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평택으로 진입하여 평택역으로 갔다. 오늘 만큼은 한 번 가봐야 마음에 무언가 눌린 것이 풀릴것 같기에 평택으로 갔다. 집회 장소는 평택역이었고 평택에 머리털 나고 처음 가보는 나는 그저 막연한 기분이었다. 집회 참가야 작년부터 주말 행사 같았기에 사실 덤덤한 마음이었다. 정오뉴스에 노측이 협상을 거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집회 때문에 경찰 병력이 증강되었다는 보도를 보고 그냥 그런가 하였다. 그러나 평택역으로 가는 길에 쌍용자동차 정문을 지나야 했는데...그 길에서 내 눈에 들어온 첫 광경은 무지막지하게 불법 주차되어 있는 경찰 버스들이었다. 대강 세어봐도 50대가 넘는 경찰차들.... 

평택역에서 집회를 마치고 거리행진을 한다. 땡볕속에 구호를 외치면 걷는 사람들....모두의 마음은 하나일 것이다. 쌍용 노동자들이 버려진 폐품처럼 정리해고 되는 것을 막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가정으로 돌아가기를....그렇게 원했다. 어쩌면 이 소원이 그리도 어려운 일이었을까? 4대강 사업을 위해 최소 22조원을 투입해야 한다는 정부가, 1조만 투입해도 정상화 시킬 수 있는 회사를 버리고, 회사 정책에 아무 책임도 없이 땀 흘리던 노동자들을 무더기로 해고한다는 것은 어떠한 논리로도 이해되지 않는다. 말이 해고지 이건 죽으라고 하는 것 아닌가?? 

어차피 공권력은 길을 내어주지 않았다. 공장 진입로를 가로 막는 경찰들....행진할 때부터 머리위에서 헬기가 날아다녔다. 처음 온 평택에서 처음 육안으로 보는 헬리콥터....그 소음...그 바람... 틀림없이 정찰용이었다. 가로막힌 도로에서 돌이 준비되고 경찰을 물리력을 돌파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그때...헬리콥터에서 무엇인가 떨어져 내린다. 색소가 들어있는 물봉지...여기 저기 떨어뜨린다. 그리고 곧바로 들이닥치는 살수차.....앞 사수조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정신없이 쫓겨야했다.  

결국 아파트 단지로 피했다. 특수하게 어디로든 빠져 나갈 수 없는 조그만 단지...시위 본대는 저만치 밀린 것 같고...섬같은 아파트 단지에 갇혔다. 그리고 빠져 나가지 못하고 쉬는 사이 경찰들이 아파트 단지를 수색한다. 젊은 이들이 타킷이고 몇몇 저항하지만...이미 무너지고 흩어진 사람들은 무력하다. 아파트 안까지 수색해서 잡아가는 경찰들...이건 사냥이다. 인간 사냥... 공권력은 이미 야수가 되었다. 평택은 전쟁터다. 야수적인 자본의 이빨이 날 것으로 그대로 드러난 전쟁터....여기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 인권이란 것이 존재할 리 없다. 그렇게 평택은 정글이 되어 버렸다.  

몇번의 충돌이 일어났지만...물리력으로 경찰을 돌파하기는 힘들다. 계속 밀리고 밀려...다시 대오를 정비했는때는 이미 날은 어두워졌고, 원하는 만큼 시위대를 밀어버린 경찰은 처음 위치로 돌아간 듯하다. 원래 공장안으로 식수라도 넣으려고 했지만...실패 했을 것이다. 돌과 쇠파이프, 죽창으로 무장했지만...물리력으로는 공권력을 능가하긴 힘들었다.  

평택은 전쟁터다. 국회도 전쟁터다. 총성과 대포없이 벌어지는 전쟁....그러나 사람이 죽어나가고 어쩌면 더 많은 희생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전쟁이란 추악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의 피로 누군가의 배를 불리는 추악함.... 이런 추악함이 합리적 판단이라는 포장으로 감싸지는 사회....무엇이든 해야하는데....그저 지금 공장안의 노동자들에게 아무일 없기를.... 

힘들고 .... 울분에 가슴 먹먹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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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7-26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 가셨다고 휘모리님한테 들었어용..;; 수고하셨습니다..
기사로 접하긴 하는데 점점 심각해지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7-26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평택에 갈 것을...
서울역 집회는 참 무기력하게 흩어졌습니다..
글을 읽는 제 마음도 답답하네요.

글샘 2009-07-26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하셨네요. 참 힘든 싸움입니다.
승산이 보이지도, 해결책이 보이지도 않는...

머큐리 2009-07-27 20:31   좋아요 0 | URL
글샘님 안녕하세요...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할 수 있는건 해야겠지요..

후애(厚愛) 2009-07-27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글을 읽는동안 제 마음이 어찌나 답답하던지요..

머큐리 2009-07-27 20:32   좋아요 0 | URL
오랫만에 댓글 주시는 후애님..^^ 몸도 안좋으신데...넘 스트레스는 받지 마세요...건강이 최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