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복음 - 한국 기독교의 선교, 그 문제와 대안을 성찰한다
김경재.김창락.김진호 외 지음,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기획 / 산책자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한국의 선교, 그 폭력성과 그 대안에 대해서

수십명의 샘물교회의 단기 선교팀이 아프간으로 출국했고, 활동 도중 탈레반과 연계될 것으로 보이는 테러단체에 납치가 되었고, 그 중 두 명이 목숨을 잃었고, 국가정보원과의 협상으로 수십일이 지난 후에야 돌아올 수 있게 되는 일이 발생했었다.

선교팀의 대다수가 20대 여대생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고, 국익을 쓸데없이 훼손하게 했다는 '국익론'부터, 기독교의 만행을 고발하는 '개독교'의 시선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사회를 맴돌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물론 두 차원의 문제제기가 가능할 것이다. 먼저, '선교'의 문제를 들 수가 있을 테고, 다른 층위에서는 '한국 사회'의 문제를 끄집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는 '냄비근성'에 대한 이야기부터, '안티'로 상징되는 누리꾼들의 폭력적인 댓글 문화 등을 들 수도 있겠지만, 기실 다른 한축의 문제제기는 크게 다루어지지 않았다. 아니, '한국 교회'에 대한 밖에서의 비판은 강하게 일고 있었지만, 기독교를 믿는 이들의 '내재적'인 비판과 성찰은 없었던 것이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신학자들의 견해를 담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이 어떤 인가에 대한 고찰을 하지 않는다면, '교인들'이 다 이렇게, '목사들'이 다 이렇게 생각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을 크게 묶자면, 민중신학자들과 진보적인 관점으로 기독교를 해석하고 실천하는 이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 일군의 학자들을 제외한다면 절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은 '반성하지 않다고 있다'는 이야기인가?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샘물교회 선교팀 사건 이후, 한국의 교계는 잠시 움츠러 드렀다가 곧바로 '더 많은 이들의' 선교 봉사를 시작하겠다고 공언했고, 내가 며칠 전 개인적으로 겪은 일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샘물교회에서는 많은 이들의 '선교팀'을 출발시키고 있었고, 그 행렬에는 멈춤이 없었다. 그들에게는 '죽음' 마저도 '순교'로 생각하는 집단적 사고가 따라다니고 있다.

그럼 도대체, 한국의 선교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의 나온 그 이유들은 사실 우리가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기독교를 믿는 이들에게서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만 해도 신선할 정도이다.

'경쟁적'인 교파들의 선교경쟁, 그리고 보수적 성서해석에 따른 선교 이념의 몰이해-이에 대해서 선교 신학은 없고 선교 신앙만 있다고 공저자는 이야기한다-를 들 수 있으며, 이는 본질적인 신학적 해석의 문제를 추동한다.

이런 문제가 기존에 강고하게 뿌리박혔던 근본적 문제들이라면, 요즘에 벌어지는 문제들은 한국 경제가 양적으로 발전함과 그와 병행했던 교회의 물질적 강화로 인해서 해외선교의 조건들이 충족시켜진다는 측면, 또 개발NGO 들의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서 제3세계 국가들에 개발 NGO를 빙자함으로써 벌어지는 '눈가리고 아웅 식'의 '선교' 봉사 등이 나타날 것이다.

서구의 복음이 들어오는 것과 식민지를 동시로 체험했던 제3세계 국가들에 있어서, 한국의 선교사들, 특히 단기로 들어와서 마치 정복자의 깃발처럼, 교회의 십자가를 꽂아대려 하는 이들을 그 지역의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는가?

더 문제는 '씨너지'이다. 이슬람 국가 등에서 '기독교 포교'에 대해서 강하게 압박하고 금지하면 할 수록, 이 뜨거운 '예수쟁이'들은 그것을 '주께 다가가는 천로역정'인냥 알면서 더더욱 강하게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테면 이런 거다. '예수 믿지 않다 지옥갈 이들'이라는 믿음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자. 그들은 한편으로 그들의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는 이들에 대해서 불쌍하게 생각하지만, 포교 당하는 이들의 '신앙적' 저항이 더 완고하게 되면, 그들은 반대로 '정복자' 혹은 '성전을 치르는 십자군'의 모습으로 순식간에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식의 근본적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한국교회가 어떤 모습인가에 대한 확증은 더 굳어져만 가고, 나의 신앙이라는 것이 무엇에 출발을 두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굳히게 된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교회에 대해서 다시 사유해야하고, 한국 교회가 갖고 있는 신학적 '망상'(박해룡 식의 해석과 최근의 복음주의 무브먼트의 겉과 속에 대해서)을 깨야하며, 다시금 예수를 생각해 봐야 한다.

다만, 어떤 정책적 솔루션이나, 교회에 대한 내재적 '실천 운동'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기대했으나, 그런 내용에 대해서는 단지 'open question'으로 남겨두었다는 점이 좀 아쉽다.

한국 교계는 이제 정말 바리새적인 신학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기독교인들에게 주어진 '티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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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1-14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중인 책이었어요, 덕분에 리뷰 잘 읽었습니다

양승훈 2008-01-15 00:13   좋아요 0 | URL
이 책 꼭 읽어보시고~~ 또 이어서, <<무례한 크리스마스>> 인가요? 그 책도 괜찮다고 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