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어떤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면 꼭 쓰고 싶은 사람이 그레고르 멘델 (Gregor Medel) 이다. 세상에 알려져 있는 과학자들은 많고 그 중에는 내가 아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아마 지식이 짧음으로 인해 이름도 생소한 과학자들도 많을 것이다. 그 중에서 내가 각별한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 멘델.
그는 1822년 지금은 체코 땅이지만 그 당시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에 속해있던 하인첸도르프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농부였고 어머니는 과수원을 하던 집 딸이었으며 멘델이 태어난 곳은 양을 많이 키우던 곳이었으니 어릴 때부터 동식물 키우는 것에 매우 익숙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어릴 때부터 무엇을 보고 자라느냐가 중요).
공부를 하고 싶은 열망은 어릴 때부터 늘 가지고 있었으나 풍족하지 않은 가정 형편때문에 늘 고민해야 했고, 나중엔 보다 못한 누이가 자기 결혼 자금을 내주어 학교에 입학하기도 했다. 장학금을 타야한다는 부담때문이었을까, 그는 시험 공포증에 신경 쇠약 증세까지 있어 시험에 여러 번 떨어지기도 했던 사람이다. 배움의 길로서 선택한 수사의 길은 그가 일생을 마칠 때까지 계속되었다. 혼자서 묵묵히 7년 동안 실험하고 얻은 결과를 학회에 가서 발표하지만 누구도 그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았고 그는 자기가 얼마나 위대한 발견을 했는지 모른 채 눈을 감았다.
스스로 일어나는 의문과 호기심에서 출발해야 하는 학문의 길.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그 노력에 대한 댓가를 받을 수 있으며 그에 따른 명예도 얻을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학문의 목적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잊어가며, 기한 내에 결과를 내어 놓는 것이 첫째 관건이 되는, 그런 일상이 과학자의 일상의 전부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멘델을 존경하고 이상적인 과학자로 생각하게 된 이유이다.
막연하게 생각해오던 유전 현상을 수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법칙을 발견한 사람. 겨우 현미경으로 세포의 모양을 관찰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눈에 보이지 않는 유전자의 존재를 밝힌 사람. 나는 비록 인정을 못받지만 내가 살아있는 동안 노력한 결과는 내 다음에 오는 사람들 사이에 꽃피리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뜬 사람.
그에 대한 어린이 책이 나와있는가 찾아보았다.

주니어 김영사에서 나온 과학자 인터뷰 시리즈 7권 멘델. 우리는 왜 부모를 닮았을까?
루카 노벨리라는 작가이자 화가가 쓰고 그렸다. 멘델의 일대기와 함께 그가 행한 실험에 대한 소개, 그 무렵 과학의 다른 발견들, 역사적 사건등,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면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책으로 나와 있는 Gregor Mendel
'완두콩을 키운 수사' 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시카고 Field Museum의 전시기획담당자로 있는 Cheryl Bardoe가 쓰고 뉴욕 Fratt Institute 교수로 있는 Jos Smith가 그림을 그렸다. 위의 책이 글밥이 많고 그림은 간략한 만화식 삽화로 되어 있다면 이 책은 그림이 비교적 구체적이고 상세하다.
그림책이라고는 하지만 멘델의 실험 방법, 내용도 요점은 제대로 잘 소개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초등 저학년 정도의 아이는 이해하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위의 Gregor Mendel 책은 포토 리뷰로 따로 올려두었다. 번역이 아닌, 우리 나라 작가가 직접 쓴 책은 아직 나와있지 않은지 좀 더 찾아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