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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옆 작업실 - 홍대 앞 예술벼룩시장의 즐거운 작가들
조윤석.김중혁 지음, 박우진 사진 / 월간미술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나 의무감에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닌, 좋아서 일하는 사람들이라지만, 어쩜 누구보다도 마음 속에 사명감이 도사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의미 없는 것일지라도 그 위로 시간의 더께가 앉으면 새로운 화학 작용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계속 발전시켜서 캐릭터와 관객이 함께 나이를 먹어가면 좋겠다고 한다. 우유곽 소녀 이야기 중에서
이들은 한 가지 목표에 정진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례로 보여 주는 사람들이다.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어떤 것을 이룰 수 있다. 나를 포함해 나머지 사람들은 좀더 다양한 재미를 즐기기는 하겠지만, 시간을 그저 흘려보낸다. 하지만 이들은 사명을 수행한다. 만들 때는 작가고, 팔 때는 장사꾼이지만, 그러나 언제나 변치 않는 것은 이런 것이다. 돈이 되질 않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있을지언정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라는 사명감이다.
한 가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홀로 가는 길에 배곯고, 하얀 뼈가루만 폴폴 날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양한 곳으로 쉽게 눈을 돌려버리고 머릿속의 수지타산을 헤아리기 바쁜 우리 같은 사람들보다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게 분명하다.
북아티스트의 대부분이 해외 유학파인 현실에서도 홀로 고군분투하는 박소하다(박소영), 어두운 당신의 마음에 날개를 달아주겠다는 소망을 가진 라라, 빛과 색을 모자이크하는, 세피로트, 머릿속이 뒤죽박죽한 우유곽 소녀.
수공예와 예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곧 인간의 가치를 인정하는 일이다. 라고 조윤석은 서문에서 썼다. 우리도 그들의 손을 믿는다.
물건을 팔아야 하는 곳이 희망시장이지만 목적이 판매가 된다면 이미 희망시장의 장점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이들 중 누군가는 말했다. 그럼에도 희망시장이 활로가 되어 구매자(향유자)들과의 소통의 창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