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시작 7분 만에 터진 골로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나던 그 때
남자는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단다.
그렇지 않아도 헤어진 후 만나서 무슨 얘기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여자에게
연락을 하고, 문자를 보내고, 메일을 보내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한다.
체념하고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열심히 일만 하고 있던 때이고... 오랜만에 야근하지 않고
월드컵을 즐기려 간 넓은 맥주홀, 가득채운 붉은 물결 속에서 첫골의 희열이 가시기도 전에
받은 문자는 남자를 급 추락시켰다.
결혼하니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한 통의 문자...
남자는 나에게 전화했었고, 난 전화를 받지 못했다.
가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했던 사람들... 사랑할 사람들이 알고있는 불편한 진실...
사랑은 타오를 때 아름다운 법이지 꺼진 후에는 오히려 더 싸늘할 수 있다는 것.
모른던 사람에게 행하는 것보다 더 잔인한 언행을 하게 된다는 것.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을 영위해도 상처에 딱정이가 질 때까지는 계속 피를 흘린다는 것.
난 남자가 이미 잊은 줄 알았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랑이 깊은 만큼, 미련은 크고 헤어짐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가 보다.
누구에게도 축복된 시간은 없는 법인가 보다.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는 그 순간에서 상처받아 아파하는 사람이 있는 것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