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 자서전
피터 드러커 지음, 이동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구경꾼은 자신만의 역사가 없다. 그들은 무대 위에 있지만 연극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심지어 관객의 역할도 하지 않는다. 연극과 거기에 참여한 모든 배우의 성공은 관객들의 반응에 달려 있지만, 구경꾼의 반응은 연극의 성공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단지 자기 내면에만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그들은 배우나 관객들과는 다른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본다. 구경꾼은 사건을 재현하지만 그것은 거울에 나타나듯이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빛이 프리즘을 통과했을 때처럼 여과된 뒤에 나타나는 상이다. 이런 현상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굴절시킨다.

                                                                                        21쪽에서 --------


피터 드러커는 참으로 많은 저작을 남겼지만, 자서전으로서는 이 책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런데 아주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주가 되는 것이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그가 왕성한 활동을 하던 중년기에 이르기까지 만난던 사람들 중 인상적인 몇몇을 관찰하고 통찰해 낸 것을 중심으로 해서 엮인 책이라는 것. 그들은 한결같이 다양성을 가진 개인이며, 모두 다음과 같은 사실을 증명한다. “ 인간이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지며, 모든 인간은 나름대로 독창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피터 드러커는 이들을 언급한 이유가, 이 인물들이 혹은 그들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를 갖기 때문도 아니며 위대하거나 유명해서 선택한 것도 아니며, 그런 인물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하나 뿐이라고(독자가 보기엔 모두 대단한 인물인데...) 그에게 중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선택하였다고 말한다. 그들이 그에게 중요했던 것은 자신들이 속한 사회를 내게 반사하거나 굴절시켜 보여 주었던 방식 때문이라고.


드러커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일정한 체계를 잡게 되었고 자신의 주변 세계와 내면 세계를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드러커가 평생의 저술을 통해서 주장해 온 권한 분산, 실험정신과 공동체창조의 필요성 등이 이 책 속의 경영의 귀감으로 삼은 괴짜 부부, 헤메와 게니아를 통해 새로운 사회를 꿈꾸던 흥미로운 가족 폴라니 가를 통해, 절대적 권위로 GM을 이끈 전문경영자 앨프레드 슬론 동 여러 이야기들 속에서 우러나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예비 엄마로서 느낀 또 한 가지는 정말 생뚱맞지만 다음과 같은 것이다.

요즘 내 고민은 아이를 낳고도, 직장 생활을 계속 할 것인지 하는 것이다. 전업 주부를 하지 않으면 아이를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봐 주는 것이 될텐데,,,,  혹여라도 가책을 느낄 일들이 비일비재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아이는 항상 같은 사람이 돌보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나 할까. 한 아이가 성장하면서 중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의탁인들 혹은 멘토를 몇 명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며, 이런 의탁인이 반드시 엄마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인간의 가치관과 됨됨이를 결정짓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을 수 있다. 물론 타고나는 유전과 생물학적 요소는 차치해 두고라도, ‘성장 환경’이라는 것은 한 아이의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조성해 주는 것이다. 한 아이가 위대하게 혹은 평범할지라도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라든가 의지를 북돋워 줄 수 있고, 혹은 의지할 수 있는 많은 역할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 역할이 굳이 엄마 단일의 몫일 수는 없을 것이다. 피터 드러커야 주변에 훌륭한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 많았지만, 우리네야 피터처럼 안 되겠고, 사실 그리고 꼭 완전한 가정을 조성해 주려는 강박에 시달리지 싶지도 않다. 아이들에게도 더러는 결핍이랄까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란 것이 필요할지 모른다. 위기는 아이를 철들게 할테고, 바른 길로 헤쳐 나가는데 힘이 되어 주기도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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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02-2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비 엄마 icaru님, 큰 성찰을 얻으셨네요.축하드리옵니다.^^
icaru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네요. 짝짝짝!
그럼요.... 일 계속 하셔야죠. 홧팅!

icaru 2006-02-28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수선 님..근데 제 글의 뒷부분 좀 쌩뚱맞죠? 요즘...생각이 저쪽으로 올인이라서... 응원해 주시는 님이 계셔서 힘나요!! 같이 화이팅해요~!!

2006-03-06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을 위시한 아시아의 대중문화계에는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지만, 오히려 한국의 문학계에는 일본류의 바람이 세력을 얻은 것 같다.

(아싸) 가오리의 전작 "냉정과 열정 사이"를 사 읽고, '그야말로 상품이군!'라며, 또 본전 생각 운운하면서 그의 다른 책 낙하하는 저녁(가오리의 책 중 그래도 나에게 가장 괜찮지 않았을까.)을 또 사 읽었다. 뿐만 아니라 책보다는 다른 콘텐츠를 향유하는 일을 더 즐기는 비독서취향인 여성에게 책을 선물할 일이 있을 때도 가오리 것을 고르는데 별 주저함을 느끼지 않기도 한다.


도쿄 타워는 별점을 주기에 인색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똑똑하고 아름다우며 게다가 돈까지 많은 중년의 기혼녀 시후미와 스무 살이 청년의 사랑이야기에 공감도 못하고, 이 책 광고문구처럼 "특별하고 쓸쓸한 사랑이야기"라서 사람을 확 미치게 하는 요소라는 걸 도통 잡아낼 수가 없으며, 스무살 청년 토오루의 집에서 창 밖에서 바라보면 보이는 짙은 보랏빛 하늘 아래 이제 막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도쿄 타워의 이미지를 덧입혀서 연하남과 중년유한부인 사이의 사랑을 아름답게 채색하려 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카오리의 책이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사 줌으로써 일본류 바람에 본의아니게 동참하는 내 자신에 조금은 오호 통재라....하게 한 책이다.


시후미가 손목에 차고 있던 로렉스 시계 이야기는 왜 이렇게 많이 언급되나, 그리고 도심을 벗어나 훌쩍 떠날 수 있는 시후미 부부 소유의 가루이자와의 고즈넉한 별장도. 시후미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회가 둘의 데이트 코스이기도 한데, 시후미는 음악에 흠뻑 빠지고 토오루는 음악에 몰입한 옆에 앉은 시후미에게 온전히 빠져 들곤 한단다. 시후미가 사 주는 저녁은 와인 몇 병과 치즈와 카나페, 훈제 연어, 과일(그녀는 레스토랑에서 밥을 사준다. 그녀는 직접 요리하는 것을 싫어하니까.)이 있고 게와 야채 등을 넣어 만든 딤섬이라든지, 오멀 새우즙으로 찐 앵미 리조또가 있는 식사를 하고, 블라블라(??) 이후 아무튼 이들의 데이트 코스는 시후미가 만엔과 함께 토오루를 택시안으로 밀어넣어 주는 것으로 마감된다.


토오루는 시후미에게 쏙 빠졌다. 빠짐의 증거는 도처에 수두룩한데, 대표적인 것은 시후미가 골라주고 언급하는 책들(시후미가 토오루 나이쯤에 읽었다는 그레이엄 그린의 <정사의 끝> 그밖의 기타 등등) 을 열심히 읽는 것, 시후미가 좋아하는 빌리 조엘이나 롤링스톤즈의 음악을 마저 좋아하는 것. 그런데 읽다보니, 토오루는 시후미라는 사람을 사랑했다기보다 시후미라는 중년의 국화꽃 같은 여성이 누리고 있는 재력과 취향을 아끼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래서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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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6-02-26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랜만이잖아요. ㅠ_ㅠ
잘지내신거여요?? 궁금궁금.

kleinsusun 2006-02-26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리뷰 정말 오랜만에 읽네요.^^
맞아요..... 사람 자체를 사랑한게 아니라 재력과 "취향"을 사랑한 것일 수 있어요.
실제로 주위에서 이런 애들 많이 봐요.
재력있고 관대한, 하지만 나이 디따 많은 남자를 한번 사귄 애들은
그들의 세련된 취향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또래 남자애들한테 적응을 하지 못하더라구요. ㅠㅠ

오랜만에 쓴 리뷰지만, 역시 예리해요.ㅎㅎ
icaru님, 언제나 홧팅!

히피드림~ 2006-02-27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반가워요 ㅠㅠ ㅠㅠ 이 야심한 밤에 서재브리핑에 뜬 거 보고 잽싸게(?) 왔다는... 근데 이 책 허명만 요란한가보군요. 하긴 배용준 좋아하는 일본아줌마들이 대리만족하기에 적당하지 않을까 싶은데요.-_-

이리스 2006-02-27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즐겁게 읽었어요. ^^ 재력과 취향이기는 하지만 그 자리에 하쿠미가 아닌 다른 사람을 넣어도 그렇게 되었을것 같지는 않아뵈요. 시후미가 지닌 모든 것에 빠져든것일테지요. 시후미가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꽤 맘에드는 설정이었습니다. 돈많고 외모 빼어난 여자가 요리까지 수준급이라고 하는 건 남자들의 기대치를 진뜩 높여 놓는 결과라서. 하하핫... 작가가 여자다 보니 어쩌면 그런 배려를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icaru 2006-02-2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 님~ 저 잘 지낸답니다~ 시간이 안 가는 거 같으면서도 훌쩍...

수선 님.. 리뷰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나치게 투덜댄 리뷰가 아닌가 하고 있었는디.. 헤...

펑크 님 잽싸게!! 역시 고마워요~

낡은구두 님 반갑습니다~ 이해인 시인의 시가 생각나는 닉네임이세요.... 정말 좋아하는 시 중에 하나였어요... 낡은구두... 그 시와 상관이 있으실까~
시후미가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마음에 드는 설정 이란 말에 동감여요.... 아닌가....... 돈많으니까 사먹으면 되는 팔자라 그렇겠지 뭐...하면서 퉁을 놓았던가.. 님도 영화 보셨어요? 영화 보고 나니까... 시후미 하면 책 속의 인물보다 영화 속에서 본 그 여자가 먼저 생각나는거 있죠... 성현아가 곱게 중년이 되면 나올 것 같은 얼굴상..

humpty 2006-03-0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독서취향, 그렇게도 사람을 분류할 수 있겠네요. ㅋㅋ
책에 대해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님서 그냥 오랜만의 리뷰가 반가워 댓글 하나 덧붙입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말이 좋아요.^^

2006-03-06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6-03-09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리뷰가 갑자기 이렇게 쏟아질 수도 있군요! 와~ 가오리의 소설은 좀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곤 반짝반짝을 사두고 아직 못 읽었어요. 그냥 들면 바로 읽힐 것 같은데 그거 드는 데 시간이 좀 걸리네요. ^^ 요즘은 자꾸 우리 소설들 빈틈으로 일본소설이 치고 들어온다고 하도 걱정들을 해서인지 잘 안 읽게 돼요. 뭐가 문젤까, 좀 생각하고 있어요. 그다지 우리 소설이 어렵지도 않은데 주제나 소재가 좀 좁아들어 있는 것이 치명적일까 싶기도 하고.

픽팍 2006-04-03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소설 읽으면서도 참 감정이입이 안되어서 정말 힘들더라구요. 돈이 아까워서 결국 다 보기는 했지만, 역시 너무 작가만 믿어도 안되는 것 같아요, 반짝반짝 빛나는을 능가하는 재치를 에쿠니 에게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놀이터 옆 작업실 - 홍대 앞 예술벼룩시장의 즐거운 작가들
조윤석.김중혁 지음, 박우진 사진 / 월간미술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나 의무감에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닌, 좋아서 일하는 사람들이라지만, 어쩜 누구보다도 마음 속에 사명감이 도사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의미 없는 것일지라도 그 위로 시간의 더께가 앉으면 새로운 화학 작용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계속 발전시켜서 캐릭터와 관객이 함께 나이를 먹어가면 좋겠다고 한다.    우유곽 소녀 이야기 중에서

이들은 한 가지 목표에 정진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례로 보여 주는 사람들이다.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어떤 것을 이룰 수 있다. 나를 포함해 나머지 사람들은 좀더 다양한 재미를 즐기기는 하겠지만, 시간을 그저 흘려보낸다. 하지만 이들은 사명을 수행한다. 만들 때는 작가고, 팔 때는 장사꾼이지만, 그러나 언제나 변치 않는 것은 이런 것이다. 돈이 되질 않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있을지언정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라는 사명감이다.
한 가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홀로 가는 길에 배곯고, 하얀 뼈가루만 폴폴 날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양한 곳으로 쉽게 눈을 돌려버리고 머릿속의 수지타산을 헤아리기 바쁜 우리 같은 사람들보다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게 분명하다.

북아티스트의 대부분이 해외 유학파인 현실에서도 홀로 고군분투하는 박소하다(박소영), 어두운 당신의 마음에 날개를 달아주겠다는 소망을 가진 라라, 빛과 색을 모자이크하는, 세피로트, 머릿속이 뒤죽박죽한 우유곽 소녀.

수공예와 예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곧 인간의 가치를 인정하는 일이다. 라고 조윤석은 서문에서 썼다. 우리도 그들의 손을 믿는다.
물건을 팔아야 하는 곳이 희망시장이지만 목적이 판매가 된다면 이미 희망시장의 장점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이들 중 누군가는 말했다. 그럼에도 희망시장이 활로가 되어 구매자(향유자)들과의 소통의 창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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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frog 2005-12-13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하이!!
책에는 우유각 소녀인데 저도 우유각일까 우유곽일까 궁금해요..ㅎㅎ
(얼른 리뷰 써야 하는구나..;)

반딧불,, 2005-12-13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좋은 리뷰인걸요^^

icaru 2005-12-13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붕어님 하하이!!!
우유각일까 우유곽일까....! 저도 무척 궁금...^^
엥 우유갑이 맞다하네요... 우유갑이라니..엄청 생소해요!!ㅋㅋ
17일까지니까... 솔찮게 날짜는 남았어요!!

icaru 2005-12-1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 님... 제게 뒤꽁지로 빛을 주시나니...!!!

반딧불,, 2005-12-1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불빛 친근해서 영 안바꿔져요.

icaru 2005-12-13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꾸지 말아야 해요!

비로그인 2005-12-1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뒤꽁지 불빛에 곱은 손 녹이며, 쓱쓱~)예술도 하고 돈도 벌면 좋죠, 뭐. 그것이 오로지 이윤만을 위해 대량화, 상품화 되는 것이 문제지..
거리에서 보는 비즈덩가요..뭐 그런 작은 수공예품들, 이뿌기만 하더만요.
굳이 물건을 사진 않지만..거리의 예술가들 덕분에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지쟎아요~

icaru 2005-12-1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씨스터... 오늘도 날씨가 여지없이 춥네요!
예술도 하고 돈도 벌고라~! 근데 제 눈엔 여러 사람들 중... 돈이 안 되어서 조금은 고민하는 사람들 이야기만 눈에 더 들어오더라고요... 스테인글라스 하는 사람도 글코... !

진주 2005-12-13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이 좋아서 그 일에 종사할 수 있다는 건 아무나 못 누리는 행복입니다.
게다가 좋아하는 그 일을 해서 밥까지 먹고 살 수 있다면 대단한 행운이고요.
(나는 어떤가? 좋을 때도 있는데 여전히 스트레스도 왕창....ㅡ.ㅜ)

히피드림~ 2005-12-13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이 많이 가는 글입니다.^^ 제목도 멋진데요,

잉크냄새 2005-12-14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보는 천재를 이기지 못하고 천재는 노력파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파는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생을 살면서 기꺼이 즐기고자 하는 것을 업으로 삼을수 있는 것도 행복의 한 방향일것 같네요.

icaru 2005-12-14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 님은 행운아(아?) 축에 속하시죠오? 알고 있어요....

펑크 님 고마워요~ 사명감 이라고 써놓고...혼자..."이거 넘 거창한 거 아냐..." 그랬거든요 ^^

즐기는 사람이 왕도네요! 흠... 전 즐기는 축은 못되지요... 원래 즐기는 걸 잘 못하는듯해요... 정말 부러울 경지죠... 그런데 궁금한 것!! 잉크냄새 님 행복하시죠...? ㅎㅎ

kleinsusun 2005-12-1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하이!
음....근데 성공하려면 한길만 파야 하는거 아닌가요? ㅎㅎ
근데 희망시장이 어디예요?

2005-12-14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14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17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19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마야 스토르히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03년 4월
품절


가부장적 아니무스의 부정적 특성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부장적 남성의 특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부장적인 남성들은 고집불통이고 권력과 지배욕이 강하다. 그래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두머리가 되려고 한다. 협동적인 태도는 허약한 인간의 특성이라고 보기 때문에, 고독한 전사의 역할을 맡을 때 가장 마음이 편하다. 대화를 통해 함께 문제를 풀어가기보다는 승리가 아니면 패배라는 식의 전쟁을 더 선호한다.

: 다행이지,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식의 전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의 윈윈 전략이 선호되는 것처럼.
-176~177쪽


나는 아직도 첫 직장생활의 경험을 잘 기억하고 있다. 회의가 있을 때면 우리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발언권을 빼앗기기 일쑤였고, 우리가 제출한 제안이 통과되는 법은 결코 없었다.
그러다가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을 하면서 나는 ‘킬러의 말투’라는 개념을 배우게 되었다. ‘킬러의 말투’란 상대방을 무장해제시켜 입을 막아버리는 어법이나 대화 모델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지난번에도 나온 내용이잖아요." 같은 문장을 들 수 있겠다.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상대방의 의욕을 꺾는’ 방법도 상대방 입을 막는 대표적인 기술이다. 효과가 가장 뛰어난 기술로는 소위 ‘판 튀기’ 전법이 있다. 상대방이 무슨 마을 하든 상관없이 계속 굽히지 않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다.

: 저자는 이 트레이닝을 달달 외우고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였다고, 그랬더니 팀의 권력 관계가 뒤집히고, 여자들이 승리를 얻었다고. 그러나 '이게 무슨 짓이었을까?' 라고 저자는 회상한다. 그들은 그들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들과 똑같은 무기를 사용했고, 결국 그들의 정체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여성들이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가부장의 전쟁놀이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자 같은 여자’라는 개념은 바로 남자와 똑같이 싸우는 그런 류의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남자처럼 잘 싸울 수 있기 위해 그녀가 치러야 하는 심리적 희생은 너무나 엄청나다.
-177~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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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2-0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대방을 무, 무장해제시키고 이, 입을 막아버려요? 왜 자꾸 샤론 스톤의 은밀한 몸짓이 생각 나는지..에헴!!(머리 좔래좔래 털어버리구..) 저두 178쪽의 내용엔 좀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우리가 싸우는 것은 남성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평등한 관계와 의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 식의 논쟁은 서로에 대한 증오만을 부추겨 세울 거 같아요. 마치 남성도 얘 낳아봐라, 여성도 군대가야 한다, 와 같은 소모적이고 지겨운 논쟁들처럼요.

icaru 2005-12-07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샤론스톤의 원초적 본능에서의 몸짓을... 또다른 무장해제라고 할 수 있곘슴다!!
참...딜레마예요... 저렇게(킬러의 말투) 싸우는 방식은 그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런 방식 외엔 달리 통하지 않을 듯한 집단이 많으니...쩝쩝...

2005-12-14 1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14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15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15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12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마야 스토르히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재밌는 책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 자신이 강한(외강내유?) 여성이라고 생각하거나, 거기에서 오는 관계 특히 남자와의 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 - 관계 치유의 실마리를 얻어낼 수 있는 유용한 책이기도 하다.

강한 여성의 내면 심리를 탐색하는 데 융의 심리학을 끌어다 사용하고 있다. 특히 “그림자” 개념.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소방관 속에 방화범이 숨어 있다.” 라고. 그림자와 무의식 속에는 한 인간이 성장한 환경에서는 억압되었던 인격의 일부가 들어 있다고. 의식적인 견해가 극단적일수록 상반되는 입장을 대변하는 그림자 역시 극단적이라는 것이다. (나의 “수면 습관”도 이것에 해당이 될라나 모르겠다. 일테면 월요일에 중요한 시험이 있고, 토요일밤부터 일요일에는 새벽부터 일어나 시험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건히 한다치자. 그렇게 자신에게 압박을 주듯 마음을 다잡을수록, 막상 일요일에는 의식적으로 퍼질러 늦잠을 자게 되는 이치 같은 것!)

당연, 인간은 그림자와 부딪치기를 두려워 할 것이다. 그림자는 악하고 불쾌한 것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그러나 그림자는 원래부터 나쁜 것이 아닐지도. 다만 그 환경에서 나쁘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것이다.

이제 강한 여성의 그림자는 어떤 것인지 찾아 본다. 자신의 그림자를 진단하는 규칙은 매우 간단했다. 그것은 이러하다. “당신을 정말 화나게 만드는 사람을 보여달라. 그럼 당신의 그림자를 보여 주겠다. 타인의 눈 속에 있는 티가 내 눈의 들보가 될 경우 그것이 바로 나의 그림자의 투영이다.

“뭐라고요? 테니스 클럽에서 만난 그 한심한 여편네가 나의 일부라고?”

우리는 어떤 유형의 여성을 참을 수 없어하는가?
흔히들, “내숭”, “히스테리”, “잔머리 굴리는 여자”, “자기밖에 모르는 여자”라고 부르는 등 이들을 비하하는 표현은 많다.
이런 여성들은 대부분 귀엽고 몸매가 잘 빠졌다. 또 연약하고 신경이 예민하다.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돈 많은 남자를 만나 일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여성이 우리의 일부라고?
유감스럽게도 그렇단다. 한 사람이 유능할수록 그 내면에 숨어 있는 투시는 허약하다. 이 지점에서 우리의 얼굴에 서리는 혐오의 표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한숨을 돌려야 한다. 남자와의 관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이 내면의 투시와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투시를 해방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형제의 동화 “손이 없는 소녀”의 꼼꼼한 분석을 통해 강한 여자의 내면을 해부하고,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를 이해시키기 위한 제반 지식을 섭렵하게 하는 내용이 이 책의 알맹이라고 할 수 있다.
 
강한 여성의 경우 자기의 내면에 자기 파괴의 씨앗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고. 그리고 내면의 적을 파트너로 키워야 한다는 게 요지이다.
다음에서는 남자와의 관계에 적용을 해본다. 

p.193~194 사랑에 빠질 때도 마찬가지여서 사랑이라는 감정 역시 투영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림자를 투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니무스를 투영한다. 따라서 아니무스의 투영은 사랑에 빠지는 현상을 동반한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도 이런 투영 과정의 결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랑을 느끼는 대상은 한 남성이 아니라, 우리 인격의 일부이다. 백마를 탄 왕자님을 만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만난 것일 뿐이다. 솔직히 이런 말은 너무나 비낭만적이다. 하지만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심층심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해서 사랑이 지닌 매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무의식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정신분석가들도 거듭하여 사랑에 빠지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자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쩔쩔맨다. 왜 자신이 바로 이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남들보다 조금 더 잘 알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사랑에 빠져드는 자신을 어쩔 수는 없다. 모든 것을 안다 해서 잘 산다는 보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책은 여성의 마음속에 숨어 잊을 만하면 난데없이 의문부호를 던져대는 그놈의 골치아픈 존재를 ‘심층 심리에 자리한 무의식’이라 명명하고, ‘사랑 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무의식의 정체와 원인을 밝혀 보는 것이 골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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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5-12-0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심리학적인 내용이군요? 융. 쉐도우. 아니무스. 아니마. 무의식......... 오호!
제가 아주 관심이 많은 분야네요? ^-^ 이 책 읽어보겠습니다!! ㅋㅋ
그나저나 이카루님 저 이벤트 힌트도 올렸는데. 이벤트 왜 참여 안해주세용!! 잉~~

icaru 2005-12-0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장미 님... 속독법을 익히셨댜?
님께 추천해요!! 이벤트...오~ 힌트보고 도전할지 말지 결정해야 겠음...하향지원^^

책속에 책 2005-12-06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상당히 흥미롭네요..제목도 굉장히 끌리고..^^

icaru 2005-12-06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드리머 님... 옮긴이의 말에 그런 게 있네요~
" 강한 여자라고, 적어도 강해지려고 노력하는 여자라고 자부하는 오늘의 여성이라면 이 책을 읽고 아마 절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아'하는 탄식으로 하늘 쳐다보게 될 것"이라고. 이 책은 융의 심리학에 대단히 많이 의존하고 있어요... 그게 장점이기도 하고 아쉬운 점이기도 하죠~

blowup 2005-12-06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너무 쌈박하여 부러 관심 밖에 놓은 책인데, 이리 또 끌고 와서 저렇게 멋진 리뷰로 괴롭히시는군요.

icaru 2005-12-0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은 참 이상하죠...!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말이죠. 제목이 주는 이상한 포스 때문에 ...그후로 한참을 목록에서 뒤로 빼곤 했던 책이었거든요... 그러다가...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라는 책이 이 책인 줄로 착각하고 읽었다죠? 낭만적... 사랑...뭐 이런 단어 때문에... 그나저나... 제가 나무 님 좀 좀 제대로 괴롭혔어얄텐데 클클..

진주 2005-12-06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여성들은 대부분 귀엽고 몸매가 잘 빠졌다. 또 연약하고 신경이 예민하다.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돈 많은 남자를 만나 일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여성이 우리의 일부라고? "

컥? 내 이야기?

icaru 2005-12-0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진주 님이 저의 그림자(투시)였단 말인가요!!! ㅋ

잉크냄새 2005-12-0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자 개념!!! 음~ 귀가 솔깃해지는데요.^^

icaru 2005-12-06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오? 그러니깐 음... 잉크냄새 님 젤로 싫타! 하는 남자 스타일이 어떤 건가요? 그걸 알면... 그림자를 알 수 있겠음다~
혹시... 술자리에서 술 한방울도 입에 안 대는 사람...?

플레져 2005-12-06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넘 멋져요! 라고 쓰려했더니...책 제목이랑 같네 ^^:;
사랑전선과 무의식...강한 여자에게 자주 보이는 증상이죠..

히피드림~ 2005-12-06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재밌는 책 같아요.^^ 백마탄 왕자님을 만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만난 것 뿐이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네요.

비로그인 2005-12-06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성정치학'(아, 잠깐 책제목이 헷갈리네요)을 읽어보면 그런 말이 나와요. 정확하지 않은데..연애할 때, 보통의 여성들은 상대방 남성이 너무 멋져서 자신이 그의 매력에 빠진 줄 안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상대방 남성을 느끼고 포용할만큼 자신의 풍부한 감성이 무르익었기 때문에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구요. 그러니까, 마야 스트로히가 말한 것처럼 내 자신을 만난다는 말과도 어느 정도 맥락이 닿을 수도 있겠어요..

icaru 2005-12-07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ㅎㅎ.. 그래서..제가 리뷰 제목도 책 제목과 똑같이 올렸지 않슴꺼!!
펑크 님... 이미 왕자 님 만나셨죠? 왕자 님 2세도 잉태하시었고!!
혹시 페미니즘의 도전을 말씀하시는 거죠? 음~ 정말 같은 맥락이넹!

2005-12-07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12-0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ㅇㅎㅎ 정말 세심하신 님... 농담반 진담반이었어요~ 만약에 새해가 되도록 생기지 않으면...꼭 말씀드릴께요!!

2005-12-07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5-12-15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저도 이 책 읽었는데.... 저도 겉으로 보기엔 "강한 여자"인디...ㅎㅎ
이 책을 한번 더 읽어봐야 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