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민주대연합 논의는 뜨거울 수 밖에 없다.
논의는 어쩌면 단순하다. 그리고 그 단순한 이 논의는 이미 20년이 넘어서 지겹도록
반복되고 있다. 예전에 그 논의를 단적으로 집약한 것이 '비판적 지지'가 아닌가 한다.
비판적으로 지지한다....는 그 의미는 일단 지지하여 정권을 교체하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 실질적 진보의 길로 나가자는 것이 비판적 지지의 요체가 되겠다.
일단 맘에 들지 않아도 군사정권부터 종식시켜야 민주주의가 확장되고, 민주주의의
확장은 자연스런 개혁세력의 등장으로 사회기 진보하지 않겠냐는 일정한 단계적
우회로인 셈이다.
물론 진보진영의 주체적 능력이 많이 부족한 점도 비판적 지지를 용인하는 하나의
근거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어제 시방새 방송에 김문수 도지사가 나왔다. 우리 사회에서 출세와 리더에 대해 생각
해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김문수는 당당하게 이야기 하더라. 자신이 젊은 시절
걸었던 길은 실패의 길이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바꾸니까 (즉 변절하니까) 분에 넘치는
출세를 했다고...오히려 변절했다고 욕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신은 떳떳하다고...
(얘기가 왜 이리로 새버렸냐??)
문제는 민주적 권리가 확장되고 자유가 확장되면서, 자유적 가치와 민주적 가치의 충돌이
일어나는 점에 있다고 본다 (이게 무슨 소리냐?) 민주적 제권리가 확장되면서 각자의
자유가 동시에 확장되고, 자유의 확장은 사실 소비의 확장으로 귀결되면서, 모두 돈만
따지는 속물들로 변하고, 돈 앞에서 확장된 민주적 가치들이 무너지기 시작 했다는 것이다.
(이건 그냥 순전히 개인적 생각이고 내가 봐도 그리 논리적이지 못한 감상일 뿐이다)
즉 민주적 가치의 확산이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 아닌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강화
하여 오히려 사회적 연대의 틀들이 무너져 내렸다는 것이고, 이러한 과정이 결국 민주정권
10권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여기서 민주정권의 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왜냐면 그들은 순수하게 자본주의 가치를
받아들인 정권이었으니, 그러한 정권에게 진보적 지식인들이 왜 자본주의적 가치를 받아
들였냐고 따지는 건 웃기는 일일 뿐이다. 무엇보다 비판적으로 견인해야 했음에도 견인을
하지 못한 무능력함이 진보에게 있음은 분명하다. 민주정권이 좌회전하려해도 오른쪽으로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보수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끌려다니던 것이 결국 이명박 정권의
탄생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민주정부의 주체들의 투철하지 못한 점을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그거 알고 지지했기에
비판적 지지였지 않나? 민주정부의 주체들이 투철했다면, 비판적 지지할 필요가 뭐가 있나
적극적 지지하면 될 일을.... 이것도 힘들고 저것도 힘들고 결국 독자 노선으로 가고 싶으나
역시 아직까지 힘이 없다. 힘이 없으면 없는대로 가려해도 나중에 선거에서 지면 독박쓰게
생겼다. 니들이 분열해서 이 정권을 심판히지 못했다고.... 이래저래 딜래마인 상황이다.
홍세화가 닿아 있는 고민의 지점이 여기가 아닌가 한다. 그냥 여기까지만 이해가 된다.
다음 대안에 대해서는 아직도 난 알 수가 없다. 다만, 아무것도 대화할 수 없는 상대보다는
그래도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한 상대와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 진보진영에게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과 이런 생각자체도 기회주의적인 것 같은 느낌이 어지럽게 맴돌고 있을 뿐이다.
홍세화 칼럼 '강력한 참징 보수에 맞서야' (1월25일 한겨례)
www.hani.co.kr/arti/opinion/column/400737.html
'민주대연합 딜레마에 빠진 진보진영' (시사인)
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