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예전 버릇으로 돌아가서 한번에 여러권을 읽고 있다. 

 앤 패디먼의 리아의 나라를 출퇴근 시간에 읽고 있다. 과연 앤 패디먼은 글을 재미나게 쓰는 사람이다. 서재 결혼시키기도 시시할 것 같은 주제인데 멋진 에세이잖는가. 여하간 구구절절한 근현대사의 문제로 난민이 되어 미국에 정착한 몽족 부부가 미국에서 낳은 리아라는 아기가 간질을 앓으면서 병원을 찾게 된다. 이 때 몽족과 서구의 병을 바라보는 시각이 충돌하게 된다. 저자는 이 충돌에서 몽족의 시선을 미개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병을 바라보는 시각 의료체계 자체도 문화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기는 어느나라에서는 간난아기를 만지면 안좋다고 천으로 꽁꽁 싸매서는 젖먹을때만 엄마한테 데려다주고 아기때부터 따로 재우는 곳도 있고, 우리처럼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한참 클때까지 함께 엄마와 자는 곳도 있다. 장도 있고 단점도 있을 것이나 양쪽 모두에 한조각의 고대로부터 이어온 지식이 담겨져 있음은 틀림없다.  

그녀는 재미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몽족 간질아기라는 틈새 소재로 보편의 진리를 끄집어내려는 참이다. 

 주말 내내 읽은 현대사 아리랑은 김성동 작가가 외래어를 가능한 배제한 우리말로 남북 모두에서 잊혀진 혁명가들을 한 사람에 열페이지를 넘지 않는 분량으로 간략히 소개한다. 

 내가 읽은 앞부분은 남로당 인사들로, 평균 서른살 남짓까지 살았고, 그중 육칠년은 감옥에서 보냈다. 그러면 이 사람들의 삶에서 이삼년에서 길어야 육칠년 정도의 젊은날이 나오는데 그 대부분을 짧은 투쟁과 긴수배로 보낸다. 다수는 해방을 보지 못하고 죽었는데, 미제일제 간첩으로 몰려 소련에서 죽기도 하고, 일본 감옥의 모진 매질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운좋게 해방을 본 사람들은 북쪽에서 다시 미제일제 간첩으로 몰려 죽거나, 남한에서 빨갱이라고 제 민족 손에 죽는다.  

시대를 거스른다는 것은 과연 목숨을 거는 일임을 다시 생각한다. 신랑이 매번 똑같은 얘기 관심없다며 시들해했는데, 똑같은 사랑이야기도 매번 가슴을 아리게 하고, 똑같은 혁명가의 삶일지라도 매번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이 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홀로 조직을 만들어 내고, 끊임없이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더 성실히 공부하고 더 열심히 움직여야한다는 의무감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삼십분 일찍 출근해서 이리 페이퍼를 쓰고 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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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1-03-22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사 아리랑' 보관함에 넣어두고, 아직 사지 않고 있었는데,
먼저 읽고 계시군요.
이 글 읽고 나니, 저도 어서 읽고 싶어집니다.
3월이 가기전에 읽기 시작해야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3-22 13:53   좋아요 0 | URL
우리말로만 쓰시니 잘 이해가 안되는 대목도 많은데 그냥 막 건너뛰면서 설렁설렁 읽고 있습니다.

한분한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습니다.

머큐리 2011-03-22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사 아리랑은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먼저 읽고 계시는군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3-22 13:51   좋아요 0 | URL
너무 짤막한 소개라 아쉬워요.

후애(厚愛) 2011-03-22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부터 여러권 읽었어요.
이제는 한권씩만 읽으려고 노력중입니다.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3-23 09:53   좋아요 0 | URL
전 다양한 분야책 여러권을 함께 읽으면 더 집중이 되는 거 같아요 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11-03-22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성동은 <태백산맥>의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해요.남로당 노선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차이겠죠.

무해한모리군 2011-03-23 10:03   좋아요 0 | URL
그들이 미제일제간첩 빨갱이 체제를 전복하려 했던 자 등으로만 기억되는 것을 안타까워하고(다수는 아예 잊혀졌지만) 이 나라 사람들이 평안히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목숨걸고 싸웠다는 걸 기억해주기를 바라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3-23 18:21   좋아요 0 | URL
그러니 당연히 조정래의 평가와는 어울릴 수가 없겠죠.그런데 미제일제간첩 빨갱이 체제란 무슨 뜻인지요?

무해한모리군 2011-03-23 18:24   좋아요 0 | URL
미국제국주의 간첩, 일본제국주의 간첩, 빨갱이, 체제를 전복하려 했던 자(북한에서) 인데 뛰어쓰기를 하기 싫어서 그랬어요.. 죄송해요 ㅠ.ㅠ

노이에자이트 2011-03-23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것이로군요.휘모리 님은 조정래,김성동 어느쪽에 더 공감하시는지요? 저는 북한의 박헌영 판결문을 직접 구해서 읽어봤는데 그럴 땐 북한 주장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3-25 08:44   좋아요 0 | URL
제 자신의 과거도 진실을 잘 모를때가 있으니 참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저는 김성동 작가의 말 중에 한 사람이 가면을 쓰고 평생을 어찌 그리 살겠느냐. 그래서 그 사람이 얻는게 뭐가 있냐는 말에 어느정도 공감하는 편입니다. 혁명을 하겠다며 나섰던 순간의 진실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3-25 18:18   좋아요 0 | URL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를 직시하지 못하기 때문에(불편하니까) 역사 가지고 싸운다고 합니다.자기 자신이 얽힌 것보다는 마음 편하게 핏대 세울 수 있으니까요.

차좋아 2011-03-24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근현대사는 읽을 때마다 접할 땐마다 늘 충격이에요. 알고 있다고 관심 끊지 않고 계속 공부하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3-25 08:45   좋아요 0 | URL
이제 우리 근현대를 증언해주실 분들이 자꾸 돌아가시는 걸 생각하면, 역사가 사라지는듯해 조바심이 납니다.

저는... 공부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안타까워만 합니다 --;;

잘잘라 2011-03-27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아의 나라』 소개글 좋아요. ^ ^

무해한모리군 2011-03-28 09:05   좋아요 0 | URL
리아의 나라가 좋은 책이라 그런듯 합니다 ^^
 
나는 가수다

이제 겨우 본 경연을 한차례 벌인 이 프로그램은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약점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 본 경연 삼십분 정도를 뺀 나머지 한시간 반의 구성이 너무 실망스럽다. 

평론가들의 이야기도 너무 토막토막이고, 

가수들은 매번 나와서 똑같이 '너무 부담이예요'란 이야기만 반복한다. 

저만한 사람들과 할 이야기가 그리 없단 말인가. 

그래도 이번엔 노래 자르고 인터뷰하는 건 좀 많이 좋아졌더라.. 

그래, 아직 본 게임 시작전이라 그런 거라고 넘어가자. 

여하간 김건모의 구사회생으로 말이 많다. 

이 가수들은 다 노래도 잘하고 개성이 있다. 

노래 잘하는 사람 뽑는게 아니라는 소리다. 

바둑천재 이창호 9단도 올해 5승5패를 기록중이다.  

하물며 이건 쇼고, 

그날의 쇼를 더 멋지게 한 사람한테 주는 것이며, 

그 평가는 관중들이 하기로 약속하고 시작한 프로그램이었다.   

평가가 어려운 고매하신 분이면 이런 곳에 함께 나오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거면 이런 형식을 취하지 말았어야 했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나는 평소 김건모의 목소리를 좋아하지만, 김건모는 이 쇼가 아니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모습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쇼면 쇼답게 하고 그따위 진지한 모습은 때려치우자. 진지하게 할거면 평론가들이 얘기도 좀 진지하게 나누고, 가수들도 자기 준비한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도 하고, 진지하게 음악론도 이야기 하고 이렇게 하던지 말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 연령주의 이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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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3-21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사로만 읽었는데요. ㅋㅋ
뛰쳐나가는 이소라는 뭐고, 쑈하는데서 왜 우는 거죠?
쫌 한심스런 쑈더군요.

무해한모리군 2011-03-21 14:52   좋아요 0 | URL
이소라도 이소라지만 그걸 또 방송에 왜 내보내는지요 --;;

Mephistopheles 2011-03-22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반 반짝이었고...역시나 점점 한개를 보여주기 시작하나 봅니다.
차라리 나는 정치인이다. 란 쇼프로그램을 만들면 대박일텐데..
(출연 정치인이 허경영 정도밖에 안되겠지만요..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3-21 14:53   좋아요 0 | URL
용두사미 되는 걸까요?

이런 숨은 인재를 PD로 모시지 않고 MBC는 뭐하는거임!!
매피님을 MBC로!!!

Kitty 2011-03-2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경영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3-21 14:53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애청자 될텐데요..
모니터위원 막 이런것도 신청하고 으흣

무스탕 2011-03-21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 프로그램을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뭐라 말씀드릴게 없습니다만,
하여간 말이 많은 프로그램이네요.
근데, 말씀하신 김건모의 예를 보아서, 전 이 프로 안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건모 참 좋아하는데 이거 봐서 실망하면 어쩔뻔 했어요 ^^

무해한모리군 2011-03-21 17:54   좋아요 0 | URL
김건모의 공연은 저겐 좋았습니다.
박정현이 부른 비오는 날의 수채화가 저에겐 제일 별로였는데,
노래를 못해서가 아니라(당연하게도!!) 원곡의 느낌이 훨씬 더 좋았거든요.
가수들이 노래부르는 삼십분 정도는 즐기실만 합니다 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11-03-21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령주의의 문제가 드러났나요? 제가 안 보는 방송이라서...간단히 이야기해 주세요.

무해한모리군 2011-03-21 17:52   좋아요 0 | URL
제가 본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 프로그램은 가수 7명이 노래대결을 펼친 다음 방청객들에게 투표를 받아서 최하위인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 교체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첫회는 시범경기로 탈락자를 두지 않고 자신의 노래로 공연을 해서 정엽이라는 가수가 7등을 했어요. 그 때는 진짜 탈락이 아니라서 그랬는지 별 말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정작 첫번째 본 경선결과 최연장자이고 가장 선배인 김건모가 7등으로 탈락을 하게 되었는데, '노래가 아니라 퍼포먼스 때문이었다' '김건모 선배의 탈락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함께 출연한 가수들이 크게 반발하며 재도전 기회를 주자고 했습니다. 이에 제작진이 김건모씨가 원한다면 재도전 기회를 1회 주겠다고 한 것인데(다른 가수도 본인이 원할 경우 1회 재도전 기회를 줌) 저는 이 프로그램 형식을 받아들인 마당에 '김건모 선배'의 탈락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좀 이상했습니다. 그럼 윤도현이나 정엽은 된다는 걸까요?

노이에자이트 2011-03-21 17:57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연장자 우대사상 찬양대회가 되었군요.예술한다는 사람들이 웬 서열주의?

무해한모리군 2011-03-22 10:09   좋아요 0 | URL
이리 되면 쇼가 아니라 아주 결사적이 될듯해요..
그런 건 왠지 불편해서 안볼까 생각중이예요 =.=

Mephistopheles 2011-03-23 09:31   좋아요 0 | URL
항간에는.."나는 가수다."가 아니라 "나는 선배다."로 이름 바꿔야 한다고 하더군요.

개인주의 2011-03-21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널 돌리다가 노래 부를때만 봤어요.
구성은 에러인듯..
노래는 기똥차던데.
쌀집아저씨가 언플하는 모양새부터 왠지 삐그덕거리는 느낌이었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3-21 17:5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다 잊혀질 것이다 뭐 이런 자세더군요..
구성 좀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쩝.

책가방 2011-03-22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과에 깔끔하게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싶었습니다.

허경영...ㅋ
우리딸은 허경영과 싸이월드 일촌사이랍니다.
한때 중학생들 사이에서 허경영과 일촌맺기, 허경영과 전화통화하기가 유행이었었거든요.
제 아이 학교에서만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ㅎ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3-23 10:0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제 주변엔 허경영 캠프에 선거후원 한 사람도 있습니다.
한국정치의 저질함을 고급스런 코미디로 표현했다던가..

카스피 2011-03-22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쇼쇼쇼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03-23 10:05   좋아요 0 | URL
그 쇼쇼쇼를 잘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잘잘라 2011-03-27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케이블로 봤어요. 김건모, 별 관심 없던 가수긴 한데, 탈락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 표정과 이후에 나온 멘트들 하나 하나.. 참 찌질하네요. 김건모가 물 흐렸다고 밖에 말 못하겠어요.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1-03-28 09:07   좋아요 0 | URL
이번주 일요일 방송을 보았는데 지난주보다 훨씬 좋더라구요.
김건모가 손을 떨면서 노래부를때는 마음이 짠해서 저도 차마 못보겠더라구요.
인간 참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고 ==
 

생활협동조합이 농협이나 신협처럼 전혀 협동조합다운 모습을 볼 수 없는 형태로 나아갈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일전에 쓴대로 현재의 생협은 무척 비대해졌고, 얼굴있는 생산자와 도시민의 연대라기 보다는 유기농을 파는 시장중에 하나가 된 느낌이다. 조합원들의 활동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생협활동가들은 일꾼으로만 조합원들은 소비자로만 보여진다. 

적당한 규모의 공동체를 꾸리고, 조합원이 의사결정과 활동의 중심으로 서야 한다. 생협은 다시 공동체 운동으로, 이 땅에 수백수천의 성미산마을을 만드는 활동으로 돌아가야한다. 다시 장일순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의미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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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1-03-18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대역 녹평모임이 생겼다 나가볼까 고민이다.
아니면 이번호로 정기구독이 끊나는데 듬성듬성 읽기 시작하는 요즘 아예 재구독을 하지말까 하는 고민도 든다.
고민이 재자리를 맴돈다.

마녀고양이 2011-03-18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방금 두레 생협에서 울진 대게 배달해주고 갔어요.
뚜껑을 열었는데, 다섯마리가 다리를 꼼지락 대더라눈.
하지만, 그렇죠, 대규모 유기농 판매 기업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죠.
저만 해도 그냥 조아라 사먹는 것 뿐이니... 하지만 말이예요,
모든 사람들이 공동체 조합원으로 활동하기에 적당한 기질을 가진 건 아니거든요.
저는 투명성만 있다면, 제대로 이익이 만든 이에게 돌아간다면
소극적이지만 깨끗한 대규모 유기농 시장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의견이랍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3-18 15:10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엄마가 대게를 쪄서 보내주셨어요 ㅎㅎ

제 생각엔 커다란 기업들이 유기농 시장에 뛰어드는 마당에 승산이 없다는 거죠. 어떻게 가격을 맞출수 있을까요? 풀무원처럼 대기업화 해서 온갖 노동문제를 일으키면서 유기농장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유기농이기는 한데 산넘고 물건너 오느라, 혹은 대규모 기계로 농사짓느라 기름 잔뜩 먹은 유기농으로 가격을 맞출 수 있겠지요. 저는 농산물은 기본적으로 수요를 농민들에게 약속해주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주권도 좋지만 조금 못나도 모질라도 그래 아무개씨가 깨끗하게 농사지은 거니까 먹자. 올해는 콩이 많이 났으니까 콩 많이 먹자. 대신 농민들도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해주는 관계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이 바뀌고 서로의 관계가 바뀌어야 승산이 있지 않을까요? 관계가 사라지면 장사만 남고, 그 장사는 깨끗하게는 할 수 없을듯해요..

마녀고양이 2011-03-19 08:25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제가 좀 더 공부를 해야 할듯.
이제야 휘모리님의 말씀 이해를 합니다.

휘모리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쪽~

감은빛 2011-03-18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호는 받아놓고, 읽지도 못했어요.
하나씩 하나씩 읽기 시작해야겠네요.

이미 기존 생협들이 어느정도씩 성격을 달리하며 자신의 갈길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살림과 두레생협과 아이쿱생협 모두 각각의 방식으로 다른 길을 가고 있죠.
좀 더 지역기반으로, 좀 더 조합원 중심으로의 변화를 모색해주면 좋을텐데,
문제는 그렇게 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겠죠.

뭐 글도 읽지 않고 뭐라고 하는게 예의가 아닌 것 같네요.
저도 글을 읽어보고 다시 생각해볼게요.

무해한모리군 2011-03-18 16:57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의 후기가 기대가 됩니다.
간단평을 남겨본 것이라 글이 부실하네요.

저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데다(집과 직장을 따라) 주거지와 생활권이 전혀 다르니 지역으로 묶인다는게 사실 제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지요... 몇 해전에 동네모임을 당에서 꾸린 적이 있는데, 저 같은 사람이 무척 많은거예요. 또 근무시간은 어찌나 긴지.. 사회를 떠나지 않고서야 참 방법이 막막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개인주의 2011-03-18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성미산마을 지나가다가 가게 들렀어요.
저기 .. 회원 아니라도 물건 구매 가능한가요(물건 구경하다가 맛있어보이는게 너무 많아서)
이렇게 질문했더니 안된다고 하더군요.
좀 더 높은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지 않냐고 했더니
한 두 사람 해주다보니 너무 많이 해주게 되서
올해 1월부터 제도가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물건을 놓고 서운해하며(맛있는 걸 포기해야 하다니.ㅠㅠ.)
나왔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서운해 할 필요가 없고
그게 맞는거더군요.
저도 좀 더 지역기반 조합원중심으로 바뀌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3-18 17:20   좋아요 0 | URL
아 그리 바뀌었군요.
성미산을 생각하면 집값이 높아서 저는 엄두도 못낼 지역입니다 ^^;;
공동육아 비용도 꽤나 비싸더라구요. (아이도 없지만 ㅎ)
제가 듣기로 십년이상 많은 활동가들이 그 지역에 헌신했다고 하는데, 초기에 함께 하고 싶었던 너무 많은 사람들을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가끔 들기는 합니다. 성미산모델이 확산되지 않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식견이 짧아서 이런저런 생각만 드네요.

쉽싸리 2011-03-1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녹생평론의 박승옥 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생협에 대한 애정어린 질책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한살림이 생협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 다른 의견이 있습니다. 공동체와 협동조합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여하튼, 그것과 별개로,자본의 공세와 대기업에 대항할 수 있는 일정한 힘을 갖추기 위해서 생협은 좀 더 커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은 문턱을 좀 더 낮추고 그문턱을 넘어선 조합원들에 대한 사업적측면에서 혜택?에 더 신경을 쓰는게 협동조합의 본질이자 생존전략이라고 봅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대기업을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대등한 경쟁은 되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작년의 배추파동에서의 생협의(한살림을 포함한)역할에서 보듯이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3-18 17:3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쉽싸리님.

더 커지면 더 경쟁력이 생길까요?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

공동체는 차지하고라도 왜 생협이여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너무 없는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듭니다. 수십 곳에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사실 생협물건은 딱 가격만큼인듯해요. 공산품처럼 생각하면 물건 품질이 들죽날죽 하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생협이냐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제가 촌놈이예요. 저희 어머니는 주변에서 나는 것을 거의 버리는 것 없이 드시거든요. 소비자로서 입장에 머물면 그러기가 참 어려울듯 합니다.

얼그레이효과 2011-03-18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가 관련 주제로 연구 중인데, 읽어보라고 권해야겠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03-18 17:04   좋아요 0 | URL
짧은 글입니다. 쉽싸리님이 쓰신 것처럼 애정어린 질책인듯 합니다 ^^

친구분의 연구가 좋은 성과가 나면 좋겠네요..

sslmo 2011-03-19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직장이 성미산이랑 가까워서요.
그쪽에서는 의협까지 발족된 것 같더라구요.
저도 성미산은 집값은 물론, 공동육아 비용도 만만치 않아 엄두를 못내고 있지만요~

저는 시댁에서 거의 전 농산물을 갖다먹다보니, 유기농이라는 것만으론 설득력이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암튼, 하나의 그런 견해가 있다는 걸 안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3-21 08:04   좋아요 0 | URL
네 은평쪽에서는 여성의협도 생기는듯해서, 독신자들은 이런걸 하면 좋겠다 하여 저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대안(?)학교에도 교수나 선생님 등 살만한 집 자재들이 많다지요?

우리는 전통적 공동체들이 거의 해체가 되고 서구식 활동은 경험이 많이 부족하고 상황이 다르다보니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른바 386세대들이 지역에 들어가 했던 방식의 성과들이 나오고 있고, 또 그 평가를 바탕으로 다른 방법이 모색되고 이렇게 앞으로 나가야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은행이 땅을 사랑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트랙터 기사도 땅을 사랑하지 않았다. (...) 써레 뒤에는 파종기가 달려있었다. 쇠판 위에 튀어나온 열두개의 구부정한 쇠 음경이 톱니바퀴 장치로서 흥분의 절정에 이르러 규칙적으로 아무런 정열도 없이 땅을 강간해나갔다. (...) 그러고는 농작물이 자라서 추수할 때까지 누구 하나 뜨거운 흙덩이를 손가락으로 부수는 자도 없었고, 자라기를 고대하는 자도 없었다. 사람들은 자기 손으로 기르지 않은 것을 먹었으며, 자기들이 먹는 음식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었다. 땅은 쇠 밑에서 열매를 맺고 쇠 밑에서 서서히 죽어갔다. 왜냐하면 그 땅은 사랑이나 미움을 받지 못하고, 기도도 저주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들이 이 토지를 개척한 거야. 할아버지들은 인디언을 쫓아내지 않으면 안되었다구. 아버지는 여기서 태어났어. 아버지는 잡초나 독사들과 싸웠단 말이다. 그리고 흉년이 들어서 돈을 꾸지 않으면 안되었지. 다음에 우리가 여기서 태어난 거야. 저기 저 방에서 말이야. 애들도 여기서 태어나구. 그리고 아버지는 또 돈을 꾸어야 했지. 그때 이 땅이 은행 소유가 된 건데, 은행도 결국 인간이 모여서 만든 것이잖아. 아니, 당신들은 그 점이 틀렸거든. 완전히 잘못 안 거야. 은행은 뭔가 인간과는 다른 거야. (...) 은행은 인간 이상의 무엇이야, 알겠는가. 그건 괴물이야. 사람이 만들었지. 하지만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어. 은행은 아니 그 괴물은 언제든지 이익을 빨아먹고 있어야 하거든. 기다리질 못해, 죽어버리거든. (...) 이 괴물은 계속 성장하지 못하면 죽어. 언제까지나 같은 크기로 머물러 있을 수가 없는 거야. 

 우리가 가진 모든 문제에는 뿌리가 있나보다. 

미국의 총기사고의 뿌리에는 서부시대가, 그 서부시대때 나온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사적소유, 개인주의 관념이 있는게 아닐까. 

 끝없이 확장해왔던 미국, 그 확장은 이제 벽에 부딪혔고, 미국의 크나큰 영향력 아래 있는 우리나라의 체계 역시 이대로는 얼마를 못버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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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7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3-17 11:22   좋아요 0 | URL
네! 아님 다른 날로 잡으셔도 되요!
 

 뉴욕 뒷골목 청소년 깡패패거리들을 주인공으로 아동매매춘사업과 향정신신성 약물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다. 두 꽃미남 주인공의 서로에 대한 헌신적 감정을 보면 BL물로도 볼 수 있겠다.  

 여하튼 순정만화나 드라마를 보면 가장 짜증나는 것은 주인공들이 서로를 위한답시고 한 행동때문에 일이 점점 꼬여가는 것이다. 나를 버리고 너를 살리마가 결국 비극적 결말의 원인이 되는 것 말이다. 사랑을 한다는 건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과 너무 밀접하기 때문에 나를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의 입장에서 보면 상대방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을 좌우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어쩌자고 상대를 위해서라며 툭하면 자신을 버리는가 말이다. 뭐 젊음의 사랑은 그래도 되고 그렇기에 아픈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천재소년이 아동성착취 피해자에서 천재적인 머리와 동물적인 싸움능력을 바탕으로 범죄집단, FBI, 경찰, 외인부대와 대적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이 긴박하게 그려진다. 천재적인 머리와 동물적인 싸움능력이 있어도 미래를 그리기가 이렇게 어려울텐데, 어른들의 성적노리개, 전쟁도구, 범죄집단 똘마니로 살아가고 있을 평범한 무수한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다고 어떻게 말해줄 수 있을까.

  폐허를 바란다는 휴직중인 형사가 만 하루이틀 정도의 시간안에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물이다. 전통적 탐정물 형식으로 독자에게도 모든 정보가 제공되며 이 묵직한 사내의 사건해결과정을 따라가게 한다. 몇몇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속에 자신의 실책으로 피의자와 피해자를 동시에 죽게했다는 죄책감을 조금씩 털고 주인공도 형사로 돌아간다.  

 우리 엄마가 나이가 들면서 나이드신 분들을 쉽게 지나치지 못하게 되었다. 이제 형제지인들이 하나둘 아이가 생기니 어린 아이들에게 벌어지는 잔혹한 일을 읽고나면 잘 잊혀지지가 않는다. 두 책 속에서도 삶의 동력이 타인에 대한 미움뿐인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 결과 자신의 삶 역시 파탄나버린다.  

 정말 믿기어려울 정도로 잔혹한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이다. 이 지구별은 너무 작아서 옆사람의 행복이 나의 행복에 꼭 달라붙어있다. 그러니  나자신을 주변을 더 사랑하고 믿으며 사는 수 밖에 없다. 나만 잘 살 길이 없으니 너와 내가 잘 살 수 있는 길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갈 수 있도록 애쓰며 사는 수밖에 없다. 글 속에 비추인 우리 모습이 너무 두렵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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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03-16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지뢰진(地雷震)' 이란 일본 만화를 보셨나요?

무해한모리군 2011-03-16 08:41   좋아요 0 | URL
왠지 서늘한 내용일듯한 표지들이네요 ㅠ.ㅠ
매피님 추천작임?

Mephistopheles 2011-03-16 09:21   좋아요 0 | URL
굉장히 시크한 형사가 나온다죠. 파렴치한 범죄자에게 '퇴근시간이라서 퇴근한다!' 란 명언을 남긴다는...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3-16 09:37   좋아요 0 | URL
마음에 꼭 드는데요.
봐야겠어욧!

sslmo 2011-03-16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르소설을 읽다보면, 인간 삶의 모든 군상을 다 보는것 같아요.
아동성착취자 정도는 양념이고, 아동 학대, 아동 대상 범죄 등등이요.

뭐 젊음의 사랑은 그래도 되고 그렇기에 아픈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구절이요, 시니컬하지만 왠지 멋진걸요~^^

무해한모리군 2011-03-16 08:4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양철댁님.
흔히 하는 말이잖아요.
아 제 스물의 사랑도 눈물없이는 ㅠ.ㅠ

어쨌거나 자존감 높은 사람이 멋진 사랑도 하는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