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나이프 밀리언셀러 클럽 98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다. 당연히 가해자는 벌을 받아야 할 것이고 피해자는 이에 응분한
보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가해자가 13세 미만의 아이들이라면 어찌되는가?
아동의 미숙함을 이유로 성인이 받는 형벌을 비껴가게 된다. 그리고 가해자임에도 불구
하고 이들의 법으로 보호를 받는다. 성명도 밝혀지지 않고, 형벌 대신 교화교육을 받게
된다. 여기서 주변의 친인을 잃은 피해자는 또 다른 피해자가 된다. 가해자가 있음에도
그 가해자의 신원도 범행도 처벌도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은 이러한 부조리를
기반으로 전개된다.   

가해자의 회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사회는 가해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의
인권을 어느정도 보호해야 하는가? 그리고 진정한 참회와 용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인권의 문제는 당연하지만 한 겹만 벗겨보면 아리송한 경우인 때가 허다하다.
추리 소설임에도 사회 속의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여러가지 윤리적, 법적 고찰이 매우 뛰어난
소설이라 생각된다.  

어린 시절의 실수로 상처를 안고 가는 사람들.  
가까운 친인을 잃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분노와 증오 속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소설의 구조 속에 인간의 죄와 용서와
참회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냥 범죄가 저질러지고 해결되는 일반 추리물에
비해 그 깊이가 틀린다.  

추리소설의 매력 중 하나가 범죄 속에 그 사회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지는데 있다.
이 점에서 이 소설이 지닌 탁월한 장점이 보인다. 그리고 거기에는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있다.
죄를 지은 인간은 누구에게 속죄해야 하는가?
죄를 속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죄란 결국 무엇인가? 

오랜만에 손에 감기고 가슴에 남는 추리소설을 읽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람혼 2009-10-28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 저도 너무 좋았어요.
머큐리님 말씀대로 정말 "가슴에 남는 추리소설"이라고 할까요.

머큐리 2009-10-28 23:41   좋아요 0 | URL
반가와요...람혼님..ㅎㅎ
영광입니다. 제 서재를 다 방문해 주시고..

다락방 2009-11-02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람혼님과 머큐리님의 추천에 이 책을 보관함에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