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에서<수학의 신 엄마가 만든다> 라는 책을 볼 일이 있어서 꺼냈더니
그 속에서 시집이 한권 나온다.
책을 책꽂이에 꽂을 때
아무렇게나 쑤셔 넣었는지
작은 시집 한권이 이 책 속에 한동안 갖혀 있던 것.
내 이름과 함께 '1991년 2월 20일 서울문고' 라고 적혀 있는,
종이도 변색된 오래된 시집이다.
덕분에 오랜 만에 그 시집을 다시 읽어보았다.
목요일 오전은 일주일 중 내게 제일 여유로운 시간.
비도 오고
목요일이니까.
나는 목요일의 아이니까.
다음은 그 시집 속 여기 저기서 골라낸 구절들이다. 딱, 한줄을 제외하고.(!)
살아갈수록 외로와진다는
사람들의 말이 더욱 외로와
흘러간 일에는 마음을 묶지 말고
불행을 사랑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했다.
날마다 내 작은 불행으로
남을 괴롭히지는 않아야 했다.
슬픔이 눈물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다더니
사랑에서 도망치며 살고 있었네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표지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