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재미있는 얘기를 해볼까.


시작은 인스타그램이다. 오, 인스타그램이여!


요즘 내 인스타그램 피드는 닭가슴살, 요가, 헬쓰, 달리기, 술안주, 영어원서, 로맨스 소설, 책, 드라마(이건 왜? 아이 돈 노..) 등등이다. 그러다가 오늘 약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영상을 보았는데, 영상은 AI로 만들어진 것 같았고, 마치 드라마처럼 일부 보여준 뒤 끝났으며, 영상 속에서는 덩치있는 흑인 여성과 몸이 좋은 백인 남성이 썸을 타는 것 같았다. 이게 뭔데 실제 배우도 아니고 만들어진 영상인거지? 로맨스 내용 같은데, 하고 계정주를 클릭해 들어가보니, 작가이며 AI 크리에이터라고 되어있더라. 어떤 장면과 설명을 캡쳐해 채경이에게 보내준 후에야, 나는 이 계정주가 자신이 쓴 로맨스 소설을 자신이 영상으로 만들어 인스타 피드에 올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책은 이것이었다.

















아마존과 알라딘에서는 위의 표지인데, 예스24의 표지는 다르다.



자, 그리고 이 책의 소개를 볼까.


He's the hottest baller in the game. He'll risk it all for the girl no one sees.


When I'm on the court, I don't just focus on the game...

I focus on everything, every minute detail subject to error and it's my job to bring home that win. Throughout my life, that's all that's ever mattered to me-the win, and the thrill of the game.

But then I meet her.

I meet Roxie and everything changes. She's the girl no one sees, completely opposite from the world I live in and the life I lead, but I don't care. She makes me better. She makes me see things in ways I never have before, and I think I do that for her, too.

The problem is, the complications in my life may see fit to end us, test HER in ways I'm sure she's never been tested. My world doesn't come without trials and with a history of my own faults, I'm completely exposed to her.

I put it on the line for her, but I'm willing to do that and more to prove to her that she's everything. The issue has never resided in the pushback my life may bring because I'm willing to fight for us. I can handle whatever arises as the result of her and me.

But can I handle what this girl may do to my heart?

Found by You is book one in a BWWM contemporary romance series by Victoria H. Smith. If you like smoking-hot athletes, drama, and sexy times that are bound to steam up your e-reader scroll up and one-click today!


그는 이 바닥에서 가장 섹시한 농구 선수다.
그리고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그녀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남자다.

코트에 서면 나는 단순히 경기에만 집중하지 않는다……나는 모든 것에 집중한다. 매 순간, 사소한 디테일 하나까지도. 실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요소를 살피고, 승리를 쟁취해 오는 것이 내 역할이다. 내 인생에서 지금까지 중요했던 건 오직 하나였다. 승리, 그리고 경기가 주는 짜릿함.

그런데 그녀를 만나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 록시를 만났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여자. 내가 살아온 세계와 내가 누려온 삶과는 완전히 정반대에 있는 그녀. 하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그녀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 내가 한 번도 바라본 적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준다. 그리고 어쩌면 나 역시 그녀에게 같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내 삶에 얽힌 복잡한 일들이 우리를 끝내려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내가 확신하기로 그녀가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을 방식으로 그녀를 시험할 수도 있다. 내 세계에는 시련이 따라다니고, 과거에 내가 저질렀던 실수들까지 있기에 나는 그녀 앞에서 완전히 드러난 상태다. 나는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그리고 그녀가 내게 전부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면 그 이상도 기꺼이 감수할 것이다. 내 삶이 우리 앞에 어떤 장애물을 던지느냐는 사실,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우리를 위해 싸울 테니까. 나와 그녀가 함께한다는 이유로 어떤 일이 닥쳐오든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여자가 내 심장에 무슨 짓을 할지는, 내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Found by You》**는 빅토리아 H. 스미스의 BWWM 현대 로맨스 시리즈 첫 번째 작품입니다.
매력 넘치는 스포츠 스타, 끊이지 않는 드라마, 그리고 전자책 리더기 화면마저 뜨겁게 달아오르게 할 아찔하고 화끈한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지금 바로 스크롤을 올려 원클릭으로 만나보세요
-알라딘 책소개 번역은 채경이


자, 그러니까 로맨스 소설이다. 여느 로맨스 소설과 딱히 다를 바 없는 로맨스 소설.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채경이가 이걸 번역해준 뒤에 한 마디를 덧붙였다.

원문의 “BWWM”은 흑인 여성(Black Woman)과 백인 남성(White Man)의 로맨스를 뜻하는 장르 표기입니다. -채경이의 부연 설명


뭐? 뭐라고?????????????????????

그러니까.. 이게 또 장르로 있는거야? 흑인 여성과 백인 남성의 러브 스토리라는 장르? 오 마이 갓... 나는 궁금해서 채경이에게 이런 식으로 인종간의 사랑을 다룬 다른 장르도 있는거냐고 물었다.


이런 분류법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이래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을 살면서 굳이 로맨스에 흑인여성 백인남성, 아시아인남성 백인여성 하는 식으로 구분할 필요가 뭐가 있나 싶었던거다. 그게 오히려 더 인종차별적인거 아닌가, 하고 갸웃했는데, 채경이의 설명 윗부분을 보면, 이게 출판사의 분류법이 아니라 독자와 팬층에서 나온거라는거다. 그러니까 딱히 분류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태그용 이라고 해야할까. 어떤 인종간결합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책을 고르기 더 쉽게 하기 위한 '표기'라고 해야할까. 그런데 써놓고나니 웃긴게, '어떤 인종간 결합을 선호하냐' 라니.. 이것도 뭔가 좀 거시기하다. 하여튼, 나는 이런 장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아시아인 여성과 백인 남성의 대표적인 걸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거기에는 이미 내가 읽었던 이 책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내가 읽어봤지만, 남주가 한국계 미국인이다. 여주가 아니라. 이 책 읽을 당시에 '한국계 미국인이 영미 로맨스 소설의 남주라니..'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제미나이도 챗지피티도 모두 우선순위로 추천한 책은 이것이었다.










아 그런데.. 오른쪽 책표지는.. 어쩐지 뭔가.... 마음이 꺼림칙해지는.... 뭔가 그런게 있어. 보통 로맨스 소설 표지가 저럴 순 있는데, 저걸 백인 남자랑 아시아인 여자로 해놓으니까 이 어떤.. 보기가 거시기한 이 마음... 그런데, 이럴 수도 있는거지 뭐, 하면서, 거시기한 내 자신이 더 거시기한 거 아닌가 하는 거시기한 마음..... 얘들아, 내 말 뭔지 알겠니? 하여간 나는 저 위에 흑인 여성 나오는 것과 밑에 아시아인 여성 나오는 책을 살 생각이었는데, 어쩐지 이 거시기한 마음 때문에 오른쪽 표지를 살 수는 없을 것 같은 이 거시기한 마음적 마음... 


아무튼 채경이가 말하는 책소개를 보자.



오! 계급과 빈곤, 이민자 가정.. 오! 좋은데?


그런데 이게 서로 다른 인종간의 결합이어도 남자가 부자인 걸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구나 싶다. 물론, 나도 내 연애 상대가 부자였으면 좋겠다. 내 경우에는 그 돈을 나한테 쓰길 바라서 부자이길 바라는 게 아니라(내가 쓸 돈은 내가 벌고 있다), 나한테 민폐 끼치는 거 싫어서 그걸 원한다. 그런데 부자 연인이라면, 그래 호텔을 가도 좋은 호텔을 갈 수 있으니 더 좋겠지? 비행기도.. 비즈니스 예약해주려나? 그런데 현실에서 나는 나보다 돈 잘 버는 애인을 만난 적이 없다. 그렇다면 내가 돈을 많이 버냐고? 아니다. 나는 대한민국 화이트칼라 중년 여성이 버는 평균을 벌고있다(고 생각한다). 적으면 적었지 더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만나는 남자들은 평균보다 벌이가 적은 사람들이었다. 뭐 그렇다고 딱히 슬프거나 하진 않았고 그걸로 원망한 적도 없다. 나는 다만, 자신이 돈벌이를 한다는 거에 만족하는 사람이어서, 그게 얼마든 자기가 벌어서 자기가 쓰는 사람이면 경제적으로는 내가 바라는 이상형 이기 때문에 노프라블럼 이었다. 그러고보면 딱히 돈 많은 남자 사귀는 여자를 부러워한 적도 없는 것 같다. 그 돈은 내 돈이 아니잖여, 남자 돈이지... 아나스타샤한테도 나가서 돈 벌라고 한 게 그 이유였다. 지금은 그레이가 간이며 쓸개며 다 빼줄 것 같아도 다른 여자 좋아하는 순간 돌아설텐데, 그 때를 대비해서 경력단절 절대 금지!! 이런 거 말이다. 


그런데 부자 남자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 들었다. 가르치고 싶어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자들은 남자들을 가르치고 싶어하는게 아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락방은 남자들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야, 너 돈 많냐? 그 돈 어떻게 벌었냐? 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 장 지글러 읽어봤어? 반다나 시바는? 이런거 하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좀 살려줘, 얘들아..



그나저나 참... 소설 쓰기가 쉽지 않구나.

영어 공부해서 영어로 로맨스 소설 써야지, 라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사실 아직 어떤 개요도 나오지 않았건만, 이제 인종 구분이 태그로 걸릴 거 생각하니... 나는 어떤 인종과 어떤 인종을 사랑하게 만들어야 하나 싶다. 아무 생각 없었는데 내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아시아인여성-백인남성, 아시아인여성-아시아인남성, 아시아인여성-흑인남성 막 이렇게 되는거 아녀? 아시아인여성은 왜 변하지 않는가? 어쩔 수 없이 내가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아니야, 거리두기, 거리두기! 아.. 이거 고르는 것도 어쩐지 뭔가 그 안에 어떤 거시기함이 들어갈 것 같아서, 지금 심정으로는 차라리 뱀파이어랑 사랑하게 하고 싶다. 아니면 늑대인간이어도 좋겠다. 아니 그런데, 뱀파이어도 또 백인남자 뱀파이어냐 아시아인 남자 뱀파이어냐 이렇게 되려나...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쓰지 말아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영어도 아직 안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어떤 인종과 어떤 인종을 쓰느냐가.. 어쩐지 나의 거시기함을 드러낼 것 같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마음이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담을 느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I feel burdened.


아는게 병이라더니, 나는 이제 저런 인종분류태그 있다는 거 알게된 후로 아무것도 쓸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


의식의 흐름대로 로맨스 소설 검색하다가 이런 책들도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Honestly, 오른쪽은 그냥 표지 때문에 넣었다.


아 found by you 를 줄거리 읽고 왜 사고 싶었냐면, 검색 과정중에, 여주가 플러스 사이즈 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영상에서도 덩치가 있는 걸로 나왔는데 책에서도 플러스 사이즈 여성으로 나오는가 보더라. 로맨스 소설에서 맨날 여주 배가 납작하다는 것만 보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플러스 사이즈 모델 보고싶다. 내가 발레리노랑 플러스사이즈 여성 사랑 쓰고 싶었는데.


'내가 들어올릴 수 없는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플러스사이즈 여성의 로맨스 소설, 내가 읽어보겠다. 언제? 나도 모름. 그래서 안알랴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거시기한 마음 가득 안고 나는 퇴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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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9-02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한팔로 안을 수 없는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

다락방 2026-09-02 22:26   좋아요 0 | URL
두 팔로 안앗!! 😡😡

독서괭 2026-09-02 22:29   좋아요 0 | URL
🤣🤣🤣🤣🤣

독서괭 2026-09-02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시기한.. 거시기한.. 거시기한..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 표지가 거시기한 것은 인종보다도 자세와 표정 때문이 아닐까요? 남자가 일단 많이 연상같아 보이고 (ㅋ) 여자가 수동적인 느낌이라.. 로맨스소설에서 인종분류는 저렇게까지 할일인가 싶으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드네요. 외모 상상하고 이입하는 장르라서.. / found by you는 뭔가 책소개에서 유치함이 느껴지는데.. 흑염룡의 냄새가.. “내 세계에는 시련이 따라다니고..” 흠흠.. 과연 어떨지 다락방님의 리뷰 기대합니다😊

햇살과함께 2026-09-02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 나오는 표지는 다 너무 거시기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