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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사에 살아다 완전히 이사 완료.

시원섭섭하지만, 이제 알라딘에 둥지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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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휙휙 2007-11-22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영합니다!

쥬베이 2007-11-25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오셨습니다^^ 알라딘 좋아요~
 

인문학 전공자들, 사회과학 전공자들에게 언제나 군침을 흘리게 만드는 이매진의 책들.. 언젠가 서영표 선생의 [런던 코뮌]을 사서 읽다가 파본을 발견했는데, 전화 거니 바로 바꿔주신 정성에 감사한 마음도 있네요~ 이매진 언제나 좋은 책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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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당신의 추천도서는?

한달 만에 또 휴가를 3일씩이나 써서 나가게 되었는데, 주말과 붙으면 총 5일이 된다~

사실 휴가를 내면 어디 놀러가거나, 혹은 술이나 진탕마시는 일들이 많은데, 난 이번 휴가는 확실히 도서관에서 보낼 거다. '범생' 티를 낸다거나 혹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냐, 이렇게 물어본다면, 모두 틀렸고, 오로지~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이다~ 다음달(2008. 3월)부터는 TEPS와 영어 익히기에 매진할 계획이고, 원하는 점수가 나오기 전까지는 책을 읽어도 영어로 된 책만 볼 계획이기에 지금처럼 한국어로 된 책을 읽을 기회는 한동안 없을 것이다.

지난 주 토요일날, 신문에 나온 신간 정보를 보고 우석훈에 대한 지승호의 인터뷰집을 사려했었는 데 사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반드시 살 것이고, 그 책이 휴가의 첫 책이 되겠다!! 4권, 다 읽고 생각하는 휴가가 되길~

1. 우석훈, 지승호,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시대의창, 2008

작년에 내가 건진 최고의 작가는 뭐니뭐니해도 우석훈이고, 그가 말하는 톤 만큼으로 세상을 말하고 싶고, 그가 말하는 방법 만큼 쉽게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지니는 글을 쓰고 싶고, 쓸 거다.

 

2. 찰리채플린, 이현 옮김, <나의 자서전>, 김영사, 2007

항상 갖는 생각이지만, 좌파가 문화적으로는 어떤 감성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사실 지금까지의 한국 사회의 대부분의 좌파들은 '문화'를 버려왔다. 아니 문화에 대한 관심이 있는 이들이 그저 해놓는 일들은 '평론'이 주였고, "인디밴드" 붐을 만들어 냈지만, 386의 정계진출이 그렇듯, 그들을 메이저 무대에 올리는 일들에만 매진했던 것 같다. 진정한 좌파 예술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위해서 찰리 채플린을 찾아본다.

3. 침대와 책

가장 내밀한 독서를 읽어내고 싶다. 그녀의 관능적이고 솔직한 언어들의 출발이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가 궁금한데,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을까?

 

4. 우디 앨런

앨런을 읽는 이유도 찰리 채플린과 같은 이유? 그의 영화가 왜 나에게 해방감을 줄까? 그가 썼던 글들의 묶음을 한 번 읽어봄이 나쁘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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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싸울아비 룬 Ssaulabi Loon 1
    from 2008-03-12 14:31 
    싸울아비 룬 Ssaulabi Loon 1 입니다. 재미있게 보세요.
  2. 김랑의 <시크릿 로맨스>
    from 핑키얼짱 2008-04-08 20:34 
    두꺼운 두께와 제목과 어울리는 빨간 표지에서 느껴지는 강한 포스와는 달리 여자 성 카운슬러의 성 상담 다이어리....... 그 비밀의 문을 열었지만 생각보다 느끼하고나 너무 달달하지 않은, 오히려 담담하게 현실적이며 자연스럽게 그동안 몰랐던 성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로맨스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런 현실적인 설명이 로맨스가 부족하다 여길 수 있으므로 취향을 고려하여 읽으세요.  .
  3. 김랑의 <진짜 무인도에 떨어졌다>
    from 핑키얼짱 2008-04-08 20:55 
     만약 내가 무인도에 떨어진다면 ...... 그런 상상은 누구나 한번쯤은 다 해 봤을 거라 생각됩니다. 무인도에 같이 가고 싶은 사람과의 일상이 생각보다 참 코믹하게 잘 그려져 있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이 작품 뒤에 비슷한 소재가 나왔지만 김랑님의 무인도가 더 재미있었어요.
  4.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정보
    from 2008-05-15 00:32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블로그가에 가면 전3권에 수록되어 나올 단편 목록도 확인할 수 있고 전단편집에 대한 좀더 자세한 소개도 나옵니다. http://blog.naver.com/mysterybook
  5. 읽을 책!!
    from 만사가 귀찮은 者 2008-05-16 10:59 
    방학 하루에 한 권씩만!!
  6. 필요한책들!!
    from 후회없도록... 2008-06-19 22:19 
  7. 처음 읽은 미야베 미유키
    from 2008-06-25 21:17 
     상당한 두께의 책이다.. 한권당 500페이지가 살짝 넘어 3권 합쳐 1500페이지... 하지만 읽다보니 지루하지 않은 책에 미야베미유키의 글에 점점 빨려 들어가 단 하루만에 세권을 다읽었다.. 음.. 누군가의 평처럼 2권, 3권에서는 범인이 들어나 범인들의 행각을 자세히 묘사해서 지루하다는 느낌도 살짝은 있었지만 나름 괜찮았던 소설!! 처음 읽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로 기대 이상이라고 할까나? 다음번에 읽을 미야베미유키의 소설은 어떨지
  8.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from 사막의고독한검객 2008-07-05 17:35 
    이번 여름 휴가는 풍성할 것 같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목적중의 하나는 바로 독서이기 때문입니다.^^
  9. 일본 호러+추리소설
    from 2008-07-06 15:40 
     
  10. 책 구입!!! ㅠㅠ
    from 책이 있는 서재 2008-07-07 14:53 
    책 도착!!! 이번에 온 책은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한 노엄 촘스키의 책이다. 하나는 '언어 지식', 다른 하나는 '촘스키, 사상의 향연' 우아~! 두 번쨰 책은 900쪽이 넘는다!!! >.< 언어학은 내가 전공하고 픈 분야라 샀다. 물론 두 번째 책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언어학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내가 관심을 갖는 분야인 언어와 교육, 사상에 대해서 다루고 있어 샀다. 근데 내일 쯤
  11. 비 오는 일요일
    from 책읽는 부엉이 2008-07-21 01:27 
    아빠는 역사 책  엄마는 '누가 뭐래도 우리는 특목고 간다'(-.-);;;;;  재니는 명화집. 비 오는 일요일 우리집 풍경, 자랑질 하려고 함 찍어 봄^^ 재니 옆에는 얼음 한 사발... 비가 와서 수영장 나들이가 취소되었지만 그런대로 피서를 즐기는 새끼 부엉이.   음..윌리엄 프리드의 '기차역'이군... 사람들의 움직임과 표정이 살아있는 걸... 휴가 때 명화
  12. 2008년 7월
    from 오디오맨의 세계 2008-07-21 02:43 
    라면행사에 즈음하여 지름신 강림... 아직 못읽은 책도 많은데...
  13. 교보문고 7월 4주간 베스트셀러 인도 베다수학 전체 184위 분야1위
    from 나만의 지식공간 2008-08-07 02:30 
    교보문고 7월 4주간 베스트셀러 인도 베다수학 전체 184위 분야1위 교보문고 7월 4주간 베스트셀러 (20080724~20080731) 0183 스틱 칩 히스 웅진윙스 경제/경영 12,000 0184 인도 베다수학: 매일매일 두뇌트레이닝 손호성 아르고나인 자연과학 8,000 0184 이보영의 여행영어회화(어디를 떠나도 자신있는)(CD1장포함)  이보영 에듀박스 어학
  14. 오늘의 스도쿠20717
    from 나만의 지식공간 2008-08-09 18:47 
    오늘의 스도쿠20717 오늘의 스도쿠 게임 점수 확인 : http://www.sudoku365.com/?mid=g1&sid=20717    
  15. 세계 퍼즐 선수권 대회란?
    from 리즈님의 서재 2008-08-25 23:16 
    세계 퍼즐 선수권 대회란? Word Puzzle Federation 세계 퍼즐 선수권 대회는 세계 퍼즐 연맹이 주최하는 퍼즐의 국제대회다. 제1회대회는 1992년에 뉴욕에서 개최되어´이후 해마다 계최되고 있다. WPF는 올림픽위원회를 표준모델로 하여 운영되는 공식기구로 각국별로 국가별 퍼즐협회를 운영한다.각 나라당 1개 협회만 인정한다. 본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으며 현재 회원국수는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16. 18금이 된 이유는 뭘까요?
    from 카이군의 책 이야기 2008-11-10 14:48 
     소설에는 시체나 살인이 많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이 저자의 다른 책에는 말하는 까마귀가 눈을 습격하고 잘라서 인간을 보관하는 이야기도 있다.   근데 그것은 제한없이 읽게 되어있더라.  뭐랄까 이것만 재심의를 했다는 건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읽고 나서는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렇게 묘사가 자세하다고는 보여지지 않다.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싸이코패스에 대한 소설이
 
 
서연인겸 2008-06-19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석춘님의 신서"주권혁명"을 권합니다
촛불시위에 나서야하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든든함과 동시에 안쓰러움이 드는이유는,
기존세대의 빡빡한 삶으로인한 매몰의 악순환으로 빚은 무감각한 현실세계판단이란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생활속에서 우리가 같이 살기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던져주는 화두가 진지하기때문이며, 현재의 우리의 삶과 유리된 내용이 아니기때문입니다
우석훈샘의 글을 읽으실 정도의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어 겁없이^^
 
1월, 당신의 추천도서는?

교회에 정착하다. 그것도 내가



나를 잘 아는 지인들은 놀라곤 한다. 요즘 내가 교회에 정착했고, 그곳의 모임에 한 주도 빼놓지 않고 나가고 있으며, '신앙' 따위엔 아무 관심도 없으리라 생각하는 내가 교회를 다니고 있고, 여러가지 핑계로서 삶의 자세를 바꾸고 있지 않지만, 어쨌든, 습관이라는 타성을 이기고 교회에 나가고 있다. 사람들이 놀라기 시작했다. "너 왜그래?"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 몇 가지를 떠올려 볼 수가 있다. 그 중 큰 축은 이 두가지일 것이다.

먼저, 교회에 대한 그들의 생각 때문일 터다. 예를 들면, 교회란 곳은 항상 경건할 것이라 예측되는 곳이고, 교회에 다니는 이들이란 '신앙심'이 두텁고, 나름대로 우리가 묵시적으로 합의하는 '도덕적 인간' 혹은 '윤리적 인간'에 가까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나 같은 '자유로운 영혼'이 교회가 주는 '구속복'을 입을 까 하는 생각에서일 테다. 이런 류의 주장은 주로 나와 안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이 하는, 혹은 군대에서 맞딱 드리고 있는 이들에게서 나타난다.

또, 교회의 '사회적 이념좌표'와 내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있다. 사실 위의 주장과 그리 다르지 않은 주장인데, 조금 다른 층위의 문제기도 하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언제나 '세상에 물들 지 않기'를 주장하는 것의 효과에 물들어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강한 주장을 하는 것을 꺼리고(사실은 방조하고), 반대로 온건한 가치들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진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는, 기성 질서에 대해서 적대적이며, 언제나 비판적이다. 쉽게 말해, 교회라는 곳이 생각되기는 온건한 우파인데, 나는 아무리 떠올려봐도 레디컬한 좌파로 분류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시금 재차 이야기하지만, 놀라고 또 놀란다. 이제 사람들의 전망은 두가지가 다시금 되는데, 먼저 내가 교회를 금방 떠날 것이라는 생각과, 혹은 그 교회에 젖어 들어가서 바뀔 것이라는 전망. 전자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절대 다수이고, 후자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나와 그나마 이야기해본 사람들이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사실은 이 두가지 부류의 사람들 모두, 굉장한 믿음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교회에 대한 규정에 대한 '한국 사회의 규정'일 테고, 또 하나는 교회는 '변하지 않는' 집단이라는 사고이다.

하지만, 나는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판단 자체에 대해 반대하고, 옳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 즉, 실천적으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 사회적 실천의 층위에서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반대하고, 동시에 이론적으로 살펴볼 때에도 '온당한 진리치'를 지니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그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항상, 회고와 반추만을 행하는 것의 근저에 내가 무력하다는 것의 반증이 함께하는데, 사실 2006년 이후, 그리고 앞으로 제대하기 전까지의 내 모습은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듯하다. 군인이라는 신분이 주는 제약이 생각보다 막강하고, 그것은 단순히 '안된'다는 소극적 통제가 아니라, 어느 층위에서 항상 수위를 고민하게 만드는 적극적인 통제의, 훈육의 차원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이 이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권력은 항상 생산적이기에 그렇다.

 

 

잠깐 돌아왔지만, 여튼 내가 지금 지닐 수 있는 사유의 양식이라는 것이 '회고와 반추'에만 있다 하더라도 난 그것에 대해서 '회의'먹고 멈출 수는 없다. 그나마라도 하는 것이 내 '반성적 사유'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위에서 언급했던 명제들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은, 내가 대학생활 동안에 느꼈던 사회과학이 주었던 사유덕택일 것이다. 지난 번, 우석훈의 칼럼집에 대한 서평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http://blog.aladin.co.kr/hendrix/1744566) 내가 접했던 사회에서 나는 싸울 수밖에 없었고, 사회과학서를 놓을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교회에 대해서 생각하고, 또 전에 다니던 나의 모(母)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 내가 접했던 세상의 모습과 교회가 모사하는 세상의 모습,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야 할 내 자세에 대한 교회의 인도와 내 판단이 언제나 양립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그나마 길이 있었는 지, 내 청소년기에 함께 했던 전도사가 주었던 길을 통해서 경동교회를 찾게 되었고, 그 후 '교회'라는 것 자체가 모사하는 사회의 상이라는 것도 교회에 따라서 다를 수 있고, '기독교'를 내 종교로 삼고, 주를 섬긴다는 것도 여러가지의 방법으로 가능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마찬가지로 내 삶의 자세 또한 그 전의 교회에서 제시했던 방법 만이 유일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했다.

하지만, 그것들에 대해서 한 번도 정립된 뚜렷한 사고를 해본 적이 없었고, 동시에 외삽적인 기독교에 대한 선입견은 갖고 있으되, 그 안으로 들어가서 '내재적'으로 파고 들고, 그 안에서 어떤 내 나름의 해석을 뽑아낸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난 얼치기였고, 대학생 기독교 단체의 사람들과 제대로 대화하지 못했으며, 도망다닐 수밖에 없었다. 나름의 문제의식은 발전되지 않은 채로 '맹아' 수준으로만 있었으며, 나름대로의 한국 교계에 대한 실망과, 신학이 나아가야할 길,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취해야 할 삶의 자세들에 대해서 밑그림만 그려놓고, 그 디테일을 추구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교회에 정착을 하게 되었다. 그건 어떤 신의 계시도 아니었고, 대단한 실존적 결단도 아니었다. 솔직하게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람들의 공동체에 끼어서 일원이 되고자 했던 알량한 자리 욕심도 없다할 수 없고, 동시에 '죄론'에서 완전히 이탈하지 못한 나머지, 교회에 다니기는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 군생활 2년이 다 되어가는 와중에 누리기 시작한 주5일제의 혜택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집에서는 언제나 교회에 가라고 달달 볶아 댔고, 또 "너 가고 싶어하는 교회에 다니니깐, 거기는 열심히 가라. 주일마다 뭐하는 거냐?"라는 질문에 대해 못이긴척하면서 교회로 향한 것이다.

 

민중신학을 만나다.

지난 번에도 이야기했었지만, 어쩌다 보니 할 수없이 책벌레가 되어버렸다(http://blog.aladin.co.kr/hendrix/1718148). 나에게 가장 훌륭한 소통수단은, 말보다는 사실 글이다. 말을 하다보면 흥분하고 감정낭비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되도록 그 자리에서 논쟁은 준비하기 전에는 피하고, 준비되지 않은 자세에서는 구도만 만들고 빼는 편이다. 특히, 군대 입대 좀 전과 지금 군생활 동안은 더 피하는 편이다. 쓸데없는 귀찮음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런 측면에서 나한테는 글이 더 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럴 수록 읽는 것에도 더 몰입하게 되었다. 읽고 쓰는 것에 만족하게 되었다.

경동교회에 터를 잡고, 다니는 동안 몇명의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사람들의 특징은(실상 경동교회에 나이를 먹고 다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기존의 보수적인 신학과 그 신학에 기반을 둔 교회에 불만을 갖고, 회의에 빠져서 찾다가 경동에 정착했다는 점이었다. 그 중에서 몇 번 만나지 않았지만, 김강기명(www.kimkang.net) 같은 사람을 만났을 때에는 내 생각대로 읽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을 받기도 했다. "민중신학은 회춘해야 합니다"라는 그의 말에 놀랐고, 그의 사회과학적 해박함과, 철학적 입지가 비슷한 곳에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공부에 대한 자극을 받게 되었다. 또 경동교회의 공동체가 '다원주의'적이었고, 다양한 입장들이 공존하고 그 논의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도그마가 없다는 점에서 내 공부는 자극이 되었고, 올해(2008)가 열리자, 내 마음을 부여잡는 기회이자, 또 내가 내 입장에서 가장 가까이 '예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민중신학'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처음 내가 읽은 기독교와 관련된 책은, 스피노자의 <에티카>였다. 건대 철학과 강영계 선생이 번역한 책이었는데, 읽다가 몇가지로 정리한 생각은, 신은 무한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떠한 척도로 잰다해도, 그 자체의 유한성으로 인해 '등가성'이 인정될 수 없을 것이며, 신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것의 '상대적' 진리임을 인정하고 시작한다면, 또한 부담없이 이야기할 수 있으며, 따라서 절대적인 정통의 진리를 이야기하는 기독교의 신앙이라는 것은 모순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4살 때였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샀다가 대학교 2학년 때 선배에게 빌려준 후 한동안 읽지 못한 책이 있었는데, 하비콕스의 <세속도시>였다(http://blog.aladin.co.kr/hendrix/1715149). 하비콕스를 통해서 난 사실 에큐메니컬 신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 알 수가 있었다. 경동에서 에큐메니컬 신학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이야기를 들었으면서도 그 정수를 처음 느껴본 게 그 때였다. 이 때도 24살 때였다.

 

 


그리고 작년(2007년), 류상태의 <당신들의 예수>를 읽었는데(http://blog.aladin.co.kr/hendrix/1713606), 그 사람이 강의석 사태 때 그 학교의 교목이었다는 점과, 그 사건 이후 목사 직을 그만 뒀다는 점 때문에 더 끌리기도 했지만, 그가 제시했던 예수를 바라보는 관점의 자유로움이 나를 잡아 끌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읽은 성서에 관련된, 신학에 관련된 책은 이현주 목사의 책이었는데, 이 책도 경동교회에 나오게 된 어떤 여자 교우(경동에서는 형제, 자매의 표현을 쓰지 않는다.)가 추천해서 읽게 되었었다. 또 이 책을 잡은 이유는, 그 출판사가 '삼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온건해 보이지만, 단단한 진보주의에 대한 확신이 있는 출판사라 평소에 생각해 왔기에, 더욱 믿음이 갔다.

예수의 삶과 길(http://blog.aladin.co.kr/hendrix/1801079),

그리스도의 몸, 교회(http://blog.aladin.co.kr/hendrix/1814042),

탈출의 하나님(http://blog.aladin.co.kr/hendrix/1825061)

이현주 목사의 글들은 개괄적으로 기독교를 종교로 삼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삶의 자세에 대한 책들인데, 장점이라면 이해하기 쉽다는 점이었고, 단점이라면 위험한 지점은 다 피해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너무나 실존주의에 경도된 경향도 보였다. 나에겐 사회의 구조에 대한 엄밀함이 떨어지는 '마음가짐'의 문제로만 환원하는 신앙은 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요 몇 달 전, 교회를 갔다가 "경동교회의 역사"를 알자면서, 읽게 된 사람이 장공 김재준이었는데, 그의 평전을 교회 도서실에서 발견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몇 달 지나, 학교 도서관에서 마저 읽을 수가 있었다.(http://blog.aladin.co.kr/hendrix/1812879)

 

 

그리고 최근,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의 저작이었던, <무례한 복음>을 읽으면서 한국 교회가 미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병리적 현상의 하나인 '선교'에 대해서 다시금 인지하게 되었다.(http://blog.aladin.co.kr/hendrix/1836958)

 

 

요즘 그리고 놀랍게 읽은 책들은 미국의 '예수 세미나' 그룹의 <역사적 예수>에 대한 논의이다. 예수가 살던 시대의 역사적 맥락에 대해서 짚음으로써, 기존의 '신' 예수가 아니라 '민중운동가' 예수를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 다시금 나에게 충격적이었고, 한동안 공부할 주제로 정해지고 있다.

일단 존 도미닉과 호슬리의 책들을 읽었는 데, 도미닉의 <역사적 예수>를 짧게 쓴 <예수>(http://blog.aladin.co.kr/hendrix/1834711), 그리고 <예수와 제국>(http://blog.aladin.co.kr/hendrix/1842633)를 읽었었는데,

 

다음엔 로버트 펑크의 글과 존 쉘 비 스퐁의 책들을 읽어볼 계획이다.

한동안, 민중신학에 대해서, 그리고 사회과학과 역사학과 신학의 접점을 탐구해 볼 계획이다.

 

 

한 동안, 내가 종교 생활에 있어서는 복이 없다고 믿었었는데, 요즘엔 대부분의 기독교 인들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고, 오히려 내가 복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 사유의 폭과 깊이를 다시금 재 점검할 기회를 갖는 끊임없이 '차이와 반복' 속에서 고뇌하면서 그런 고뇌의 반복, 그리고 새로운 활력을 북돋을 힘을 얻을 수 있는 공동체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가운데 지적 충동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점이 굉장한 나에게 주어진 은혜가 되는 하루 하루다.

언제나 말하듯, 공부할 것은 미어터지지만, 요즘은 그 미어터짐에 묻혀 있는 내 자신의 생활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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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비의 알림
    from seoulrain's me2DAY 2010-06-02 14:35 
    민중 신학, 역사적 예수 관련 서적들 — 2008년 hendrix님이 작성한 포스트. 일단 이렇게 북마크.
  2. 서울비의 알림
    from seoulrain's me2DAY 2010-06-02 14:37 
    [책] 민중신학, 역사적 예수에 걸친 여정 — via hendrix
 
 
웽스북스 2008-01-18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가 가는 리스트들이에요 ^-^ 세속도시는 저도 스물 네살 때 읽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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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드릭스 2008-01-18 23:44   좋아요 0 | URL
예전에 고등학교 때 읽었으면, 지금 또 많이 변했을 까를 생각해 보긴 하는데,, 제 관점을 바꾼 책은 그보다는 '인물과 사상'이었다는 ㅎ

김강기명 2008-04-1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훈씨^^ 안병무 선생님의 "민중신학 이야기"를 꼭 읽어보세요. 일단은 그게 민중신학의 '정수'라 할만 합니다.^^

헨드릭스 2008-04-11 00:46   좋아요 0 | URL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오셨네요? 신기 신기.. ㅋㅋ

- 2019-10-26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동교회는 즐거우신가요? 10년이 지난지금도 교회에 다니시는지 궁금하네요
 

"왜 이지경이 되었을까?"

 사실 질문 자체가 단순한 건 아니다. 우선 '이지경'에 동의를 할 지 안할 지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이들은 동의를, 그리고 또 다른 이들은 동의하지 않기를 택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래도 굳이 '이지경' 상태를 끌고 들어가는 이유는 '이지경'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어디선 가 나오고 있지만, 그에 대해서 실제로 총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이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중에게 '사유'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히 사치가 되었고, 3초 이상을 생각하길 권장하는 것도 굉장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이 되었다. TV에서 채널 돌리는 데 걸리는 시간과 마찬가지로, '직접민주주의의 산파'로 한동안 불림당하던 인터넷 상에서도 통상 3초 이상의 인내심을 요구할 경우, 쉽게 'Home' 키를 누르는 것이 다반사이다.

그런 이들에게 책을 권한다는 건 이제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행위처럼 보인다. 물론 '자기계발'서는 잘 팔린다. 하지만 박스 친 핵심 서머리가 없는 책은 팔리지 않는다. '자기계발'서는 박스로 친절하게 솔루션을 준다. 사유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매뉴얼이기 때문에 따라하는 것만을 강요한다. 물론 독자의 비판적 사고가 그것들을 창조적으로 재사유하는 기반을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단 일반'독자'들이 '비판적'씩으로나 책을 읽지 않을 뿐더러, 요즘의 자기계발서는 종교서적이기 때문에 '무조건 따라라'라고 협박하는 게 일쑤다.

이러다보니 사회과학서가 안팔리는 게 당연하다. 대한민국엔 현재 인문/사회과학을 읽는 0.1% 정도의 인구와 인문/사회과학을 읽지 않는 99.9%의 인구로 대별되게 되었다. 1% 정도가 사회과학을 읽었던 70~80년대의 사회과학서적 붐은 90년대를 마지막으로 끝을 보았고, 이제 아무도 세상의 구조를 말하려 하지 않고, 한국사회는 정해진 상수(constant variable)로서의 구조 안에서 자신의 생존만을 위한 기법 계발에 몰입하는 스테이지에 돌입하고 있다.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는 다이나믹하게 변해가는 '구조'와 그에 대해 무기력하게 '개개인의 전술'만으로 돌파하는 쪼개진 세대인 20대의 적나라한 묘사다.) 

 

어떤 정치적 쟁점에 대해서 논의가 안 일어나는 연유도 여기에 있다. 쟁점은 더 이상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고(사실은 선명하게 드러나 있지만), 그것을 한 꺼풀 벗겨볼 여력도, 의지도 없는 거다. '행간' 혹은 '맥락'을 읽어내려는 노력도 기력도 없는 거다.

게다가 한 번씩 망치로 대중을 때려대는 지식인들은 다 어디 가버렸는 지 보이지 않고, 세상엔 테크니션과 폴리페서들이 점령해 버린 듯하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 시점에서의 다시금 망치를 들 '지식인'에 대한 이야기인 거다. '이지경'인 세상에 대해서 한 마디쯤 할 수 있는 지식인들을 어떻게 생산해 낼꺼냐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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