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 넘치는 생각 때문에 삶이 피곤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 자신의 상태를 알기에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다루는 책들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고르고 고른 책 2 권이 [자꾸 이상한 생각이 달라붙어요]와 본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였다.


작년 10월 쯤 [자꾸 이상한 생각이 달라붙어요]를 읽었는데 그 책이 말하는 증상과 나는 분류가 다르다고 생각됐다. 그러다 본서가 정신적 과잉활동인에 대한 내용임을 알게 되었고 이 책이 이야기 하는 것이 바로 나의 이야기임을 첫 장을 읽으면서 부터 알수 있었다.


저자의 정신적 과잉활동인에 대한 애정까지도 느껴지는 본서를 읽으며 무엇보다 나 자신의 특징과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점을 알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오랫 세월을 정신적 과잉활동인으로 살아온 당사자로서 저자가 간과한 것은 정신적 과잉활동인도 언제까지나 그 순수성을 유지하고만 살아가진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자신을 보호할 여지는 생긴다. 그것이 사회와의 단절이든 자폐적인 양상을 띠는 것이든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이든 보호막을 갖게 된다. 순수가 아니라 되려 고슴도치처럼 까칠해 질 수도 있다. 


저자가 말하는 방식에 더해 정신적 과잉활동을 지닌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을 지키는 법을 알려주자면 여러 인격을 가지라는 것이다. 언젠가 다중인격과 관련한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그 책의 저자는 성숙한 인간은 여러 인격을 보유하고 때에 따라 그에 맞는 인격을 띠고는 한다는 말을 했다. 이를테면 페르소나를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생각됐다. 우리가 각기의 때와 장소에 따라 격식에 따른 다른 의복을 입듯 그렇게 각기 다른 인격을 구사하라는 말이다. 가면극에서 연기자가 가면에 따른 다른 연기를 보여주듯 우리는 그렇게 각 역할에 맞는 인격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한다는 말을 했지만 그가 간과한 것은 껍질을 깨고 나오기 전 그안의 아기새로 성장하기까지 그 생명체를 보호해주고 성숙할 기회를 주는 것 또한 그 껍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그 껍질 달리 말해 가면이라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다. 우리는 부모로서의 가면, 배우자로서의 가면, 자식으로서의 가면, 직장 상사로서의 가면, 부하직원으로서의 가면, 친구로서의 가면, 이웃으로서의 가면, 시민으로서의 가면 등등등 사회에서 무수한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그 가면은 모두 가치 있고 쓸모 있는 것이다. 부모로서의 가면을 써야 할 때, 친구로서의 가면을 써야 할 때 이성으로서의 가면을 쓴다거나 자식으로서의 가면을 써야 할 때 사회일탈자로서의 가면을 쓴다거나 하는 사람들도 간혹 뉴스를 통해 접하기에 더더군다나 그 상황에 맞는 가면 즉 역할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알게 될 때가 있다. 상황과 격식에 맞는 가면은 중요한 것이다. 때론 그 가면이 자신에게 너무 무거워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 가면의 역할 속에서 안정감과 의미를 찾게 된다.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가면이라는 것을 우리는 그를 통해 알수 있다. 


정신적 과잉활동인은 이러한 가면의 형식을 거북해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가면의 효용성은 자신을 지키는데도 있기에 정신적 과잉활동인 누군가에게는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면을 쓰라고 말이다. 자신이 상처 받지 않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고려해 만든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말해 주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내가 설정한 다양한 역할의 가면을 써봤고 그럴 때도 상처 받을 때가 많았다. 지금도 난 나만의 가면을 쓴다. 그리고 때론 상처 받는다. 하지만 이런 가면들이 없었더라면 난 아마도 상처가 낭자한 채 죽어있을 것이다. 


깊이 설명하지 않아도 정식적 과잉활동인이라면 무슨 이야기인지 알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정신적 과잉활동인임을 자각하고 자신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또 어떻게 사회와 벽을 쌓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지를 걱정해본 이라면 이 책부터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가면이든 옷이든 연기든 뭐라고 말해도 좋을 나의 조언을 고려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방탄복이든 방패든 필요하다고 느껴본적이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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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2mars 2023-03-2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이신가요.. 리뷰에서 울림을 받고 갑니다.. ㅎㅎ

이하라 2023-03-28 11:38   좋아요 0 | URL
피드백이 있을 리뷰라고는 깊이 생각지 못했는데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