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종교의 세계사 - 교과서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인류의 사상사
데구치 하루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 까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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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체만으로도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저작이라 기대가 사뭇 깊었다. 철학과 종교 관련 저작들에 대해 대중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삶의 의미나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거나 그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꺼리를 가져다 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철학과 종교, 이 두마디 단어만으로도 대중들은 고요와 격동을 동시에 경험할 수도 있다. 성찰이냐 비전이냐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왜와 어떻게라는 의식이 삶이란 주제와 만나며 우리를 진중하게도 열렬하게도 만들기 때문에 말이다.  


본서의 머리말에서도 [인간이 품어온 두 가지 소박한 물음. "세계는 어떻게 생겨났고 또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며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 이 물음에 답한 것이 종교이고 철학이며 또한 철학에서 파생한 자연과학이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인간이 갖는 의문의 효시와 근본을 그리고 눈 감는 순간이 다가올 때 더욱 깊게 품을 의문에 대해 답하고자 한 것이 종교와 철학이라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본서는 이러한 근본적 의문에 대한 답변들에 충분한 전달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해서는 나와 같은 철학과 종교에 대한 의문만 있지 전문 지식이 전무한 사람들에게 생각해볼 꺼리들은 던져주고 있다고 말씀 드려도 좋을 것 같다. 


본서의 장점이랄까 특징이랄까를 짚어보자면 본서는 책 소개글과 다른 리뷰들에서도 언급하듯이 각 장들이 해당 주제를 설명하고 나면 적절한 연표가 제시된다는 것이다. 각 철학자와 종교가의 영향을 받은 다음 사상가에 대한 관계도 함께 언급하고 있는데 연표를 먼저 보고 나서 책을 읽은 후 다시 제시되는 연표들을 보면 저작의 내용이 한결 쉽게 이해되고 뇌리에 남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책 전반에 해당 사상가의 주요 저작을 소개하는데 저자는 해당 사상가의 논리와 주장을 이해하기 알맞다고 생각하는 저작들을 권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모든 철학자들의 학설을 모두 돌아보기는 어렵겠지만 현대 철학가들의 사상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저자의 필력에 자신이 관심이 짙게 가는 철학자의 저작은 한번쯤 읽게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책의 특색을 또 하나 짚자면 해당 사상가의 활동시기의 세계사를 언급해 사상가의 사색이 깊어지게 된 계기를 짐작케 해 주고 해당 사상이 태동한 시대적 배경을 주목케 해준다는 것이다. 책 제목부터가 [철학과 종교의 세계사]인데 굳이 세계사라는 어휘를 사용한 이유에 대한 충분한 답변이 되는 구성이라고 생각된다. 또 후반부로 갈수록 주요 사상가의 개인사랄까 일화들이 요약되어 나오기도 하는데 각 사상가의 철학과 논리의 근거를 알 수 있기도 하겠지만 한 인간으로서의 빛과 어둠을 조망하게 해주는 효과가 더 깊다고 여겨진다. 


본서는 사실 근본적이고 깊은 의문과 관심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철학에 대한 대중적 교양서라는 한계가 있어 깊은 의문에 대한 대답으로는 부족하고 넓지만 잔잔한 물살만을 경험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분명 본서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지식들과 저자의 소개를 접하며 갖게 된 삶과 세계에 대한 성찰이 없지는 않으나, 그것은 다른 만남을 통해 더욱 깊어지고 나서 토해져야 할 것만 같은 심경도 안겨주는 저작이다.


철학이나 종교가 전공이었거나 관련분야에 대한 지식이 깊은 분들이 선택할 책은 아니고 대중적 교양으로서 철학, 종교와 만나게 해주는 책이다. 사상이 깊어질 책이다라고 말한다면 과한 평이고 사상이 깊어질 계기로서의 역할.. 더 나아가고 싶어지는 출발선으로서의 역할은 해주는 저작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나면 반드시 철학에 대한 다른 책을 또 만나고 싶어질 것이다.


(이 책에 대한 앞서있는 모든 리뷰들이 사진을 첨부하였기에 이미지파일을 올리지 않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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