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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의 경우, 예전에 MBC에서 방영한 어는 독서광이라는 프로에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으며 특히 그의 고양이 빌딩을 본 후 나는 대체 저 사람이 누굴까 싶어서 그의 책을 모조리 사서 읽어 보게 되었다. 그의 책을 처음으로 읽은 것이 2002년도 였으니까 꽤 오랫동안 그의 책을 읽게 된 경우이다.
늘, 그의 책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책을 읽을 수가 있는지 그리고 책을 낼수가 있는지 기이한 의문을 가지게 되며, 특히 그가 주장한 것처럼 한 권의 책을 낼려면 100권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100권의 책은 냈으니 약 10,00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 그의 주장에 한편으로 부러움과 시기가 난다. 특히, 그의 독서가 나처럼 남독이 아닌 어떤 하나의 테제를 두고 읽은 독서라서 더 그러한 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어젯밤에 둘째 딸아이를 한 쪽 팔에 안고서 읽었던 다산 정약용의 「청상」에 나오는 독서법중에서 어떤 주제를 가지고서 독서를 읽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책을 읽는다고 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구절에 많이 동감을 했는데 상기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의 경우, 옮긴이가 후기에 쓴 것처럼, 1부의 자신의 독서법을 고양이 빌딩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연표에 맞춰서 인터뷰하는 부분과 2부의 독서평으로 이루어져있다. 그의 독서평중에서는 내가 읽은 책도 있었지만, 읽지 못한 책이 대부분이었다.특히 이 책에 많이 각인이 된 구절은 문예춘추에 근무하면서 논픽션의 세계에 빠져 들게 되었고 그것이 자신의 수수께끼 공백시대의 주로 이루었다고 고백하는 구절이다. 쌓여만 가는 책들을 보면서 그것을 읽지 못할까봐 사표를 내고 대학에 다시 들어간 그를 보면서 그의 용기에 갈채를 보내면서 현재의 나의 생활을 비교해서 바라보게 된다.
나의 경우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사회에 나와서는 픽션은 잘 읽지 않게되고 대부분은 사회과학과 인문학 그리고 경영학 서적을 주로 읽게 되지만, 과연 나에게 수수께끼의 공백시대가 있었는지 그리고 있다면 그 공백시대에 나는 무엇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매일매일 컴퓨터에 뜨는 매출표나 보고 마감일에 맞춰서 대차대조표를 보고 피곤하면 조금 관심이 있는 책을 보다 자는 나의 생활이 이게 뭔지 하는 자괴감이 든다.
나는 대체 무슨 테재로 혹은 목표로 책을 읽고 있나? 정말로 피와 살이 되는 책을 읽는 것인지 아니면 피와 살도 되지 않고 지방만 되는 책을 읽는 것인지? 그리고 쌓여만 가는 책을 보면서 안타까워 할 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무척 슬퍼진다. 이러한 모습이 대한민국의 두 아이를 둔 가장의 슬픈 자화상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게 된 것이라서 그런지 참 우울해진다.
다치바다 다카시 그이 전방위적 독서와 책읽기가 계속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런 생활을 하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조금은 위안과 지표를 계속 알려주기를 내가 진실로 원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