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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행복을 기억하지 않는다 - 뇌파 실험으로 밝힌 불편한 감정의 비밀
미츠쿠라 야스에 지음, 오시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0월
평점 :
* 키워드: 감성 분석기, 기분 폭력, (기분 나쁜) 뇌우라(뇌+아우라)
* 저자: 미츠쿠라 야스에
게이오기주쿠 대학 이공학부 시스템디자인공학과 교수 겸 같은 대학의 의학부 정신신경과 담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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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뇌파를 통해 감정을 분석해 기록하는 기계인 감성 분석기를 최초로 제작해 뇌파와 감정을 연구하는 학자로 본서에서 예로 든 그래프와 사례만으로도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감성 분석기의 원리를 저자는 뇌파의 변화와 뇌내 호르몬 분비의 상관성을 전제로 뇌파 변화로 각각의 호르몬 분비를 파악해 감정의 상태와 변화를 분석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연구로는 분노와 비호감, 스트레스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거의 지속된다고 할 만큼 완만하게 변화되지만 기쁨, 호감, 집중력 등은 급격하게 변화하여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이에 대해 다양한 실험을 수행해 그래프로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의 연구로는 한 사람의 부정적 기분은 타인에게 전파되고 이것이 서로에게 다시 악영향을 미치며 증폭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부정적 감정의 팬데믹으로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두 사람 사이의 부정적 감정은 다시 타자들에게 확산되며 전파되기에 팬데믹이란 표현도 과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여기서 저자는 자칫 유사과학으로 분류될지도 모를 검증이 필요한 가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바로 약한 전기를 내보내는 뇌파 측정과 반대로 뇌에 약한 전기를 자극함으로써 정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이치와 같이 뇌에서 뇌로 뇌파가 공명하며 전파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근전도도를 내보내는 육체 전체도 그러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고 있기도 하다. -나로서는 중학 시절 서림문화사에서 출간한 초능력 관련 책을 읽으며, 자신의 오라장을 통해 타인의 시선을 감각한다던가 기를 운기하거나 외기발방 하는 경우처럼, 인체의 전기 또는 전파가 타자에게 영향을 주거나 타자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에 사람들이 인체를 격리된 물체로 받아들이지, 하나의 에너지장으로서 인식하지는 않기 때문에, 본서 저자의 주장을 유사과학으로 매도하고 말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유사과학 같겠지만 현대과학의 발견은 점점 신비의 영역으로 간주하던 것들 마저 실상은 현실과 맞닿아 있음을 증명해 가는 중이다.
어쨌든 저자는 약한 전기 중에서도 약한 전기인 긍정적 감정들은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지만, 뇌의 약한 전기 중 강한 축에 속하는 부정적 감정이란 것들은 바로 타인에게 전파되고 확산된다고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그래서 타인에게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았다고 해도 ‘기분 폭력’을 행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말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지만 동일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타인의 정서에 악영향을 자연히 미치는 이 경우를 ‘기분 나쁜 뇌우라’라고 명명하고 있다. 저자는 타인에게 감정적 악영향을 받지 않으며 또 타인에게 감정적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중요히 여기는데 그의 방법들은 간단히 말하고 있지만 동일한 공간에 있지 말라는 것 외에는 힐링 기법과 전혀 차이가 없었다. 향기로 기분을 전환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건 다른 뇌 과학서들에서도 주로 볼 수 있는 내용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 책은 기치유라던가 마법계 힐링을 공부하는 분들이 가볍게 한 번 정도 읽어 보시기에 좋을 책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읽으면서 내용이 거의 공감되고 수긍이 가는 예시들이다 싶기도 했지만 하나의 학문 영역이나 독자적인 학설로 받아들이며 읽기에는 조금 부족하다고 여겨졌다.
☆ 기록해야 할 만한 내용인데 잊었다가 다시 기억나서 올린다.
저자의 연구로는 사람은 감사의 표현이나 칭찬의 말에도 전혀 기분이 동요하지 않는다. 물론 연구의 일환이구나 눈치를 채서 그랬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이 연구 결과로는 평소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있던 사람이 아니면 타인의 감사나 칭찬에는 정서적 동요가 아예 없다.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성의 고백에 설레일 때는 고백받는 당사자가 상대에게 호감이 있을 때 뿐인 듯하다.
이 연구를 근거하면 누군가를 통해 정서적 위로를 받겠다거나 누군가를 위로하겠다는 기대를 품기보다 스스로 감정을 회복하거나 타인이 스스로 회복할 방법을 알려주는 정도의 조언이면 충분한 거다. 직접적 위로의 말보다는 회복할 방법을 알려줘서 당사자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불가수행의 자력타력의 원리가 회색빛 영역에서 작용하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