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에서<수학의 신 엄마가 만든다> 라는 책을 볼 일이 있어서 꺼냈더니
그 속에서 시집이 한권 나온다.
책을 책꽂이에 꽂을 때
아무렇게나 쑤셔 넣었는지
작은 시집 한권이 이 책 속에 한동안 갖혀 있던 것. 
내 이름과 함께 '1991년 2월 20일 서울문고' 라고 적혀 있는,
종이도 변색된 오래된 시집이다.


덕분에 오랜 만에 그 시집을 다시 읽어보았다.
목요일 오전은 일주일 중 내게 제일 여유로운 시간.


비도 오고
목요일이니까. 
나는 목요일의 아이니까.

  

 

 다음은 그 시집 속 여기 저기서 골라낸 구절들이다. 딱, 한줄을 제외하고.(!)

살아갈수록 외로와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더욱 외로와

 

흘러간 일에는 마음을 묶지 말고
불행을 사랑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했다.
날마다 내 작은 불행으로
남을 괴롭히지는 않아야 했다.

   

슬픔이 눈물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더니 
사랑에서 도망치며 살고 있었네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표지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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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5-2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어느 시인의 어떤 시집인지 아시는 분 계실까?
어느 문장이 원본에 없는 문장인지도?

sangmee 2011-05-2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울 문고는 정말 기억이 안나네,문명히 가봤을건데, 어디쯤 있던거지?
덕수궁 앞에 있었던건가?
시는 검색해보니 나오네.... 원문에 없는 줄이 어느걸까는 아직 모르겠음...

hnine 2011-05-26 12:41   좋아요 0 | URL
2호선 삼성역, COEX 지하에 있었지. 내가 한동안 그쪽으로 출퇴근했었잖아? ^^ 1991년 1월에 첫출근이었는데, 나 거기 있는 동안 너 경은아빠 만나 연애하느라고 바빠서 한번도 그 근처에선 못만났을거야. 아니면 네가 몇번을 와도 왔을텐데 ^^
시는 검색하면 금방 나오는군, 음...

잘잘라 2011-05-2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갈수록 외로와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더욱 외로와..

으앙~ 몰라요 hnine님.
비도 오는디.. 아침부터 울컥하면 안되는디..


hnine 2011-05-26 12:42   좋아요 0 | URL
울컥 좀 하면 어때요~ ^^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이잖아요.
결혼한다고 덜 외로와지지 않는 것 같아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한 사람 늘어나면 외로울 이유도 한가지 더 늘어나거든요.

잘잘라 2011-05-26 19:53   좋아요 0 | URL
하아....... 외로울 이유도 한가지 더 늘어난다는 말씀, 때메 또 울컥,하고 갑니다요.

hnine 2011-05-26 20:37   좋아요 0 | URL
오늘은 그냥 울컥하는 날로 해요 우리~
내일은 그 댓가로 활짝 웃는 날 하고요 ^^

2011-05-26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5-26 12:44   좋아요 0 | URL
그 시도 포함되고요. 각 구절이 다 다른 시에서 뽑아온 것이거든요.
오랜만에 읽으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20년 전의, 소위 잘 나가는 시인의 시였는데, 요즘 많이 읽히는 시와 또 다른 정서가 느껴져서요.

hnine 2011-05-26 20:39   좋아요 0 | URL
선물 보내드릴께요, 주소 알려주세요.

2011-05-30 0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5-30 05:19   좋아요 0 | URL
알려주시지...저는 소심해서 대놓고 '이벤트요~' 이러고 못한단 말예요...

2011-05-26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5-26 12:45   좋아요 0 | URL
전 직장 1년차~ ^^ 그런데 처음부터 별 재미 없었지요. 내 손으로 돈 버는 것이 신기하다는 것 외엔. 그래서 저렇게 서점 순례만 하며 남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11-05-2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문고 알아요 자주 갔었는데 님과 저는 가는 장소도 겹치는 곳이 많은 것같아요. 공통점은 흔한 곳은 아니었다는~
사실 별로 안겹치나?
암튼 동일하고 묶고 싶어서요

hnine 2011-05-26 14:1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서울문고 아시는구나! 그때만해도 대형서점이 그리 많지 않던 때였어요. 종로서적과 교보문고는 제가 있는 곳에서 좀 거리가 있고 서울문고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여서 자주 갔거든요.

(하늘바람님,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혹시 읽으셨어요??)

하늘바람 2011-05-2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 읽었는데요. 좋은가요?
혹시 해서 그러는데 님 이번엔 제 차례예요.^^

hnine 2011-05-26 19:30   좋아요 0 | URL
네? 빨리 읽고 보내달라고요? 제 귀엔 그렇게 들리는데요??? (개콘의 여당당 김영희 흉내 내고 있는 중이어요 낄낄 ^^)

하늘바람 2011-05-27 23:46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렇게 웃음을 주시니 제가 조르르 작아지네요.

hnine 2011-05-28 07:26   좋아요 0 | URL
몇권 내고 말 작가는 아님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청소년소설 작가로 출발은 했지만 이 소설은 성인 소설이라고 해야 맞고요. 글 쓰시는 하늘바람님, 읽어보실만 하다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엔 제대로 보내드려야지~ ^^

마녀고양이 2011-05-28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 언니, 저를 그냥 무장 해제 시키시는군요. ㅠㅠ

hnine 2011-05-28 22:22   좋아요 0 | URL
그랬어요? 제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