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이 만드는 뇌 혁명
제임스 킹스랜드 지음, 구승준 옮김 / 조계종출판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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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이 만드는 뇌 혁명]이라는 본서의 원제는 [SIDDHARTHA'S BRAIN]으로 30년 경력의 영국 과학 저널에 편집자인 제임스 킹스랜드 씨가 쓴 저작이다. 명상으로 변화할 수 있는 뇌의 상태와 심리적 기능에 대해 논하고 있는 저작이다. 영어 원제마따나 초중고급의 명상자들의 뇌에 대한 연구를 일반인 또는 심리학적 이상이 있는 이들의 뇌와 비교하며 붓다의 뇌는 이러했을 것이다는 추론을 더해 독서의 몰입도를 높인 책이다. 우리가 흔히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인들의 뇌 보다 왜 심리학 상의 문제를 가진 이들의 뇌와 비교했을까 하는 의문이 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범주에 속하는 일반인들도 극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0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일생 동안 대낮에도 환영이나 환청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20~40퍼센트의 사람들이 잦은 피해 망상에 시달린다고도 한다....... 또 불안증, 우울증, 신경증은 정신질환 중에서 여타 다른 증상보다 흔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정신질환을 한 번도 앓은 적이 없는 사람들조차 일상다반사로 겪는 일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 망상이나 환영, 환청 등은 중증 우울증 환자들도 자주 경험하는 증세라는 것이다.'

 

간략히 더하면 여기다 양극성 장애(우울함과 고양감, 과잉 행동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증상)라고 하는 다행증은 미국과 유럽 인구의 1~1.5퍼센트가 해당된다고 진단받는다는데 실제로는 25퍼센트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경험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우리도 TV에서 우울증 외에도 폐소공포증이라던가 범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연예인을 흔히 보는데 일반인 중에도 이런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고 정신과 방문을 꺼려서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들 중에도 이런 증상을 경험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건 주변 사람들을 관찰해도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정신병이라던가 정신질환이라는 진단 자체를 정신과 약제를 판매하기 위한 선동이라고 주장하는 정신의학자가 쓴 저작도 있으리만치, 우리가 터부시하는 정신질환은 우리가 그리 쉽게 경계를 지을 수 있도록 우리와 명확한 선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본서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는 기억의 되새김이나 미래를 상상하는 사고 작용을 '마음 이론'과 '마음의 시간여행'이라는 용어를 빌려 정의하는데 이것은 인간의 당연한 심리적 상황이라며 '디폴트 모드' 또는 '흔한 마음의 방황'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인간의 공감과 사회활동, 창의력 등 다양한 이점을 주는 이 특성이 역기능을 할 때가 문제가 되는데 인간이 트라우마와 우울증, 신경증 등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는 이것이 과도하게 기능하는 순간들과 같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적 평범한 특성이 가장 인간적인 문제인 괴로움을 자아낸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적인 주장이다.

 

본서는 이 디폴트 모드 신경망의 일상적인 기능을 조율하는 해당 뇌의 부위들과 그 기능을 설명하면서 일반인 또는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과 초보 명상가, 숙련 명상가, 그리고 일생을 수행에 전념해 온 노련한 명상가의 단계적 뇌의 차이와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간간이 불교 교리와 붓다의 생애에 대한 기록도 보이지만 종교적인 호불호를 배제하고도 충분히 의의가 있는 책이라 말씀드리고 싶다.

 

사실 어떤 정신과적 문제로라도 정신과 약제를 복용해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뇌의 상태 변화가 심리적인 영향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구나 하고 느껴보셨을 것이다. 하지만 명상 수행이나 쿤달리니 요가 수행, 소주천 수행 등이 어떻게 정신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의문을 품는 분들도 많을 듯한데, 그에 대한 부분적인 답변이 되는 저작이면서 납득하기 쉬운 이론적 근거가 될 수도 있을 저작이라고 생각된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뇌는 손상을 입으면 되돌릴 수 없고 우뇌의 기능 향상이 창의력을 넘어 뇌 기능의 전반적인 도약을 위해 필수적이며, 알파파가 뇌의 가장 유효한 최적의 기능을 불러오는 뇌파라는 식의 정의가 상식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뇌는 회복될 수 있다는 뇌 가소성이 상식이 되었으며 일상에서 명상적 평온을 불러오는 것은 우뇌가 아니라 좌측 전전두엽(결국 좌뇌)이고 알파파 상태의 뇌 기능은 뇌의 기능에 일부만 설명할 뿐 세타파와 깊은 명상 상태의 감마파까지의 기능도 논하고 있는 과학적 발전이 있었다. 앞으로의 발전이 더더욱 심도 높은 우주와 존재에 대한 해석의 틀이 되겠으나 굳이 지금까지만의 과학적 발견을 근거의 모든 것으로 오해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본서가 말하는 뇌 과학뿐만이 아니라 어느 과학이던 현재의 과학적 발견과 시대적 한계를 간과하고 우주와 존재에 대한 모든 해석의 틀의 다라고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수긍할 근거 정도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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