담론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이런 문제 제기들이 어느 만큼만이라도 사실이라면 인간은 현재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가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경제나 경쟁력보다 이 문제가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사회적 인식도 제도적 대처도 분명 빠르게 제시되고 시행되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통해 익숙한 것들에 얽힌 문제들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는 자체로도 독서의 의의가 없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저자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돌아보고 저자가 제안하는 해법들과 그 이상의 해법들을 헤아려보는 시간을 대중이 가지면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접근해 나갈 의지를 키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파워메탈 #빈스베이저 #까치글방 #북클럽 #서평단 @kachi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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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나라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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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허버트 조지 웰스의 대표작은 타임머신, 투명 인간, 우주전쟁, 모로 박사의 섬 등이 있다. 모두 영화화되어 어떤 영화들은 대중의 기억에 남아있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유명 소설들은 그렇다지만 이 책 [눈먼 자들의 나라]와 같은 단편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리뷰어 본인도 타임머신과 투명 인간, 우주전쟁을 제외하고는 그의 다른 작품들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본서를 읽으며 짧으면서도 선명한 은유가 담긴 이 책이 매우 인상적이기도 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눈먼 자들이 유럽 어느 계곡에서 터를 잡으며 세월이 흘러 눈먼 자들의 작은 사회가 이루어졌고 그곳에 눈이 보이는 누네즈라는 남자가 사고로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그는 눈먼 자들 가운데서는 외눈이 왕이다라는 말을 되뇌이며 자신이 그들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 확신했으나 눈먼 이들이 이룩하고 지속해온 사회에서는 보인다는 개념도 시력에 의해 정의된 모든 개념들도 사라지고 없었다. 눈먼 자들 가운데에서 그는 모자르고 열등한 존재로 낙인찍히고 그런 속에서 누네즈는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드러내려 몸부림친다. 하지만 결핍이 보편인 세상에서는 그 결핍된 한계 이상을 보는 자가 결핍된 이가 될 뿐이다. 누네즈는 이곳에서 노예나 하인 정도의 역할을 하게 되고 그런 삶에 적응 아닌 적응을 해 나가고 있을 때, 메디나 사로테라는 눈먼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누네즈의 역설적인 열등한 특징들에 그녀의 가족들은 반대하고 누네즈의 열등성을 없앨 수 있다며 눈먼 자들의 의사는 그의 눈을 파내는 수술을 하자는 제안을 한다. 누네즈는 말도 안된다고 했지만 메디나 사로테는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렇게 하자며 누네즈를 설득하고 누네즈는 그녀의 설득에 수술을 받으러 가려 길을 나선다. 그러다가 눈먼 자들의 마을의 산 위로 올라가 그 마을과 세상의 경계인 산 위에 누워 맑게 빛나는 별들을 바라본다.

 

이 짧은 단편에 담긴 은유는 무척이나 선명하고 명백한 하나라고 생각했으나 소설이 담긴 장을 넘어 작품을 해석하고 감상을 풍부하게 해주는 [깊어지자]에 장들을 보며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을 문제들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편집자의 말]에서부터 다소 충격이었는데 편집자는 작가가 결핍된 사람들의 사회를 이상사회로 그렸다정상이라는 기준이 상대적이란 것을 그려냈다고 피력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전혀 이런 감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감상이 있을 수 있는 책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도루묵의 갖은 양념]이란 장에서는 이 소설을 진정한 나에 대한 정의를 다시 보는 은유로써 해석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에 대한 관점을 돌아보거나 [정상성에 대한 고찰]을 하는 장도 있다. 모두 짧은 이 소설에 대한 다층적인 감상과 해석을 가져 보도록 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나로서는 본서가 한계가 다른 이들 간의 서로에 대한 이해와 포용의 문제가 클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예수가 등장하자 그를 죽이기까지 한 유대인들(십자가형 지시는 본디오 빌라도가 했지만 예수가 사형당하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유대인들이니까)과 세상은, 이런 한계의 경계가 예수와 그들 사이에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시대나 대중이 보는 것 이상을 보는 자는 억압당하고 배척당해왔다. 인류사에 남아있는 현자라는 자들은 대중이 보는 것 이상을 본 것이 아니라 대중이 보는 것을 달리 표현해 전달할 줄 아는 자들이 다였지 않나? 대중의 관점 그 이상은 외칠 것이 아니라 숨길 것이다. 남겨야 한다면 은밀히 다음 세대만 볼 수 있을 정도의 방식으로 남겨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소설에서 수술로 은유된 것과 같은 제재를 받게 된다. 기독교 체제에서 기독교인들이 저들은 한계 이상일 것만 같다고 여긴 이들을 어떻게 죽였는지는 역사에도 남아있다. 마녀사냥에서 숱한 이들이 그랬고 잔 다르크가 그랬고 조르다노 부르노가 그랬다. 세상이 허용한 경계까지만 빛나야 한다. 그 이상 빛나는 이들은 죽음을 면치 못한다. 아니면 세상의 경계 밖에서 빛나야 한다. 세상으로 돌아오면 그를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다.

 

본서는 생각해 볼 만한 은유로 다층적인 감상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내가 가진 감상은 일반적인 것이지만 앞서 언급한 본서의 후반부를 보면 다채로운 감상이 남을 책이란 것을 충분히 아실 수 있을 것이다. 조지 웰스의 다른 작품들도 모두 은유가 깊지만 이 단편 역시 약하지 않다는 감상을 남긴다. 만나보실 만한 책이다.

 

#눈먼자들의나라 #허버트조지웰스 #내로라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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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08-06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인상적으로 읽은 단편이라 댓글 남겨봅니다 습하고 더운 8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즐독하시길요!

이하라 2025-08-06 19:29   좋아요 1 | URL
서곡님께서도 인상적으로 읽은 소설이군요. 감상을 공유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무덥지만 건강하고 상쾌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