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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너마저 - 2집 졸업
브로콜리 너마저 노래 / 스튜디오 브로콜리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브로콜리 너마저 2집이 출시되었다. 이미 교보문고 음반매장 전면에 크게 깔려 있는 앨범을 보면서 예상보다 대접을 받고 있는 브로콜리 너마저를 보고 흐믓해 했다.
출퇴근 시간에 귀에 속삭이는 그들의 노래를 듣는다. 이 밴드의 단점 중 하나는 의사전달이 그리 명확하지 않다는 것에 있고 처음에는 그냥 아무생각 없이 귓가를 애무하는 그들의 속삭임을 듣는다.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고....
처음에는 음악이 1집 보다 무거워 졌다는 평범한 느낌에서 가사가 하나씩 들어오면서 그들의 음악이 조금은 무거워진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아니 느끼게 되었다.
20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야 하는 이들의 사랑과 불안이 그 속에 그대로 녹아 내리고 있는 것이다. 1집에서 일상의 만남과 헤어짐을 표현했던 그들의 음악에 어느새 사회의 이미지와 형상이 녹아들어간 것이다. 음악의 발랄함과 신선함은 1집과 다름이 없다. 듣는 사람에 따라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사와 결합되면서 난 묘한 애상에 젖어 든다.
그 시절의 불안과 사랑... 아니 나와 다른 20대의 불안과 사랑을 느낌으로 공감한다고 해야 하나...
대학에 다니는 학생으로 부터 2집 앨범 중 '졸업'이 KBS에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들었다. 가사중 '짝짓기'라는 표현때문이라고 하는데....글쎄다.... 아직도 전체 내용을 살펴보지 않고 그저 맘에 들지 않는 단어 하나로 전국 방송을 타지 못한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어쩌면 그들의 음악이 진정으로 사회 주류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뿌듯함도 느낀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진실은 언제나 배척 당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이 땅이 진실을 표현하는 우회적 통로라 생각했고 브로콜리 너마저의 2집은 그 단순한 생각을 확증하는 하나의 증거로 추가 되었다.
프로젝트 앨범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도 첫곡에서 마지막 곡까지 일관된 아픔과 고독 현실에 대한 좌절과 희망, 소통의 어려움과 내일에 대한 격려로 메워진다.
그저 경쾌했던 밴드가 이렇게 많이 성숙하게 컸다는 사실이 너무 뿌듯하게 느껴지는 앨범을 어떻게 듣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까.....
이 미친 세상에 너만은 행복하기를.... 그래 이 미친 세상을 견뎌내고 응원하는 그들의 응원가를 나는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