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TV를 켜서 채널을 몇번을 이리 저리 돌려도 별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없을 때가 많은데 오늘 같은 날도 있다. 오전 11시쯤, 무려 세개의 프로그램을 두고 무엇을 볼까 망설이고 있었다. 

1.EBS에서 생방송 부모 인가 (제목 확실히 모름) 하는 프로그램. 요일에 따라 여러 카운슬러가 출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똑부러진 상담을 잘 해주는 오 은영 정신과 의사가 나와있다. 이거 봐야겠다 하면서 다른 채널을 잠깐 돌려보니.

2. KBS 2 TV에서 이 대낮에 즐거운 책읽기 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새로 편성된 프로그램인가본데 얼마전에 읽은 정 유정의 <7년의 밤>을 가지고 토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귀가 쫑긋하다. 나의 느낌과 비슷한 의견도 나오고 미처 생각 못했던 의견도 나온다. 청소기 끄고 잠시 얼음짱이 되어 시청. 

3. KBS 2TV에서는 TV 특강 을 하고 있다. 어느 주제에 대해 그 분야의 전문가라 할 사람이 나와서 일주일 내내 한 분야,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강의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적어도  수박 겉핥기 식은 아닌, 들을만한 교양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그런데 오늘 보니 낯익은 얼굴이 강사로 나와있다. '과학은 논쟁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그는 장 대익 교수. 이제 40대 초반 되었을까? 우리 나라에서는 과히 특이하다고 할만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지금은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로 있지만 그 이전 동덕여대 교수로 있을 시절 펴낸 책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를 읽으면서 이 사람 주목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했던 사람이다. 이번 주 TV특강에서 그가 진화에 대해 강의를 한다. 
진화라고 하면 생물학 중에서도 실험 생물학이 아닌 이론 생물학. 그리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는 분야가 아니다. 이유는 첫째, 별로 돈이 안되고, 인기도 없고, 눈에 띨만한 결과물이 나오는 분야도 아니기 때문이다.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관도 작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진화를 전혀 지루하지 않게 대중에게 설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그 분야에 대해 제대로 잘 알고 있다이다. 과학과 철학, 역사를 넘나들며 그것을 자기 이야기 속에 간신히 인용하는 정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결국 내가 선택한 채널은 3번. 지난 회분과 내일 방영 분은 다시 보기로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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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6-02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을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사람 만나면 참 신기하고 솔깃해요

hnine 2011-06-02 22:14   좋아요 0 | URL
꼭 과학 아니더라도 자기가 파고드는 분야를 전문적인 용어가 아니라 일반적인 말로 설명하여 이해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멋지지요.

2011-06-02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6-02 22:18   좋아요 0 | URL
저는 아무 것도 한 것 없는데 참...^^

상미 2011-06-0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난 같은 시간 동시에 하는 드라마 세 개 놓고
뭘 봐야 하는지 고민을 해본 적은 많은데...ㅎㅎ

hnine 2011-06-02 22:16   좋아요 0 | URL
나도 그럴 때도 있지~ 그런데 드라마는 처음부터 안보면 따라갈 수가 없더라구.

2011-06-02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2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2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03 0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서울갔다가
한시라도 빨리 집에 돌아가려는 마음으로
문이 막 닫히려는 지하철에 뛰어올랐는데 


그 순간 구두 한짝이 발에서 벗겨지면서
선로로 떨어짐과 동시에 지하철 문은 닫히고 

...... 

그렇게 이대입구역에서 고속버스터미널 역까지
(교대역에서 무려 환승까지)
오른발엔 신발 없이 그대로 걸어서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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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5-2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 정말이에요? 세상에 얼마나 당황스럽고 부끄럽고 난처하셨을까요
세상에 그래서 신발은 나중에 그냥 사 신으셨겠어요
좋은 신발 아니셨어요?
아이고

hnine 2011-05-29 20:00   좋아요 0 | URL
ㅋㅋ 창피했지요. 그런데 의외로 별로 쳐다보는 사람들이 없더라고요. 다들 갈길이 바쁘다 보니 앞에 오는 아줌마가 신발을 신었는지 맨발인지 그것에 눈길 줄 틈이 없었던거지요. 이제 별 경험을 다 하나 싶었습니다. 다행히 별로 좋은 신발은 아니었어요 ^^

마노아 2011-05-29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보셨어요. 굽이 높았다면 절뚝이셨을 텐데 높지는 않았나봐요. 이럴 때는 간디 선생님을 탓하고 싶어지네요.^^;;;

hnine 2011-05-30 05:11   좋아요 0 | URL
굽이 6,7cm정도 되는 구두였기 때문에 절뚝였지요. ㅋㅋ

프레이야 2011-05-29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정말 황당하셨겠어요. 근데 상상하니까 좀 우스워서 호호호 ~~ 죄송^^
오늘 '나가수'에 나온 김동욱의 맨발이 문득 생각나요.
맨발로 서서 부른 게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더군요.
얼굴과는 달리 언뜻언뜻 비치는 발이 곱고 희더군요.
노래 좋았어요. ㅎㅎ

hnine 2011-05-30 05:15   좋아요 0 | URL
우습지요? 걸으면서 저도 웃기더라니까요.
저는 '나가수'를 보진 못했지만 맨발로 노래하는 가수들이 꽤 있는 것 같더라고요. 예전에 이은미도 그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어제 밤에 아이 데리고 밤에 잠깐 산책을 했는데 산책로를 맨발로 걸어보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더니 "엄마, 완전 다른 느낌이어요!" 그러면서 재미있어했어요. 밤이라서 혹시 유리 같은데 찔릴까봐 하지 말라고 할까 했었는데~ ^^

잘잘라 2011-05-30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깐요. hnine님. 저도 그게 궁금해요.
한 짝만 신고 짝짝이로 계속.. 짝짝이 걸음으로요?
대단하심..

hnine 2011-05-30 05:17   좋아요 0 | URL
예, 짝짝이 걸음이요 ㅋㅋ
지하철에 타고 있을 땐 외발로요 ㅋㅋ
정말 웃기는 시츄에이션이었어요.

sslmo 2011-05-30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 하나인 거위(?) 동화가 생각나서...슬며시 웃었어요.
그냥은 하기 힘든 경험이지만,
돌이켜보면 값진 경험이기도 할 거예요~^^

hnine 2011-05-30 05:18   좋아요 0 | URL
교대역의 2호선에서 3호선 갈아타는 곳까지가 그렇게 멀게 느껴진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 많은 곳 걸을 때가 그래도 낫더군요. 몇 사람 안 지나는 곳 그러고 걸었으면 오히려 걸음을 제대로 못걸었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

조선인 2011-05-30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 저요 저도 그런 적 있어요. 그냥 남은 한짝도 버리고 지하철매점에서 종이랑 비닐이랑 끈을 얻어서 종이깔고 비닐신고 끈으로 고정. 의외로 걸을 만 해서 이대로 집에 갈까 그랬는데, 친구가 창피하다고 얼른 신발을 사오더라구요. ㅋㄷㅋㄷ

hnine 2011-05-31 05:13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도! ^^ 반갑습니다. 전 앞으로도 또 그러지 않으리라고 장담 못 할 것 같아요. 느긋하지 못하고 늘 종종거리니까요.
그런데 대단하시네요. 비닐과 끈으로... ^^ 저도 고속터미널 역에 와서 싸게 파는 신발 하나 사서 신고 고속버스에 올랐답니다.

조선인 2011-05-31 15:22   좋아요 0 | URL
그게 말이죠. 의외로 '우리'같은 사람이 많은 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매점 주인이 너무나 능숙하게 셋트를 마련해주셨어요. ㅋㅋㅋ

hnine 2011-05-31 21:40   좋아요 0 | URL
ㅋㅋ 우리 같은 사람 ^^
정말 매점 주인은 그런 장면을 종종 보겠군요.

울보 2011-05-3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정말 황당한일을 당하셨네요,
지금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라면,,아마 전 ,,
가끔 전 남의 눈을 참 많이 의 식하고 사는구나라는 생각을 오늘 또 한번합니다,

hnine 2011-05-31 05:15   좋아요 0 | URL
저도 황당했고 지하철에서 그 장면을 본 사람들도 어머 어머 를 연발하고, 창피했지요 아휴~ 내려서 다시 반대 방향으로 가서 그 역의 역무원에게 신발을 주워 달라고 하라는데, 차 시간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었어요. 신발도 오래 신어 거의 버릴 때가 다 된 신발이기도 했고요.

다락방 2011-05-3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hnine님!!

저 일전에 샌들신고 사무실에서 지하철역 가는데 비가 왔거든요. 그런데 샌들 양쪽의 끈이 모두 떨어진거에요. 하나라도 붙어있으면 어떻게든 끌고 가보겠지만 하나도 붙어있질 않은거죠. 새로 신고온 신발인데 엄마가 두켤레 만원짜리를 사오셨거든요. 저는 덕분에 두발 다 맨발로 강남대로를 걸었어요. 다시 사무실까지 걸어갔죠. 그리고 사무실에서 신는 슬리퍼를 신었어요. 만약 집에 가는 지하철 안이었다거나 하면 저는 어떻게 해야했을까요? 아찔해요.

나인님의 이 페이퍼를 읽으니, 핸드백에 여분의 신발을 넣어가지고 다녀야 할까..하는 생각이 잠시 들어요.

고생하셨어요.

hnine 2011-05-31 05:18   좋아요 0 | URL
와~ 양쪽 맨발로 강남대로를! 다락방님과 조선인님, 모두 저의 동지이십니다. 저는 그래도 실내로만 다녔는데 비오는 날 강남대로를 걸으셨다니. 사무실까지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어야 했을텐데. 저도 고속버스터미널 역에 와서 싼 신발 하나 사서 신었는데 거기에 신발 파는데가 있었기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대전까지 그렇게 맨발로 왔을까 싶더라고요 ㅋㅋ

... 2011-05-30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hnine님. 이러이러한 꿈을 꿨다, 눈을 떴더니 아침이었다, 라고 해도 꿈 속에서 힘드셨겠네요, 할 만한 상황이예요 ㅜㅜ

hnine 2011-05-31 05:19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그래도 아줌마 정도 되니까 얼굴에 철판깔고 쩔뚝이며 맨발로 걸으며 뛰며 다녔지, 예쁘게 차려 입고 예쁘게 화장도 한 아가씨였다면 제가 그럴 수 있었을까 모르겠어요.

마녀고양이 2011-05-30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세상에. 너무 당혹스러워요.
읽는 순간 깜짝 놀랐어요. 그래도 문에 끼이지 않아서 다행이예요.
아이고.....

hnine 2011-05-31 05:21   좋아요 0 | URL
당혹, 황당, 창피...어휴~
오래 신었더니 신발이 좀 헐거워지더라고요. 그렇기도 했고 닫히려는 문에 급히 뛰어오르기도 했고요.

카스피 2011-05-30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고생하셨네요.근데 잃어버린 신발은 지하철 공사에 연락하면 찾을수 있지 않을까요?

hnine 2011-05-31 05:22   좋아요 0 | URL
별로 미련이 남지 않을 정도로 오래 신은 신발이었어요. 일부러 서울 가서 찾아오지 않아도 될 정도로요. 그날도 시간 여유가 좀 있었더라면 역무원에게 얘기하면 선로에 내려가서 주워다 준다고 하더라고요.

달사르 2011-05-31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색다른 경험을 하셨네요
부끄러운 것도 있었겠지만, 왠지 모를 자유로움 같은 것도 쬐금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

hnine 2011-05-31 21:39   좋아요 0 | URL
나중에 생각하니 색다른 경험이다 싶었는데 그 상황에서는 창피해서 일단 그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더라고요. 지하철 역사가 아니라 맨발로 흙위를 걸었다면 오히려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순오기 2011-06-03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렇게 남의 경험 듣는 것은 재밌지만, 나인님은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그래도 꿋꿋하게~~~~ 잘하셨어요.^^
나는 재작년 여고동창회에 가면서 좀 커보일까 하고 오랜만에 굽 높은 걸 신었는데, 너무 오랜만에 신었더니 터미널 가서 보니 막 터져서 못 신게 됐지 뭡니까.ㅜㅜ 다행히 인천 답사하려고 낮은 신을 가방에 챙겨왔대서 그걸 신고 갔어요. 결국 키 좀 커 보이게 하려던 욕심이 완전 바닥 신발을 신었으니 남클때 뭐했냐는 소리를 들었어요.ㅋㅋ
다 지나고 보면 아름답지는 않아도 웃음 나오는 즐거운 추억이죠.^^

hnine 2011-06-03 19:01   좋아요 0 | URL
ㅋㅋ 순오기님. 키 작아서 사는데 불편한 것 없더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저도 어디 나갈 때는 굽 낮은 구두 잘 안 신게 되더군요.
지하철 역을 쩔뚝이며 걸어다닌 때도 창피했지만 지하철 안에 타고 있을 때에도 참 민망하더군요. 맨발 처리를 어떻게 하고 있어야 할지 몰라서요.
한번으로 충분한 경험이었습니다 ^^

순오기 2011-06-03 19:43   좋아요 0 | URL
그러죠~ 한번이면 충분히 족한 경험이죠.ㅋㅋ

비로그인 2011-06-0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이런.. 그 사람 많은 곳을 다녀 오셨군요.
웃으면 안되지만 자꾸 웃음이 나오네요.

그래도, 정말 그래도 좀 나은 것은 집에 돌아가는 길이셨다는 것일텐데요. 올라가는 길이었다면 더 당황스러우셨을 것 같습니다. 꽤 지났지만 무사히 도착하셨다니 다행입니다.
승강장과 열차 출입구 사이가 넓으니 조심하라는 얘기를 그냥 넘기지 말아야겠습니다. ㅋ

hnine 2011-06-05 17:30   좋아요 0 | URL
웃으셔도 됩니다. 웃을 수 없었던 사람은 저 하나로 족하지요 ㅠㅠ
구두만 떨어지고 발이 끼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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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85편의 리뷰가 올라와있다. 귀에 익고 눈에 익은 작가. 그래서 그녀의 작품들 제목은 다 알고 있음에도 그 중 제대로 읽은 것은 한권도 없다는 것이 스스로도 신기했다. 아마도 일단 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개인적인 호, 불호가 분명해질 것 같은 예감때문에 섣불리 손을 대지 않고 있었나 싶다. 2년 만에 들고 나온 그녀의 이번 장편 소설은 출간과 함께 눈소문, 입소문을 많이 타고 있어서 또 눈여겨 보고만 있던 참에 마침 몇 사람들과 이 책을 함께 읽어보기로 의기투합이 되어 더 이상 이 작가의 작품 읽기를 미룰 수 없게 되었다.
500쪽이 넘는 분량. 원고지로 2,000 매가 좀 넘는다고 한다. 이 정도 분량의 책이라면 재미있지 않으면 끝까지 가기가 참 고역일텐데, 지루한 이야기를 끌고 나갈 사람은 아니라고, 나 혼자 맘대로 추측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그랬다. 책의 띠지에 있는 선전 문구 중 '역동적 서사'라는 말 그대로였다.
등장 인물들이 꽤 많기 때문에 그 중 주요 인물들이라도 정리해보아야 할 것 같다.

주인공 최 서원. 열 아홉 살. 7년 전인 열 두 살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는 사형수로 복역 중이다. 친척 집을 전전하다가 한때 룸메이트이자 서원을 보살펴주던 소설가 아저씨와 함께 바닷가 마을에서 함께 기거한다. 어릴 때부터 나름 야무지면서 외롭고 불쌍해보이는 것들을 그냥 보아넘기지 못하는 심성을 가지고 있다.
서원의 아버지 최 현수. 전직 야구 선수. 하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성공한 야구 선수로 풀리지 못하고 세령댐의 경비팀장으로 온다. 불운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아들 서원에게 각별한 보호의식과 사랑을 가지고 있다.
서원의 엄마 강 은주. 홀어머니와 배다른 형제들 사이에서 자라면서 생활력과 적응력이 무기가 되다시피 했다. 남편이 기대만큼 성공의 탄탄대로를 걷지 못하는 것에 실망하여 더욱 생활의 끈을 조이며 악착같이 산다.
안 승환. 서원 가족이 사는 사택에서 서원과 한 방을 쓰며 기거하게 된 경비원. 소설가로 등단한지 오래이나 변변한 책 한권 내보지 못하고 이런 저런 직업의 언저리를 돌고 있다. 나중에 서원이를 끝까지 옆에서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오 영제: 치과 의사이자 세령시 수목원 원장으로서 서원의 바로 옆집에 한다. 빈틈없어 보이고 말끔한 외모 속에 편집증적이고 포악한 내면을 감추고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무서운 심성의 소유자.
문 하영: 오 영제의 부인. 남편에게 사육당하다시피 하는 생활에서 자신과 딸을 지키기 위해 집을 나오고 남편의 집요한 추적으로부터 사라진다.
오 세령: 서원과 동갑내기 여자 아이이자 오 영제의 딸. 아빠의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당해오다가 변을 당한다.

 작가도 이렇게 인물들을 정리해놓고 집필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계획된 인물들이 나를 비롯한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
소설의 마지막까지 쉼없이 진행되는 사건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이 작품을 위해 잠수 경비라는 일, 댐의 구조와 방식 등에 대해 책을 읽으며 공부를 많이 하였고 실제 그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을 만나 충분한 인터뷰 과정을 거쳤다는 작가의 말 아니더라도 단숨에 써내려갈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음은 치밀한 구성에서도 나타난다. 시간적으로 그리고 공간적으로, 앞뒤 빈틈없이 맞물려 가며 전개되는 이야기를 위해 작가의 노트는 얼마나 복잡하였으며 퇴고의 과정은 또 어떠했을까. 그런 노고의 댓가가 분명히 헛되지 않은 작품임에는 틀림없다고 하겠다.  
객관에 중점을 둔 소감이 그러하다면 주관적인 소감은, 숨가쁘게 재미있는 이야기만큼 마음에 여운도 크게 남을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즉, 재미는 있으되 그 재미를 넘어선 감동은 크지 않다. 진지한 삶의 성찰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 내용이 무겁고 어렵지만 읽고 나면 모르고 있던 삶의 어느 속내를 배우고 깨우치는 느낌을 주는, 마음 속에 오래 머물러 있을 소설들이 있다면 정 유정의 이 작품은 그런 류에 속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강렬한 복수심이 작품 전반에 깔려있기는 하지만 과연 그만큼 강렬한 메시지도 담겨있는가? 흥미진진한 복수극을 넘어서,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이걸 말하고 싶었구나 생각되는 것은 무엇인지, 그것은 더 생각해봐야할 문제이지 않을까.
서원의 아버지인 최 현수라는 인물이 초반엔 말이 없고 체구만큼이나 둔하고 무딘 사람으로 그려지다가 소설의 후반부에 오면 그 치밀하고 주도 면밀하기가 극단적으로 다른 인물인 오 영제에 뒤지지 않는 인물로 변신했다는 것도 눈에 좀 거슬렸다.
다음 작이 무엇이 되든, 그것 역시 조용히 묻힐 작품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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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5-29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이 책에 대한 많은 찬사에도 불구하고
앞선 작품에서 전 별로 좋다는 느낌이 없어, 이 작품 역시 관심이 안 갑니다.
요즘 소설이 시나리오 기법을 차용하고 있어 그럴 겁니다.
그래도 재미와 감동은 같은 것이 아닌데 이걸 종종 혼동하기도 해요.

hnine 2011-05-29 20:03   좋아요 0 | URL
매우 치밀한 구성력은 정말 탁월했습니다. 앞에서 언급된 행위 하나 예사로 넘어가지 않고 뒤에서 반드시 마무리가 되어지는 점이라든지 우물, 신발 등이 이야기 속에서 이중적인 상징 장치로 사용하고 있는 점 등. 제가 시나리오에 대해 아는 것은 없지만 그럼에도 이건 영화 시나리오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 범신 작가의 평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좀 욕심이 많은 독자인가봐요. 재미만 있어가지고는 만족 못하겠다! 이거죠 ^^

비로그인 2011-06-05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곤, 언젠가 만나게 될 책 같습니다.
그냥 이곳 저곳에서 눈에 밟히네요 ~

hnine 2011-06-05 17:31   좋아요 0 | URL
책이 꽤 두껍습니다. 사유, 심리 묘사, 이런 쪽 보다는 '사건' 전개가 돋보이는 책 되겠습니다~ ^^

상미 2011-06-06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가 올린 글 보고, 병규 문제집 사면서 같이 주문했단다~~
모레 온다는데, 읽던 책 마저 읽고 읽어야지...
근데 좀 두껍네..읽다 자는건 아닐까 ??ㅎㅎ

hnine 2011-06-06 16:16   좋아요 0 | URL
읽다 자는 일은 없을걸! ^^

Seong 2011-06-24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너무 너무 많은 아쉬움이 묻어나는 소설! 저 역시 너무 안타깝습니다...
 

 

  

 

누구나 바쁘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도 바쁘지 않다.  

 

 

 

 

--> 눈 감고 들으면 더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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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5-2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hnine 2011-05-27 17:55   좋아요 0 | URL
그 '누구'중에 저도 속합니다 ㅋㅋ
해야할 일을 머리 속에 잔뜩 담아놓으면 일단 바쁘다고 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손은 놀고 있으면서 마음만 바쁜 것이지요.

하늘바람 2011-05-2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음이 바쁘시군요. 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마음 바쁜게 가장 바쁜 거라고 생각합니다

hnine 2011-05-28 07:24   좋아요 0 | URL
전 손이 바쁜게 좋아요. 마음 바쁠땐 실속은 없고 스트레스만 받는 것 같아서요.

비로그인 2011-05-28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침에 손톱, 발톱 깎으면서 한참을 자리에 앉아 있게 되었습니다.

hnine님 음악도 하나 좀 남겨놓고 갑니다~



hnine 2011-05-28 22:03   좋아요 0 | URL
저는 왜 브람스 곡이라면 무겁고 심각할 것이라고 미리 짐작을 하게 될까요.
비록 밤에 들어보게 되었지만 이슬을 가볍게 탁 튕기면서 시작하는 아침에 듣기에도 좋을 것 같은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안네 소피 무터는 지금도 저런 외모를 간직하고 있을까요? ^^

비로그인 2011-05-29 02:51   좋아요 0 | URL
^^.. 얼마전 내한했을 때 직접 가진 않았지만 어떤 분 블로그 보고 사진으로마나 봤는데 지금 사진과 같은 외모인 것 같았습니다.

물론 가까이서 보면 주름이 자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안네 소피 무터, 그녀가 아이들과 자신의 일에 대해 쓴 글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 글 읽으면서 참 털털한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오늘 하루가 브람스 소나타로 시작해서 브람스 소나타로 끝을 맺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

hnine 2011-05-29 05:25   좋아요 0 | URL
이 아침에 바람결님 댓글 읽으며 다시 한번 듣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이 될까요? ^^

sslmo 2011-05-30 02:16   좋아요 0 | URL
우와, 안나소피무터네요.
안나 소피무터도 나이 차이가 한참 나는 남편이랑 살죠.
음악은 점점 무르익는데, 얼굴은 무르익는다고 해 줄 수가 없으니, 원~

마녀고양이 2011-05-28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아, 이 책 읽고 시퍼요 저 책 읽고 시퍼요
온갖 서재에 댓글 다 달고, 정작 제 곁에 있는 책조차 못 읽고 있는
제가 한심해지는 오후입니다. 머, 책 잔뜩 읽는 날도 오겠죠. ^^

hnine 2011-05-28 22:18   좋아요 0 | URL
어느 책에서 읽은 적 있어요. 정작 어떤 일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은 바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요.
요즘은 사람을 만나서 인사 대신 '바쁘시죠?' 라고도 많이 하더군요. 왜 바쁜지, 알면서 살고 있으면 생산적이고 자신의 삶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겠지만, 내키지 않은 일로 바쁘거나, 입으로만 바쁘면서 보내는 시간은 아까운 시간이겠지요.
마녀고양이님의 바쁨엔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고 방향이 있잖아요 ^^

프레이야 2011-05-28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누구에 저도 포함이에요.
바쁘다고 말하길 좋아하는 사람, 사실 잘 생각해보면 바쁘지 않지요.
그저 마음이 허둥대고 있을 뿐, 중심을 잃고 있을 뿐, 다른 어떤 것을 하기 싫어
핑계대고 있을 뿐. 아니, 진짜 눈코 뜰새없이 바쁜 사람들도 있긴 하겠네요.ㅎㅎ
나인님, 조용한 토욜저녁이에요. 평안히 보내세요.^^

hnine 2011-05-28 22:22   좋아요 0 | URL
마음이 허둥댄다는 말씀, 바로 그거네요 ^^
진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사람은 바쁘다 소리도 안할 것 같아요.
예, 오늘도 저는 아침부터 허둥대며 별 해프닝을 다 겪은 후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히 앉아 있는 토요일 밤입니다.
그나저나 프레이야님, 감기가 오래 가서 어떻게 해요.
 

 책꽂이에서<수학의 신 엄마가 만든다> 라는 책을 볼 일이 있어서 꺼냈더니
그 속에서 시집이 한권 나온다.
책을 책꽂이에 꽂을 때
아무렇게나 쑤셔 넣었는지
작은 시집 한권이 이 책 속에 한동안 갖혀 있던 것. 
내 이름과 함께 '1991년 2월 20일 서울문고' 라고 적혀 있는,
종이도 변색된 오래된 시집이다.


덕분에 오랜 만에 그 시집을 다시 읽어보았다.
목요일 오전은 일주일 중 내게 제일 여유로운 시간.


비도 오고
목요일이니까. 
나는 목요일의 아이니까.

  

 

 다음은 그 시집 속 여기 저기서 골라낸 구절들이다. 딱, 한줄을 제외하고.(!)

살아갈수록 외로와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더욱 외로와

 

흘러간 일에는 마음을 묶지 말고
불행을 사랑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했다.
날마다 내 작은 불행으로
남을 괴롭히지는 않아야 했다.

   

슬픔이 눈물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더니 
사랑에서 도망치며 살고 있었네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표지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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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5-2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어느 시인의 어떤 시집인지 아시는 분 계실까?
어느 문장이 원본에 없는 문장인지도?

sangmee 2011-05-2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울 문고는 정말 기억이 안나네,문명히 가봤을건데, 어디쯤 있던거지?
덕수궁 앞에 있었던건가?
시는 검색해보니 나오네.... 원문에 없는 줄이 어느걸까는 아직 모르겠음...

hnine 2011-05-26 12:41   좋아요 0 | URL
2호선 삼성역, COEX 지하에 있었지. 내가 한동안 그쪽으로 출퇴근했었잖아? ^^ 1991년 1월에 첫출근이었는데, 나 거기 있는 동안 너 경은아빠 만나 연애하느라고 바빠서 한번도 그 근처에선 못만났을거야. 아니면 네가 몇번을 와도 왔을텐데 ^^
시는 검색하면 금방 나오는군, 음...

잘잘라 2011-05-2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갈수록 외로와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더욱 외로와..

으앙~ 몰라요 hnine님.
비도 오는디.. 아침부터 울컥하면 안되는디..


hnine 2011-05-26 12:42   좋아요 0 | URL
울컥 좀 하면 어때요~ ^^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이잖아요.
결혼한다고 덜 외로와지지 않는 것 같아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한 사람 늘어나면 외로울 이유도 한가지 더 늘어나거든요.

잘잘라 2011-05-26 19:53   좋아요 0 | URL
하아....... 외로울 이유도 한가지 더 늘어난다는 말씀, 때메 또 울컥,하고 갑니다요.

hnine 2011-05-26 20:37   좋아요 0 | URL
오늘은 그냥 울컥하는 날로 해요 우리~
내일은 그 댓가로 활짝 웃는 날 하고요 ^^

2011-05-26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5-26 12:44   좋아요 0 | URL
그 시도 포함되고요. 각 구절이 다 다른 시에서 뽑아온 것이거든요.
오랜만에 읽으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20년 전의, 소위 잘 나가는 시인의 시였는데, 요즘 많이 읽히는 시와 또 다른 정서가 느껴져서요.

hnine 2011-05-26 20:39   좋아요 0 | URL
선물 보내드릴께요, 주소 알려주세요.

2011-05-30 0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5-30 05:19   좋아요 0 | URL
알려주시지...저는 소심해서 대놓고 '이벤트요~' 이러고 못한단 말예요...

2011-05-26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5-26 12:45   좋아요 0 | URL
전 직장 1년차~ ^^ 그런데 처음부터 별 재미 없었지요. 내 손으로 돈 버는 것이 신기하다는 것 외엔. 그래서 저렇게 서점 순례만 하며 남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11-05-2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문고 알아요 자주 갔었는데 님과 저는 가는 장소도 겹치는 곳이 많은 것같아요. 공통점은 흔한 곳은 아니었다는~
사실 별로 안겹치나?
암튼 동일하고 묶고 싶어서요

hnine 2011-05-26 14:1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서울문고 아시는구나! 그때만해도 대형서점이 그리 많지 않던 때였어요. 종로서적과 교보문고는 제가 있는 곳에서 좀 거리가 있고 서울문고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여서 자주 갔거든요.

(하늘바람님,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혹시 읽으셨어요??)

하늘바람 2011-05-2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 읽었는데요. 좋은가요?
혹시 해서 그러는데 님 이번엔 제 차례예요.^^

hnine 2011-05-26 19:30   좋아요 0 | URL
네? 빨리 읽고 보내달라고요? 제 귀엔 그렇게 들리는데요??? (개콘의 여당당 김영희 흉내 내고 있는 중이어요 낄낄 ^^)

하늘바람 2011-05-27 23:46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렇게 웃음을 주시니 제가 조르르 작아지네요.

hnine 2011-05-28 07:26   좋아요 0 | URL
몇권 내고 말 작가는 아님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소년소설 작가로 출발은 했지만 이 소설은 성인 소설이라고 해야 맞고요. 글 쓰시는 하늘바람님, 읽어보실만 하다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엔 제대로 보내드려야지~ ^^

마녀고양이 2011-05-28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 언니, 저를 그냥 무장 해제 시키시는군요. ㅠㅠ

hnine 2011-05-28 22:22   좋아요 0 | URL
그랬어요? 제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