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북플에 들어오고 아주 가끔 (며칠에 한 번) 트윗에 들어가며, 자주 인스타그램에 들어간다.

인스타그램은 다른 SNS 가 그런것처럼 내가 선택한게 아니어도 무작위로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곤 하는데, 그래서 때로는 어떤 상품을 충동적으로 사기도 하고 또 가끔은 넋놓고 핸드폰을 들여다보기만 할때도 있다. 

최근에 정신을 잃고 인스타그램에 몰두한 건, 나는 알지도 못하는 아이돌의 신곡 댄스 영상이었다. 존재 자체도 몰랐던 아이돌의 노래와 댄스를 보면서 처음에는, 뭐야 이 눈빛 뭐야, 뭔가에 취한 것 같은데, 눈을 왜 이렇게 뜨지, 노래는 뭐여, 한글이여? 그러니까 이 영상은 정말 갑작스러웠다.  갑자기, 어째서, 왜, 뜬금없이, 느닷없이, 영문도 모른채로 나는 그 영상을 마주한것인데, 세상에, 스크롤을 하고 또 하고 또 해도, 계속 그의 영상이 나왔고, 그러다보니 어느틈에 나는 '이 가수 멋있다' , '이 춤 멋있다', 하면서 노래까지 즐기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제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의 원리를 파악했다. 인기가 있어서 노출되는게 아니라, 노출이 되기 때문에 인기가 생긴다는 것. 자명한 이치이지만, 그래서 세상에 광고라는게 존재하는 거겠지만, 아아, 나는 이렇게 체감한다. 뭐야, 처음엔 별로였는데 자꾸 보다 보니까 매력있잖아? 이렇게 되어버려. 덕분에 나는 북부대공에 남부왕자이기도 하다는 최산의 프로필을 검색했으며....



 


각설하고,


그런 SNS 에서 내가 가장 기이했던 건, 자기 감정의 전시였으며 연애의 전시였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백과 연애 과정을 그대로 영상으로 송출하고 있었다. 데이트 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처음 만나서 하는 대화까지도. 그들은 아마도 일상을 찍어 올리는 것이 그전부터 익숙했더 사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라면 도대체 처음 만난 걸 어떻게 찍어 올릴 수 있단 말인가. 한 번은 새벽에 갑자기 자다 말고 켰다고 남편과 대화하는 여자가 영상을 올렸는데 이불을 뒤집어쓴 여자의 맨어깨와 이불 밖으로 드러난 남자의 벗은 상체는...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갑자기, 예정에도 없이, 나는 계획한 적도 없는데, 성적인 영상에 노출된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리고,


눈물의 전시가 있다. 내가 가장 놀랐던 건, 책을 읽는 나, 책을 읽고 우는 나, 를 전시하는 거였다. 우는 나를 보여준다는 건.. 뭐지? 이게 아마도 틱톡에서 시작된 것 같았는데, 어떤 책을 읽고 우는 영상을 누가 처음에 올렸고, 그 후에 그 책 읽고 나도 울었다고 우는 영상들이 반복해 올라왔고, 그러자 여기저기서 다들 그 책을 읽고 울고 그걸 올리고.. 그렇게 틱톡으로 유명해져서 그 책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 결국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것을 나는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나라면 하지 않을, 다소 신기한 현상이기는 하다. 나도 책을 읽고 울지만, 그런 나를 전시할 생각은 하지 못하니까, 하지 않으니까. 그러면 그게 나쁘냐? 라고 하면, 그게 또 나쁠건 뭐란 말인가. 내가 읽고 내가 울고 내가 올린다는데... 누가 뭐래? 그리고 그렇게 내가 우는 걸 전시하니까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영화가 되고... 


내가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서 서점에 가면 그곳이 어디든 콜린 후버의 책들이 깔려있었다. 아마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서점에 들어서는 순간, 아 이 책이 베스트셀러구나 알아챌 수 있었을 것이다. 


이 현상은 이 책으로 끝나지 않았다. 일명 틱톡책 이라고 해서, 서점의 많은 책들이 '이 책이 틱톡책이다'라는 문구를 붙이고 있었다. 그곳이 어디였는지 지금 기억이 잘 안나는데, 다른 나라의 서점에 갔을 때, 그렇게 틱톡책이라고 붙은 책들을 여러권 봤다. 아, 이제 대세는 틱톡이구나, 틱톡에서 감상 후기를 전시하고 그 책은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되는구나. 


단순히 눈물을 전시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눈물을 봄으로써 아 이 책은 울만큼 감동적이구나, 하는걸 소비자들이 생각했기 때문에 베스트셀러로 이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눈물은 그냥 나오는게 아니라 분명 어떤 감정이 존재해야 나오는 거니까. 그러니까 어떤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린다는 건, 그만큼 그 책이 좋다는 거고, 그것은 '이 책을 추천합니다' 보다 더 진정성있게 여겨지지 않겠는가. 어머, 저게 뭔데 울지?



톱모델 벨라 하디드 Bella Hadid도 자신이 울고 있는 사진을 스스로 업로드했는데, 그런 사진을 올릴 때일수록 자기의 원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이후로 눈물을 전시하는 것이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 팔로워 수를 늘리는 효과를 낸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별 직후에 눈물을 흘리는 콘텐츠를 올리기도 했다. 자신의 눈물을 공개적으로 전시하는 것은 울음에 관해 일반적으로 수용되곤 하던 과거 규범의 극적인 파괴를 의미한다. 기술이 이전에는 없던 감정 행동양식을 만들어내는 수준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그 기저에는 주목 끌기와 결합된 경제적 효과가 깔려있는 것이다.  -p.23



인플루언서들이 주의를 끌 수 있는 것은 광고주들이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인 신뢰성과 진정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벨라 하디드가 눈물을 통해 얻어낸 것이다.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일상과 자기 자체의 진실되고도 본래적인 감정적 자아를 광고의 확장된 형태로 변모시킨다. -p.24



그러니까 이제 일상이 전시된다.

책을 읽는게 전시되고 책을 읽는 나, 그 책을 읽은 후의 나가 전시되고, 그리고 연애하는 나도 전시된다. 이별을 겪은 나 역시도 전시된다. 그저 일상을 사는 것이 전시가 된다. 



일상생활은 공급이 끊이지 않는 소비 상품이 되었다.-p.55



그리고 킴 카다시안이 있다. 그녀의 이름도 알고 얼굴도 알지만, 사실 나는 그녀가 유명하다는 사실 말고는 뭐하는 사람인지 모른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가 알았다. 그녀가 하는 일, 그녀를 부자로 만들어준 일은, 그저 전시였다는 것을.


킴 카다시안은 전 세계 최대 인플루언서 중 한 명으로서, 두 가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첫째, 전통적 제조나 광고 방식을 건너뛰고 소셜미디어만으로 부를 창출하는 ‘급진적 무실체‘를 대표하는 인물이며, 둘째, 평범한 일상의 모든 순간을 상품으로 만드는 ‘급진적 상품화‘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현재 그녀의 자산은 17억 달러에 달한다. '실체 없는 경제'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꽤나 '실체 있는' 숫자다.-p.25



가치 판단에 대해서라면, 잘 모르겠다.

내가 내 시간과 내 노동력을 제공하고 돈을 벌고 있는데, 그런데 내 일상을 전시하고 돈을 버는건 안되는가? 내 연애를 보여주고 팔로워가 많아지고 그로 인해 소득이 생긴다면, 그건 안되는가? 내가 눈물을 보여 인플루언서가 되었는데, 그래서 집을 샀는데, 그게 안되는가? 그런 물음들에 단호하게 안된다는 답을 나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라면 하지 않겠지만, 그런데 내가 안한다고 해서 남들도 하지 말라고 할 수 있나? 게다가 그들이 나보다 돈을 훨씬 더 잘 버는데? 소셜미디어의 재미있는(?) 지점은, 나보다 훨씬 잘사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명품과 자신들이 거주하는 좋은 집을 보여주면서 또 돈을 벌어들인다는거다. 그런데 이게 나쁜가? 나쁘지 않다면, 그렇다면 이건 권장할만한가? 진짜 아이 돈 노다.. 나라면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뭔가 어긋나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런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에바 일루즈의 이 책을 읽어봐도, 나는 가치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현실은 진정성의 전시로 대체되었다. 이미 정보 편향이라든가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것들이 실제를 왜곡시키는 유일한 것들은 아니다. 실제의 왜곡은 우리가 ‘전시된 진정성‘을 실제보다도 더 믿고 선호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p.75



전시된 진정성을 실제보다 더 믿고 선호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인플루언서가 되고, 그리고 인플루언서들은 돈을 벌고 있는 것일테다. 음, 잘 모르겠다. 카메라 앞에서 그들의 생활과 감정을 보여주는 것이 그들에게는 돈을 벌기 때문에 괜찮은 것이 되는건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의 실제성을, 보여주기식 진정성보다는 일상 속 상호 작용에서 발생하는 겉치레를, 소망대로 돌아가주지 않고 환상을 좌절시키는 세상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감정을 비생산적인 것으로 남겨두려는 태도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를 바꾸지 않고 측정하지 않고 개선하지 않는 것에 깃들어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저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 -p.76


우리는 그저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는 에바 일루즈의 말이, 지금 이 지점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도, 역시 나는 잘 모르겠다. 


분주한 고독은 기술로 인한 영향 중 가장 입증되어 있는 현상일 것이다. 이는 기술이 개인의 여가 시간을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개인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린 결과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결정적인 원인은 기술이 타인과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의욕 자체를 앗아가버린 것 같다는 데 있다. -p.74



사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전시 아닌가.


책이나 읽자.

동성애와 양성애 남성을 위한 데이팅 앱 그라인더Grindr는 특별히 더 디테일한 이모지 소통방식을 마련했다. 그라인더 앱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앱 내에서 오고 가는 메시지의 약 20퍼센트에 이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모지는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과 헤어지는 과정을 비교적 쉽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라인더 앱은 이모지 사용을 공공연히 장려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이 본인의 성적 취향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게이모지‘gaymoji 세트를 상품화해서 판매하고 있다. - P14

브랜딩 논리: 원래 브랜딩이란 상품을 대체 불가능한 이름과 독특한 정체성을 지닌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프로필에서 본인을 가치 있고 독특한 ‘상품‘으로 묘사하는 것에도 적용된다. ‘셀프 브랜딩‘이 자기표현의 본질이 된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프로파일링의 사회학‘이 필요하다. 인플루언서들은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할 수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여긴다. 소셜미디어는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개인 브랜드는 실제 상품을 판매하는 데 사용된다. - P46

가상세계가 정신적 고통을 해결해주는 치료제가 될 수도있지만, 현실이 만족스러운 사람과 불만족스러운 사람사이에 발생하는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 P70

경험의 상실, 가상의 상호 작용으로 유지되는 자급자족하면서도 유아론적인 자아 세계의 생성이 진정성의 사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다. 현실은 진정성의 전시로 대체되었다. 이미 정보 편향이라든가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것들이 실제를 왜곡시키는 유일한 것들은 아니다. 실제의 왜곡은 우리가 ‘전시된 진정성‘을 실제보다도 더 믿고 선호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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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7-07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든 생각인데, 감정을 그렇게 전시함으로써 자기감정을 설명하는 언어들은 더욱 빈곤해지는 것 같아요. 예컨대 요즘 대다수가 ‘대박/ㅈㄴ좋아/짜증 나’로 자기감정 표현하고 말잖아요? 사실 잘 들여다보면 그게 다가 아닐 텐데 손쉽게 울고 웃고 우는 나 전시하면 그걸로 다라서 내면을 표현하는 말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이 책 읽고 카다시안이 그런 방식으로 유명한 사람이 되었구나.. 처음 알았다는 ㅋㅋㅋ

다락방 2026-07-08 07:51   좋아요 0 | URL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가치관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눈물을 전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이거든요. 그들에게는 그것이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여줄 수 있으니, 보여준다. 다른 사람들의 전시들을 보고 자라온 사람들이잖아요. 유튜브도 그렇고 틱톡도 그렇고, 그렇게 그들중 하나가 자연스럽게 되어가는게 아닐까 합니다.

카다시안은 그런데, 그런걸로, 전 가족이 다 유명하지 않나요? 뭔가 특별한 일을 하지 않는데 고소득자가 되어버리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독서괭 2026-07-07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걸 찍어야지 하고 우는 나를 찍는 순간 진정성은 상실되는 거 아닌지.. 진짜 깊은 감정에 빠져있을 때 아 이거 찍어서 올려야지 하는 생각이 들진 않잖아요. 근데 왜 사람들이 그걸 좋아할까요? 흠..
다락방님 글은 전시랑 다르죠. 연애하는 거 보여준다고 해도 좀 지나고 본인이 느낀 감정 생각들을 정리해서 풀어내면 글이든 영상이든 여기서 말하는 ‘감정 전시‘는 아닐 것 같아요. 그냥 지금 이순간 우는 나를 보여주는 자체가 목적인 영상들.. 흠… 뭘까요? 왜.. 그걸로 돈을 버는 거죠??
전 먹방도 사람들이 왜 보는지 이해를 못하겠는데, 그걸로 돈 많이 버나보더라고요.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

잠자냥 2026-07-07 14:4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제가 전에 한번 농담처럼 이야기한 적 있는데 예전에 집사2가 만나다 헤어진 사람이 매달리면서 눈물 흘리는 영상 폰으로 찍어 보낸 적 있다고 하더라고요. 으아... 집사2왈 그거 보고 정말 오만정 다 떨어지고 무섭고 그랬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가 만난 사람 중 최악으로 꼽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지금도 종종 이 이야기로 놀려 먹곤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 보니 이 사람 시대를 앞선 자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먹방... 음식포르노 같아요. 쩝쩝 소리까지 들리면 더 으엑......

독서괭 2026-07-07 14:47   좋아요 1 | URL
앗 정말.. 시대를 앞서 갔군요!! ㅋㅋㅋㅋ 시대를 읽지 못하는 집사2님이여… ㅋㅋㅋ
먹방은 냥이 취향은 아니죠. 🤣 저도 제대로 본 적도 없고 전혀 보고 싶지도 않아요;;

다락방 2026-07-08 07:54   좋아요 2 | URL
책 읽고 우는 나를 찍는건 울 때 카메라를 들이민다기 보다는, 카메라와 더불어 읽고 있다가 우는 나가 노출이 되고 그걸 그대로 전시하는 쪽인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그들에겐 카메라와 함께하는 일상이 낯설지 않은 것 같아요. 연애 전시도 마찬가지거든요. 데이트하면서 옆에 카메라를 켜둬요. 상대방을 안나오게 위치는 조정해서 그 대화와 자기 표정 변화까지 다 보여주거든요. 이들에게 이런 것, 즉 카메라를 옆에 두고 그냥 일상을 사는 건 자연스러워졌구나 싶어집니다.


잠자냥 님/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울면서 음성메세지 남긴 구남친도 소름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는 영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대환장 진짜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요, 안좋은 의미로다가...

단발머리 2026-07-07 2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바 일루즈 책 얇다고 하시더니 벌써 시작하셨군요.
저도 예전에 콜린 후버책 찾아보다가(4권 구입/3권 읽음) 그런 영상 본 것 같아요. 카메라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진짜 닭똥 같은(표현 어쩝니까)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아, 그 사람은 어쨌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갑자기 그 영상을 보게 된 저는 적잖이 놀라고 말았습니다ㅎㅎ

저는 ‘전시‘를 하지 않는 인간이 있다면, 그 사람이 오히려 좀 특별한 경우가 아닌가 싶어요. 대부분의 인간이 어떤 형식으로든 전시를 한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그걸 전시할 기회가 없었지만, 지금은 누구든 언제든 어디서든 그게 가능하니까요. (돈은 인스타와 유튜브가 다 버네요) 그게 범죄와 관련된 게 아니라면, 저도 다락방님 생각처럼, 그게 문제될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는, 자극적인 영상들, 이를 테면 눈물을 흘리는.... 그런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또 수익을 창출한다는 게 좀 우려스럽기는 하죠.
실제와 현실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알고(그래서 청소년들은 sns 이용이 늦을수록 좋겠지요. 북유럽 일부 나라에서 청소년 sns 규제 시작한다고 하더라구요), 환상 속에 사는 그들과 나의 평범한 일상을 비교하다가 열패감에 빠지지 않으면 괜찮을 거 같아요.

저는... 오히려 어떤 전시는 괜찮고(고급이고, 우아하고, 건강하다), 어떤 전시는 안 괜찮다(저급이고, 상스럽고, 작위적이다)라는 그런 생각이 위험하다고 보는 쪽이에요. 그러니깐, 전시를 바라보는 ‘그/그녀‘의 시선.

독서괭 2026-07-07 22:55   좋아요 0 | URL
오..! 어떤 전시는 괜찮고 어떤 전시는 안 괜찮다라는 생각이 위험하다- 이런 생각은 못해봤는데 단발님 덕에 해보게 되네요.

다락방 2026-07-08 08:38   좋아요 0 | URL
에바 일루즈 책 얇아서 금방 읽어요. 백페이지도 안됐던 것 같은데.. 궁금했던 현상이라 읽어보고 싶었고 또 앞으로도 읽어보고 싶은데,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뭔가 막 시원해지고 그러진 않았어요. 관련 책을 더 읽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었어도, 특히나 카메라와 더불어 데이트하는 것도 낯설지 않은 젊은이들의 그 심리.. 가 궁금합니다.

저도 단발머리 님 말씀처럼, ‘전시할 수 있으니, 전시를 한다‘ 의 생각을 요즘 젊은이들이(반드시 젊은이들만 그런건 아니지만)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거기에는 어떤 가치판단이 들어간다기 보다, 나도 해볼까, 정도의 생각이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데요. 저는 일상을 전시하고 감정을 전시하는 것이 어쩐지 ‘이건 아닌 것 같은‘ 느낌이기는 한데, 그런데 그게 왜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니, 그런 상황에서 그것은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하는 말을 먼저 할 순 없을 것 같아요. 왜 안되는데? 라고 하면 말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단발머리 님 댓글 읽으니 박정자의 [시선은 권력이다] 생각이 납니다.

단발머리 2026-07-08 09:24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 / 독서괭님~ 😘
다락방님 / 저는 어떤 분이 선물해 주셔서 그 책이 있답니다 ~ 😘
 















나는 한결같이 여름이 좋았다.

나는 좀처럼 쉽게 사람이든 뭐든 좋아하지 않지만, 한 번 좋아하면 그게 아주 오래간다. 사실 변치 않는 편에 가깝다. 

여름은 내가 계절을 좋아한다는 걸 인식했을 때부터 좋아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그것이 변한 적이 없다. 아주 뜨거운 여름에도 나는 좋았고, 여름을 찾아 다니고 싶다고 늘 생각해오기도 했다. 내가 싱가폴에 어학연수를 가기로 결정한 이유중에 하나도, 싱가폴은 일년 내내 여름이라는 거였다. 나는 그만큼 여름이 좋았고, 나를 아는 사람들, 나랑 친한 사람들이라면, 다들 내가 여름을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나는 여름이 좋아서, 내가 아무튼 시리즈를 쓴다면, 그것은 '아무튼, 여름'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우선 아무튼 여름이라는 책이 이미 있기도 할 뿐더러, 사실 아무튼 여름 이라는 타이틀로 글을 쓰라고 하면 뭘 써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여름 좋아, 여름 좋아.. 만 외치다 말 것 같다. 그런 글을 누가 읽는담?


이윤희 작가의 [여름에는 늘 좋은 일이 생긴다]는 그래서 별 고민없이 구입했다. 여름이라니, 게다가 여름에는 늘 좋은 일이 생긴다니, 좋잖아? 게다가 구입하는 과정에서 이윤희 작가가 [열세 살의 여름] 작가라는 것도 알게 됐다. 뭐, 이건 그냥 사야겠구나.















열세 살의 여름은 읽고 타미를 줬는데 타미가 아주아주 좋아했다. 그래서 [여름에는 늘 좋은 일이 생긴다] 도 읽고 타미 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씐나서 샀다. 그리고 즐겁게 읽기는 했다.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일기장을 발견해 추억 놀이하느라 짐 정리를 미루는 것 같은 건 정말이지 공감할 수 있잖아? 한 만화가 끝날 때마다 그 만화를 그리게 된 이유같은 것들을 설명하는 걸 읽는 것도 즐거웠다. 자기 일이 있고 또 그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되는건 언제나 즐겁다. 그런데, 이 만화의 그 나래이션 부분이 하 글자체가 진짜 왜이럼?




이 글자체 인쇄된걸 읽는데 너무 힘든거다. 그래서 완전 집중해서 글자를 읽어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이거 보여줄라고 사진 찍어서 올렸더니 내가 인쇄된거 읽을 때보다 더 쉽게 읽히네? 그 이유는 아마도 두 가지일 것 같다.


1. 이미 내가 한 번 읽었던거다

2. 이렇게 올리니 글자가 인쇄된 것보다 더 크다. 


즉, 내 노안이 .. 읽기 힘든 이유였던 걸 수도 있다. 신이시여, 내 노안 탓입니까? ㅜㅜ


아무튼 이 책 타미 줄까말까 계속 고민중이다. 



금요일에는 다른 부서 직원과 술을 마셨다. 그는 나와 나이도 같고 직급도 같은데, 이번에 그가 다시 우리 회사에 재입사를 했다. 물론, 재입사 과정은 좀 달랐지만 하여간 이젠 나랑 처지도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기존에도 다른 부서였지만 친했는데, 이번에도 들어오자마자 둘이 만나니까 텐션이 난리가 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랑 얼른 얘기하고 싶다고 해서 그의 입사 사흘째에 우리 둘이 술을 마신거다. 회사얘기도 하고 사적인 얘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수다 엄청 떨었네. 역시 같이 늙어간다는 것, 같은 또래가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다가 그는 회사의 다른 남자직원들하고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그러니까 내가 다른 남직원들하고는 따로 둘이 술을 잘 안마시는데(따로 마시는 직원 한 명 있긴함), 이 남직원하고는 편하게 마실 수 있는거다. 대화하다 빡칠 일이 별로 없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씐나게 술을 마시고 집에 갔다.


그렇게 집에 갔는데, 하, 아뿔싸..

동료 직원이 나에게 준 에그타르트를 사무실에 두고왔다는게 생각났다. 신이시여.. 아니, 에그타르트 맛집이라.. 좀 늦게 가면 다 떨어지고 없다고 해서 점심시간에 부러 가서 사가지고 나 꼭 맛보게 하고 싶다고 준건데 내가 그걸 회사에 두고온겁니다. 눈물이 났죠.  


나는 갈등한다.


내일(토요일) 가지러 갈까?

고작 에그타르트 하나인데?

그래도 부러 사다준건데..

월요일에 먹으면 되잖아.

이 날씨에.. 상할텐데.. 그러면 아깝잖아?


결국 나는 토요일에 다시 회사를 가기로 결정한다. 어차피 주말에 달리기를 할 예정이었으니, 그래, 회사까지 달리자. 그렇게 나는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달렸다. 물론 회사까지 다 달리지는 못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4km 정도 달린 후에 지하철 타고 회사에 갔다. 그리고 에그타르트를 챙겼는데, 하.. 배가 고픈거다. 달리기 전에 바나나랑 달걀이랑 먹었는데 4km 달렸다고 배고픈 일 무엇.. 하여간 그래서 에그타르트랑 콜라를 가지고 양재천으로 갔다. 커피였으면 좋았겠지만, 커피는 사러 가야해서 귀찮았고 콜라는 냉장고에 있었다. 게다가 양재천은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 벤치도 있어. 그렇게 나는 토요일 오전, 양재천에서 에그타르트를 먹었다,는 말씀.





ㅋㅋ 그렇게 에그타르트를 먹고 힘을 내서 다시 3km 를 달렸다. 그리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갔는데, 중간에 막 걷기도 하고 그래서 집에 도착하니 오후 두 시가 넘었고 , 하여간 토요일 반나절을 에그타르트 먹는데 써버리고 말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누구 여긴 어디 내 삶의 의미는 무엇?



책을 샀다.
















에바 일루즈의 [감정 채굴] 샀는데, 이 책 너무 얇아서 깜짝 놀랐네. 아무튼 엄청 읽고싶다. 이 책은 읽고나서 할 얘기가 많을 것 같다.


[연애 시대의 종말]은 비비언 고닉의 작품으로, 은오 님의 서재에서 알고 사게 되었다. 나는 비비언 고닉.. 한테 딱히 매력을 못느끼고 있는데, 이 책이 과연 나를 비비언 고닉의 세계로 흠뻑 빠지게 할 수 있을것인가..
















정용준, 하면 [가나]가 생각이 나고 그 책을 사두고 읽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내가 읽은거 있나? 하고 검색해봤더니 [세계의 호수]를 읽었더라. 덕분에 2019년에 그 책을 읽고 쓴 페이퍼를 다시 읽었는데... 정확히 거기에 쓰여진 내용을 내가 실제로 했다는 데에서 소름이 돋았다. 헐, 여기 써진거, 나 했잖아? 아무튼 그러했다. [겨울통] 이라니, 궁금해서 샀다.


[다정한 위선자]를 장바구니에 넣게 된 계기는 생각 안나지만, 아마도 미스테리 라서 산 것 같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돈, 거짓말, 신]은 되게 재미있을 것 같지않나. 

지난주였나 그 전주였나, 퇴근하고 잠실까지 달려갔더랬다. 잠실에서 밥을 먹고 조금 걷다가 버스를 타야지, 하고 올림픽공원에 갔는데, 부정선거 관련 시위가 있었다. 그들은 당일개표 수개표를 외치고 있었는데 아마도 저녁무렵이라 그런지 한데 다 모여있지 않고 여기저기 팀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건, 그들중에 두 팀이나 찬송가를 불렀다는거다. 나는 어린시절 아주 오래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찬송가와 가스펠송을 좀 아는데, 한쪽에서는 영광 영광 할렐루야~를 연주하다가 공산주의는 나쁜거라고 연설했고, 또 다른 팀에서는 예수의 이름은 천국의 기쁨일세~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부정선거와, 수개표와, 예수의 이름과, 태극기와, 성조기는.. 어디서 어떻게 연결되는걸까? 아이 돈 노... 


산 책들은 다 재미있어 보이는데 과연 내가 언제 읽을지... 언제나 급박한 마음으로 사지만 그러나 급박하게 읽지 못하는 나여... 바쁘다. 회사에서는 일하느라 바쁘고 끝나면 술마시거나 운동하느라 바쁘고... 책을 읽을 시간이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나를 끌어당기는 책이 좋다. 주말에 읽고 리뷰 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책처럼. 어떤 책은 독자를 끌어당긴다. 매력 풍풍~


그럼 이만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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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6-07-06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을 제일 좋아해요🍑 에그타르트를 위한 달리기ㅋㅋㅋㅋ상하기 전에 먹기 위해 저라도 돌아갔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달리기로는 아니고ㅋㅋㅋㅋ요즘 덥고 습한데 달리기 괜찮으세요? 오히려 이런날 달리기 목표를 수행하면 더 뿌듯하고 시원하려나요? 암튼 대단

잠자냥 2026-07-06 13:56   좋아요 1 | URL
울집 냥이들은 지금 녹아있는데….🤣

망고 2026-07-06 14:12   좋아요 1 | URL
바닥에 붙어 누워서 지나가는 사람 발목 툭툭 치며 시비걸고 있네요 보인다보여🤓

다락방 2026-07-06 21:04   좋아요 1 | URL
저는 만약 달리기가 아니었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그러나, 달리기를 하자! 는 핑계로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럼요, 귀한 에그타르트, 돌아가기에 충분합니다!! 에그타르트 포기할 수 없어!!
요즘 덥고 습해서 달리기 싫어요. 실내에서 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핫

잠자냥 2026-07-06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토요일에…. 회사 간 것도 충격…
그것도 어제처럼 습한 날 달려서… 대충격….

전 휴일에 회사 있는 동네 아예 안 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테니스 코트 때문은 예외.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7-06 14:14   좋아요 0 | URL
에그타르트.. 때문이었습니다. 에그타르트... 맛집의 에그타르트 상할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7-06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콜라 마셔요??? 신기하다.

에바 일루즈 책 짧고 강하당께 ㅋㅋㅋㅋ

다락방 2026-07-06 14:14   좋아요 0 | URL
저 콜라 거의 안마셔요. 그런데 저 날은 커피를 사러 가기가 너무 귀찮아서 ㅋㅋ 그냥 냉장고에 있는 시원한거 먹느라 콜라 선택한거에요. 저 오후에 콜라 마시면 잠 못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탄산 싫어합니다.

잠자냥 2026-07-06 14:32   좋아요 0 | URL
안 마실 거 같았는데 마셔서 신기해서 물어봄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6-07-0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 좋아합니다!! 열세 살의 여름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 이상 중복 한낮에 태어난 자

다락방 2026-07-06 21:05   좋아요 0 | URL
저도 열세 살의 여름.. 사실 기억은 잘 안납니다! 저는 더운 여름 새벽에 태어났어요!! >.<
중복 한낮에 태어나서 햇살과함께 님은 닉네임도 햇살과함께 인건가요!!

독서괭 2026-07-06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그타르트로 토요일 반나절을.. 할애할 가치가 있죠, 암요. 타르트를 드시러 가셨다기보다 선물해준 그분 마음을 생각해서 가신 거잖아요? 거기에 운동까지! 완벽하다!
저도 겨울보단 여름이 좋은 것 같아요. 겨울엔 너무 웅크리게 되어서 싫더라구요. 잠만 자고 싶음.. 여긴 항상 해가 쨍한데 그늘은 시원해서 좋아요.

다락방 2026-07-07 10:27   좋아요 1 | URL
네, 제가 산거라면 한 번 더 생각했을 것 같은데, 저 주겟다고 사가지고 온 정성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 못먹고 버릴 수가 있겠습니까. 달려야 했습니다, 달려야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지금 한국도 해가 쨍합니다. 세상에 얼마나 덥고 습한지 몰라요! >.<

단발머리 2026-07-07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달리기해서 다녀오진 않았겠지만 회사에 갔을 거 같아요. 에그타르트는 소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는 길 오느길에 뛰었으니깐 일타쌍피 아니고 일타삼피입니다.

다락방 2026-07-07 10:2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는 길에 조금 오는 길에 조금. 어쨌든 달렸으니 일타삼피! 이러려고 저는 아마도 에그타르트를 회사에 두고 온건가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엔 늘 좋은 일이 생긴다 - 이윤희 만화집
이윤희 지음 / 고트(goat)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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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홀리듯이 구입했다. 게다가 [열세 살의 여름] 작가라니!
자기 일을 좋아하고 즐기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일은 즐겁다. 이 책도 그랬는데 문득 과거로 데려가기도 하는 것도 좋았다. 그렇지만, 중간중간 나래이션 부분의 글자체는 너무 읽기 힘들었다. 그리고 파인애플 남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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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6-07-06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열세살의 여름 읽으셨군요! 저도 재밌게 읽었던 책인데~

다락방 2026-07-06 12:40   좋아요 1 | URL
저보다 타미가 더 좋아했어요!! 저는 타미가 지금도 좀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타미는 제가 아니고 저는 타미가 아니어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복숭아와 애벌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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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
너무 귀여워 너무 귀여워. 복숭아에 들어있는 애벌레랑 이야기를 나누다니.
그런데 정말 복숭아만 먹고 살면 똥에서도 복숭아 냄새가 나나요?
물론 그렇다고 해도 복숭아만 먹고 살진 않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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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6-07-06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안녕달 신간인가요. 너무 귀엽겠네요! 요즘 복숭아 맛있더라구요😊

다락방 2026-07-07 09:00   좋아요 1 | URL
너무너무 귀여워요. 책 페이지 가득하게 아이 얼굴이 나오는데 진짜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07-07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책은 타미를 위한, 그리고 이 책은 아가조카를 위한 책인거죠?
큰고모픽은 언제나 옳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7-07 08:59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언제나 조카들을 사랑하고 생각합니다. 둘째 조카를 위한 [맨큐 경제학] 2권도 준비해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야기를 들려줘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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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책 제목은 [이야기를 들려줘요] 이고, 제목처럼 책 안에서는 '이야기를 들려줘요' 라는 대사가 많이 나온다. 올리브는 코비드 이후 이 마을에 이제 거주하기로 했다는 작가 루시 바턴을 불러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고 또 루시 역시 올리브에게 자신이 보거나 경험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들의 만남은 처음부터 호감적인 것도 아니었고 때로 삐끗하기도 하지만, 그러나 가끔 만나 자신의 삶에 혹은 타인의 삶에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하는 일은 계속된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기록되지 않은 삶과 그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계속된다.

밥은 좋은 친구 루시를 만나 늘 이야기를 한다. 함께 산책하면서 그들의 근황을 나누고 일에 대한 얘기도 나눈다. 사실 밥이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는 것도 친구인 루시만 안다. 이 나이에 이런 우정이라니, 감사하면서, 아내에게는 속이는 일을 우정인 루시에게는 말한다. 그러나 우정을 가장한 사랑임을 밥은 깨닫고 있고 루시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 별 관계없는 제삼자의 눈에도 이들은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는게 보인다. 어쨌든, 그들도 이야기를 한다.


뿐만 아니다. 모두 이야기를 한다.

밥이 누구를 만나든 그리고 루시를 만나든 그들은 상대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말하고 또 상대 역시 그래, 무슨 일이 있었어, 얘기해봐, 라고 한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한다는 건, 즉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에게 일어난 일, 내 주변인에게 일어난 일 혹은 세상에 일어나는 일까지. 이야기를 들려줘, 라는 요구가 없어도 우리가 타인과 섞여 살아가면서 하는 일이 그거다. 그게 전부다.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들어주는 일.


그래서 이 책은 초반에 좀 작위적으로 읽힌다. 굳이 이렇게 이야기를 들려줘, 라는 말을 할 필요가 있나, 굳이 이러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나, 하면서 내심 좀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는거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것이 꼭 필요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동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책을 읽어왔다면 마주쳤을 사람들이 이 책 안에 있다. 올리브도, 밥도, 루시도, 이저벨도 이 책안에 있다. 주인공으로서의 그들이 자신의 말들을 그동안 해왔다해도, 우리는 그들을 다 알 수 없다. 자신의 말을 하는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보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책 안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생각하고 그들이 말하는 것만 듣는게 아닌, 다른 사람이 보는 그들에 대한 것도 알게 되는거다. 어떤 사건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도 이 책안에서 더 잘 알게 된다. 그러니까 단순히 이 사건이 슬프다, 라는 식의 결론이 나는게 아니라, 아 그것이 이 사람에게 이런 식의 생각을 줬고 그것을 이렇게 받아들였구나, 하는 것을, 그리고 그 사람의 삶은 이런식으로 이어진것이구나, 다른 사람들과 그래서 이렇게 연결된 것이구나, 하는 것을 더 알게 되는거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냐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너에게 그리고 너가 나에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야 말해 뭐하겠는가, 그런데 꼭 마주한 너와 내가 아니어도 우리의 삶은 연결되어 있다. 어떤 이는 특별히 운이 좋고 어떤 이는 다른 사람들의 죄를 먹는 사람이 되어 그들의 옆에 있게 된다. 그렇게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쉽게 잊혀지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가 의도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삶에 소중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별 거 아닌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되는데, 그렇다해도 우리가 마주한 순간 그리고 마주하지 않은 순간까지도 우리는 서로의 의미가 어떤 식으로든 되고 있는 것이다. 


상처가 있다. 그리고 죄가 있다. 그걸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상처와, 죄와, 악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옆을 지키는 사람이 있고 한걸음 떨어져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시간을 견뎌온 그 사람의 삶을 생각하며 자신의 마음을 부둥켜안는 사람도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은 늙어가고 어떤 식으로든 상실이 일어나는 것이 자명한 이치이다. 상실은, 나이가 들었다고 덜 아파지는게 아니다. 고통을 견뎌오며 살아왔던 삶, 그러나 어느 순간 더이상은 버티지 못해 끝내버리고자 하는 삶이 있고, 이것은 분명 아프지만 나는 괜찮을거야, 하고 이를 악무는 상실에 대한 견딤이 있는데, 그게 이들의 이야기들 속에 다 들어있어서, 사소한 일에도 자꾸만 눈물이 고인다. 일전에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책을 읽으면서, 아, 진짜 이 작가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하는거지, 했는데, 이번에도 그렇다.


그러니까 올리브는, 매일 이저벨에게 신문을 읽어준다. 그런데 이저벨의 딸이 이저벨을 자신의 집 근처로 데려가겠다고 했다. 이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 올리브는 애를 쓴다. 아흔살이 넘은 올리브지만, 이저벨과의 헤어짐이, 이제 더이상 신문을 읽어주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힘이 든다. 작별인사를 하러 가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저벨이 떠나는 날, 이저벨로부터 연락이 왔다.


"올리브, 내가 싫다고 했어요. 마침내 내가 말했어요. 애들이 이런저런 양식에 서명할 때 내가 그냥 '나는 안 가' 하고 말했어요. 처음에는 애들이 믿지 않는다는 눈치였고, 결국 내가 아르준에게 나가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에이미에게 말했어요. '잘 들어, 에이미. 네가 나를 가까이 두고 싶어하는 거 알아. 하지만 메인은 내 집이야. 네가 아기였을 때부터 내 집이었어. 남편하고 함께 지낸 내 집이었고, 그리고 지금은 여기가-심지어 요양원이라 해도-내 집이야. 내겐 다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올리브라는 친구가 있어. 에이미. 나는 안 가. " -p.271~272



이 부분을 읽다가 카페에서 눈물이 터졌다. 나는 언제나 손수건을 준비하고 다니기 때문에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번 책에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한 일은, 사람들의 삶과 관계와 그것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때로는 그 소중함을 지키기 위해 어떤 것들을 포기하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또 섹스로도 나타난다. 이 섹스가, 마거릿의 입을 빌자면, "섹스가내겐 에너지를 주는데, 당신은 재우네." - P244 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하는 순간 사랑을 멈추게 될 수도 있다. 진정한 우정에 감사하다가 폭발할 것 같은 자신의 사랑을 감당해야 하는 밥에게, 짐은 이렇게 충고한다.



"이 글을 읽었던 게 잊히지 않는데 오래전에 읽은 거지만-그 글에서 유명한 영화감독이 말했어. 대화보다 더 섹시한 건 없다. 나는 늘 그걸 기억하고 있어. 그리고 너와 루시가 하는 게 그거야-대화를 하지. 좋아, 이제 잘 들어, 보비.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마. 그런 대화는 하지마. 그렇게 하면, 서로 마음을 고백하기 시작하면, 토끼처럼 섹스를 하게 될 테고, 너희의 세상 전체가 무너져내릴 거야. 마거릿이 그것 때문에 죽게 될지도 모르고, 심지어 윌리엄도 죽게 될지 몰라. 그러니 하지 마, 보비. 그럴 만한 가치가 없어. 그러지 마."

"알고 있어. 하지만 그녀를 원해, 지미. 오, 맙소사."

"이겨내야 해. 진지하게 하는 말이야. 내 말 새겨들어. 내가 유경험자야. 그리고 너를 아는데, 너는 그 사실을 끌어안고 살 수 없을 거야. 아주 어렵겠지만, 그녀를 계속 사랑하면서 살 수는 있어. 하지만 그녀를 안으면, 그런 너로는 살 수없을 거야. 너는 밥 버지스야. 나는 너를 알아." - P433-434



중요한 건 이거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거, 그리고 그중에 아주 많은 부분들이 기록되지 못하고 있다는 거.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그걸 알고, 그래서 그걸 해준다. 수없이 등장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을 증명해주며, 그래서 나쁘지 않은 삶을 살았으나 사실 그 안에 곪아있던 상처에 대해서 꺼내놓고 말을 해준다. 우리는 한 사람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정말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 그런 상처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삶은 나쁜 삶이었나? 우리는 한 사람에 대해 어떤 것도 함부로 말할 수 없으며, 그 삶이 어떤 것이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 기록되지 않고 말하여지지 않은 삶에 대해서 들여다보고 그것을 꺼내준 것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한 일이다. 내 삶을 사느라 들여다보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을 이 책이 해내는데, 그건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가능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 충분히 이야기되지 않았던 삶들이, 그리고 부서진 사람들이 여기 있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여기 있다. 그게 자꾸 눈물이 나서, 나는 [바닷가의 루시]를 읽을 때 그러햇던 것처럼, 또다시 묻게 된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하나요?



"아니. 그건 악이 아니야, 래리 부서진 사람들이지. 부서진사람이 되는 것과 악이 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어. 혹시 네가 그걸 모른다면 말이다. 그리고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부서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건 네가 잘못 생각한거야. 내가 네게 이걸 말해주는 이유는, 너는 그런 부서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살면서 운이 아주 좋았기 때문이야."  -p.429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을 먼저 읽은 친구가 있다는 것 때문에 기뻤다. 하, 이 슬픔과 안도의 오락가락하는 감정들을 친구는 벌써 겪었던거겠지? 그리고 또 외로웠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삶을,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져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또 해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전작하고 있는 중이었지만, 전작할거다!!





그들은 친구였고, 그게 다였다. 그들은 인생 후반기에 이런 우정이 찾아와준 것에 감사할 만큼 나이가 들었고, 마거릿과 윌리엄도 두 사람의 우정을 고맙게 생각했다.
동반자들에게 정말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생기면서그들의 삶이 훨씬 수월해진 것이다.
밥과 루시는 실제로 안 시간보다 서로를 훨씬 더 오래 알고 지낸 듯 느꼈다. - P45

우리는 삶이 우리의 통제 안에 있기를 바라지만,
전적으로 그럴 수는 없다. 불가피하게 우리보다 앞서 존재한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다. - P48

그들은 거의 네 시간 동안 이야기했다. 해는 이미 졌고, 밥은 배가 고팠다. 하지만 그는 또한 그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아주 깊은 상실감과 사랑으로 채워진 사람이었고,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는 이제 그의 아내가 아니었다. 하지만그녀는 팬이었고, 그녀가 방안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그는 그녀를 자기 삶 속에 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그녀에게 같이 집으로 가서 저녁을먹자고 말했을 때 그녀는 "아니, 밥. 마거릿에게 무례를 범하고 싶지 않아. 그녀는 내가 코비드에 걸렸다고 생각할지도모르고, 그냥음, 고마워. 하지만 안 갈래" 하고 말했다. - P116

밥은 루시를 흘끗 보았고, 그녀가 어떤 생각에 깊이 잠겨있다고 느꼈다. 이윽고 그녀가 입을 열었는데, 평소보다 더느리게 말했다. "밥, 들어봐요. 오래전에, 어렸을 때 어떤 책을 읽었는데 거기 흑백 소묘가 수록돼 있었어요. 그러니 아마 일종의 우화집이었겠죠. 기억하는 건 한 남자의 그림이전부인데, 나이를 좀 먹은 남자였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허리가 조금씩 더 굽었어요.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그가 하는 일이 사람들의 죄를 먹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나는평생 그걸 잊지 않고 있었어요. 올리브가 어제 내게해준 이야기가 죄를 먹는 사람에 대한 것이었어요." - P144

이 시점에 밥과 아내의 관계는 그 성격이 모호하고 아리송했다. 그녀는 그를 안아주었는가? 그는 그녀를 안아주었는가? 솔직히 그렇게 자주는 아니었다. 그들은 친밀한 관계를유지했지만, 밥은 마거릿이 예전만큼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느꼈고, 그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밥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여전히 이따금 친밀한 관계를 가졌지만, 그것이 끝나면마거릿은 밥을 잠시만 끌어안았고, 밥이 잠든 사이 그녀는일어났다. 그녀는 오랫동안 이것에 대해 농담했다. "섹스가 내겐 에너지를 주는데, 당신은 재우네." - P244

하지만 서로를 포옹하는 것에 대해 말하자면 아니, 그들은 더이상 그렇게 많이 포옹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밥이 캐서린 캐스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를 감싼 그녀의 두 팔을 느낄 수 있는 것. 그는 그런 순간들이 그저 고마웠다.
이런 일들은 충분히 이야기되지 않는 것 같다. 노인들에대해, 노인들이 다른 사람의 손길을 얼마나 고마워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해셀벡 부인만 해도 그렇다. 그녀는 자신의 피부에 닿는 인간의 손길 없이 어떻게 살까? 샬린 비버는 어떻고? 사람들은 그것 없이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손길이나 포옹의 부재가 어떤 타격을 주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것은 아주 많은사람들에게 부재하다. - P244

그가 말했다. "당신과 함께 있어서 좋아요. 루시. 당신은 내게 음, 뭐랄까, 삶으로부터의 휴식을 주는군요."
"죄를 먹는 것으로부터의 휴식." 그녀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주 뿌듯한데요." 그리고 그녀가 덧붙였다. "나도 정확히 똑같이 느껴요. 다만 나는 죄를 먹지는 않죠." - P261

"아니. 그건 악이 아니야, 래리 부서진 사람들이지. 부서진사람이 되는 것과 악이 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어. 혹시 네가 그걸 모른다면 말이다. 그리고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부서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건 네가 잘못 생각한거야. 내가 네게 이걸 말해주는 이유는, 너는 그런 부서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살면서 운이 아주좋았기 때문이야." - P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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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6-07-06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원서 읽고있거든요! 저도 첨엔 루시와 올리브를 마주하게 한 게 좀 적위적이지 않나 했는데 읽을수록 점점 더 좋더라구요. 정말 스트라우트 어쩔거예요!!

다락방 2026-07-06 12:41   좋아요 1 | URL
제가 [바닷가의 루시] 읽고 쓴 리뷰를 봐도 자꾸 눈물이 난다고 했더라고요. 그런데 이 책 읽으면서도 그랬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가만가만하게.. 독자의 감정을 쥐락펴락 하는걸까요. 정말 대단합니다. 게다가 늙어가는 사람들과 그들에게 부재한 것들에 대해서도 너무 잘 살려줘서(포옹!) 정말 정말 좋았어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진짜 만세만세만만세 입니다!! >.<

단발머리 2026-07-07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읽으면서 저도 이 책 읽었던 시간들이 떠오르더라구요.

예전이라면.... (저 이미 늙었나요?ㅋㅋㅋㅋ) 저는 밥의 다른 선택을 지지했을거 같아요. 마가릿을 떠나 새로운 사랑을 완성하는 거요. 이 사람이 진짜 내 영혼의 단짝이다. 그런 거요. 근데 밥의 형 말을 읽는데, 이런 선택이 반드시 루시를 덜 사랑해서 그런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의 선택도 충분히 용감한 거라는 거. 물론 그런 선택을 했을 때의 아픔과 고통은 온전히 밥의 것이겠지만요.
저도 이 책 참 좋았어요. 애잔했던 순간 순간이 기억나요.

다락방 2026-07-07 08:53   좋아요 0 | URL
밥의 형 말대로, 루시를 안지 않았기 때문에 루시를 계속 사랑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형이 해준 말이 진짜 좋았어요. 그리고 밥이 래리한테 해준 부서진 사람들에 대한 얘기도요. 부서진 사람들에 대한 부분이 원서로는 어떻게 표현되어있을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밥의 선택, 루시를 안지 않는것, 은 용감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더불어 마가릿의 곁에 있기로 한 것이기도 하지요. ‘

이제 The Things We Never Say 시작했습니다! 앞에 조금 읽었는데, 이건 루시와 올리브가 안나오는건가요????? 그나저나 번역본이 없어서 낭패입니다. 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