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개념 따라잡기 : 화학의 핵심 - 지식 제로에서 시작하는 지식 제로에서 시작하는 개념 따라잡기 시리즈
Newton Press 지음, 전화윤 옮김, 사쿠라이 히로무 감수 / 청어람e(청어람미디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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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원자 입자를 연구하는 분야도 양자물리학도 그 시작은 화학으로 부터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의 기원을 찾자면 물론 그또한 철학에서 시작했을지 모르지만 연금술이 태동하면서야 진정한 과학이 시작되었다고 해야할 것이고 말이다.


과학자들과 신비주의자들은 아랍의 연금술이 유럽으로 전해지며 그것이 발전하여 현대 과학이 시작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과학 전반의 효시이기도 하겠지만, 그건 현재의 각국 중고등학생들이 머리 터지도록 암기하고 계산하는 지옥의 문을 연 것과도 다름 없을 것이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것은 그런 암기의 지옥이 아닌 화학의 원리을 이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고 해서다. 학생들 뿐 아니라 화학을.. 과학을 지옥으로 기억하던 성인들에게도 이해하고 즐기는 천국을 경험하게 해 줄 것인가가 궁금했다. 


본서는 이해를 먼저 내세우듯 화학 원리를 너무도 쉽게 설명하고 있다. 고3까지의 화학을 다루고 있다고 소개글에 있지만 초등학생도 이해할만하고 접근 가능하게 쉬운 해설이 장점이다. 쉽다. 분량을 보면 이미 짐작하겠지만 [화학의 핵심]이라는 제목처럼 넓고 깊음을 모두 아우른다기 보다는 화학의 가장 핵심이라고 저자가 생각하는 부분들만을 쉬운 논조로 풀어주고 있다. 짧은 분량이기에 초등생부터 고등학생들까지 부담없이 읽으며 화학의 대강을 살피며 Newton Press측이 이야기 하듯 화학의 핵심 중 일부를 감 잡을 수 있을 책이라고 생각된다.




조금 더하자면 중학시절에는 현대 과학을 해설하는 책들을 즐겨 읽었었다. 그런데 독서 중 고체, 액체, 기체 (거기다 이후 새로이 알게 된 플라즈마라는) 상태의 변화를 언급하는 대목을 보자면 사람의 의식 변화와 일상적인 사람과 의식이 좀더 깨어 있는 사람, 그리고 깨달은 사람 더 나아가 신과 합일한(초월자) 상태를 이 과학적 현상에 대입해 생각해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다른 과학 책에서는 인간의 시각과 청각, 후각이 각각 다른 동물들의 가시영역, 가청 영역 다른 동물의 후각과는 다를 수 있음을 이야기 하는 대목을 읽으며 세계는 넓은 스펙트럼으로 펼쳐져 있고 인간이 인식 가능한 부분은 그 스펙트럼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차원 우주를 생각할 때 이계의 존재가 인식하는 것과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영역이 같기만 할 수 없으며 이계가 아닌 우리 우주에서의 외계 지적생명체들의 인식 가능 범위도 인간의 그것과 동일하리라 믿을 수 없다는 것도 깨우쳐지는 바였다.


중학시절의 이런 생각들이 이후에 과학으로 인문학적 사고를 넓힐 수도 있음을 자각하게 했고 그래서 [화학에서 인생을 배우다]라는 책을 관심 갖게 되었었다. 정말 인생의 깨우침을 화학을 통해 배우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 그 책을 3분의 1 정도 읽으면서 인문학적 사고는 일부이고 화학자인 저자의 일상 이야기가 태반이라 적잖게 실망하고 독서를 그만 두었다. 하지만 그 책 저자의 관점... 화학에 인간과 인간사를 대입해 볼 수 있다는 관점을 본서에 적용하니 책읽는 재미가 배가 되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주기율표 상의 같은 족의 원소들을 보며 인간의 내외적인 부분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 같은 면에 비중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어떤이는 부를 어떤이는 권력을 어떤이는 명성을 어떤이는 신앙을 어떤이는 내적 평온이나 깨달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데 이들의 구성요소랄까 자원이랄까가 다 다를 수는 있지만 같은 것을 추구하는 이들은 같은 족의 원소 같은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원자에서도 이온 상태에서의 전자 변화가 역경이나 주어지는 환경적 변화가 사람에게 무엇이 비어지고 무엇이 채워지게 할 수도 있으며 그로 인해 다른 이와의 결합.. 이를테면 부족한 면을 채워주는 연애거나 실리로 인한 사회적 결속을 불러오는 상황에 대입해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전해질과 전해질의 차이도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사람과 그저 자신의 견해가 굳건한 사람이 다를 수 있음을 말해주는 듯 했다.


분자구조가 좌우 대칭 관계인 분자를 말하는 이성질체는 우리의 뇌리에 각인 되어버린 일부 부유층이 연상되듯 같은 부자라고 해도 누군가는 갑질하는 부자깡패가 되고 누군가는 기부하고 봉사하는 기부자일 수 있다는 것과 같은 이치를 보여주는 듯 했다. 부자의 예뿐만이 아니라 사회의 지원을 받아 우주비행사가 되는 다수의 우주비행사들이 국가에 보답하는 차원에서도 자신의 업무를 이어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우주비행사는 국가가 자신의 성공에 지원한 것들과 사람들의 기대는 뿌리치고 자신만의 삶을 위해 우주비행사를 관두기도 하지 않았던가? 커리어 우먼들의 경력단절을 막자는 취지에서 여가부가 제도를 지원하고 있기도 하지만 난임 혜택, 출산 혜택 등 모든 혜택만을 두루 입다가 사직해 버려 그사이 기간 동안 업무를 힘들게 보던 직장여성들이 오히려 그녀들을 욕하는 상황도 있다. 여기서 같은 학력과 경력을 가지고도 누군가는 고위직으로 정상에 오를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혜택만을 누리다가 사직하기도 하는 차이가 이성질체를 보는 듯했다. 물론 그 외에도 깨달음에 이르러서도 타인을 위해 가르침을 전하는 사람과 세상을 떠나버리는 사람의 차이가 있는 것도 연상되었다.


그리고 원소에 따라 다양한 빛깔의 불꽃반응을 보이는 것도 환경 변화나 깨달음이라는 상태 변화에서 각자가 다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 연상되었다.


이 책은 짧은 분량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프레임으로 보니 화학 책을 읽는 재미도 깊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초중고생만이 아니라 성인인 분들께도 권할 수 있을 듯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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