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진압이 재개되고 도장공장외에 다른 곳은 경찰들이 완전히 점령했다. 진압은 전격적이었고 노동자들이 아무리 무장했더라도 수와 무기와 장비면에서 월등한 공권력을 이기긴 어려웠으리라. 아니 지금껏 저렇게 힘든 상황에서 버틴 것만 해도 의지의 힘이 컸을 것이다.
오늘 8월 5일 더위는 거의 죽음이다. 슬래트 지붕위 그 뜨거움 속에서 버티고 있는 것만도 힘겨울텐데 씻지도 먹지도 못하는 노동자들이 무슨 힘이 있을까? 어쩌면 오기로 버티고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정말 더러운 세상에 그냥 무릎 꿇기 싫어서 버티는 의지, 가족, 자존감, 밀리면 끝이라는 절박감. 그래도 싸워서 이기면 다 보상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이 밤을 지새우고 있는지....
그냥 어떻게 끝나던....설사 패배하더라도 (물리력으로 승리할 수 없으니) 그저 목숨은 잃지 않았으면 한다. 살아서 끝까지 살아서 이 더러운 사회가 조금 더 맑게 변하는 걸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제발... 그냥 기도한다. 패배하더라도 살아야 한다.
쌍용은 나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준다.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노동자들... 아 그들의 행태는 이 세상이 지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이 세상은 개미지옥인 것인지.... 노동자라고 다 노동자는 아니다. 그리고 분리하여 통치한다라는 말의 무서움을 오늘 처럼 뼈저리게 느껴보긴 오랜만이다. 흩어지면 죽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