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도 내렸다.
비오는 날... 남들 처럼 낭만적인 감상에 젖지도 못하고, 쏟아지는 빗방울을 원망스레 쳐다보고 산지 벌써 몇 해... (글타고 뭐 수재민이나 그런 것도 아닌데...에고)
어제 퇴근길의 빗줄기는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힘찬 것이었다. 걷다가 보니 바지는 절반이상 젖어버리고 어깨도 반 이상 젖었다. 이렇게 젖어 드는 날엔 아에 옷이라는 걸 다 벗어버리고 다니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든다... 왠지 자유로울 것 같은....그냥 거칠 것 없을 것 같은 느낌 아닐까?
우산 마저 무력해 지는 날... 난 우의를 꿈꾼다. 우산없이 우의를 걸치고 양 손 자유롭게 활보하고 싶은 생각.... 작년에는 무척이나 많이 그렇게 돌아다녔는데.... 작년에 우의를 입고 맞은 비는 아마 내가 지금껏 살면서 맞는 비의 양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았을터.... 어제 비는 작년의 우의를 입고 돌아다니던 내 모습을 아련하게나마 떠올리게 해 주었다.
아마 어딘가에 고이 접혀 보관중인 내 빨간 우의..... 그냥 기억 속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입고 돌아다니고 싶다.... 그 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