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도 내렸다.  

비오는 날... 남들 처럼 낭만적인 감상에 젖지도 못하고, 쏟아지는 빗방울을 원망스레 쳐다보고 산지 벌써 몇 해... (글타고 뭐 수재민이나 그런 것도 아닌데...에고) 

어제 퇴근길의 빗줄기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힘찬 것이었다. 걷다가 보니 바지는 절반이상 젖어버리고 어깨도 반 이상 젖었다. 이렇게 젖어 드는 날엔 아에 옷이라는 걸 다 벗어버리고 다니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든다... 왠지 자유로울 것 같은....그냥 거칠 것 없을 것 같은 느낌 아닐까? 

우산 마저 무력해 지는 날... 난 우의를 꿈꾼다. 우산없이 우의를 걸치고 양 손 자유롭게 활보하고 싶은 생각.... 작년에는 무척이나 많이 그렇게 돌아다녔는데.... 작년에 우의를 입고 맞은 비는 아마 내가 지금껏 살면서  맞는 비의 양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았을터.... 어제 비는 작년의 우의를 입고 돌아다니던 내 모습을 아련하게나마 떠올리게 해 주었다.  

아마 어딘가에 고이 접혀 보관중인 내 빨간 우의..... 그냥 기억 속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입고 돌아다니고 싶다.... 그 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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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8-12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그 비 쏟아지는 길을 걷는데 싸구려 샌들의 끈이 죄다 끊어졌어요. 저는 덕분에 맨발로 강남 거리를 걸었답니다. 제가 신발을 벗고 걸어봐서 아는데요, 머큐리님. 자유롭다기 보다는 면팔림이 가득하더군요. orz

머큐리 2009-08-12 17:0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이뻐서 면팔려도 괜찮아요...ㅎㅎ 근데 싸구려 샌들과 다락방님과는 뭔가 잘 매칭이 안되는 느낌인데요...

후애(厚愛) 2009-08-1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우리나라에 그만 내리고 이곳에 좀 내려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도 요 며칠 날씨가 많이 서늘해져서 에어콘, 선풍기 없이 지내고 있어요.
(전기세 많이 안 나올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ㅎㅎㅎ)
미국에는 비가 와도 우산을 쓰고 다니는 걸 못 본것 같아요. 비 맞고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본 것 같아요. 우의는 거의 아이들이 입고 다니는 걸 보았고요.

머큐리 2009-08-12 17:10   좋아요 0 | URL
후애님 검사 잘 받고 건강하셔야 해욧~~

무해한모리군 2009-08-12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우의는 형광연두색인데 머큐리님과 있으면 세트 같겠는데요.
가까운 시일에 우비입고 볼 일이 또 있겠지요?

머큐리 2009-08-12 17:11   좋아요 0 | URL
아이고 정말 가까운 시간에 우의 입고 시청찍고 명동 돌아 종각을 지나서 ...ㅎㅎ 언제 그 시절이 다시 오려나...

2009-08-13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3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3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13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