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누군가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김수행 교수의 별세 소식을 알게 되었다. 김! 수! 행! 그의 별세 소식에 나의 젊은 시절의 추억도 같이 저물어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학 다닐 때 변유와 사유를 선배들이 설명을 해도 도통 뭔 소리인지 잘 모르면서 객기로 도전했던 한길사의 자본론 연구1의 경우, 지금도 시골 집에 전공서적 박스에 고이 보관하고 있다.

 

학부때와 대학원 시절에는 포스트 구조주의와 프랑스 철학 중심으로 책을 읽어나가다가 사회에 와서 노동자의 삶을 살게 되면서 오히려 그의 책을 더 많이 보았던 것 같다. 왜 보았을까 생각해보면, 종이상의 글자로만 본 세상이 나의 삶의 질곡이 되서 그런가 싶다.

 

젊은 시절 그렇게 도전하고자 했던 자본론은 계속해서 읽어 나가고 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하면서 내버려두고 있다. 늘 도서관에 가면 영역 자본론을 완역한 그의 번역과 강신준의 번역을 두고서 먼저 무엇을 읽어야 하는 망설임이 있었다. 강신준의 번역을 먼저 보기는 했지만...

 

그가 펴낸 책들의 경우, 모순적이게도 자본론과 국부론을 제외하고는 다 읽어 본 셈이지만, 정작 중요한 그의 번역물을 읽지 못했네...ㅠㅠ. 영어로 된 것도 좀 보다 말았는데....

 

젊었을 때 한 때 존경했던 학자 한 분이 세상을 떠나니 나의 젊은 시절도 같이 떠나 보내야 하는 심정이 된다. 한국에서 좌파 경제학의 맥이 끊어질까 아쉽다는 감정이 너무 앞선다...

 

한 때 젊은이의 열정을 불러 일으켰던 김수행 교수에게 감사 드리며 편히 영면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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