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결같이 여름이 좋았다.

나는 좀처럼 쉽게 사람이든 뭐든 좋아하지 않지만, 한 번 좋아하면 그게 아주 오래간다. 사실 변치 않는 편에 가깝다. 

여름은 내가 계절을 좋아한다는 걸 인식했을 때부터 좋아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그것이 변한 적이 없다. 아주 뜨거운 여름에도 나는 좋았고, 여름을 찾아 다니고 싶다고 늘 생각해오기도 했다. 내가 싱가폴에 어학연수를 가기로 결정한 이유중에 하나도, 싱가폴은 일년 내내 여름이라는 거였다. 나는 그만큼 여름이 좋았고, 나를 아는 사람들, 나랑 친한 사람들이라면, 다들 내가 여름을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나는 여름이 좋아서, 내가 아무튼 시리즈를 쓴다면, 그것은 '아무튼, 여름'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우선 아무튼 여름이라는 책이 이미 있기도 할 뿐더러, 사실 아무튼 여름 이라는 타이틀로 글을 쓰라고 하면 뭘 써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여름 좋아, 여름 좋아.. 만 외치다 말 것 같다. 그런 글을 누가 읽는담?


이윤희 작가의 [여름에는 늘 좋은 일이 생긴다]는 그래서 별 고민없이 구입했다. 여름이라니, 게다가 여름에는 늘 좋은 일이 생긴다니, 좋잖아? 게다가 구입하는 과정에서 이윤희 작가가 [열세 살의 여름] 작가라는 것도 알게 됐다. 뭐, 이건 그냥 사야겠구나.















열세 살의 여름은 읽고 타미를 줬는데 타미가 아주아주 좋아했다. 그래서 [여름에는 늘 좋은 일이 생긴다] 도 읽고 타미 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씐나서 샀다. 그리고 즐겁게 읽기는 했다.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일기장을 발견해 추억 놀이하느라 짐 정리를 미루는 것 같은 건 정말이지 공감할 수 있잖아? 한 만화가 끝날 때마다 그 만화를 그리게 된 이유같은 것들을 설명하는 걸 읽는 것도 즐거웠다. 자기 일이 있고 또 그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되는건 언제나 즐겁다. 그런데, 이 만화의 그 나래이션 부분이 하 글자체가 진짜 왜이럼?




이 글자체 인쇄된걸 읽는데 너무 힘든거다. 그래서 완전 집중해서 글자를 읽어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이거 보여줄라고 사진 찍어서 올렸더니 내가 인쇄된거 읽을 때보다 더 쉽게 읽히네? 그 이유는 아마도 두 가지일 것 같다.


1. 이미 내가 한 번 읽었던거다

2. 이렇게 올리니 글자가 인쇄된 것보다 더 크다. 


즉, 내 노안이 .. 읽기 힘든 이유였던 걸 수도 있다. 신이시여, 내 노안 탓입니까? ㅜㅜ


아무튼 이 책 타미 줄까말까 계속 고민중이다. 



금요일에는 다른 부서 직원과 술을 마셨다. 그는 나와 나이도 같고 직급도 같은데, 이번에 그가 다시 우리 회사에 재입사를 했다. 물론, 재입사 과정은 좀 달랐지만 하여간 이젠 나랑 처지도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기존에도 다른 부서였지만 친했는데, 이번에도 들어오자마자 둘이 만나니까 텐션이 난리가 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랑 얼른 얘기하고 싶다고 해서 그의 입사 사흘째에 우리 둘이 술을 마신거다. 회사얘기도 하고 사적인 얘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수다 엄청 떨었네. 역시 같이 늙어간다는 것, 같은 또래가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게다가 그는 회사의 다른 남자직원들하고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그러니까 내가 다른 남직원들하고는 따로 둘이 술을 잘 안마시는데(따로 마시는 직원 한 명 있긴함), 이 남직원하고는 편하게 마실 수 있는거다. 대화하다 빡칠 일이 별로 없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씐나게 술을 마시고 집에 갔다.


그렇게 집에 갔는데, 하, 아뿔싸..

동료 직원이 나에게 준 에그타르트를 사무실에 두고왔다는게 생각났다. 신이시여.. 아니, 에그타르트 맛집이라.. 좀 늦게 가면 다 떨어지고 없다고 해서 점심시간에 부러 가서 사가지고 나 꼭 맛보게 하고 싶다고 준건데 내가 그걸 회사에 두고온겁니다. 눈물이 났죠.  


나는 갈등한다.


내일(토요일) 가지러 갈까?

고작 에그타르트 하나인데?

그래도 부러 사다준건데..

월요일에 먹으면 되잖아.

이 날씨에.. 상할텐데.. 그러면 아깝잖아?


결국 나는 토요일에 다시 회사를 가기로 결정한다. 어차피 주말에 달리기를 할 예정이었으니, 그래, 회사까지 달리자. 그렇게 나는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달렸다. 물론 회사까지 다 달리지는 못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4km 정도 달린 후에 지하철 타고 회사에 갔다. 그리고 에그타르트를 챙겼는데, 하.. 배가 고픈거다. 달리기 전에 바나나랑 달걀이랑 먹었는데 4km 달렸다고 배고픈 일 무엇.. 하여간 그래서 에그타르트랑 콜라를 가지고 양재천으로 갔다. 커피였으면 좋았겠지만, 커피는 사러 가야해서 귀찮았고 콜라는 냉장고에 있었다. 게다가 양재천은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 벤치도 있어. 그렇게 나는 토요일 오전, 양재천에서 에그타르트를 먹었다,는 말씀.





ㅋㅋ 그렇게 에그타르트를 먹고 힘을 내서 다시 3km 를 달렸다. 그리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갔는데, 중간에 막 걷기도 하고 그래서 집에 도착하니 오후 두 시가 넘었고 , 하여간 토요일 반나절을 에그타르트 먹는데 써버리고 말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누구 여긴 어디 내 삶의 의미는 무엇?



책을 샀다.
















에바 일루즈의 [감정 채굴] 샀는데, 이 책 너무 얇아서 깜짝 놀랐네. 아무튼 엄청 읽고싶다. 이 책은 읽고나서 할 얘기가 많을 것 같다.


[연애 시대의 종말]은 비비언 고닉의 작품으로, 은오 님의 서재에서 알고 사게 되었다. 나는 비비언 고닉.. 한테 딱히 매력을 못느끼고 있는데, 이 책이 과연 나를 비비언 고닉의 세계로 흠뻑 빠지게 할 수 있을것인가..
















정용준, 하면 [가나]가 생각이 나고 그 책을 사두고 읽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내가 읽은거 있나? 하고 검색해봤더니 [세계의 호수]를 읽었더라. 덕분에 2019년에 그 책을 읽고 쓴 페이퍼를 다시 읽었는데... 정확히 거기에 쓰여진 내용을 내가 실제로 했다는 데에서 소름이 돋았다. 헐, 여기 써진거, 나 했잖아? 아무튼 그러했다. [겨울통] 이라니, 궁금해서 샀다.


[다정한 위선자]를 장바구니에 넣게 된 계기는 생각 안나지만, 아마도 미스테리 라서 산 것 같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돈, 거짓말, 신]은 되게 재미있을 것 같지않나. 

지난주였나 그 전주였나, 퇴근하고 잠실까지 달려갔더랬다. 잠실에서 밥을 먹고 조금 걷다가 버스를 타야지, 하고 올림픽공원에 갔는데, 부정선거 관련 시위가 있었다. 그들은 당일개표 수개표를 외치고 있었는데 아마도 저녁무렵이라 그런지 한데 다 모여있지 않고 여기저기 팀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건, 그들중에 두 팀이나 찬송가를 불렀다는거다. 나는 어린시절 아주 오래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찬송가와 가스펠송을 좀 아는데, 한쪽에서는 영광 영광 할렐루야~를 연주하다가 공산주의는 나쁜거라고 연설했고, 또 다른 팀에서는 예수의 이름은 천국의 기쁨일세~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부정선거와, 수개표와, 예수의 이름과, 태극기와, 성조기는.. 어디서 어떻게 연결되는걸까? 아이 돈 노... 


산 책들은 다 재미있어 보이는데 과연 내가 언제 읽을지... 언제나 급박한 마음으로 사지만 그러나 급박하게 읽지 못하는 나여... 바쁘다. 회사에서는 일하느라 바쁘고 끝나면 술마시거나 운동하느라 바쁘고... 책을 읽을 시간이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나를 끌어당기는 책이 좋다. 주말에 읽고 리뷰 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책처럼. 어떤 책은 독자를 끌어당긴다. 매력 풍풍~


그럼 이만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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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6-07-0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을 제일 좋아해요🍑 에그타르트를 위한 달리기ㅋㅋㅋㅋ상하기 전에 먹기 위해 저라도 돌아갔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달리기로는 아니고ㅋㅋㅋㅋ요즘 덥고 습한데 달리기 괜찮으세요? 오히려 이런날 달리기 목표를 수행하면 더 뿌듯하고 시원하려나요? 암튼 대단

잠자냥 2026-07-06 13:56   좋아요 0 | URL
울집 냥이들은 지금 녹아있는데….🤣

망고 2026-07-06 14:12   좋아요 0 | URL
바닥에 붙어 누워서 지나가는 사람 발목 툭툭 치며 시비걸고 있네요 보인다보여🤓

잠자냥 2026-07-06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토요일에…. 회사 간 것도 충격…
그것도 어제처럼 습한 날 달려서… 대충격….

전 휴일에 회사 있는 동네 아예 안 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테니스 코트 때문은 예외.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7-06 14:14   좋아요 0 | URL
에그타르트.. 때문이었습니다. 에그타르트... 맛집의 에그타르트 상할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7-06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콜라 마셔요??? 신기하다.

에바 일루즈 책 짧고 강하당께 ㅋㅋㅋㅋ

다락방 2026-07-06 14:14   좋아요 0 | URL
저 콜라 거의 안마셔요. 그런데 저 날은 커피를 사러 가기가 너무 귀찮아서 ㅋㅋ 그냥 냉장고에 있는 시원한거 먹느라 콜라 선택한거에요. 저 오후에 콜라 마시면 잠 못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탄산 싫어합니다.

잠자냥 2026-07-06 14:32   좋아요 0 | URL
안 마실 거 같았는데 마셔서 신기해서 물어봄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6-07-0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름 좋아합니다!! 열세 살의 여름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 이상 중복 한낮에 태어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