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aker 관여자
이문기 지음 / 좋은땅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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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너무도 정서적으로 메말라가고 무언가 이상과 희망에 대해 공허해져 가는 나 자신을 위해 선물하고 싶어 선택한 책이다. 본서의 소개에 시련, 신비 체험, 새로운 국면이란 키워드들이 기적이란 한마디로 귀결되기에 기적처럼 나 자신에게 새로운 바람을 주리라 믿어졌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자동차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하고도 질병을 앓게 되며 생의 의미와 기적에 대한 그리고 신앙에 대한 갈구를 가지게 된 주인공이 신앙 생활을 하며 신비 체험을 통해 일상의 변화를 가져가는 서사를 담고 있다. 신앙인들에게는 그럴듯한 귀감이 되리라 믿어지는 소설이다. 하지만 신앙인이 아닌 사람들에겐 뇌질환을 앓게 된 주인공의 정신 이상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내용이다.

 

스타니슬라프 그로프 씨가 저술한 [환각과 우연을 넘어서][초월의식]이란 제목으로 재출간된지 오래인데 그 저작에 의하면 영적 위기라고 저자가 바꿔 부르는 정신이상 상태도 영적 각성이랄까 정신적 성숙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자아초월심리학의 거의 개척자로 인식되는 분의 말이기에 미덥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정신적 성숙이나 영적 각성을 위해 미쳐야 한다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심령적 위기라는 심리적 위기, 정신적 붕괴를 거치며 성숙해 가지 않더라도 인간은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지고 그 편이 더 권할 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사랑받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 속에서도 완만하지만 충분히 성숙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러한 완만한 성장이 더 장려할 만한 성장의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로서는 많은 굴곡을 거치고 살았고 완전히 정서적 나락을 경험하며 지금까지 오면서 어느 정도의 정신적 성숙과 성장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생존 자체도 기적에 속한다고 자각하고 있다. 나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심을 잃으며 동시에 하느님이 존재하심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를 더이상 신앙하지 않는다. 너무도 가혹하고 냉혹하고 매정하고 잔인한 분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말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 구약의 하느님상이 내가 경험한 그의 실상이기에 나는 더이상 그를 신앙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읽고자 했던 것은 그런 까닭이기에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하느님의 존재하심을 느낀 방향과는 다른 기적을 가상의 이야기 속에서라도 경험해 보고 싶어서였다. 내게는 가혹하고 냉혹하고 매정하고 잔인한 분이었지만 세상 모두에게 그렇지는 않다는 걸 이야기 속에서라도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이 소설은 신앙인이 아닌 사람까지 감동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느낌이 압도했다. 전형적인 신앙 고백 같은 서술이지만 이런 고백은 신앙심을 불러오거나 하느님의 계심을 간접 경험하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리뷰다 보니 긍정적인 이야기만 담아야 하리라 생각되기도 하지만 나로서는 어떤 감정적 동요도 느끼지 못했다. 신앙인들이 자기 믿음을 확인하기 위해 보시는 책이라 생각된다. 허탈과 회한이 밀려올 때 신앙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신앙인 분들이 가까이하실 책이다. 본서의 리뷰는 크리스천이 서술한 리뷰를 보시기를 권해드린다. 아마도 신앙 고백이 넘치는 리뷰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인디캣 책곳간을 통해 좋은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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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0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하라 2024-12-30 15:09   좋아요 1 | URL
관심 분야가 같은 분이 있다는 건 기쁜 일인 것 같습니다.
올해에도 세계적으로도 국지적으로도 어둠이 드리운 것 같이 많은 일들이 끊임이 없었네요.
뭔가 깜깜하지만 복선 같기도 한데 국면 전환이 되는 복선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어둡더라도 생명이 희생되는 일들도 더는 없었으면 싶구요.
제 글들을 좋게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 드려요.
오는 새해도 건강과 평화가 함께 하는 복된 새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