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노자의 만감일기 - 나, 너, 우리, 그리고 경계를 넘어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1월
평점 :
조금전에 이 책을 다 읽었다. 이 책에 대한 평을 쓰기 전에 박노자에 대한 개인적인 인연을 먼저 쓰고자 한다.
부산에 발령을 받고서 와이프와 주말부부로 지내던 시절에 아마도 2006년이라고 기억되는데KTX를 타고서 동대구를 지날 무렵 바로 통로 건너편에 박노자가 앉아서 자료를 읽고 있었다. 아는 척을 할려고 했지만, 본인이 무안할까봐 서울역에 도착할 때까지 모른 척하고 있다가 도착하고나서 박노자의 팬이며 본인이 쓴 책은 다 읽어 보았으며 계속해서 좋은 글을 써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피력했었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오자 말자 구매해서 읽게 되었는데, 사회주의자인 박노자의 생각의 편린이 현재 내가 겪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서서 무척이나 와 닿았다. 이 책은 일기라고 본인은 말하지만, 사회현상에 대해서 약간은 거리를 두서 보기라고 생각되며, 끊임없는 사회의 타자를 언급하고 있으며 그 타자를 같이 아우를수 있는 사회를 꿈꾸는 그의 소망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조직생활을 한 지가 어는덧 10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도 조직에서 요구하는 둥글게 모나지않게 생활하는 방식에 익숙치 않는 나는 어쩌면 조직에서 소수의 타자에 머물러 있어서 그런지 그가 바라보는 타자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 많이 와닿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그의 일기를 보면서 얼마전에 읽었던 이영남의 "푸코에게 역사를 배운다"에서 나온 임상역사가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순응하면서 받아들이는 것인 아닌 그 현상의 상,하부구조 및 타자와의 관련성에서 끊임없는 자신과 사회의 대화를 시도하면서 개인의 역사를 적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늘 느끼는 거지만, 한국인 박노자의 글쓰기는 내개 항상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해주게 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으면서, 왜 이 사람처럼 비판적 사고를 하지 못하나하는 자괴감도 솔직히 든다. 더불어서 그가 계속해서 우리 사회에 소금과 같은 역활을 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