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니 명상 - 아나빠나삿띠와 위빳사나 수행의 입문서이자 안내서!
수망갈라 지음, 차은숙 옮김 / 운주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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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수승하다(수준 높다, 탁월하다, 비교할 수 없다)는 표현이나 묘사를 금강 즉 다이아몬드에 빗대어 하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이 책은 아나빠나사띠와 위빳사나 수행서에 있어서 진정한 다이아몬드 같은 저작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미얀마 승려분들의 실수행을 위한 저작이다보니 종교색이 뚜렷해 불교도인 수행자분들을 위한 저서라는 정체성이 뚜렷한 저작이다. 이렇게 확연한 정체성을 지니기에 기독교도분들이나 어느 종교의 색깔에도 반감을 드러내는 극렬 무신론자 분들에게는 서로 맞지 않을 인연이기는 할 것이다. (리뷰를 쓰고 있는 본인도 무종교자이다. 다만 부처님에 대한 존경심이 있을뿐이다.)

 

하지만 본서의 아나빠나사띠 부분을 몇 차례나 읽으며 64일간 실수행을 해본 결과를 고하자면 본서처럼 명료하게 실수행에 효과적인 가르침을 주는 저작을 이제까지는 만나보지 못했었다는 것이다. 물론 리뷰를 쓰는 당사자인 저 한 사람의 경험만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는 문제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10대 초반 부터 (물론 주천운기를 위한 수행을 주축으로 했지만) 호흡을 근간으로 한 수행법을 익혀오며 여러 수행저작들을 읽어본 감상을 전하자면 본서가 안반수의를 가르치는 저작 중 초입자가 실수행 자체에서 실효를 빠른 시간 안에 거두기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는 저작이라는 확신이 든다. 

 

여타의 저작들을 보면 수행과정에 대한 설명과 현상에 대한 설명에 있어서 신비화하여 오히려 수행 의욕을 떨어뜨리거나, 수행과정에서 이르는 의식의 변화와 현상을 너무도 세분화하여 학술적으로 접근하여 정작 수행의 입문 과정에 필요한 거친 분야에 대한 설명에 미흡하거나, 그도 아니면 부처님께서 하신 설법을 그대로 전한다며 되려 빨리어를 한자로 번역한 내용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하고 대승불교적 가르침을 더하면서 실수행으로서의 내용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방식 그대로를 전한다며 해설이 간략하거나 한 식이었다.

 

본서는 실제 아나빠나사띠와 위빳사나를 수행하시는 승려분들에게 실수행을 강의하던 그대로를 저작으로 완성한 것으로, 초입자부터 입문 이후 성숙해가는 과정과 수행의 성과를 성취해가는 과정 전반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단계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아나빠나사띠의 장과 위빳사나의 장이 정확히 절반씩을 차지하며 한 권을 이루고 있다.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본인은 현재까지는 아나빠나사띠 부분만을 읽었고 실수행 64일차이다. 본서의 수행방식은 수행의 세세한 방식에 있어서 안반수의경에서 부처님께서 설법한 내용과는 다소 다른 부분이 있다. 하지만 호흡을 세는 방식이 안반수의경에 의하면 들숨을 하나 날숨을 둘 하는 식으로 홀수 짝수를 세어 10차가 되도록 세면 5회 호흡일 뿐인데, 본서의 방식대로 들숨에 들숨을 되뇌이고 1부터 8회까지 세어가는 방식이면 8회 호흡으로 안반수의경의 방식으로는 16회가 되고만다. 안반수의경에서 부처님께서는 10회 이상 세지 말라고 말씀하셨는데... 미얀마 스님들은 아마도 안반수의경 말고 다른 경전에서의 부처님 가르침을 근거로 수행하고 있는 모양이다.

 

어쨋건 호흡의 접촉점을 의식하며 수행하는 방식이 의식의 깊이를 지속하는데도 유익하고 잡념이 덜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아나빠나사띠 본수행 직전까지 이어지는 부처님의 덕성을 관하는 명상과 자비명상, 죽음에 대한 명상도 본수행에 상당한 유익을 주는 것 같다. 전과정을 거치며 수행을 하루하루 이어오자 분노도 한도 잦아지는 듯 하다. 꾼달리니 딴뜨라만으로는 의식의 안정감과 수행직후의 평정심으로 순간으로는 분노와 한이 절제되는 것은 같았지만 칸니명상의 가르침 대로 아나빠나사띠를 이어가자 순간만 절제 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점점 분노도 한도 사라져 가는 것만 같다.

 

수행을 치유의 기법이나 요법으로 많이들 받아들이시던데 그런 효과가 정말 있는 게 확실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날들이다. 

 

또 니밋따에 관해 다른 저작들은 신비화하여 환상을 심어주는 경향이 있는데 본서는 정의만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수행자들이 니밋따를 활용하는 방식까지 다루고 있다. 물론 다른 저작에서도 활용방식을 언급했다는 건 알지만 그 당시에는 신비적으로 묘사되고 있다고만 (그것도 간략히만) 받아들여졌다. 본서에 와서야 실수행에 도움이 되는 현상이라는 것을 좀더 명료히 깨우쳤다.

 

스승을 찾기 쉽지 않을 수행을 독학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가장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수행 시간을 만들어 드릴 저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에 현상을 논하는 저작이 취향인 분, 가벼우면서 단순명료한 기법을 전하는 저작이 취향인 분, 부처님 원음이 좋다는 분 등 다양한 취향이 있을 것 같으나 여러 수행서를 전전하고도 입문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은 분들이 계시다면 적극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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