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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겨레신문에 공지영 작가의 인터뷰 기사가 나왔는데, 인상 깊은 구절이 있어 옮겨 본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라 하는 스타일(?)의 여성상이어서 관심있어 하는 분이다. 현실에서의 행동도 맘에 들고. 비슷한 여류 작가로 김선우 작가가 있다. 작년에 작가와의 만남에 갔다 사인도 받고 말도 몇 마디 주고 받았는데, 아주 자유롭고 순수한 사람 같다는 느낌이었다. 공교롭게도 김선우 작가의 사진은 내가 원하는 사진이 없어 작년에 내가 핸드폰 카메라도 찍었던 사진을 올린다.(삭제된 사인 받으시는 분에게는 죄송할 뿐이다.)

 

수상 소감문 전문을 읽고 싶은데 찾을 길이 없다. 아, 그런데 기사를 쓴 기자분한테 메일을 한 번 보내봐야겠다. 그 기자분은 있지 않을까? 있어도 보내줄까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니.... 방금 전에 메일 보냈다. 최재봉 문학기자이다. 답장이 올까?

 

제목이 "너무 이뻐서 때론 슬픈..."이라고 한 이유는 이들이 어찌보면 그 피해자일 수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김선우 작가도 내가 처음 딱 마주쳤을때 드는 생각은 '아, 이쁘다."였다. 그의 글이 생각나기보다는 외모의 아우라가 너무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나 같은 수컷들에게는. 하여튼 이들의 고군분투를 기대한다.

 

 

12월5일에는 제35회 이상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그날 수상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억압받고 약하고 짓밟히고 빼앗기는 사람들을 위해 더욱 편파적으로 나의 인생을 바쳐 그들을 묘사하겠다 (…) 이 땅에서 드물게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았고, 밥과 술을 풍족히 제공받았으며, 독자들에게 지지받고 보호받고 그리고 상처받은 작가로서, 이제 23년차가 된 소설가로서, 교육받은 시민으로서,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로서 아무 두려움 없이 인간 조건의 기본 전제이고 민주주의의 초석인 표현의 자유를 향유할 것이며, 이것을 억누르는 어떤 것과도 맞서 싸울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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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02-0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지영작가 좋아해요~~~이쁘고, 자유롭고, 글도 잘쓰잖아요.
인간성도 좋을꺼 같아요~~

햇빛눈물 2012-02-06 15:46   좋아요 0 | URL
'자유'로운게 마음에 들죠. 근데 뭇 사람들은 그 '자유'롭다를 싫어하더라구요. 김석우 작가님은 실제로 보니 상당히 인간성이 좋아보이더군요. 공지영 작가님은 실제로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상으로는 제가 상당히 좋아라 하는 여성 '스타일'입니다. 물론, 글과 사회적 행동들도 마음에 들고요. 하하~~
 

집 서재에 널부러져 있는 여러 글들을 읽고 있다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0년 10월에서 표시해 둔 부분이 있어 옮겨 본다. 웃기다 딱 1년 전에 읽은 글이다.  언제나 좋은 것들은 시간을 무시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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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잘 익어가는 것일까?

유용주


우기에 접어들었다

바람 거세게 불고 비 퍼붓다. 고맙다. 비 내리니 조용하다. 아랫집 여자 목욕탕 양은대야로 타일 긁는 소리 안 난다. 윗집 개새끼 짖지 않는다. 게이트볼장 술 취한 노인네들 출근하지 않는다. 모든 소음이 빗속과 바람소리에 파묻힌다. 빗속에서 절간처럼 고요해진 집이다. 도라지꽃이 피었다. 철모르는 코스모스도 피었다. 거센 비바람을 맞고도 꽃은 기어코 피어난다. 텃밭 주위에 나뭇가지가 함부로 부러져 나뒹군다. 부러져 봐야 멀쩡할 때의 고마움을 안다. 다시 이어 붙여 쓰려면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흐르겠는가. 큰비 그치고 잔비 온다. 사물들, 잠 깨어 기지개 켜다. 나는 얼마나 젖어 있으냐. 얼마나 부러졌느냐.


어두워지면 가로등 한꺼번에 들어오듯, 달맞이꽃이 피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의 배신을 섭섭하게 생각 마라. 원래 배신이란 없는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겠느냐. 물 흐르듯 인연에 따라 흘러가는 것이고, 돌에 채어, 수초에 걸려, 나무뿌리 속으로 모래나 낙엽 속으로 새의 깃털 속으로 뿔뿔이 흩어질 뿐이다. 가엾는 허허바다로 스며들 뿐이다. 수평의 눈으로 보면 배신은 없다. 다만 자기 자신, 믿는 마음이 부족할 때 생기는 어리석은 병일 뿐이다. 쓸쓸하지만 어쩔 수 없다. 원래 인생이라는게 쓸쓸한 거다. 마음의 흐름을 그대로 따를 것! 흘러가는 대로 그대로 둘 것!


'새 소리는 어떻게 참지!'

이 무슨 시적인 얘기인가. 개 짖는 소리에 스트레스 받아 항의하는 내게 윗집 아저씨가 반문하는 소리다. 아뿔싸. 졌다! 완벽하게 졌다. 하긴 개는 짖는 것으로 존재감을 얻는다는 아랫집 젊은 개새끼도 있다. 새 소리와 개 소리가 인간 청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과학으로 분석한 적이 없는, 그 방면에는 무지에 가까운 내가 진 거다. 생활쓰레기를 폐드럼통에다 태울 때 항의하는 내게 '그러니 어척헌대유'하던 아주머니가 그나마 더 인간적이다. 숲이 좋아 이사 왔던 내가 땅을 치고 통곡할 판이다. 옮겨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아카시아 샘물을 너무 오래 먹었다. 꿀은 독이다. 달콤한 꿀에 취해 저 막무가내를 키웠구나. 뻔뻔함에다 거름 주었구나. 한 20년 글 써서 밥 벌어왔지만, 이런 무례는 처음이다. 오늘 졌다. 완벽하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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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글이다. 그리고 현실에 부합하는 면도 크다. 범야권 진영 서울시장 후보로 박원순씨가 선출되었다. 한동안 보수 언론의 공격이 예상된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이 박원순 '흠집내기'에 선봉역할을 하고 있는 듯 하다. 

하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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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1.10.4   좋은 사람 나쁜 놈 현상

어쩌다 좋은 일 하면 칭찬 바가지
어쩌다 실수하면 몹쓸 놈 손가락질
이런 검증은 얼마나 불공정한가 
 
가령 수십년 동안 악랄한 이름을 떨치던 고문기술자가 사업가로 변신하여 인권단체에 거액을 기부했다고 치자. 고문기술자란 전력 때문에 더 강렬한 미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평생을 인권운동가로 헌신한 이가 회계처리 미숙으로 횡령의 실수를 했다고 치자. 인권운동가란 전력 때문에 더 호되게 비판받을 수 있다.  

모두 있을 수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두 사례의 당사자들이 공적인 활동을 위해 동시에 검증받는 순간이 오면 그 차이는 명확해진다. 고문기술자에겐 냉소와 의혹보다 반성과 대견함이 키워드로 적용되지만, 인권운동가에겐 그간의 활동에 대한 존중과 신뢰까지 의심하며 혹독하고 집요하게 실수를 문제 삼는다. 늘 나쁜 놈이다가 어쩌다 좋은 일 한번 하면 칭찬이 바가지고, 대개 좋은 사람이다가 어쩌다 한번 실수하면 몹쓸 놈으로 손가락질 받는 그 유명한 ‘좋은 사람 나쁜 놈 현상’이다. 형들에게 떠밀려 병든 부모를 묵묵히 수발하는 막내 부부는 걸핏하면 욕먹고, 어쩌다 찾아와 비싼 물건으로 환심 사는 형제들이 효자효부로 자리매김된다면 얼마나 불공정한가. 그러므로 개인적인 삶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공적인 영역에서 검증의 잣대는 더없이 공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박원순 변호사에게 일부 보수언론이 들이대는 검증의 잣대는 지나치게 편파적이고 유치하다. 그가 단일화 후보가 되고 말고를 떠나, 그를 지지하고 안 하고의 정파적 관점을 떠나서 그렇다.

시민운동가란 모름지기 ‘변두리 판잣집에 살아야 한다’는 자기들 나름의 터무니없는 윤리규정을 적용한 ‘박원순, 강남 호화아파트 거주 논란’ 등의 자가발전은 민망하다. 재벌 후원금을 받아 사회사업을 했다는 지적질은 자가당착이다. 평소 보수언론들의 친재벌적 행태를 고려하면 재벌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한 박원순을 칭찬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시민운동가 주제에 자녀를 해외유학 보낸 사실을 언급하며 미간을 찌푸리는 대목에 이르면 찌질함의 원형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러다 결국엔 부부 금실의 정도까지 자신들이 개발한 잣대로 검증하겠다고 나설 태세다.

검증을 한다면서, 온몸에서 악취가 진동하는 똥 묻은 이들에겐 거친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작은 티끌 하나를 빌미로 승냥이떼처럼 물어뜯는 일은 전혀 공정하지 않다.

아마도 우리 역사상 가장 기막히고 부끄러운 검증의 기억은 1997년 대선 당시 한 극우 잡지가 주최한 사상검증 토론회일 것이다. 모든 대선 후보를 다 초청하는 형식이었지만 그들이 겨냥한 것은 자기들 기준에서 빨갱이라 단정한 김대중 후보였다. 그들은 김 후보를 모욕 주고, 훈계하고, 반성을 강요했다. 기막힌 것은 이런 특정 후보에 대한 심리적 테러를 공중파 3사가 몇시간씩 생중계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그런 언론 환경에서 살고 있다.

검증의 잣대는 공정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정책능력이나 리더십을 평가하는 검증은 얼마든지 신랄할 수 있다. 하지만 온몸에 똥 묻은 이가 얼굴에 재 하나 묻은 사람을 일방적으로 나무라는 식의 검증이라면, 희망은 없다. 더구나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유권자들조차 똥 묻은 이의 곁에 가면 악취가 밴다는 핑계로 그놈은 제껴두고 티끌 묻은 이만 비난하는 식의 프레임에 갇힌다면 더 그렇다.

그런 나쁜 놈 프레임이 깨지지 않는 한, 도덕적이고 헌신적인 삶에 충실한 이들은 공적 영역에 진출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결국 유권자들은 계속 악취가 풍기는 나쁜 놈들 곁에서 코를 막으며 차악의 선택을 해야 한다. 좋은 사람 나쁜 놈 현상은 이번 기회에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명수 마인드프리즘 대표·심리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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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국은 일본만큼이나 가깝고도 먼 나라이다. 아마도 두 나라의 공통점은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양가적' 일 것이다. 아주 쉽게 '쪽바리'라며 은근히 그들을 무시하면서도 물건은 'made in japan'을 좋아하고(남자들은 대사가 별로 없는 동영상을 특히 더 좋아한다) 또한 '짱개'라며 중국인들을 무시하는듯 하지만, 그들의 경제성장과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그들의 문화적 자산에 대해서는 한없는 '경외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사실이 두 나라를 가깝고도 먼 나라로 만드는게 아닐까 한다. 물론 왜 그런 '양가적' 감정이 우리에게 생겼는지는 역사적, 사회적으로 분석해야 할 일일 것이다. 누군가 하겠지, 아니면 했는데 내가 모를 수도... 하여튼 이래나 저래나 두 나라는 우리에게 중요할 수 밖에 없는 나라인 것 만은 확실하다. 특히나 최근 중국의 변화와 성장세를 보면 무서울 따름이다. 앞으로 멀지 않은 미래 지구사회를 지배하는 'one top'으로 중국을 꼽는 학자들이 많다. 마틴 자크의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도 그런 주장을 담고 있는 듯 하다. 책이 나온지는 몇 달 됐는데, 오늘 관련 기사가 있어 스크랩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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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1.1.6   “미→중 힘의 이동 돌이킬수 없어…서구잣대 고집말라”  

인터뷰/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지은이 마틴 자크
중 ‘평화적 굴기’ 변함없어…주변시선이 변한것
‘독단적 중국’보단 ‘과감해진 중국’ 표현이 옳아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의 마틴 자크는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쇠퇴는 바뀔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며, 이제 세계는 서구의 시각이 아닌, 중국의 시각에서 중국을 이해하고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10~20년 뒤 아시아는 현재의 미국 중심 질서와는 완전히 다른, 중국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틀 안에서 살게 될 것이다. 중국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일부는 우리가 너무 서구의 프리즘에 익숙해진데서 오는 착시현상이라고 그는 말한다. 우리는 중국 중심의 세계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지난달 베이징에 온 그에게 질문들을 던졌다.  

  
 
[마틴 자크 누구]
영국 출신의 진보적 언론인이자 학자

마틴 자크(66)는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When China rules the world·한국어판 부키 펴냄)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영국 출신 학자이며 언론인이다. 런던정경대학 부설 국제관계·외교전략연구소, 아시아경제연구센터의 초빙연구위원이며, <가디언>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77년부터 영국 좌파 이론지 <마르크시즘 투데이>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인디펜던트> 부편집장을 역임했다. <비비시>(BBC)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 제작하기도 했다. 진보적 민간 싱크탱크 ‘데모스’(Demos)의 설립을 주도했다. 중국 인민대학과 일본 아이치대학, 리쓰메이칸대학 등에서 초빙교수로 강의했다.

12월 중순 베이징에서 2시간 넘게 인터뷰를 하면서 그는 “서구인들의 문제는 항상 서구의 시각으로만 중국을 이해하려 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시각에서 중국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인들이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오랫동안 세계의 중심은 서구에 있었다. 이제 세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려면 중국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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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핵심개념은 ‘서구식 세계질서를 던져버리고, 중국식 새 질서를 맞이할 준비를 하라’로 읽힌다. 하지만 올해 전세계는 중국의 ‘힘의 외교’에 반발을 느꼈고, 중국식 세계질서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도광양회’를 너무 빨리 포기했나?

“중국의 외교정책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변한 것은 ‘맥락’이다. 금융위기 이전, 사람들은 부시와 미국에 대해 매우 환멸을 느꼈다.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아세안(ASEAN), 아세안+3 등을 통해 아시아를 하나로 통합하는 구심점이 됐다. 중국은 매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많은 존경을 얻었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함께 큰 변화가 나타났다. 전세계 힘의 균형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매우 분명하게 이동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뽑혔다, 이 때 사람들이 중국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우리는 중국을 다른 식으로 생각하는 데 적응하는 중이다. 가장 두드러졌던 몇가지 사례를 보면 스프레틀리와 파라셀 군도가 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 정부 관리들이 이 섬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핵심이익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이것을 공개적으로 말한 적이 없다. 나는 중국의 입장이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이 남중국해 경계에 대해 법률적 구속력이 있는 협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다. 중국의 입장은 ‘우리는 다면적 협상은 거부한다. 국가 대 국가로 양자 협정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중국의 이익에 맞기 때문이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군활동이 늘었다는 것인데, 특히 베트남 어선들을 붙잡는 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은 남중국해에서 오래 전부터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동남아는 중국이 규모가 작은 나라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아세안 국가들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지난 7월에 자신들의 포럼에 초대했고 클린턴은 중국과 동남아국가들의 분쟁의 중재자처럼 행동했다. 중국에게는 매우 도발적인 행동이었다. 그리고 나서 사람들은 미국이 돌아왔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 의미를 분명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지은이 마틴 자크 

우선, 부시는 이 지역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얻었다. 둘째 그는 동아시아를 완전히 무시했다. 셋째 오바마 행정부는 그보다는 훨씬 영리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동아시아를 우선 순위에 놓았다. 그렇지만 미국은 이 지역에서 쇠퇴하는 세력이고, 중국은 떠오르는 세력이다. 이 지역의 모든 나라에게 중국은 가장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다. 이것은 지금도 진실인데, 10년 뒤에는 어떻게 되겠는가? 중국은 훨씬 중요해 질 것이다.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돈이 흘러나오고, 중국이 외부에 투자하는 돈도 늘 것이며, 3~4년 뒤면 이 지역 무역결제의 절반이 위안화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 보고서가 HSBC에서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나라도 중국과 잘못된 관계로 갈 여유가 없다. 미국이 줄 수 있는 것은 안보다. ‘중국이 너무 커져버리면 우리가 너를 돌봐줄게’하는 식이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리콴유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서 이를 편안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도 계란을 미국의 바구니에만 담을 리는 없다.”

- 중-일 댜오위다오 갈등,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중국의 대북정책 등에 대해 일본과 한국에선 중국 비판론이 고조됐다.

중-일 관계는 다른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2차대전 이후 중-일 관계는 한번도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일본이 저지른 일에 대해 매우 강력한 감정을 느끼고 있고, 일본이 한번도 뉘우치지 않았다고 느낀다. 일본의 사과는 항상 공식적이고 상투적인 문구였고, 자신들이 아시아에서 한 행동에 대해, 인간으로서, 사회로서, 문화, 정치로서 받아들이려 노력한 적이 없다.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를 둘러싼 분쟁은 이미 매우 오래된 문제다. 일본은 이를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자신의 영토로 간주하고 매우 강력한 주장을 하고 있다. 이 문제를 중국이 ‘도광양회’ 정책으로 해결하려 했을 때도 일본은 이를 거부했고 해결되지 않았다. 이번에 어선 선장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은, 일본 해양순시선이 어선을 나포하고 선장을 국내법에 따라 체포한 것은 매우 도발적인 행위였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매우 분노해, 여러 관계를 끊었다. 이것을 중국의 도발적 행위라고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 외무상은 매우 모험주의적 행동을 보였다. 이는 중-일 관계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임을 보여줬다. 하토야마 총리가 처음 선거에서 승리해 총리가 됐을 때, 진정으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였다. 일본이 메이지 유신 이후 서구쪽으로 돌아서 아시아와 멀어진 이후 다시 새로운 방식으로 아시아를 포용하고 아시아에 재통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본은 정치적으로 얼어붙어 버렸다. 단기적으로는 일본에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고 본다. 이것은 중-일 관계의 어려움을 더 명확히 보여줬을 뿐이다. 2005년 이후 중-일 사이에서 벌어진 최악의 상황이었다. 댜오위다오 문제는 두나라 사이의 가장 위험한 문제다.

한미합훈은 실수…미국은 역지사지로 따져보라
중 ‘김씨왕조’ 지지안해…북 붕괴 여파 우려하는 것

한국에 대해 얘기하자면, 당연히 중국은 한국에 대해 어려운 상황이다. 왜냐하면 아주 기묘하고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북한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은 북한을 지원했다. 북한의 요구대로 지원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유지될 수 있을 만큼 지원했다. 하지만 분명 중국이 김씨 왕조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김정일은 인기가 없다. 중국이 김정일을 지원한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역사적 이유도 있다. 중국이 지금까지 북한에 원조를 해온 이유는 한국전쟁의 여파이고, 중국이 자기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만약 북한 정권이 붕괴한다면 북한 경제, 엄청난 북한 난민의 유입 등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걱정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북상 등 북한의 붕괴로 인해 벌어질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이 점에서 중국의 외교는 매우 방어적이고, 입장의 변화도 없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북한 정권은 더욱 모험적이고, 행동이 더욱 광적으로 됐다. 그리고 중요한 요소는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을 실시했던 한국의 두 대통령 다음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선출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매우 친미적이어서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한-미-일의 축을 만들어내고 있다. 나는 한미 연합해군훈련은 실수라고 생각한다.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중국은 현재로서는 꼼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만약 지금이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과 같은 상황이라면, 중국은 OK라고 말하고 대담한 조치를 취할 것이고, 미국이 개입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이전까지 중국은 한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고, 관계는 점점 좋아졌었다. 한국은 중국에게 북한보다 훨씬 중요하다. 하지만 중국은 자신들이 입장을 바꾸면 북한을 자극해 북한이 더욱 나쁜 행동을 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바뀐 것은 중국의 입장이 아니다. 상황과 인식, 사건들이 변했다. 누가 북한 정권이 이렇게 행동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었겠는가.” 
  
 
» 미국의 대중국 수출입(2010년 1~10월) 

중국은 항상 평화적 발전에 대해 얘기한다. 헤게모니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중국은 이 약속을 지킬까? 중국이 미국과 충돌하지 않고, 헤게모니도 추구하지 않는 강대국이 될 수 있을까?

“2010년 들어 중국은 더 확신을 가지게 됐고, 서구사람들이 쓰는 용어로는 ‘독단적’이 됐다. 나는 중국이 ‘자기가 생각하는 말을 과감하게 말하게 됐다’고 표현하겠다.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좀 더 말하려고 하게 됐다. 예를 들면,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미국, 특히 미국 은행들을 비난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다보스포럼에서 미국 금융기관의 문제를 비판했고, 인민은행장은 특별인출권이 달러를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대담한 발언이지만, 완벽하게 근거가 있다. 사람들은 중국이 왜 국제 시스템에서 더 책임있는 역할을 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중국은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얘기하겠다. 중국이 강해지면서 전세계에서 이해관계가 많아졌다. 여러 장소와 이슈들에 대해. 미국과의 이견의 영역은 계속 늘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진짜로 단순했다. 무역문제와 대만 문제에 국한됐다. 이제 중국은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중동에 진출했다. 중국은 이제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경제규모가 큰 동아시아에서 중국은 대부분의 국가들의 제1 무역상대국이다. 중국의 이익은 몇배로 늘었고, 미국과 많은 새로운 영역에서 접촉하게 됐고, 당연히 미국과의 이견도 계속 늘고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정책을 따라왔다. 계속 힘을 길렀다. 그 시기 동안 중국은 매우 조용하고 논쟁하지 않는 역할을 하려 했다. 미국의 선의를 얻고 유지하는 것은 중국 외교의 절대적인 원칙이었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나라의 관계가 변하고 있고 이미 많이 변했다. 지난해 11월 오바마가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미국 언론들로부터 중국의 반체제인사와 인권문제에 대해 강의를 하지 않았다고 공격을 받았다. 많은 미국인들이 미-중 관계가 변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미국의 물주,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다. 당신에게 돈을 빌려주는 은행 매니저에게 설교를 할 수는 없다. 지난 한해 동안 중국이 한 행동 중에 평화적 굴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행동을 보지 못했다. 나는 중국이 유럽이나 미국처럼 전세계적으로 군사적인 확장정책을 펴고, 서구식 군사적, 모험주의를 중시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중국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중국은 문화적, 인종적으로 매우 강력한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전세계를 향해 중국의 문제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서구의 시선으로 중국을 바라본다. 중국이 또다른 서구식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 구매력평가 기준 국내총생산 
 
중국 정치개혁 느리지만 진행중…시간은 걸릴것
한반도 통일때 중국 신경쓰는 건 미군주둔 여부

- 중국이 강대국으로 떠오르는 것을 제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들이 보인다. 유럽, 동아시아, 중동 등에서 미국은 동맹을 구성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이런 미국 동맹들을 돌파할 것인가?

“중국은 이를 인내해야 한다. 미국의 문제는 진짜로 쇠퇴하는 세력이라는 점이다. 금융시스템이 붕괴한 이유는 미국의 경제, 그러므로 달러가 더이상 강하지 않아서,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국제금융시스템을 지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상당 기간 동안 매우 낮은 성장을 할 것이다.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의 크기를 추월하는 시기는 2027년보다는 2020년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이전에 미국 국방부가 국방 지출을 늘리겠다고 요구하면 따지거나 논쟁할 필요가 없었다. 앞으로는 미국은 더이상 이런 군사적 행동을 할 여유가 없다. 유럽 특히 미국의 가장 믿을 만한 지지자였던 영국에서도, 현재의 우익 총리 아래서 국방예산을 잔뜩 줄였다. 유럽 전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유럽 정부들이 능력이 없어졌는데 나토의 미래는 어떻겠는가. 중국이 금융위기로 고통을 겪고 성장률이 5% 정도로 떨어졌다면 우리는 다른 논의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매우 뛰어났다. 중국은 힘을 주변으로 투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국이 핵 항공모함을 중국 영해 바로 앞에 데려와 훈련을 하겠다고 했을 때 중국이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지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이 항공모함을 멕시코만에 보내는 거나 마찬가지다.

중국이 항상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란 말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중국은 매우 영리하게 행동했다. 나는 그들이 영리한 이유는 중국이란 국가가 매우 활력이 있고, 역사적인 구조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인들은 국가와 국가의 통치술을 신뢰한다. 미국에서처럼 사람들의 권리가 ‘국가는 꺼져버리라’고 소리치는 게 전부인 곳과는 다르다. 사람들이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 정치개혁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국가의 전체적인 성격이 과거시기로부터 변화했고, 끊임없이 실험하고 개혁하고 시범적으로 추진하는 흥미로운 방식의 국가로 바뀌었다. 중국 지도자 개개인이 영리해서가 아니라, 이 체제가 중국에 매우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단지 공산주의 시기만이 아니라 중국 역사의 수천년 동안 진행되온 방식이다.” 
  
 
» 중국 군사비 지출 

-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도 강력한 반미감정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일본인들은 미국의 헤게모니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미국의 헤게모니 안에서 경제적 성공을 이루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의 소위 자유민주주의 등의 가치도 중요한 이유다. 반면에 중국에서는 우리가 따라야할 가치를 찾기 어렵다. 중국이 세계의 주도국가로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있나?

일반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은 가난한 국가들을 멸시한다. 한국인들은 북한이 가난하기 때문에 북한을 멸시할 것이다. 1997년 이전에는 홍콩인들이 중국 본토 사람들을 경멸했다. 홍콩인들은 본토 사람들이 가난하고, 비문명적이고 거칠고, 실패자들이라고 생각했다. 현재로서는 중국은 매력적이지 않다. 중국의 정치체제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이 빈곤에서 탈출하려는 개발, 전환, 성장의 정치체계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중국의 문제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여전히 가난한 국가이고 (변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물론 중국에는 미국보다 많은 백만장자가 있다. 하지만 중국의 평균 생활 수준은 여전히 한국보다 많이 낮다. 중국은 2008년에야 올림픽을 개최했다. 따라서 중국의 (인권이나 사회가 바뀌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선입견은 서구에 의존하고 있는데, 중국은 권위주의적 정권이고, 인권이 없고, 반체제인사들을 가둬두고 있다, 류샤오보에게 한 짓을 봐라 이런 것들이 일반적인 관념이다.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면서 중국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생활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삶에 자유가 훨씬 많아졌고, 아직은 제한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수많은 논쟁들도 진행되고 있다. 사회의 미래에 대해 중국에서 미국보다 훨씬 유익한 논쟁들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참여해 논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변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마도 10년은 걸릴 것이다. 때가 되면 중국이 정치 시스템도 개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인구 

-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터뜨렸다. 당신은 서구식의 ‘자유 민주주의’가 세계 모든 나라가 따라야 하는 보편적인 가치라는 생각은 서구인들의 편견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중국의 ‘인권’ 문제에 눈 감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할 이야기는 많지만, 우리가 그 문제를 어떻게 할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류샤오보가 그의 사상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다는 데 대해 매우 강한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중국인들도 류샤오보가 당국과 다른 생각을 했다는 것 외에 정부에 대해 어떤 위협이 되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류샤오보 같은 사람들이 사회안에서 일상적으로 활동하도록 허용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하지만 류샤오보의 사례는 천안문으로 광장으로 되돌아가는 데 이 점은 천안문 광장에서 일어났던 일 때문에 공산당 안에서 특별한 반향을 일으킨다. 특히 중국은 그들의 일에 외부에서 개입하는 데 매우 분노한다. 이유중 하나는 그들이 19세기 말 이후 서양의 개입 때문에 너무 큰 고통을 겪었다는 점이다. 외부의 개입은 큰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나는 노벨위원회가 바로 그런 경우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현명하지 않았다. 두번이나 실수를 했다. 그들은 오바마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았어야 했다. 모두가 악당 부시를 몰아낸 데 너무나 안도감을 느껴, ‘오 대단해! 우리는 오바마가 있으니까 그에게 상을 줘야지!’하는 식으로, 부시를 이긴 공로로 오바마에게 상을 줬다. 류샤오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과연 이것이 류샤오보나 중국 안에서 류샤오보처럼 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인가, 아니면 역효과를 냈을까? 역표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이 류샤오보에게 한 일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류샤오보를 석방해야 한다.”

- 중국이 부상한 뒤 세계, 특히 아시아에는 일종의 조공제도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아시아 국가들이 ‘평등한 주권’ 시스템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 많은 한국인들은 중국 중심의 불평등한 조공체제를 용인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다.

“중국의 현재는 19세기 말의 약점과 실패를 겪으며 서구 시스템에 억지로 적응한 결과다. 조공체제가 붕괴하고, 민족국가라고 부르게 됐다. 중국은 홍콩에 대해 일국양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데 이는 국민국가와는 관계가 없다. 중국은 지난 100여년 동안 자신을 국민국가라고 부르고 있지만, 일국양제는 문명국가의 시스템이다. 문명국가는 민족국가보다 더 다원적이다. 두번째로 중국이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근거도 역사적 근거에 기초하고 있다. 중국을 문명국가로 이해하는 것은 중국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아직 조공체제는 부활하지 않았지만,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경제적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이런 상황이 30년 더 계속된다고 상상해 보자, 현재와는 매우 다른 중국 중심의 경제가 나타날 것이다. 대부분의 무역결제가 위안화로 이뤄지면서 위안화는 달러를 대체할 것이다. 중국어가 이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언어가 되고, 한국에서도 중국어가 영어보다 중요해 질 것이다. 이 지역에서 문화, 금융, 무역의 흐름이 점점 더 중국 중심이 될 것이다. 중국 문화의 영향도 점점 커질 것이다. 아마 많은 아시아 사람들은 중국 정부의 조직원리에도 익숙해질 것이다. 중국 정부의 권위적인 부분은 한국인들에게 매력적이지 않겠지만,한국도 많은 권위적인 면을 가지고 있으므로 받아들이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이 이 지역에서 이처럼 압도적인 위치를 가지게 됐는데 모든 국가가 평등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평등하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베스트팔렌조약 체제에서도 미국과의 동맹 관계가 평등한가? 미국과 남미 국가들의 관계가 평등했나? 전혀 아니다. 베스트팔렌 조약이 국민국가 체제에 부여한 것은 법률상의 평등이다. 즉 원칙적으로는 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평등하지 않다. 따라서 현재의 시스템과 조공체제가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모두 힘에 따라 형성되는 체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공체제는 매우 안정적이고 유연한 시스템이고 호의를 베푸는 시스템이라고 중국인들은 주장한다. 한국인들이 뭐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역사적 현상에서 조공체계가 매우 착취적인 시스템은 아니었다. 한국인들은 서구의 식민주의나 일본의 식민주의와 조공시스템을 비교해 봐야 한다. 중국은 식민지화는 하지 않았다. 중국이 식민지화 비슷한 것을 한 것은 청 시대에 17세기부터 중국 서부를 정복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동남아 등을 식민화하지 않았다. 역사를 보면 서구는 훨씬 고약한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다.”

- 중국이 경제적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만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이를 해결할 수 있을까?

“중국의 빈부격차, 부의 불균형은 매우 큰 질문이다. 중국은 실제로는 자본주의 형태지만, 매우 강력하고 전지전능한 국가가 존재하는 매우 특별한 상황이다. 따라서 자본주의가 불평등을 만든다. 어느 정도까지 불평등을 용인할지가 문제다. 두번째 문제는 세계화다. 1970년데 말 이후 진행된 세계화를 보통은 성장의 측면에서만 보지만, 실제로는 세계화와 함께 매우 심각한 불평등이 생겼다. 중국에도 두가지 요소가 다 있다. 문제는 중국이 이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뭔가를 하려는 정치적인 의지가 있느냐는 거다. 두 질문중 하나에 대해서라도 대답이 노(NO)라면, 중국의 불평등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시작하는 12.5 경제계획에서 이는 우선 해결 과제로 등장했다. 이 문제에 대해 그들이 이렇게 단호하게 얘기한 적이 없다.”

- 중국 공산당이 강력한 통치를 하고 있지만, 중국인들 특히 젊은 세대의 의식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들이 미래에 중국을 변화시킬까?

“미래까지 볼 필요도 없다. 이미 그 변화는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젊은 세대는 부모세대와는 기묘할 정도로 다르다. 사회는 외부로 매우 개방돼 있고 투명하며, 이는 과거에는 없었던 현상이다. 중국 역사상 유례없이 외향적인 시기다. 누구도 이를 뒤집을 수 있을 것같지 않다. 중국은 항상 매우 국가 주도적이고, 국가 중심적인 사회였다. 시민사회 영역은 항상 약했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중국 공산당이 더 개방될 것이고, 공산당 체제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면 공산당은 매우 성공적으로 통치해온 정치 체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50년 안에 이를 대체할 정치체제가 등장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분명 앞으로 30년은 공산당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중국의 미래를 예측한다면, 현재 체제가 점점 더 개방돼 가는 쪽이며, 근본적인 (체제) 변화가 나타나는 쪽은 아닐 것이다. 변화라면, 개방, 점진적인 투명성 확대, 좀더 다양한 목소리들, 더 큰 책임, 대표성 확대, 정보의 확대 등일 것이다. 이는 원자바오도 어느 정도 제시했던 내용들이다. 나는 그런 과정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 어떤 정치적 위기 같은 근본적 변화가 언젠가는 나타난다고 해도 가까운 시일 안에는 아니다. 하지만 항상 중국은 중국으로 인식될 것이고, 갑자기 미국이나 다른 식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에서 국가는 항상 중요할 것이다. 왜냐면 국가가 중국을 하나로 통합시켜왔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에게, 국가의 통합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 당신은 책에서 장기적으로는 한국이 미국에서 멀어지고 중국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미국 중심의 정책과 한미동맹을 고수한다. 이런 상황은 바뀌게 될 것인가?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행동이지만. 한국의 이전 두 대통령은 새로운 정책을 추진했고, 상당한 성과를 냈다. 어떻게, 어떤 조건에서 어떤 시기에 이뤄질지 모르지만 통일은 이뤄질 것이다. 한국인들은 가난하고 이질적으로 변해버린 북한과 통일하면 엄청나게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통일은 올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은 한국이 내기를 걸기에 좋은 대상이 아니다. 미국은 한국에 무한정 군대를 유지할 수는 없다. 미국이 아시아 정책에서 주한미군을 얼마나 더 유지할지 확실치 않지만, 20년 이상으로는 보기 어렵다. 그 때가 되면 미국이 충분히 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분명히 한반도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이전 두 대통령이 올바른 노선으로 갔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기묘하고 예측불가능한 (북한) 정권을 다루면서 일종의 화해를 하는 것은 느리고 고통스럽지만, 그들은 옳은 길로 갔다. 한국의 우파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북한은 극단적으로 위험하다’ ‘그들을 고립시키고 적으로 대해야 한다’ ‘중국의 입장은 믿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냉전으로의 회귀다.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더이상 그런 상황이 아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그런 사고가 유효할 것이고, 10년 정도는 유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아니다. 따라서 한국에 필요한 것은 북한과의 새로운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다. 한국은 이전에 그 길로 갔다가 현재는 뒤집어 버렸다. 얼마 전 한국 국방장관이 북한이 다시 도발한다면 폭격하겠다고 한 것은, 완전히 ‘미친 이야기’다. 위험스러운 것은 북한의 극단주의가 한국에서도 똑같은 것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 정부의 정책은 매우 근시한적이다. 냉전 동맹의 정치다. 한국이 북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이해하지만, 냉전의 벙커로 퇴행하지 말고, 거기서 빠져나와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중국이 종국적으로 북한이 없는 남한 주도의 통일된 한반도를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한반도 통일을 중국이 용인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나

“이 문제에 대해 중국의 주요 인물들과 토론해 본적이 없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중국이 한반도의 통일을 받아들이려면 미군이 떠나야 하고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사라져야 할 것이다. 나는 이런 상황이 한국에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인들이 우려하는 것은 미군이 중국과 국경을 접하면서 북한에 주둔하는 것이다. 중국이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군이 멕시코-미국 국경지대에 주둔하게 된다면 미국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유럽은 미국과 달리 점점 강해지는 중국과 지정학적 마찰을 벌일 가능성이 적다. 그 때문에 중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위치에 있어 보이는데, 유럽인들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유럽의 문제는 중국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다. 중국에 대해서라면 즉각 인권문제, 공산당, 선거가 없는 것 등을 얘기한다. 중국에 대해 잘 모르고, 흥미도 없다. 유럽은 지역적 사고로 후퇴하고 있다. 1년 전 나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대만을 방문했다. 그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는데, 그곳 사람들은 중국의 부상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은 그것을 느끼고 이해하고 참여하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세계의 중력 중심이 중국 가까이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려면 북미나 유럽으로 가지말고 동아시아로 가라고 한다. 오랫 동안 중심은 서구에 있었다. 그러므로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으로 갔다. 이제는 중국으로 가야 한다.”

ps : 과거 '조공체제'와 '식민지 시대'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식민지 시대'만큼 '조공 체제'하에서의 조선이 살만한 시대였다고 '조공체제'가 좋은 체제라고 중국이 좋은 나라였다고 하는건 무리가 아닐까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도 충분히 과거 중국의 과도한 조공 요구로 문제가 됬던 사례는 많은 것 같은데, 저자가 그런 역사적 사실들은 모르는 것일까? 좀 긴 기사지만 읽다보니 고개가 갸우뚱하는 부분들도 많다. 왠지 구입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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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외할머니 팔순잔치가 있어 덕산에 다녀왔다. 외가댁이 독실한 크리스천이라 잔치를 하기 전에 목사님이 오셔서 예배를 한동안 했다. 당연히 나는 예배 하는 곳을 나와 주위를 배회했다. 그런 환경이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한때 교회를 다녔고 지금도 어머니는 교회를 다니시지만 이상하리만치 때와 시를 가리지 않는 그런 예배 풍경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물론 예배를 꼭 교회에서만 하는 건 아니지만, 팔순잔치라고 하는 잔치집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에 어느 교회신자들이 절에 들어가 땅 밟기를 했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절간이 사탄의 무리가 득실거리는 곳이었으니 당연하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행태가 바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교인들이 특히 개신교 신자들이 싸잡아 비난 당하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고 하는 뿔건색의 팻말을 들고 지금도 거리 곳곳을 배회하는 그 불쌍한 무리들이 바로 예수를 불신하게 만드는 원흉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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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0.11.8  이웃 없는 종교의 우울함 

자기중심점 편집증이 ‘미친 십자군들’ 불교 사찰 난입으로
이웃을 ‘적’으로…교회가 시민사회로부터 ‘왕따’ 당하는 이유   
 
1991년 요맘때였다. 학문의 폭이나 깊이에서 당대 한국 최고의 신학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변선환 당시 감신대 학장을 정죄하는 교단 총회의 결의가 있었다. 즉각 교수들과 학생들, 그리고 많은 목회자들의 항의와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또한 안병무·서광선·이재정 등 교단을 망라한 한국의 대표적 신학자들이 공동으로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11월21일, 대형교회 목사들이 중심이 된 대한감리교회 교리수호대책위원회가 발족하였고, 총회의 징계 결의가 준수되지 않으면 교단 분열을 각오한다는 성명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이듬해 5월, 변선환 교수는 교수직을 면직당했고 목사직이 회수되었으며 출교 처분되어 교인 자격까지 박탈당했다. 이는 한국 교회가 자행한 신학자에 대한 징계 사례 중 가장 극한적인 경우에 속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던 노신학자에게 이런 가혹한 처결을 교단 분열 운운하면서까지 주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신학적 신념이 자기들의 신앙관과 다르다는 이유, 놀랍게도 이것이 전부다. 그들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면 그것은 “사탄과의 싸움”이었다.

도대체 저들을 그토록 격동시킨 신학적 신념의 내용은 무엇일까. 선생은 자기의 신학을 ‘타종교의 신학’이라 불렀다. 자기의 언어와 관행,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만남의 과정과 태도를 강조하는 신학이다. 해서 타종교를 자신과 닮도록 동화시키거나 타종교에서 자기와 닮은 요소를 찾아내어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타종교의 언어와 관행을 존경하고 그 ‘차이’에서 서로 배움을 얻는 만남의 과정이 중요시된다. 나아가 종교들이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는 타자를 함께 바라보고 자신의 몸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 그러한 성찰에 이르는 것에 관한 신학적 담론이다. 나는 아직도 그의 타종교의 신학이 종교간 대화모델 가운데 가장 훌륭한 관점이라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감리교회의 교리 수호를 강조하는 목사들은 이러한 신학을 ‘사탄의 행태’라고 보았다. 물론 이것은 그 교단 권력자들만의 생각은 아니다. 한국 교회 일반은 자기 외에는 모든 신앙과 신념을 폄하하고 심지어 악마화하기도 했다. 한국 그리스도교는 이런 고강도의 자기중심주의적 편집증을 신앙이라고 오인해온 사례가 무수히 많다.

바로 그러한 신앙적 편집증의 한 증상이 최근 몇몇 불교 사찰에 난입해서 그 종교를 모욕하는 ‘미친 십자군들’의 행동으로 나타났다. 물론 알다시피 이런 행동이 새로운 것은 전혀 아니다. 이제까지 한국 그리스도교는 이런 식의 무례함을 수없이 벌여왔다.

많은 교회의 지도자들은 다른 생각, 다른 문화, 다른 신앙을 모욕하는 것, 그것이 신앙의 중요한 덕목임을 끊임없이 강변해왔다. 해서 수많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마음속에서 이웃이 삭제되었다. 세상은 ‘우리’와 ‘타자’로 이분되었고, ‘우리’에게 동화되지 않은 타자는 ‘적’이다. 이런 극단적인 이분법이 신앙의 문법처럼 한국 교회를 둘러싸고 있다.

이쯤 되면 사람들은 한국 교회 일각의 사고방식과 냉전적 국가주의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 아니겠는가.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 간의 끈질긴 밀월관계는 바로 이런 생각의 유사성과 결부되어 있다. 교회는 이웃을 적으로 상상하고, 한국 사회는 ‘우리’의 외부를 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교회와 국가의 극우 냉전주의자들은 공존의 논리를 발전시켜 온 것이다.  

이렇게 한국 교회는 이웃을 적으로 상상했고, 적개심을 증폭시키는 자들의 이웃이 되었다. 이웃이 전도된 종교가 된 것이다. 이것이 요즈음 교회가 시민사회로부터 왕따당하는 이유다.  

제3시대그리스도교 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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