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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 최고 학력을 쌓고 제일 많이 일하지만 가장 적게 버는 세대
앤 헬렌 피터슨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평점 :
밀레니얼 세대가 놓인 현실은 이미 오래전 SNL이란 프로그램에서 마저 이전 세대의 현실과 밀레니얼 세대의 현실을 희화해 보여줄 정도로 전 세대가 공감하는 사회문제가 되었다. 저자가 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적나라한 번아웃 상황도 밀레니얼 세대가 아닌 사람들이 이미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인 수준이다. 사실 요즘 세대가 처한 현실의 한 단면을 만든 것이 베이부머 세대가 자신들의 사회적 고용적 특혜를 계승하기 보다 단절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하지만 그로 인해 폐해를 맞이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만이 아닌 전 세대란 것이 분명하다.
고용안정이란 측면 무한 경쟁이란 측면이 난제로 드러난 것은 이미 밀레니얼 세대 이전 세대들이 경쟁을 당연한 사회의 원칙, 승자독식 체계를 사회 원칙처럼 당연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이전 세대에게 있는 것이 맞겠으나 그 피해는 이미 그러한 사회 원칙을 자리 잡게 하며 전 세대가 아울러 갖게 된 것이다. 고용이 불안정해진 기점에서 밀레니얼의 직계존속 세대들도 그 폐해를 고스란히 감당하며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X세대나 밀레니얼 최전방 세대들이 부모가 된 경우 무한 경쟁에 자녀들이 생존하기 위한 대안으로 반드시 학력만을 추구하지 않고 걸그룹이나 보이그룹의 멤버가 되기 위한 연습생으로 앞장서 밀어주고 있는 것은 이미 부모와 자녀가 함께 출연하던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변화다. 이런 방식은 현재의 사회적 관행들에 저항하거나 그것을 피해 가고자 하는 방편이라고 생각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 세대가 만든 과제를 현시대에 풀고 있다. 그건 어느 세대나 마찬가지였다. 전쟁 이후 세대가 국가 부흥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겠지만 그것이 그들의 굴레가 되고, 민주화 세대가 민주주의를 이 땅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을 당면 과제로 삼겠지만 그들은 독재를 감당해야 했던 것처럼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가 만들어 놓은 사회적 혜택의 결여 그로 인한 무한 경쟁이란 굴레를 감당하고 있지만 또한 이전 세대가 경험해 보지 못한 기술적 발전의 이점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세대이다. 저자가 말하는 바는 충분히 알고 있고 자연히 가까이에서 멀리에서 목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 상황에 직면한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큰 피해자이기는 하겠으나 이 문제는 어쩔 수 없이 밀레니얼 세대가 당면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전 세대들이 자신 앞의 놓인 현실을 풀어나가며 만든 난제가 이제 밀레니얼 세대의 과제가 되었다. 그 과제가 너무도 어이없고 난감하다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전 세대가 만들어 놓은 열매들도 다음 세대는 넉넉히 경험하면서 그 폐해를 경험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어느 세대에서나 자신들의 현실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엄연히 기성세대이고 자신들 또한 주어진 과제를 풀면서 또 다른 난제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이미 등장해 기존 슈퍼컴퓨터로 10,000 년 걸려 계산할 문제를 200초 안에 풀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까지의 AI나 로봇 개발에 대한 저작들은 AI와 로봇으로 인한 실업문제는 가까운 시일 안에는 큰 사회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기술 혁신 하나만으로도 양자 컴퓨터의 안정화만 가져온다면 이미 반도체까지 인간이 접근 못할 방식으로 설계해버리고 있는 AI가 양자컴퓨터라는 하드웨어를 재설계하고 개선하고 AI 자신을 초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을 통해 이전 컴퓨터의 업그레이드 속도로는 감히 비교도 안될 초 단위의 기술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이때는 멀지 않았다고 본다. 그때는 양자컴퓨터와 AI와 로봇으로 인한 초대량 실업자들의 문제, 그들에 대한 복지 부담의 문제, 다름 아닌 생존의 문제가 가장 큰 난제가 될 것이다. 과연 그 시대를 감당해야 할 Z세대와 이후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에게 "너희는 그 특이점을 맞이할 상황 앞에서 무엇을 하였느냐", "왜 너희는 안정을 우리에게 계승하지 않았느냐"고 물어올 때 밀레니얼 세대는 어찌 대답할지 짐작하기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