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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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다가 해외 토픽 등을 보면 여성을 납치해 오랜 시간 가두어 놓다가 발각되는 사건들이 보도된다. 심지어는 납치한 여성과의 사이에서 자녀를 낳는 경우도 보게 된다. 이렇게 십 년 넘게 포악한 남자에게 감금당해서 사는 여성은 얼마나 큰 고통을 당할까. 그리고 피해자인 여성은 감금에서 풀려난다고 해도 과거의 악몽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런데 더 나아가 이런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난 자녀는 어떤 삶을 살까. 비록 소설이기는 하지만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이런 삶을 그리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카렌 디온느 작가의 [마쉬왕의 딸]이란 소설이다.

이 소설은 스릴러 소설의 형식을 표방하고 있지만, 읽으면서 스릴러 소설이라기보다는 성장소설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길들여진 한 여성이 아버지를 사랑하면서도 미워하는 감점을 너무나도 잘 묘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버지를 극복하는 과정을 처절하면서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 헬레나는 두 딸과 남편과 함께 미시간 주의 늪지대 근방에서 살고 있다. 그녀는 야생 열매로 잼을 만들어 가게에 팔면서 행복하게 살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방송에서 끔찍한 뉴스를 듣는다. 오래전 여성을 납치해 10년 넘게 숨어살다가 잡힌 죄수가 간수를 살해하고 탈옥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늪지대에 숨어 살며 살인을 저질렀기에 '마쉬왕'이란 별명을 붙어 있다. 마쉬왕이란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늪지대를 지배하는 마왕의 이름이다. 그리고 그 마쉬왕이라고 불리는 자는 바로 헬레나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인디어의 혼혈이었던 헬레나의 아버지는 16세 소녀였던 헬레나의 어머니를 납치해 늪지대의 오두막에 가두어 놓고 생활한다. 거기서 헬레나가 태어났다. 헬레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전부였다. 비록 남들에게 끔찍한 유괴범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사랑스러운 아버지였다. 그러나 그런 아버지의 품에서 탈출하고, 아버지를 감옥에 가게 한 것이 바로 헬레나였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아버지가 자신에게 올 것이라는 것을 안다. 이제 그녀는 아버지에게서 자신의 두 딸을 지키기 위해서 아버지와 싸워야 한다. 늪지대로 탈출한 아버지를 경찰이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기 때문이다. 마쉬왕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에게 모든 기술을 전수받은 자신밖에 없음을 안다. 그래서 그녀는 이제 아버지를 잡으러 간다.

"물론 내가 지금 말하는 뒤쫓아야 할 존재는 아버지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했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고 있다. 교도관 둘을 죽이고, 교도소에서 탈옥한 것도 용서받을 수 없다. 하지만 내 마음속 어딘가, 저 늪지대에서 사는 한 떨기 꽃송이 속의 꽃가루 알보다도 더 작은 크기의 마음속에는 아버지가 세상에서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는 양 갈래머리의 꼬마 소녀가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P 41)"

소설은 그녀가 아버지를 추적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지만, 소설의 반절 이상은 그녀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린 시절 늪지대에서 아버지와 살아가던 추억들, 아버지에게 사냥의 기술을 배우고, 아버지에 인정받던 짜릿한 기분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차츰 아버지의 폭력성을 접하고, 자신과 어머니를 학대하는 아버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을 회상한다.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미워할 수밖에 없는 딸의 감정을 너무나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아버지를 극복해야 한다.

"언론은 아버지를 가리켜 동화 속 괴물의 이름을 따서 마쉬왕이라고 불렀다.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이해한다. 그 동화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역시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괴물이 아니었다. 그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다. 아버지가 한 말이 행동들 중 많은 부분이 잘못되었다는 걸 나는 후에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이거다. 아버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최선의 선책을 한 것뿐이지 않을까? 아버지는 나를 학대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적어도 많은 사람이 아버지가 저질렀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성적 학대는 없었다. (P 61)"

소설의 초반에서는 헬레나가 아버지를 회상하면서 아버지의 좋은 부분만을 기억해 낸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아버지의 끔찍한 폭력성이 드러나고, 결국 그 아버지의 폭력성을 미워해야만 하는 헬레나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 아버지의 폭력성에 길들여진 한 소녀가 아버지의 사랑과 폭력 사이에 갈등하는 심정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읽는 내내 과연 작가가 어떻게 이런 묘사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놀라기까지 하였다.

비록 소설은 아버지를 죽여야만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그리고 있지만, 어쩌면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녀들에게 있어서 아버지를 극복하는 것은 거의 숙명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의 방식까지 사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녀는 아버지의 폭력의 방식과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세계를 극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주저앉는 사람들도 있지만, 헬레나처럼 강한 의지력으로 아버지와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방식을 극복하는 경우도 있다. 소설의 결말이 너무나 감동적이면서도 의미심장에서 눈물을 흘릴 뻔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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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헌터
존 더글러스 지음, 이종인 옮김 /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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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병원에 가면 많은 환자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의 괴로운 모습과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게 된다. 그러다가 문득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항상 이렇게 아픈 사람들을 대하고, 그들의 아픔을 치료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까? 모든 직업마다 자신들의 고충이 있겠지만, 육신이나 마음이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는 얼마나 강할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렇다면 경찰관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어떨까? 그것도 사진으로라도 범죄현장을 보게 되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끔찍한 연쇄살인범들을 추적하는 경찰관들은 어떨까? [마인드헌터]는 우리가 흔히 프로파일러라고 부르는 심리 수사관들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미국 FBI 행동과학부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존 더글러스의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의 성장과장과 FBI에 들어가서 어떻게 프로파일러가 되었는지의 과정과 함께 그가 수사했던 끔찍한 범죄와 살인마들의 심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프로파일러란 범죄현장의 단서를 통해 범죄자의 성향이나 행동, 심리 등을 파악해서 범죄자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사관을 말한다. 주로 연쇄살인범이나 아동 강간살해범과 같이 끔찍한 살인범들을 추적하는 역할을 한다. 저자는 이런 프로파일러라는 개념이 생소한 1970년대에 FBI의 행동과학부에 들어가서 프로파일러의 기초 개념을 만든 인물이다. 저자인 존 더글러스는 영화 [양들의 침묵]과 [레드 드래곤], [크리미널 마인드]의 주인공의 모델이기도 하다. 물론 저자 이전에도 이런 수사기법은 있었지만, 주로 비주류로 취급되거나 미신, 또는 우연에 기대는 수사기법으로 여겨졌다. 저자가 기존과 다른 방법이 있다면, 바로 감옥에 갇힌 연쇄살인범들을 면담한 것이었다.

간호사 숙소에 들어가 여덟 명의 간호사를 강간하고 죽인 리처드 스펙, 여성들의 절단해서 그 시신을 자신의 창고에 전시해 둔 제리 브루도스, 10대 5명의 여성을 강간하고 살해한 몬티 리셀, 자신을 샘의 아들이라고 부르며 차 안에서 데이트하는 남녀들에게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한 데이비드 비크위츠 등 그가 인터뷰한 인물들은 모두 미국 사회를 깜짝 놀라게 한 연쇄살인범들이다.

이 과정에서 저자가 발견한 것은 '시그너처'라는 개념이다. 이 시그너처를 더 쉽게 이해하고, 비교 설명하기 위해서 만든 개념이 'MO'이다. MO는 범죄자가 순간적인 욕구와 상황에 의해 변하는 범죄의 성향이나 방법이다. 반면 시그너처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 범죄자 안에 숨어있는 잠재적 욕구이다. 흔히 말하는 범죄 인자와 비슷한 개념이다. 저자는 프로파일을 할 때 바로 이 시그너처를 발견해서 범죄자를 추정한다. 저자는 FBI 초창기 시절 단순한 도박사들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한 도박사와의 대화에서 처음 이 개념을 가지기 시작했다. 왜 도박을 하느냐는 질문에 도박사는 이렇게 대답한다.

"저기, 흘러내리는 빗방울 두 개가 보이지요? 차장의 왼쪽 빗방울이 차장 바닥에 떨어지면 곧이어 오른쪽 빗방울이 아래로 흘러내려요. 우리는 슈퍼볼 때문에 이 짓을 하는 게 아니에요. 아래로 흐르는 빗방울처럼, 우린 이렇게 흐를 수밖에 없는 거예요. 존, 당신이 무슨 수단을 써서 막으려 해도 우리를 저지할 수는 없어요. 우린 원래 이렇게 생겨먹은 거예요." (P 102)

이 책에서 직접적으로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저자가 수사한 살인범들의 시그너처 중에는 열등감과 여자에 대한 분노가 뒤 썩인 감정들 변태적이고 변태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한 감정이 많다.

앞에서 저자가 수사한 연쇄살인범 중 대부분은 이혼한 가정에서 부모에게 버림을 받거나 학대를 당한 인물들이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분노를 가진 인물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10대 때 5명의 여성을 강간하고 살해한 몬티 랠프라는 인물이다. 저자는 몬티의 어린 시절을 이렇게 묘사하다.

"우리는 몬티 랠프 리셀을 면담하면서 가장 문제라는 거대한 수수께끼의 조각들을 모두 짜 맞출 수 있었다. 몬티는 부모가 이혼할 당시, 세 아이 중 막내였다. 어머니는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버지니아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사했다. 그려는 새 남편 옆에만 있으려 했고 아이들은 거의 돌보지 않았다. 몬티는 어릴 때부터 사고 뭉치였다. 학교 벽에 외설스러운 낙서를 하고, 마약을 하고, 언쟁을 벌이다가 격분한 끝에 사촌에게 BB 탄 총을 쏴댔다. 몬티는 그 총을 양아버지에게 얻었다고 말했다. 양아버지는 충동적으로 그 총을 공중에 쏴대더니 총을 부러뜨려 개머리판으로 몬티를 마구 때렸다. 몬티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어머니의 두 번째 결혼도 실패로 끝나 가족은 다시 버지니아로 돌아왔다. 몬티는 그 결혼이 실패로 끝난 것은 자기와 누나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그의 범죄 경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무면허, 강도, 차량 절도, 그리고 성폭행까지." (P 207)

그가 수사했던 알래스카의 인간 사냥꾼 로버트 헨슨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주로 매춘부 여성들을 납치해서 숲속에 풀어놓고 사냥을 했다. 저자는 핸슨에 대해서는 이렇게 묘사한다.

"우리는 핸슨의 배경에 대해서 모든 사항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뚜렷한 패턴이 나왔다. 그는 키가 작고 몸이 호리호리한 데다 얼굴이 심하게 얽어 있었다. 그리고 심한 말더듬이였다. 10대 때 심한 피부 염증 문제로 고민했을 것 같았다. 얼굴이 여드름투성이인 데다 말까지 더듬으니 친구들, 특히 여자 친구들의 놀림감이나 기피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되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새로운 변경 지대에 가서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각오로 알래스카로 이사 왔을지도 모른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매춘부들에게 폭행과 고문을 가한 것은 자기를 우습게 보았던 모든 여자를 상대로 보복을 하려는 행위였다." (P 367)

그렇다고 어린 시절 불우한 시절을 보냈거나 내면에 시그너처가 있다고 모두 범죄자나 연쇄살인범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런 시그너처를 폭발시키는 환경이 주어졌을 때 범죄자가 된다고 말한다. 몬티 러셀의 경우는 여자친구의 변심이었다. 그가 첫 번째 강간과 살인을 저지른 것은 여자 친구가 변심해서 다른 남자와 데이트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였다. 그것이 그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해 그 안의 시그너처를 폭발시켰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과연 인간이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라?'라고 생각되는 끔찍한 범죄들과 범죄자들을 접했다. 과연 이런 범죄자들과 범죄를 연구하는 사람은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그가 범죄자를 연구하고 수사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언급한다. 그리고 결국 그 스트레스로 죽음의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점점 끔찍한 범죄가 늘어나는 시대이다. 과연 이런 범죄에 대해 어떻게 대항할 수 있을까? 이 책이 조금의 대안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 책이 시그너처라는 개념에 전부 동의하지 않지만, 만약 그런 시그너처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을 생성하는 사회적인 문제를 최대한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노력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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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9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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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되어서 더 유명하기도 한 코맥 매카시의 [로드(원제 : The Road)]라는 작품의 배경은 핵 전쟁으로 멸망한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길을 걷는다. 세상은 온통 잿빛 폐허이고, 어디를 찾아봐도 희망은 없다. 전쟁으로 인해 세상은 계속 불타고 있다. 남은 사람들은 굶주림 속에 인간성을 잃어버리고 서로를 잡아먹는다. 아무런 희망이 없는 길을 아버지는 아들과 걷는다. 세상은 온통 절망뿐이다. 그가 살아서 걷는 이유는 오직 옆에 있는 아들 때뿐이다. 아버지에는 오직 아들만이 희망이고, 그 아들이 있기에 걷는다. 그럼에도 그들이 도착하는 곳 어디에서 희망은 없다. 보이는 것은 온통 잿빛 폐허 속의 절망뿐이다.

드디어 요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의 [팬텀]이 출간되었다. 그리고 [팬텀]을 읽으며 코맥 매카시의 [로드]를 떠올렸다. 해리 홀레 시리즈는 작가 특유의 거칠고 어두운 스타일로 독특한 해리라는 인물과 배경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는 더 강렬해지고, 더 어두워졌다. [팬텀]의 배경은 현대화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이다. 그런데 소설을 읽는 동안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핵 전쟁으로 멸망해 절망만 남은 [로드]의 세상을 떠올리게 된다. [로드]를 떠올리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아들이다. [팬텀]에서 절망적인 오슬로의 도시를 해리는 비록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자신을 아버지라고 불렀던 올레그와 함께 걷는다. 마약과 살인, 음모로 인해 인간성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틈에서 올레그를 구하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그 장면들이 너무 애절해 [로드]의 아버지의 몸부림을 연상케 한다.  

소설의 시작은 해리가 다시 오슬로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작가가 그리는 해리의 모습은 예전과는 다르다. 더 마르고, [스노우맨]에서의 상처인 잘린 손가락과 [레오파트]에서의 상차인 얼굴의 짙은 흉터를 간직하고 있다. 오슬로 역시 해리의 몸처럼 망가져 있었다. 비록 겉으로는 예전보다 나아 보이지만 여전히 마약과 범죄가 무방비가 되어 있는 모습니다. 작가가 그리는 오슬로의 마약 거리와 구시가지는 음산함을 넘어 지옥의 절망까지 느낀다.

"이곳은 오슬로에서 마약 주사를 놓는 곳, 약쟁이들의 소굴이었다. 이 도시의 버림받은 아이들이 몸을 다 숨겨주지도 못하는 막사 뒤에서 제 몸에 주사를 놓고 약에 취해 날뛰는 곳이었다. 그 아이들과 멋모르는 선의를 베푸는 그들의 사회 민주주의자 부모들을 가르는 엉성한 칸막이. 장족의 발전이야.  아이들은 더 아름다워진 경관에 둘러싸여 지옥행 여행길을 올랐다." (P 26)

"그는 크바드라투렌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오슬로 최초의 시가지이지만 지금은 25만 명의 일개미들을 위한 관공서와 사무실이 들어선, 아스팔트와 벽돌의 사막이자 네다섯 시에 모두가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간 뒤에는 야행성 설치류의 세상이 되는 것이었다. 크리스티안 4세가 르네상스 시대의 기하학적 질서라는 이상의 원리에 따라 사각형의 구역 안에 이 도시를 건설하던 당시에는 간간이 화재가 일어나 인구가 유지되었다. 윤년이 들 때마다 밤에 불길에 휩싸여 이 집 저 집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보이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이 다 타서 바스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P 29)

해리가 다시 오슬로를 찾은 것은 라켈의 아들이자, 한때 자신을 아버지로 불렀던 올레그라는 소년 때문이다. 그가 살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다시 만나 올레그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다. 그 안의 순수함도 사라져 있었다. 이미 마약 중독이 되었고, 중독 속에서 친구를 살해했다는 죄목으로 갇혀 있었다. 감옥에서 만나 올레그는 해리에게 왜 자신을 떠났냐고 소리 지른다.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는 신종 마약이 바이올린을 구해 오라고 말한다. 해리는 오슬로에서 맛보았던 절망을 올레그에게서 똑같은 맛본다. 그럼에도 그는 실낱같은 희망은 올레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오슬로 거리를 뒤지고 다닌다.

온갖 마약과 조직들이 판치는 오슬로는 겉으로 보기는 한결 깨끗해 보인다. 그러나 그 속에는 더 강력해진 '바이올린'이란 마약과 그 마약을 통제하는 '두바이'라고 불리는 베일 속에 가려진 범죄자와 조직이 있다. 그리고 두바이와 어두운 커넥션인 정치인과 경찰들이 존재한다. 올레그는 죽은 그의 친구 구스토와 함께 두바이 밑에서 마약을 팔았다. 순수했던 올레그가 왜 구스토를 만났을까? 그리고 왜 마약중독과 마약 상이 되었을까? 그리고 정말 올레그는 구스토를 죽였을까? 해리는 점점 진실로 들어가면서 두바이와 어두운 커넥션의 반격을 당한다. 그럼에도 그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혼자 몸부림친다. 자기 몸을 다 망가뜨리면서라도 구해야 할 아들이기에...

해리 홀레 시리즈는 계속해서 읽어오고 있지만, 이번 소설은 더 절망적이고 어둡다. 무엇보다도 작가의 문장이 더 깊어져 그가 묘사하는 오슬로와 해리의 내면이 더 어둡게 느껴진다. 작가가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해리를 점점 더 구석으로 몰아붙인다. 그럼에도 올레그를 오슬로의 마약 소굴로부터 끄집어 내려는 해리의 노력은 눈물이 겹다.

여기에 소설의 어둠을 더 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올레그가 죽인 구스토라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소설에서는 죽은 구스토의 독백을 통해 그가 등장한다.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 해리가 사건을 해결하면서 묘사하는 내용과 함께 이 구스토의 독백이 사건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구스토는 마치 오슬로를 닮았다. 그는 너무나 아름다운 남성이기에 그를 보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자들까지 다 반한다. 그러나 구스토 안에서 잔인한 자기학대와 절망이 존재한다. 구스토는 어려서 부모님에게 버려져 입양되었다.  그는 양어머니를 망가뜨리고, 이복 여동생까지 망가뜨린다. 그는 자신과 접하는 모든 것을 마약과 성적 타락으로 망가뜨린다. 그리고 올레그는 우연히 구스토와 만나 친구가 된다. 순수했던 올레그는 구스토에 의해 하나씩 무너지고, 결국 구스토를 죽였다는 혐의까지 받는다.  과연 해리는 죽은 구스토의 망령에서 올레그를 구해낼 수 있을까?

소설의 제목 팬텀은 유령이라는 뜻이다. 소설 곳곳에 이런 유령의 이미지가 녹아져 있다. 그러나 작가가 말하는 유령은 단순히 눈에 보여서 사람을 겁을 주는 유령이 아니다. 인간 안에 존재하는 더러운 욕망과 그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게 하는 무서운 힘이다. 그 힘은 평소에 인간 내면에 조용히 잠재되어 있는 것 같다가 어느 순간 나타나 술이나 마약, 살인이나 욕망으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망가뜨린다. 그리고 놀라운 전파력으로 주변 사람들까지 망가뜨린다. 이번 소설에서는 이 유령이 철저하게 해리를 망가뜨린다. 과연 회생이 가능할까 할 정도로... 그럼에도 아니 출간되지 않은 다음 편이 존재한다니, 해리가 다시 일어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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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문학동네)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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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시대의 유명한 조각상 중에서 '라오콘 상'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라오콘은 포세이돈의 사제였는데, 신의 노여움을 사서 바다에서 나온 거대한 뱀에 두 아들과 함께 칭칭 감겨서 죽었다고 한다. 이 조각상이 유명한 이유는 죽어가는 라오콘의 뒤틀린 육체와 얼굴이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 뒤틀려 있으면서, 끔찍하고, 애처로우면서도,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한 모든 요소들이 한 조각상에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1편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읽으면서도 계속되는 묘한 감정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다가 라오콘 조각상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 소설의 전체적인 느낌이 이렇다. 모든 게 뒤틀려 있고, 끔찍하고, 애처롭고, 그리고 아름답다.

이 소설에는 크게 두 가지 사건이 등장한다. 소설의 겉을 둘러쌓고 있는 사건은 갑자기 성장한 스웨덴의 재벌 그룹인 '벤네르스트륌' 기업의 비리이다. 이 기업은 국가자본을 투자 받아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 무기 밀매, 마약 거래, 마피아와의 거래 등. 이 사건을 파헤친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오히려 법원으로부터 명예훼손의 판결을 받고 막대한 벌금과 3개월의 징역형에 처해졌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기자로서 생활하며 밀레니엄이라는 잡지를 발간하며 얻은 명성과 기자로서의 생명까지 끝장날 위기에 처해진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핵심 사건은 벤네르스트륌의 비리를 파헤치는 것이 아니다. 소설의 두 번째 사건이자, 핵심 사건은 40여 년 전에 실종된 헨리크의 조카딸인 '하리에트 방에르'를 찾는 것이다.

네르스트륌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미카엘은 은퇴한 방에르 그룹의 전 총수 헨리크로 부터 파격적인 제안을 듣는다. 방에르 가문의 고향이자, 헨리크가 머물고 있는 헤데뷔섬에 와서 하리에트 실종 사건을 다시 조사해 달라는 것이다. 성공하든 못하든 1년 후에는 파격적인 금액과 함께 자신을 궁지에 몰린 벤네르스트륌의 비리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까지 제공해 준다는 조건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 미카엘은 거대한 방에르 가문의 역사와 가족사에 파고들어간다. 과연 누가 하리에트를 죽였을까. 이 과정에서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인 천재적인 해커 리스베트의 도움을 만난다. 리스베트는 사회의 학대와 편견 속에 사회적 부적응자로 낙인찍혀있다가 밀톤 시큐리티라는 회사에 들어가 그 능력을 인정받는다. 그래서 그 회사에서 최고의 조사요원으로 활동한다.

미카엘은 리스베트의 도움으로 방에르 가문의 추악하고도 끔찍한 실체에 접근한다. 단순히 하리에트라는 한 여성의 실종 사건으로 알고 접근을 했으나, 사건을 파헤치는 중에 성경의 이미지를 패러디에서 수많은 여성들을 고문하고 죽인 연쇄살인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범인 방에르 가문 안에 있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재벌가와 관련된 스웨덴 역사의 어두운 면들과 나치에 협력하며 유대인과 여성들을 증오하는 방에르 가문의 인물들, 리스베트를 둘러싼 여성을 향한 성적인 학대와 착취 등이 언급되면서 소설은 기묘하게 뒤틀리고, 끔찍한 장면들이 묘사된다.

이 소설을 읽으며 이것이 단지 스웨덴에 한정된 이야기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을 해 봤다. 우리나라 재벌들 역시 온갖 일제시대와 군사독재 정권 속에서 그들에게 협조하며 덩치를 키우고, 그 과정에서 온갖 비리와 악행을 저지르면서 성장했었다. 그리고 그 안의 가족사들은 또한 얼마나 추악한가. 어쩌면 뒤틀린 라오콘상의 모습은 스웨덴의 재벌가가 아닌 한국의 재벌가를 상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최근에 우연히 세계 토픽을 보면서 스웨덴에서 다시금 네오 나치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북아프리카 이민들의 유입이 급장하면서 스웨덴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다시금 인종혐오나 극단적인 국수주의가 유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뒤틀린 라오콘 상이 소설에서 현실로 튀어나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은 이미 오래전에 전 세계적으로 1억 부가 팔려서 인기를 끌었고, 2012년에 데이빗 피처 감독에 의해 다니엘 크레이그와 루니 마라 주연으로 영화화되기까지 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출간되어 인기를 끌었었다. 이 소설은 해성같이 등장한 작가 스타그 라르손에 의해 10편으로 계획되었으나, 아쉽게도 작가가 3편을 완성한 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밀레니엄 시리즈는 1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편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3편 [벌집을 발로 찬 소녀]로 끝을 맺을 뻔했으나, 새로운 작가인 다비드 라게르크란츠라는 작가에 의해서 다시금 4편 [거미줄에 걸린 소녀]라는 작품으로 시리즈가 다시 시작되게 되었다. 그리고 4편의 출간과 함께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4권의 시리즈를 재출간하게 되었다. 재출간된 소설로 이 책을 처음 읽으면서 왜 이 소설이 전 세계적으로 1억 부나 팔렸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소설이 스웨덴의 역사와 경제의 어두운 면뿐만 아니라, 인간 내부의 가학적인 성적 어두운 면까지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1부 밖에 읽지를 못했지만, 2부와 3부, 그리고 새로운 작가에 의해 쓰인 4부까지도 기대되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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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의 기록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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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방송에서 아프리카 초원 같은 곳을 배경으로 한 야생 세계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가 자주 방송되었었다. 겉으로는 아름다운 초원이나 밀림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잔인한 약육강식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한가하게 풀을 뜯어 먹는 가젤들 뒤로 몸을 한껏 낮추고 접근하는 표범과 같은 맹수들도 보인다. 아름답기까지 한 늘씬한 몸에 화려한 무늬를 가진 맹수는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먹잇감까지 접근하더니 순식간에 목표물을 향해 달려든다. 그리고 주저 없이 약한 먹잇감의 목을 물어뜯는다. 어릴 때는 그런 모습을 보면 참으로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때로는 그것이 그런 맹수의 사는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일본 제목이 우행록(愚行錄)인 누쿠이 도쿠로 [어리석은 자의 기록]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이런 한편으로는 아름답고, 한편으로는 잔인한 초원의 약육강식 세계를 떠올렸다.

이 소설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란한 부부와 두 자녀가 하룻밤 사이에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을 취재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처음엔 르포 기자로 알려진 남자가 가족 주변의 사람들을 취재하며 이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부부 모두 일류 대학을 나오고, 남편은 유명한 부동산 회사에 다니고, 도쿄 근처의 맨션에서 살면서, 예의 바르고 공부 잘하는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 드라마에 나오는 이상적인 가정이고, 주변 사람들도 '행복을 그림으로 그려놓은 듯한 가족'이었다고 평가한다.

"그래요 부인이 아주 미인이었어요. 외출할 때마다, 한껏 멋을 부린 느낌은 아닌데 흐트러진 데가 없었어요. 뭐라고 해야 하나, 좋은 집안에서 곱게 자란 아가씨 같은 분위기랄까. 그래요, 그런 사람을 청조하다고 하죠. 응, 청조한 느낌, 맞아요." (P 18)

"근데 남편도 좋은 사람인 것 같았어요. 만나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하더라고. 미인인 부인 못지않게 인물도 훤하고 대기업 엘리트 사원다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죠. 대학도 와세다를 나왔다면서요? 대단해요. '행복'을 그림으로 그려놓은 듯한 가족이었어요. 그런데도 그런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다니, 사람 인생은 모르는 거예요" (P19)

그런데 이렇게 좋은 평가만 이어지다가 중간중간 아내인 나쓰하라 씨의 섬뜩함이 드러난다. 모든 사람에게 자상한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학벌과 계층을 자랑하고, 타인들을 자신 밑에 두고, 자신에게 대항하는 사람은 철저히 짓밟는 모습들이 드러난다.

남편인 다코 씨 역시 마찬가지이다. 순진한 모습 속에서도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상대를 철저하게 짓밟고, 자신이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 여성들을 이용하는 악랄한 모습들이 보인다. 그의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 회사 동료는 그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놀랍습니다. 다코한테 그런 명이 있는지는 몰랐으니까요. 제가 아는 다코는 굳이 말하자면 수동적인 성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스키씨나 야마모토 씨 같은 사람한테 휘둘렸던 거죠. 그런데 자존심을 건드리면 이런 짓까지 하는구나. 이런 인간은 절대 적으로 돌리면 안 되겠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P110-1)

이제 소설은 두 부부의 대학시절의 친구나 옛 애인과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잔인함을 들춰낸다. 자신의 라이벌을 철저하게 짓밟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 친구나 애인을 이용했던 모습을... 그와 함께 일본 사회의 대학을 중심으로 한 계층 문화와 따돌림 문화까지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잔인한 약육강식 자체인, 일본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다.

일본이란 사회를 잘 알지는 못하고, 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와세다 대학이나  게이오 대학의 문화에 대해서는 더욱 잘 모른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분위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 역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일본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출신학교와 대학으로 그룹을 나누고, 자신보다 낮은 그룹은 철저히 무시하고, 자신보다 높은 그룹은 동경하고, 이렇게 한 단계씩 오르기 위해 서로를 밟고 올라야 하는 치열한 약육강식의 세계를 이 소설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세계에 아주 특화된 인간이 바로 다코와 나쓰하라 부부였다. 소설을 읽은 내내 이렇게까지 사회의 어두운 부분과 인간의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가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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