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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인생의 중간항로에서 만나는 융 심리학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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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제 병원에 가서 MRI를 찍었다.
목이 너무 아파서, 역시나 디스크란다.
3번과 4번 경추 사이 디스크가 돌출되어 신경을 건드려 통증이 있는거라고. 어느정도냐 했더니 가장 약한 수준을 1부터 10으로 하면, 내 정도는 3정도란다.
순간 드는 생각이 나도 이렇게 아픈데, 5-8정도인 사람들은 얼마나 아플까..ㅜㅜ

나이를 먹을수록 공감의 능력이, 감정이 사라져가는 것 같다. 사람들이. 하지만 난 그러지 않으려 한다.
의식적으로 무의적으로.
어떤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내 감정의 근육이 강해지고 선이 곱게 다듬어지는경우가 있다. 내가 얼마 전부터 읽기 시작한 <내가 누군지 모른채 마흔이 되었다>가 그런 책이다.
원제는 'The Middle Passage'다. '중간항로'

누구나 사춘기를 겪고 오춘기도 겪는다.
어떤 사람은 좀 빨리 아니면 좀 더디게, 또는 아주 강렬하게, 아주 미약하게, 그런듯 아닌듯 겪는다.

난 사춘기를 그런듯 아닌듯 겪은것 같다.
그래서 마흔이 되어가는 즈음인 '중간항로'에
이래저래 방황 아닌 방황을 하는것 같다.

책으로 나의 자아감을 채워야할만큼 나의 생각이 주체가 마음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이 책 덕분에, 오랜만에 책을 통해 따뜻한 시간을, 독서를 했다. 그리고 나의 '아니마'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지금까지 나름 충분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공포와 환희, 기대, 불안 그 모든 것을 능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뭐 까짓꺼.

서평이라면 책 내용도 소개하고 인용도 해야겠지만, 왠지 그냥 이렇게 내 느낌으로 쓰고 싶다.
이 책 좋다.

#내가누군지모른채마흔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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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6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빛눈물 2018-02-07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 오랜만에 봽는것 같습니다.
 
인생극장 - 막이 내리고 비로소 시작되는 아버지, 어머니의 인생 이야기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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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극장>을 통해 나 또한 그저 그런 '무명씨'의 이야기를 생각해본다.


나의 아버지는 1958년 그 유명한 58년 개띠

베이비 붐 세대이다. 20살에 날 낳아 너무나도 젊고

준비되지 않은 나이에 빠른 나이에 아빠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엄마와 나 그리고 내 동생은 참 많은 고생을 했다.


내가 어렸을 때 그리고 대학을 들어가고 사회 생활을

시작할때까지 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해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아빠의 시대를 그 시간을. 그리고 아빠를.


그래서 <인생극장>이라는 노명우 교수의 책이 출간 전 독자

서평단을 모집하는 소식을 듣고 책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쩐지 그 어떤 '화해'의 근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에서

읽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근거를 찾았다. 그래서 이 책에 그리고 노명우 교수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무명'한 지리 전공 아들을 둔 아빠에게 왠지 조금은 죄송한 마음이 든다.


지리를 전공했고 공부했기에 <인생극장>에서 묘사하는 일제 강점기와 군정기 그리고 1960-70년대의 우리 사회의 모습은 단순히 보통 사람들의 인생을 묘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나에겐 하나의 큰 지리 공부였다.


예를들면 "만주사변 이전에 이주한 조선인들이 주로 농민이었다면, 만주사번 이후로는 주로 지식 계급, 상공업자, 노동자들이 만주로 흘러들었다. 당연히 그들의 목적지는 농촌이 아니라 신경, 봉천, 하얼빈 등의 도시 지역이었다."같은 내용은 다분히 지리적이었다. 그리고 난 일제 강점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보통교육을 받은 이들만의 특권이었다는 사실은 소소한 충격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언어 구사력은 어떤 헤게모니인 것 같다.


<인생극장> 속 자연인 (고)노병욱씨와 마찬가지로 우리 아빠인 윤병걸씨도 가족를 보살피거나 가족 건사에는 관심이 크게 없었던 사람이었다. 하긴 20살에 아빠가 됐으니 그럴만도 하다. 지금 내 나이에 아들이 벌써 고등학교 3학년이니.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엄마의 어머니의 고생이 컸다. 노명우 교수는 아버지로 엄마로 호칭하는 것이 그 어떤 엄마에 대한 가까운 감정적 거리를 말한다고 한다. 맞다. 그런데 난 여기다 한 가지 더 이렇게 글을 쓸때는 오히려 엄마를 어머니로 불러 자신의 희생을 아들이라도 소소하게 치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나의 어머니.


그래서 "모든 어머니가 처음부터 어머니로 태어난 건 아니다. 어머니도 어머니가 아니었던 때가 당연히 있었다. 자식들이 상상하지 못할 뿐"이라는 말은 참 가슴에 와 닿았다. 당연히 내 어머니도 그렇지.


우리 근현대사에서 미국, 미국인에 대한 '양가적' 감정이 있다고 이 책에서 말한다. 그럴것이다.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친한 미국 군인이 있다는 것이 1946-48년 미 군정기 어떤 의미였는지는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우리 역사의 기억이 지금까지 영어 교육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난 이 '양가적' 감정이 아빠에게 있다. 애증의 관계는 아니다. 그냥 '양가적' 감정이다. 정말 싫기도 그렇다고 싫어하기도 어려운.


이 책을 통해 참 많이 공감하고 또 공감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역사는 그 어떤 사람들이 말처럼 이승만, 박정희, 이건희, 정주영 같은 몇몇 지도자들이 만드는 것이 아닌, 수 많은 '무명씨'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부모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 많은 보통의 우리 어른들께 감사합니다.


덧, 무수히 많은 그 유명한 사라들의 자서전이 아닌 우리 평범한 어머니, 아버지들의 삶을 다룬 말 그대로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인 삶이다. 그래서 브로콜리 너머자의 '보편적인 노래'를 참 많이 생각났다. 그래서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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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위한 도시 스토리텔링 -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담론
김태훈 지음 / 피플파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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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운 디자인, 잘 알지 못하는 출판사...
하지만 책을 집어들고 목차와 내용을 훝어보는 순간 진흙 속 진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지금 읽고 있는 순간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 도시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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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인문학 서재 -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 산책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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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제목이 자극적이지만. <로쟈의 인문학 서재>란 책을 읽은 후 나의 생각이다. 책을 읽기 전 몇 년 전부터 '로쟈'님의 서재에 들락날락하며 그의 사유와 독서편력에 대해 감탄을 해왔던 터라 그의 능력에 대한 놀라움은 새롭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책(난 개인적으로 종이에 찍힌 활자를 좋아해서 같은 글이라도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글을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으로 읽고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는 그의 글을 읽으니 새삼 놀라울 따름이다. 

"그의 '뇌'가 탐난"다!!  

아울러 위 책에서 많이 언급되는 지젝의 책들도 한번 읽어봐야 겠다. 최근에는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나온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도 지젝이 어려운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할 것 같다. 그리고 현암사에 나온 <책을 읽을 자유>도 읽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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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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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과 CD를 구매하며 겸사겸사 같이 구매했다. 아주 귀여운 고무링 팔찌도 선물로 같이 들어있었다. 귀엽기는 하지만 거기에 새겨진 'INDIGNEZ-AOUS(앵디녜뷰)'란 메시지는 무겁다.  

솔직히 책의 내용은 너무 간단하다. 본문의 분량은 p.9-p.43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저자와의 인터뷰, 편집자 후기, 추천사(조국 교수의 글이다), 옮긴이 말이 차지하고 있다. 책의 핵심은 이렇다. 과거 전체주의와 나치즘에 맞서 분열히 일어났던 과거의(어찌보면 현재도 그렇다) 레지스탕스 출신의 할아버지(?)께서 돈을 좇아 질주하는 경쟁만능주의 시대에 대한 일갈이다. 

"레지스탕스의 기본 동기는 분노였다. 레지스탕스 운동의 백전노장이며 '자유 프랑스'의 투쟁 동력이었던 우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호소한다. 레지스탕스의 유산과 그 이상들을 부디 되살려달라고, 전파하라고. 그대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 총대를 넘겨받으라. 분노하라!"

혀를 끌끌 차며 '요즘 젊은 것들은 고생을 안해봐서 세상 물정을 너무 몰라'라는 식의 무책임한 언행을 하는 어른들하고는 차원이 다른 사람인 것 같다. 살아온 삶의 과정 자체가 다르니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에게는 이런 어른이 없을까? 과거 일제치하에서 분열히 떨쳐 일어나 분노했던 독립투사들이 '스테판 에셀'과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독립투사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에 대해 이 국가는 너무나도 큰 과오를 저지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생각해보니 우리의 20세기 역사는 너무나도 슬프고 괴로운 사건이 많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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