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김광석을 정말 좋아한다. 그의 노래는 다 안다. 다 부를수 있다. 정말 좋아한다. 난 그의 노래에서 기쁨도 얻었으며, 더 자주 눈물을 얻었다. 왠지 그의 음색은 어둡다.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난 그의 '우울'이 좋다. 그가 떠난지 15년이 되었다. 얼마 전이 기일이었다.(1월6일)

  

김광석 Live앨범에 있는 그의 음성 세가지

군대가기 전에는 대한민국 모든 남자들이 그렇다. '이등병의 편지'를 연애의 실패에서 '너무 슬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들었고, 사회 초년병 시절에는 '거리에서'를 좋아했다. 그리고 다시 연애의 아픔을 심하게 경험할때 나에게 귀에 꽂힌 노래는 '혼자남은 밤'이다.  

 

1994.08.02~31 학천 소극장

한창 힘들때였다. 난 볼일을 보고 난 후 집에 가기 위해 버스에 앉아있었다. 술을 약간 먹었다. 기분이 우울했다. 나의 귀에서는 역시나 그의 음성이 나오고 있었다. 그때 '혼자 남은 밤'이 흘러나왔다. 난 주체하지 못할만큼 눈물이 나왔다. 내 옆자리에 누가 있든 어쩔수 없었다. 창문을 크게 열고 닭똥같은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 1. 두번재 그의 음성에 환갑이 되면 '연애'를 하고 싶다고 하던 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광석이 형은 분명 하늘에서도 환갑이 되면 분명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그만의 '여행'을 하며 '로맨스'를 분명하고 있을 거라 믿는다. 

# 2. 이와여대 대강당에서 2월 12일 콘서트가 있다. 가고 싶다. 다시 그의 음성을 들을 수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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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1-01-19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15주기가 되었군요......안타깝지만, 이렇게라도 우리가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그래서 더 아름답게 생각되는것 같아요...혼자 남은 밤...지금과 아주 잘 어울리는 노래에요...

햇빛눈물 2011-01-20 21:14   좋아요 0 | URL
노래방에 가서 혼자 폼잡을 때 많이 부르는 노래인데..물론 폼은 안나지만. 요즘은 많이 듣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 그의 목소리가 생각이 나네요..

양철나무꾼 2011-01-19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김광석을 가까이서 몇 번 봤거든요.
근데, 정말 말없는...말을 아끼는 아저씨였어요.

공연에서 말을 많이 하는 게 너무 놀라웠다나 어쨌다나~

게다가 뉴욕 마지막 공연도 봤는데요.^^
그때 마지막 노래를 부르면서 왜 그렇게 울던지,참~
이 신새벽에 멜랑꼬리해지려고 하네요~ㅠ.ㅠ

햇빛눈물 2011-01-20 21:15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정말이요? 부럽습니다. 제 주위에 공연에 김광석을 가까이에서 본 분은 안계시는데...뉴욕 마지막 공연까지...
 

나의 힘든 1990년대를 즐겁게 해줬던건 다름 아닌 음악이었다. 지금은 클래식을 좋아라 하지만 나의 질풍노도와 같은 90년대를 버티게 해준건 다름 아닌 'ROCK'이었다. 다리를 구르고 머리를 흔들고 한마디로 '지랄발광'하던 아니 그러고 싶었던 시기에 대신 그러해주는 그들과 그들의 음악이 있어 즐거웠다. 

아마도 HOT MUSIC은 아는 사람들이 많을 거 같다. 근 20년간 발행된 대중음악잡지이니. 그러나 Sub는 발행연수가 3년도 채우지 못한 잡지였다. Sub의 특징은 국내(외) 인디 밴드의 노래를 부록 CD로 같이 줬다는 것이다. 난 아직도 그 시디들을 시디장에 잘 모셔두고 있다.(안 꺼낸본지 오래됐다.) 그래서 난 그때부터 국내 인디밴드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고 보면 그 시절 나에게는 아주 중요한 잡지가 세가지 있었다. Kino와 Sub(HOT MUSIC) 그리고 취미가(프라모델 잡지이다). 이 책들이 나오는 시기가 되면 서점에 하루에도 세번씩 전화해서 "책 들어왔나요"하며 몇번씩 물어봤었다. 그리고 책이 오면 점심시간에 서점에 뛰어가 사오곤 했다. ㅋㅋ  

hotmusic_sub 1 

뜬금없이 과거 읽었던 잡지 애기를 한 이유는 Sub의 편집장이었던 박준흠씨가 새로운 대중음악 관련 무크지(월간지가 아니라 아쉽다. 하긴 월간지 내면 얼마 못가긴 할거다.) <SOUND>를 새로 냈다. 책소개글은 이렇다.

   
 

대중음악 전문 무크지 <대중음악 SOUND> 2010년 1호. 이번 창간호 특집은 “2010년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현주소 - 지금, 여기 대중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12개의 키워드”이다. 지금 한국 대중음악의 현황을 대중음악 연구, 비평, 교육, 아카이브, 축제, 창작, 기술, 매체, 유통, 정책, 트렌드, 팝음악시장, 이렇게 12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집중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박준흠 편집인은 이번 특집 기획 취지에 대해서 “이 12개의 카테고리는 한국에서 대학에 대중음악 학제를 ‘새롭게’ 만들 때 커리큘럼에 반영해야할 가장 기본적인 항목일 것”이라고 했고, 또한 “이 12개의 카테고리는 한국에서 대중음악이 산업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도 논의가 필요한 기초적인 분야”라고 말한다.

 
   

 

아무리 트위터다, 소셜네트워크다 뭐다해도 난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찾는 이들은 늘어날것이다 생각한다. 몇천권의 책을 넣을 수 있는 전자책도 좋지만 난 '사..각..'하는 종이 넘기는 소리를 느끼며 읽는 종이책이 더 좋다. 서점가면 집어들어야 겠다. 

ps : 고등학교 시절 나의 우상 NIRVANA를 추억하며 노래하나 띄운다. 지금 그는 좋은 세상에서 즐겁게 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 (MTV Unplugged in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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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1-01-19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밤은 다 저세상 사람들의 음악을 올리셨네요,,,

햇빛눈물 2011-01-20 21:1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커트코베인, 김광석, 유재하 다들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분들만 제가 특히 좋아합니다. 이상하게도. 그래서 때론 슬픈일이라 생각이 들어요.

양철나무꾼 2011-01-19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취미가’는 모르겠네요.
월간 오디오 잡지를 쫌 봤었어요.
Nervana 는 다 좋지만, 지금은 smell like teen sprit요.

햇빛눈물 2011-01-20 21:17   좋아요 0 | URL
"smell like teen sprit" 친구랑 이 노래를 들으면서 얼마나 머리를 흔들었나 모릅니다. ㅋㅋ

비로그인 2011-01-19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저도 고등학교때 온종일 너바나 카세트 테잎만 들었는데.. 왠지 무척 반가워지려고 합니다^^

막 그 시기가 생각나는데요. 축축 처지는 음악이 있어서 축축 처지는 마음이 그래도 바닥을 만들 수 있었던 듯 싶습니다. 언제부터였는지, 음악이 좋아져서 수능 끝나고 막 학교 근처 레코드 가게에 가서 아르바이트 안구하냐고, 구하면 바로 일할 수 있다고..떼 쓰던 기억도 나고요~

햇빛눈물 2011-01-20 21:20   좋아요 0 | URL
오, 그러시군요. 저도 왠지 가깝게 느껴집니다. ㅋㅋ 고등학교때 저의 모습은 귀에는 이어폰 왼손은 책 넘기고 오른손은 카세트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테이프를 사인펜 뚜껑에 끼워서 감고 있는 모습이라고 친구가 말하더군요.
저도 고등학교때 천안역에 있는 레코드가게에 친구들이랑 매일 몰려가서 참 많은 테이프를 샀었는데...이제 레코드 가게도 거의 보이지 않네요..
 

요즘 백두산 관련 책을 쓰고 있어, 여러가지 백두산 관련 글과 사진을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나름대로 전공자이기 때문에 일반인보다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거기까지였다. 나의 부족함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게 한 둘이 아니더라. 우선 도대체 백두산은 어떤 나라의 산일까?  사실 이건 질문 자체가 이상한 것이다. 왜 우리들은 이건 누구꺼고 저건 누구것일까는 구획에 의한 소유의 문제에만 초점을 둘까? 이런식의 질문과 대답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건 객관적인 '지리적 지식'이 필요하다. 산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자. 국어사전, "평지보다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 영영사전에 찾아보면 "A mountain is a very high area of land with steep sides."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국어사전보다는 영영사전에 더 잘 나와있다. 즉, 산이라는 것은 '점'적 공간이 아니라 '면'적 공간이다. 'area'을 가지고 있는. 그러니 여러 국가와 공유하고 있는게 당연한게다.  

유럽에서 가장 긴 도나우 강을 보면 길이는 무려 2,800km이고 독일 남부의 슈바르츠발트에서 발원하여 본류는 독일·오스트리아·체코·슬로바키아·헝가리·유고슬라비아·불가리아·루마니아·우크라이나 등 여러 나라를 지나고, 빈·부다페스트·베오그라드 등 각국의 수도가 모두 그 본류 연안에 위치한다. 지리에서는 이런 하천을 국제하천이라고 한다.

 

Herbert von Karajan conducts The Blue Danube Waltz by johann strauss jr. 

당연히, 기분은 나쁘지만 백두산은 한반도에 있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이 중국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중국인들은 그들 나름의 이름으로 그 산을 칭하고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으로 백두산의 이름과 '산'에 대한 주도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백두산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과의 관계가 불안정하다보니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백두산 천지 외륜산에 있는 수십개의 산 봉우리 이름조차도 통일된 것이 없다. 출처마다 다르고 높이도 다르다. 그러다 보니 그 틈새를 중국이 들어와 자기네식 이름을 붙이고 변경하고 그것으로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  

동해와 독도도 마찬가지다. 얼마전에 '파인드 코리아'에 대한 기사를 스크랩한 적이 있는데, 제 3국은 동해든 일본해든, 독도든 다케시마든 상관없다. 왜? 자기네와 하등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다른 나라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제 학교에서 세계지리 보충 수업을 하는데 문제집에 버젓이 대만이 중국영토로 표시된 자료(중국측 자료라 그렇다)가 나온 문제가 나오더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문제가 나오더라도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왜, 나하고 관계가 없는 것이라 생각하니깐. 그러니 다른 나라 지도에서 웹사이트에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동해를 일본해로 사용한다 한들 그들에게 우리들이 '퐈이야'할 명분은 사실 없는 것이다. 

진정으로 우리의 것을 찾기 위해서는 때론 타인의 것도 찾아줄수 있는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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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171호  고지도를 보니 동해·일본해 논쟁 해답이 보이네  
 
19세기 이전 서양 고지도에는 ‘한국해’ 표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이후 ‘일본해’가 이를 대체하기 시작한다. 그 기록을 토대로 문제를 풀어가면 동해·일본해 표기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  

독도는 우리 땅이고 동해는 우리 바다이다.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런데 독도는 왜 우리 땅이고 동해의 이름은 왜 동해일까? 아니 질문을 바꿔보자.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독도가 우리 땅이고, 동해의 이름이 동해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세종실록지리지> 50쪽 셋째 줄’에 근거해서?

독도 영유권과 동해 표기에 대한 우리와 일본의 주장은 정반대다. 그렇다면 타자의 시선에서는 어떨까? 우리와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현재 동북아역사재단 등은 해외 주요국 지도에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동해와 병기하게 하거나, 동해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양경찰청 제공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왜 독도(사진)가 우리 땅인지 설명할 수 있는가? 서양 고지도에 그 해답이 있을지 모른다.  

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을까? 도대체 얼마나 많은 지도가 일본해로 적었을까? 언제부터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었던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서양 고지도를 살폈다. 결국 독도·동해와 관련된 최종 승부처는 우리 주장이 받아들여지느냐, 일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느냐 하는 것이다. 서양 고지도는 그 승부를 가늠할 수 있는 ‘타자의 시선’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동북아역사재단 등을 중심으로 서양 고지도를 수집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고지도 확보를 통해 우리 주장을 더 공고히 하고 일본의 주장을 적절히 반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이 수십 년 동안 체계적으로 수집해놓은 것과 비교하면 양적으로 절대 열세다. 이미 제국주의 시대부터 서양 고지도를 수집해놓은 일본은 이 부분에서 한국을 훨씬 앞선다.

‘파인드 코리아’ 운영자인 김태진씨(티메카 대표) 고지도 확보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는 “포커 게임으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액면만 가지고 베팅하고 일본은 히든카드를 들고 베팅하는 셈이다. 우리는 관련 지도가 발견되기만 하면 앞다퉈 발표하는데, 일본은 꽁꽁 숨겨놓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고지도 한두 개 새로 발견된 것보다 전체 맥락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국제지도수집가협회 한국대표인 그를 통해 서양 고지도에 나타난 동해 표기와 독도 영유권 문제를 살폈다.

먼저 살필 부분은 우리의 ‘아킬레스건’이다. 독도 영유권 및 동해 표기와 관련해 우리가 지닌 최대 약점은 놀랍게도 한국이 보물로 지정한 고지도다. 일본은 우리가 보물 제849호로 지정한 <곤여만국전도>를 이용해 동해가 일본해라고 주장한다(외무성 홈페이지 참조). <곤여만국전도>는 청나라에 왔던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 리치가 제작한 것으로 여기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다.

    
1810년 일본 다카하시 가게야스가 제작한 <신정만국전도>.
    
1785년 일본 하야시 시헤이가 그린 <삼국접양지도>. 독도를 ‘조선의 것’으로 표시했다.
<곤여만국전도> 제작 과정을 들여다보면 미스터리는 더욱 증폭된다. 서울대 규장각에서 보관 중인 <곤여만국전도>는 마테오 리치가 제작한 목판본 원본이 아니다. 현재 원본은 전 세계에 일곱 부가 있는데 이 중 세 부가 일본에 있다. 규장각 소장본은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던 소현세자가 귀국할 때 가져온 원본 모사도를 다시 모사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원본에 대한 모사가 조선에서 이뤄져 몇몇 부분에 가감이 있었는데도 유독 일본해 부분만 고치지 않고 남겨두었다는 것. 심지어 단순 표기된 일본해에 상자를 그려넣어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기까지 했다.
 


<곤여만국전도>는 한국의 ‘아킬레스건’

이에 대해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의 김혜정 관장은 단지 동해의 일본 쪽 바다를 일본해로 불러준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일본해 표기는 일본 쪽에 치우쳐 있으며 작게 표기되어 있다. 한국 쪽 바다 위에는 조선에 대한 해제가 들어가 있어서 ‘동해’ 혹은 ‘한국해’ 표기가 생략되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곤여만국전도>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는 역사적 맥락을 들여다봐야 한다. 마테오 리치는 이탈리아의 예수회 선교사였다. 서양의 동양 진출은 페르디난드 마젤란과 바스코 다가마를 배출한 포르투갈에서 출발한다. 포르투갈이 스페인에 정복되면서 스페인으로 넘어간 뒤에는 콜럼버스를 배출한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를 거쳐 프랑스, 영국, 독일 순서로 동양 진출이 이어진다. 이 순서는 서양 고지도, 특히 해도가 작성된 순서와 대략 일치한다. 그런데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제작한 동양 고지도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당시는 세계지도를 극비 문서로 취급해 널리 유포하지 않았다. 또한 동판 인쇄가 아니라 직접 모사하는 방식으로 지도를 제작해 지도가 희귀했다. 현재 우리는 이 시기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리고 이들이 참고한 아랍의 고지도 역시 확보하지 못했다.

서양 고지도의 한국해 표기는 상대적으로 프랑스 지도에 많이 나타난다. 18세기에는 세계 경도의 중심을 파리로 표시할 만큼 프랑스가 지도 선진국이었기에 프랑스 해도가 세계적으로 통용되었다. 프랑스 해도에는 동해가 한국해나 동방해 혹은 동해로 표기된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탈리아 출신인 프랑스 지도 제작자 카시니와 그에게 영향을 받은 기욤 드릴, 샹숑 등이 한국해로 계속 표기함으로써 이를 일반화시켰고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끼쳤다.

    
빈센조 마리아 ‘중국해’, 1692년, 이탈리아.  

  
브리에 ‘동양해’, 1650년, 프랑스.  

    
존 세넥스 ‘동해 혹은 한국해’, 1725년, 영국.  

    
질 로베르 ‘한국해 혹은 일본해’, 1750년, 프랑스. 

    
라피에 ‘일본해’, 1832년, 프랑스.  

가장 영향이 컸던 지도는 청나라 강희제가 프랑스 선교사들에게 주문해 9년간(1708~ 1717) 제작한 최초의 실측 지도인 <황여전각도>였다. 당시 프랑스 선교사들이 비밀리에 지도를 빼내 본국에 보낸 것을 기반 삼아 왕실 지리학자였던 당빌이 <신중국지도첩>을 제작했는데, 이 지도는 동양에 대한 최고 권위를 가진 지도로 대접받았다. 이를 보고 듀 왈드 등이 <중국지리지>를 편찬하기도 했는데, 여기서 동해가 한국해로 표기되었다.

김민희씨(성신여대 대학원)가 석사학위 논문에서 ‘파인드 코리아’ 사이트의 서양 고지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양 고지도의 동해 표기 흐름은 이렇다. 일단 16세기까지는 중국해(혹은 동양해-Ocean Oriental)라는 표기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1615년 이탈리아 고딩호가 제작한 지도에 한국해(Mar Coria)라는 표기가 최초 등장한 이후 17세기 전반부터는 한국해 표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17세기 후반에 들어서면 한국해 표기가 보편화되고(중국해 20곳, 동양해 20곳, 한국해 8곳, 일본해 1곳), 18세기 전반에는 한국해 표기가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한국해 72곳, 중국해 또는 동양해 36곳, 일본해 5곳).

‘동양해’나 ‘청해’로 부르자는 주장도

그런데 18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일본해(21곳)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던 한국해(160곳) 표기가 19세기 들어 역전되기 시작한다. 곧 19세기 전반 일본해(66곳) 표기가 한국해(34곳) 표기보다 빈번하게 나타나기 시작하더니(한국해와 일본해 병기는 4곳), 19세기 후반으로 가면 일본해(71곳) 표기가 한국해(4곳) 표기를 압도한다(한국해와 일본해 병기는 1곳). 동해 표기가 이런 분포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적 맥락을 보자고 주장하고, 일본은 절대량을 보고 판단하자고 주장한다(19세기 지도가 압도적으로 많다).

18세기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일본해 표기는 찾기 힘들었다. 그런데 왜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일본해 표기가 압도적으로 늘어난 것일까? 이에 대해 고지도 전문가인 양보경 교수(성신여대)는 “지도제작자 두 사람 때문이다. 한 명은 프랑스 루이 16세의 명을 받고 동해를 탐험한 라 페로즈이고, 다른 한 명은 독일 출신 네덜란드 학자 시볼트이다”라고 말했다.

1787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울릉도를 거쳐 캄차카 반도까지 탐험한 라 페로즈는 본국에 탐사 자료를 넘겼다. 그 자료를 바탕으로 1797년 항해기와 항해도첩이 제작되었다. 이때 항해기에는 한국해, 항해도첩에는 일본해로 동해가 표기되었는데 그 뒤 안타깝게도 항해도첩이 서양지도 제작의 전범이 되면서 일본해 표기가 널리 퍼지게 되었던 것이다. 나가사키에서 20여 년간 살았던 시볼트는 식물 생태 등 자연과학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물로 일본 난학(네덜란드학)의 시조가 되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갈 때 다카하시 가게야스가 막부의 명을 받고 제작한 <일본변계약도>를 가져가 <NIPPON>이라는 책을 냈다. 여기에 동해가 일본해라고 표기됨으로써 일본해 표기가 보편화되었다. 더 안타까운 점은 원본에 ‘조선해’라고 표기되어 있던 것을 시볼트가 임의로 변경했다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 사건을 거치면서 일본해 표기가 서양에서 일반화되었다.

이제 동해 표기는 우리의 과제가 되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해 표기는 세계적으로 일반화되었다. 2008년 성신여대 대학원 최미선씨가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세계 주요 100대 사이트는 동해를 주로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 표기 현황을 보면 일본해가 41곳, 병기 3곳(동해 우선 병기 1곳, 일본해 우선 병기 2곳), 복합 표기 10곳, 별다른 표기가 없는 곳이 46곳에 이른다.

동해 표기와 관련해서 일본이 우리 쪽 지도를 바탕으로 반박하는 것처럼 일본 고지도를 통해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 일본 막부의 명을 받고 지도 제작 관료인 다카하시 가게야스가 제작한 <신정만국전도>(1810년)를 비롯해 주요 지도에 조선해라는 표기가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독도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으로 귀화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역시 일본 지도에 독도가 제대로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바탕으로 독도 영유권 주장을 펼친다.

이것 외에는 동해 표기와 관련해 어떤 논리를 펼 수 있을까? 김혜정 관장은 세계 지도상의 바다 명칭 표기 사례를 중심으로 그 답을 제시한다. 일단 세계적으로는 대륙 중심 표기가 일반적이다. 그래서 러시아 오호츠크 동쪽 바다는 오호츠크해로, 중국 동쪽 바다는 오키나와 서쪽에 있지만 동지나해로, 중국 남쪽 바다는 필리핀 북쪽에 있지만 남지나해로 부른다. 이것이 섬나라 일본보다 대륙인 한국 쪽 이름을 우선해야 하는 이유다.

일본이 ‘동해’ 표기를 반대하는 논리 중 하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가 어떻게 바다 이름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해’처럼 방위를 표기한 모델이 없지는 않다. 이 지역은 영국의 동쪽 바다지만 유럽 대륙의 북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북해라고 불린다. 아시아 대륙 동쪽에 있는 ‘동해’ 역시 비슷한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 실제로 서구에서 동해를 ‘동양해’로 불렀던 것은 타르타르(만주)의 동쪽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

한국해와 일본해를 병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노르웨이와 그린란드가 전범이 될 수 있다. 노르웨이와 그린란드는 각각 자국 쪽 바다를 노르웨이해와 그린란드해로 표기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통용된다. 그밖에 바다의 색깔 등 특성을 따 ‘흑해’나 ‘황해’처럼 푸른 동해를 ‘청해’로 부르자는 주장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동해가 불리하지만은 않다. 여기에 식민지 경험이 있는 지역, 특히 아시아권 지명에 대한 세계적 추세는 외래 지명(exonym)보다는 고유 지명(endonym)을 국제 표준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양보경 교수는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인도 봄베이가 뭄바이로 바뀐 것이다. 우리도 동해의 영문 표기를 ‘Donghae’로 해서 고유명사화하고, 이를 국제 표준으로 삼자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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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걸? 

누굴까?  

왜들 궁금해할까? 

내가 좋아하는 시사in 고재열 기자의 홈페이지(독설닷컴)에 오랜만에 들어갔다가, "스타가 되고 싶어? 그럼 'SAU'해~~~"라는 글을 봤다. 요즘 유투브에서 인기있는 '애플걸'에 대한 내용이었다. 뭐 '애플걸'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그런 '류'의 행동과 그 사회적 영향에 대한 관심이겠다. 고재열기자의 핵심은 'SAU'다. 스타가 되고 싶다면, 'SAU'에 능해라! 대표적인 케이스로 타블로를 들고 있다. 타블로는 자신의 곡을 아이튠즈에 올려 힙합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S - Social Network Service (소셜미디어)
A - I Tunes (아이튠스)
U - Youtube (구글의 무료 동영상 서비스죠)

 
   

난, 트위터 안한다. 아이폰도 없으니 아이튠스 관심 없다.(하나 있긴하다. 친구가 준 애플 mp3플레이어, 이놈 때문에 내 컴에도 아이튠즈가 깔려있긴 하다) 유투브는 가끔 본다. 저 세가지의 공통점이 뭘까? 반응의 '즉각성'이 아닐까한다. 트위터에 올라온 글에 실시간으로 답글이 뜨고 반응이 오고 또 그 반응에 대한 반응이 오고 팔로워를 통해 확산되고, 아이튠즈 큰 의미에서의 애플 제품들의 특징, 내 마음을 잘 안다. 내 손 끝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놀라울 정도로, 자그마한 mp3 하나 가지고 있는 내가 이 정도면 아이패드 쓰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유투브 또한 내가 찍은 동영상을 직접 인터넷 공간에 업로드 시킬 수 있고 이것에 대한 반응도가 전지구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내 트위터를 만들고, 학교 아이들과 팔로워를 맺고, 대화하고. 그러면 아마도 수업 맘에 안든다는 말이 많이 들어올려나? 하여튼 앞으로 막으려 해도 그런식의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고 중요해진다고 생각한다. 오늘 학교에 가니 공문이 하나 왔다. 교육청과 LG텔레콤이 서울시 교직원들에게 무료(?)로 스마트폰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뭐, 기기, 요금제의 제한상 사실 무료라고 하기도 낯간지럽지만, 이런식의 정책의 발현이 이와같은 사회적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트위터나 해볼까? 

# 1 애플걸이다. 노래 잘한다. 

 

# 2. 노래가 궁금해 찾아보니 Beyonce의 'Irreplaceable'이란다. 역시 노래 잘한다. 얼굴도 이쁘기까지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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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1-18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트위터를 하고 싶은데,, 복학하고 취업 준비하다보면
저 스스로 그렇게 많이 사용 안 할거 같아요.. 스마트폰은 사야될거 같은데 말이죠.^^;;

햇빛눈물 2011-01-20 21:23   좋아요 0 | URL
전 저주의 옴니아2를 사서 엄청 후회하고 있습니다. 주위에는 온통 아이폰 유저들 뿐이고...오늘 2호선 전철을 타고 집에 오는데, 퇴근시간대라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많더군요. 순간 주위를 둘러보니. 시야에 보이는 사람중 30% 정도가 핸드폰 거의 아이폰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더군요. 또 한명은 아이패드를..정말 IT 강국입니다. 대한민국은.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모르지만..
 

이런 미지의 것들을 인간의 필요와 과학적 목적을 위해 개발아닌 개발을 하는게 좋을까 그냥 두는 것이 좋을까? 어려운 문제다.

조선일보 2011.1.14  미지의 생명체 있다? 남극 호수 시추, 100m 남았다

 

1천 4백만 년 넘게 두꺼운 빙하에 뒤덮여 감춰져 있던 남극 호수의 비밀이 조만간 밝혀질 전망이다. 러시아 남북극연구소(AARI)가 지난 12월부터 남극 최대의 빙하 밑 호수 보스톡 호를 탐사하기 위해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제 100m 가량만 시추하면 된다. 뉴사이언티스트 등 해외언론들은 오는 1월 말이면 두께 4km의 빙하 속 호수 표면에 닫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북미 5대호 중 온타리오 호와 맞먹을 정도의 크기를 지니고 있는 보스톡 호는 남극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특히나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지역. 남극 지방에서 발견된 150여개의 여타 빙하 밑 호수들과는 달리 오랜 기간 철저히 고립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일반 호수보다 산소 농도가 최대 50배 이상 높아 미지의 생물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998년부터 시작된 보스톡 탐사 계획은 남극조약 사무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무려 10년 넘게 지체되고 있었으나 최근 호수의 오염을 최소화하는 조건으로 승인이 떨어지면서 재개되기 시작했다. 러시아 남북극연구소 측 설명에 따르면 일단 빙하 뚫기에 성공하면 압력 차이로 인해 호수의 물이 시추 구멍 위로 솟아오르기 때문에 호수를 직접적으로 오염시키지 않고도 이에 관한 다양한 연구 분석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진 : 위는 미국항공우주국이 촬영한 레이더 사진, 호수의 윤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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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1-16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빛님의 글 첫 문장은 정말 이런 과학 기사들을 접할 때 꼭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할거 같네요.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과학의 신비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알려고 하고자
하는 목적은 되새겨봐야 한다고 생각 들어요. 으레 이런 과학 기사들을 접하면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드문 편인데,, 아주 의미 있는 글을 읽게 되었네요.

햇빛눈물 2011-01-16 21:22   좋아요 0 | URL
어쩌면 인간이 건드리면 안되는 어떤 것을 건드려 '봉인'이 풀려 정말 외계생명체라도 나타나는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ㅋㅋ

양철나무꾼 2011-01-17 0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보니, 왠지 <남극의 쉐프>라는 영화가 떠오르는 걸요.^^

햇빛눈물 2011-01-17 12:17   좋아요 0 | URL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일본 코미디 영화네요. 저 일본 영화 정말 좋아하는데...ㅋㅋ 혹시 <12명의 상냥한 일본인들>이란 영화 아세요. 예전 인사동 필름포럼에서 일본영화제 할때 보게 되었는데, 정말 최고인 영화였습니다. 다시 보고 싶어 파일을 구하고 했는데 영상파일만 구하고 자막이 없어서..ㅋㅋ <남극의 쉐프>도 꼭 찾아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