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들의 세상 살기

1Q84 1 - 4月-6月 ㅣ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사실,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는 소설을 잘 읽지 않게 되었다. 대학교 때 그리고 대학원 때 마지 못해 읽었던 소설이라는 형식에 지겨워서 이기도 하고, 문학을 택해서 그런지 마치 소설이 무슨 금과옥조나 되는 것처럼 여기는 행위에도 질렸고 딱히 돈 되는 것도 아니라서 그런지 멀리 해왔다. 회사에 입사한 후 읽어본 소설이라면, 32권으로 나온 "도쿠카와 이에야스" 정도일까? 하긴 그 책들(32권이나 된다)도 도서관에서 다 읽어보고서 무슨 객기로 박스채 전질을 사가지고 뜯어보지도 않은지가 3년이나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무슨 소설이냐구? 그것도 "상실의 시대"와 달리기에 관한 수필집 하나 읽어본 작가를 왜 선택했을까?  

    무라카미 하루끼의 경우는 의도적으로 회피해왔던 작가였다. 왠지 베스트셀러 작가라면, 괜히 낮춰보는 자만심과 못된 심보때문에 그의 책은 의도적으로 독서목록에서 지워나갔다. 그런 작가를 40대에 그것도 별다는 전망이 안보이는 회사원의 입장에서 읽는다? 참으로 우습기도 하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슬프기도 하다. 그의 작품을 읽어봐야 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요근래 가라타니 고지의 저작들을 틈나는 대로 읽어가고 있는데, 그의 책에서 언급한 작가들중에 최근의 작가가 무라카미 하루키여서 최근의 작품을 집어들게 되었다. 

    1Q84라 하니 아이큐84로 잘못봐서 무슨 바보들의 유쾌한 세상살기인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게 되었는데, 그 제목이 조지 오웰의 1984에서 따올줄이야! 1984년에 중학생으로 조지 오웰의 "1984"을 읽을 때 대체 뭔 말을 하는 것인지 그 작품 속의 대형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고 그냥 주위 친구들에게 아는 척 말했던 당시 나의 모습이 생각나 조금은 우습기도 하였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가라타니 고진의 "네이션과 미학"을 같이 읽오 있었는데, 그 속에서 다시 조지 오웰의 "1984"이 다시 등장할 줄이야!!  

   자꾸 옆길로 가고 있는데,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아오마베,덴고, 후카리에 그리고 종교법인 신구의 공통성이 뭘까를 생각해보니 기존 사회의 관계속에서 약간 벗어난 아웃사이더들의 삶이 아닐까 싶다. 아오마베의 경우는, 극단적 종교적 환경을 스스로 벗어난 경우이고, 덴고 역시 틀에 묶인 생활을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 - 육체는 유부녀와 관게를 통해, 정신은 소설을 통해, 생활은 수학강사를 통해 - 에서 무리없이 살아가고 있고 나아가 종교법인 "신구" - 1권만 읽어서 그 정체를 아지 알수는 없지만 - 역시 같은 맥락에서 움직이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 어느 누구도 관여하지 않으면 그 나름대로 편안한 삶(?) 곂가지이지만, 노부인을 호위하는 게이 경호원인 재일 조선인 다마루 - 사회에 소외된 사람을 대변하는 것이 재일조선인인 것이 약간 비호감을 느끼게 하지만 - 도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어쨋든, 2권의 내용이 궁금하여 집어들었지만, 지젝의 "시차적 관점"을 보느라 2권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니 번역상의 아쉬운 점이 있다 아유미가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가 메시지이다"라는 것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맥루한을 맥컬러언으로 일본식 영어로 그대로 번역한 점이다. 그런 식이면, 맥도날드는 마쿠도나루도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조금 우습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점이었다. 하지만, 읽기에는 편해도 하루키는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