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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기, 소유되기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2월
평점 :
#소유하기소유되기 #율라비스 #The_Having_and_Being_Had #인문에세이 @openbooks21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서평제안 으로 #도서제공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소유는 우리를 어떻게 규정하는가?]라는 질문을 담은 책이 있다고,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로 평가받으면서도, 동시에 [아직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불안해하는데, 이러한 사회적 기준은 단순히 경제적 평가를 넘어서 자아 정체성, 즉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설명하는 근거가 된다며, 소비와 자본주의, 시간과 노동은 어떻게 가치 매겨지는지 [소유]에 대한 이야기를 담론한 책이 있다고 서평 제안을 해 주셔서 선뜻 응했다.
+ 본서 빛깔
: 저서 특징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그것은 우리를 어떻게 규정하는가]가 한국어 부제이다. 원제는 [The Having and Being Had]인데 소유와 존재에 대한 담론을 담은 책인 걸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인문에세이라 해시태그에 기록했듯 에세이이자 칼럼 성격의 책이다. 일상 속 이야기로 사회와 경제, 자본주의와 소비, 소유와 존재에 대해 점층적으로 비평하는 책이다.
: 저자 소개
저자 율라 비스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라고 하는데 에세이나 칼럼을 드물게 읽는 나로서는 생소한 작가였다. 정보 전달 위주의 책을 읽는 습관에서 다소 벗어나야겠다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다.
그녀의 전작 [면역에 관하여]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뉴욕 타임스 북 리뷰]가 뽑은 그해 최고의 열 권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황무지에서 온 편지 Notes from No Man’s Land]라는 책으로는 전미 비평가 협회상 비평 부문을 수상하기도 한 작가라고 한다.
사회 비평에서 매서운 시선을 놓치지 않는 작가의 소유와 존재에 대한 담론을 담은 책이기에 주목받고 있으며 우리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여겨져 국내에서도 출간된 것이다 싶다.
: 저작 주제
가계 대출, 소비, 노동, 소유 등 일상 이야기에서 시작해 저자는 거대 담론으로 들어선다. 출판사 리뷰를 보면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임경선 님은 [가진 자의 응석]이자 [배부른 고민]이라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중산층인 율라 비스만이 아니라 이런 사회의 부조리와 존재적인 인지부조화를 초부유층인 워런 버핏마저 느끼고 있다. 율라 비스는 존재론적인 회의였다면 워런 버핏은 불평등과 불의 즉 정의 차원에서 느끼고 있다. 자신의 비서가 워런 버핏 자신보다 더한 비율의 세금을 납부하는 것을 보고 말이다.
어쨌든 경제 역시 인간의 삶을 위해 존재하고 인간의 삶 자체를 이루고 있는 제도가 아닌가? 이에서 우리가 편안함만이 아니라 부조리나 윤리 차원의 부조화를 인식하게 된다 해도 그리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율라 비스의 저작을 보며 이토록 일상 속 하나하나가 우리가 존재하는 이면을 부조리로 장식하고 있다는 걸 우리는 왜 모르고 살아왔는가, 왜 그저 무감각하게 지나치거나 애써 외면하며 지내오고 있는가 회의가 들기도 한다.
누군가는 먹고살기 위해 또 누군가는 자신의 발군에 능력을 드러내기 위해 또 누군가는 자신의 창의력을 다하기 위해 일한다. 이 모든 노력과 성장과 성취는 결국에는 임금으로 귀결되고 임금은 소비로 이어진다. 소비는 소유를 낳고 이 소유를 우리는 자유이자 성취의 보람으로 인식하고자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과정에서 보람만이 아니라 얽매임을 느끼며 살아간다. 자신의 노력이 막대한 부를 창조해 사회의 제도까지도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돌리리만큼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경지가 아니라면 대부분 사람은 더 더 더 벌기 위해 결국 보람이 아닌 생계에 얽매이게 된다. 그리고 더한 부와 더한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 금융 시스템이라는 경제 환경의 이로움을 취하려 대출을 받고 건물이나 집을 소유하며 대출 이자를 갚아가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자유와 보람을 꿈꾸는 다수에 사람들은 결국 얽매임과 불평등과 부조리를 자각하는 여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중산층도 교양과 윤리와 예술과 성취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때론 이런 인지부조화를 거치게 된다. 더 나아지는 줄 알았더니 우리 사회는 외계의 지적 생명체들에게 권하기에도 불평등과 편향이 만연하고 편안한 만큼이나 자유보다는 얽매임이 지대한 그다지 권할 만하지 않은 사회 구조이구나 하는 부조리 말이다.
저자는 이런 부조리의 여정을 성공이 아닌 시스템에 포섭되는 과정이 아닌가 질문하며 예술이 놀이가 아닌 노동으로 압박받으며 우리가 잃어가는 것은 무언지 묻고 있다. 소유는 폭력이 아닌가 하는 문제 제기를 원주민의 희생과 계급적 불평등이란 시선을 통해 건네고 이는 역사적 부채라고 담론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관계라는 것마저 상품화한다고 말이다.
이런 관점은 마르크스의 ‘상품 물신성’과 ‘소외’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경제적 독립론’, 루이스 하이드의 ‘선물’에 입각한 해석들이다. 생산한 노동자의 얼굴은 사라지고 가격만이 남는 사회적 현실을 지적하고, 자기만의 방은 결국 부채(대출)라는 자본주의 시스템하에 제도상의 결과일 뿐이지 않냐며, 모든 것이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 인간관계는 선물의 영역이어야 한다면서 자본주의 세계에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모두를 질타하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시선을 [가진 자의 응석]이자 [배부른 고민]이라면서도 귀 기울이게 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이 사회 시스템에 길들여져있음을 자각하기 때문이다. 할부와 대출로 가전제품과 가구를 사고 집과 건물을 소유면서 우리는 온전히 내 것이라기보다 이 사회의 경제 시스템과 내 것을 공유하는 기간을 거치기도 한다. 그리고 능력주의 사회를 표방하는 이 세계의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즐기려 활동하는 창작의 과정에도 이것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길이 없을까를 고민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취미로 쓰는 웹소설이 수상하길 바라거나 건강과 몸매를 위해 뛰어든 요가 클래스를 전문 코치 양성 과정으로 배우기도 하니 말이다. 가사 도우미와 육아 도우미, 배달 기사님까지 우리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과의 사이가 모두 편리를 위한 고용과 피고용의 관계로 전이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의 시선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으로 시스템을 비평하니 말이다.
우리는 과연 사적 소유권이 개인의 자유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보루인지, 소유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며 속박이 진정 아닌 건지 의문을 품을 때가 있다. 1.25 달러라는 기준을 제시하며 그것으로 빈곤율이 낮아졌다고 호도하고, 기술발전이 경제 발전을 견인했고 그로 인해 계층 구조는 완만해져서 절대빈곤층은 사라져 가고 있다고 왜곡하는 현실에 감각 없이 수긍이나 하고 있다. 그게 팩트라면서 말이다. 능력주의 사회인 이 시대에 우리는 승자독식 논리로 산불 재해로 터전을 모두 잃은 사람들에게 기부나 지원이 아닌 집터인 그 땅을 내게 팔라고 회유하는 사람들도 보게 된다. (하와이 화재 이야기다) 그리고 더 잔혹한 현실도 목도한다. 사람이란 것들이 자신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같은 사람을 납치해 장기를 적출하는 현실까지 말이다.
본서는 일상에서 시작해 거대 담론으로 들어서지만 그건 더욱 깊이 들어갈 한 걸음일 뿐인지도 모른다. 저자의 존재론적 고찰을 넘어 사회 정의와 더더 나아가 인류 존재의 의미 차원으로 확장할 수 있는 주제이니 말이다. 본서를 통해 시작해 많은 이들이 우리가 만든 세계의 진정한 팩트가 무언지 그리고 인류가 과연 존재 가치가 있는 문명을 이룩한 건지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