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한 종이를 한동안 가방에 넣고 다니다 이제서야 블로그에 옮겨 적는다. 쓰면서도 참 어이없는 일 같다. 사람의 신념이란게 무섭다. 

-------------------------------------------------------------------------------------- 

2011.4.27 21:51 집 앞 주차장에서

개신교인들의 무례한 행동들

오늘 시험 마지막 날이다. 이제 이렇게 일찍 퇴근할 수 있는 날도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래도 평소에 갖고 싶었던 볼룸슈테트의 베토벤 교향곡 전집과 카라얀 60년대 관현악 전집 세트를 구입해 기쁜 마음이 큰 날이다.(그러나 한편으로 걱정. 나의 '지름신'이 최근에 자주 출몰하신듯 하여..) 

 

학교에서 퇴근 하는 길. 버스에서 창 밖을 보다 한 교회 소속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할머니분들이 어깨띠를 두르고 교회 홍보 활동을 하기 위해 홍보책자와 요구르트(?)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그들의 자유의지에 따른 행동이니 내가 싫으면 그만이지 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불특정 다수(거의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 혹은 나처럼 그들이 모르는 사이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사실 난 그들의 그런 행동을 그 어떤 신념, 믿음이기 보다는 좀 더 가벼운 생각에 기인한다고 보는 편이다.)을 강요하거나 자신들의 믿음(?)을 느끼지 못하는 대중들에 대한 시혜적 태도(요구르트 하나에...?)가 느껴지는 순간 상당히 불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집에 오는 길, 비슷한 교회 홍보활동을 하는 한 무리의 교인들과 또 마주쳤다. 그것도 두번이나!! 마지막에 본 한 교인은 교회 건너편(차도를 사이에 두고 있는 맞은편 교회에서 나온듯하다.)까지 와 차 한잔 마시고(?) 가라며 지나는 사람들에게 호객행위를 하는게 아닌가? 참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다.

왜들 이러고 있나 하고 생각해본다. 요즘 교회가 힘드나, 하는 생각도 들고, 위기가 기회다 하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선교활동을 펴나 했는데, 메모하며 하늘을 보다 건너편에 있는 교회를 보니 큼지막하게 '심령부흥성회' 어쩌구 하는 플랭카드가 걸려있다. 무슨 행사기간인가 보다. 하여튼 우리나라 개신교인들의 무례한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너무 많다. 지하철같은 공공장소나 광장같은 곳에서 마이크로 크게 떠는 행동, "예수 천국, 불신 지옥" 과연 이 말을 하늘에 계신 그 분이 들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실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1-05-11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행동이 너무 싫다가도
정말 그 행동이 옳다고 믿고 그에 따라서 행동하는거니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라는
복잡미묘한 생각에 시달리면 갑자기 머리가 아파옵니다.

사실 길거리야 무시하면 되는데,
친한 사람이 종교를 권유하면 정말 난감해요.
그것은 친한 사람이 보험이나 암웨이를 시작했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예요. 물론
종교와 생업을 비교하면 안 되겠지만요.

햇빛눈물님, 즐거운 한주되셔요.

햇빛눈물 2011-05-14 22:43   좋아요 0 | URL
좋은 교인들도 있으나 왠지 상식이하의 행동과 말을 하는 이들이 많은듯하여, 가끔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물론 와이프가 오늘 저에게 "넌 니 자신한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완고해"하는 말을 들으니 제가 좀 그런가 하는 자책도 드네요. ㅋㅋ 마고님도 좋은 주말 되시길~~

청지기 2015-05-08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직도 그때의 일로 불편한 마음이 있으신가요?
여전히 그들이 왜 그러는지에 대한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그들이 그렇게 해야만 하는데에는 적극적인 생각이 작용해서 일거예요
좀더 마음을 열고 편향된 마음이나 타인에 대한 사고의 틀이 커져야 할 것 같습니다.

미겔리또 2019-08-26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치집회 또한 비슷한 류의 짜증이 납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이 있는데 밖에서는 농민들 집회때문에 정말 기분이 잡치더군요. 하지만 그분들은 또 무슨 이유가 있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