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무실에서 직원하나가 씩씩 대면서 미수다에서 나온 발언으로 맘상했다는 듯 행동
하는 걸 보고 웃고 말았다. 지가 좋아하는 여자가 자기한테 직접 한 말도 아닌데 저렇게
화내는건 좀 오버질 같이 보였기 때문이다.
조금 지나니 발언한 여학생의 미니홈피가 습격 당하고, 출신학교 게시판이 난리나고...
졸지에 뭔가 마녀 사냥식으로 진행되는 현상을 보고... 남자들이 참 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말이 옳다고 느끼진 않는다.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그녀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도 할 말 없다. 개인의 자유로운 사고를 막을 수는 없으니까 그냥 인정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왜 남자들이 난리일까? (설마 항의하는 사람들 중에 여자는 없겠지?)
남자들... 여자 얼굴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담화를 나누는가? 또한 여자의 신체 각 부위를
가지고 얼마나 많은 평가를 해 대는가? 자신들이 평가자의 입장에 있다가 평가를 받으니
발끈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일단 든다.
나도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루저에 속하지만, 그녀의 말을 비웃을 수 있는 여유는 있다.
그건 내가 사고하는 것과 틀리니까 당연히 논쟁거리는 된다. 그러나 저렇게 마녀 사냥식으로
몰아대는 건 뭔가 불길한 기운이 있다. 남자들...정말 불안한 거다. 다른 단어도 아니고
루저란 단어에 민감한 것이 아닌가 한다.
패배는 곧 죽음인 사회에서 미녀라고 뽑힌 여대생의 입에서 나온 루저란 단어는 어쩌면
남자들에게 강한 위기감을 던져 주었는지 모른다. 더구나 성형도 안되는 키를 가지고 하는
말이니 만큼 더 절망적일 수도 있겟다. 그런데 정말 그런 이유로 분노하는 것일까?
솔직하게 난 그냥 화풀이 상대가 필요했다고 본다. 만만하게 자신의 잠재된 분노를 폭발시킬
수 있는 상대... 더구나 상대는 자신의 권력을 언제라도 빼앗아 갈 것을 노리고 있는 듯한
여자이고, 아직까진 상대하기 만만한 존재이니 화풀이 대상으로 딱 걸린게 아닌가 싶다.
다른 사람들은 키에 대한 발언이 거의 인종적 발언과 동일하다고 말하고 있는데...정말 웃기는
소리고 난 이러한 분노가 정말 다른 곳에서 한 번 터졌으면 한다.
권력 앞에서는 끽 소리 못하다가 만만한 상대에게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그야말로 비겁한 자의
전형적인 모습일 뿐이다.
물론 비판하고 비난 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의 사생활까지 철저하게 파헤치는 그리고 연관된
주변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행태는 정말 이해 할 수 없다.
그녀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난 걍 쿨하게 넘어갈란다. 내가 좋아하는 여자 였다면
좀 실망했으려나... 아니 오히려 그런 편견을 가진 사람이란걸 알게 해줘서 고마워 하고
다른 인연을 만나도록 노력하겠다. 결국 이 사회 남자들이 얼마나 약하고 여리고 상처받기 쉬운
존재인지 알려주는 것 말고 이 소란이 증명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불쌍한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