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상황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고 헤매이는, 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 책은 구성된다. 문체는 시종일관 조용하고 착 가라앉아있는데, 나는 이런 식의 문체가 정말 좋다. 나폴리 시리즈 1권 읽고는 2권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가(나는 좀처럼 이 책에 열광이 안된다), 그러다 이렇게 차분한 문체를 만나니 세상 살 것 같은 거다.



정원에서 마커스가 눈을 뜬다. 누군가가 다가와 햇빛을 가린 느낌인데, 아무도 없다. 편지와 소식과 방문은 떠난 자들에게서 온다. 그러므로 가끔씩, 그리고 아주 잠깐씩, 죽은 자들에게서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그런 기대는 아주 짧은 순간 지속되다가, 곧 마음이 현실을 기억해 내고 어떤 부재는 다른 것보다 더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p.24-25)



이거봐, 초반부터 이렇게나 좋아. 맞아. 소식은, 방문은, 늘 떠난 자들로부터 오는 것. 내가 책장에서 이 책을 골라내게 된 건, 제목 때문이었다. 제목이 너무 아파서. '헛된' 기다림인 게 싫어서. 그래서 얼른 읽고 이 책을 팔아버릴 셈이었다. 그러니까, 내 책장에서 기다림을 헛되다고 말하는 것들을 모조리 없애버리겠어! 하는 다짐을 하며 이 책을 펼쳐 들었던 것. 그렇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이 있는데 ... 내가 결국 이 책을 다 읽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제발, 기다림이 헛되다고 말하지 말아줘. 내가 사랑하는 많은 책들은, 결국 기다림이 간절하면 원하는 것에 닿는다고 말해. 나는 그런 걸 원해.



그렇게 아름다운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가다가 발견한 이런 문장.



어떤 서정시에도 나오듯, 달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그녀는 유리창을 통해 석류나무들을, 아침 이슬을 똑똑 떨어뜨리는 석류꽃과 이파리들을 바라본다.

그토록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마침내 표트르 다닐로비치가 사는 곳을 알아낸 그녀는 지난해 12월 그를 찾아갈 때 석류 한 개를 선물로 가져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그는 일상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전쟁터에서 귀환한 군인들이 흔히 그렇듯 점점 더 말수가 줄어들었다. (p.96)



보석처럼 반짝이는 달과 유리창을 통한 석류나무들이 눈에 선명히 보이는듯하고, 그 아름다움에 고요해진다. 그런데,



"남편이 죽었다니 유감이군요." 표트르 다닐로비치가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건물 앞에 쌓여 가는 눈을 바라보다가 다시 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마른 체격에 눈동자 색이 짙어서 성화에서 걸어 나온 사람처럼 보였고,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들어 보였다.

석류는 벽난로 옆에 있는 탁자에 놓여 있었다.

그녀가 석류를 쪼갰다. 난로 옆에 있었던 터라 진홍색 씨앗의 표면이 따뜻했다. 생리혈의 온도, 남자의 몸에서 금방 분출된 정액의 온도.

"아프가니스탄 과일 장수들 중에는 우리 소련군 병사들에게 파는 오렌지와 멜론과 석류에 독약을 주입해서 파는 놈들도 있었죠." (p.97-98)



벽난로 옆에 있는 탁자의 석류가 따뜻해졌을 것은 잘 알겠다. 그런데 그걸 쪼갰을 때의 온도를 왜 생리혈과 정액으로 표현했을까? 저 문맥 어디에서도 갑자기 생리혈과 정액이 필요하지 않은데. 너무 뜬금없잖아? 왜? 왜 생리혈과 정액이 튀어나와? 나는 아직 이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저기, 생리혈의 온도, 정액의 온도, 저 문장은 이 책에서 들어내어버려도 진행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김훈도 최근 그의 책에서 갓난 여자아기의 성기 안의 온도가 따뜻할 것이라는 글을 썼었는데, 대체, 성기 안의 온도가 왜 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거야? 성기 안의 온도를 말하는 상황은 그저 성인 남자와 성인 여자가 원하는 상태로 섹스를 할 때, 그럴 때 말해질 수 있는 거 아닌가? 성인 남자가 갓난 여자아기 성기 온도를 짐작해 말한다는 것-그것도 아버지가!!-, 나는 도무지 이 문장이 용납되어지질 않고, 갑자기 저기서 뜬금없이 생리혈의 온도와 정액의 온도를 말하는 것이 뜨악스럽다. 왜?


나는 여자작가가 이런 글을 썼다면, 그러니까 난로 옆에서 데워진 석류에 대한 글을 썼다면, 거기다 대고 생리혈의 온도를 운운하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 젖도 없는 놈들은 젖얘기를 하고 생리를 안하는 놈들은 생리혈의 온도에 대해 입을 털까? 왜? 나는 아직 이 책을 다 읽지 않았고, 그리고 아주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읽고 있었고, 이것과 저것과 이 상황과 저 상황은 이렇게 저렇게 얽혀서 인간사를 이렇게 복잡하게 만드는구나, 차분한 마음으로 읽고 있는데, 대체 왜 석류를 따뜻하게 만들고서 생리혈과 정액 얘기를 꺼내는지 모르겠어... 왜 그러는거야? 그 다음 문장들도 아름답게 읽고 있지만, 자꾸 생리혈과 정액의 온도를 생각하게 된다. 그 얘긴 왜했어? 대체 왜? 아직 조금 밖에 안읽어서 읽다가 탁탁 걸리는 부분이 혹여 또 나올지 모르지만, 생리혈과 정액의 온도는 말하여질 필요가 없었다. 왜 썼을까? 이 문장이 거기서 왜나와요? 무슨 생각으로 넣은거예요?



그렇지만, 당신과 내가 보내는 밤.



라라는 러시아에서 왔고 데이비드는 미국에서 왔다. 그리고 이곳은 아프가니스탄, 마커스의 집이고, 이들 모두는 상실을 겪었고 침잠해 있는 상태이다. 라라와 데이비드가 마커스의 집에서 처음 만나고, 그리고 그 밤, 잠들지 못한 깊은 밤에 그들의 집 안에서 마주친다. 아니, 이들에게 어떤 성적인 긴장감은 전혀 없다. 이들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이성으로 생각하고 하는 것도 전혀, 전혀 없다. 그런 거 아니다. 그런데 나는 이 장면이 너무 좋았다.



데이비드는 밖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그 앞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아프간인들은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지난 사반세기 동안 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넋이라고 믿는다. (p.94)



하늘을 올려다보고 그 위에는 별들이 떠있는데, 그 밤에 함께 있다는 것, 그 밤을 함께 보고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내게는 너무나, 너무나 다정하게 느껴지는 거다. 나는 이런 게 너무 벅차는데, 세상 아름다운 게 밤을 함께 보내고 밤의 소리를 함께 들으며 또 그 밤의 소리를 함께 장식해가는 거라 믿기 때문이다. 밤을 함께 보낸다는 것이 에로틱한 섹스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내가 정말 좋다고 느껴지는 밤이라는 건, 그 밤의 공기, 기운, 온도, 색깔, 별과 달, 밤으로부터 파생되는 그 모든 소리들, 그 소리들 속에 섞이는 당신과 나의 목소리. 그래서 새로이 만들어진, 그전과는 전혀 다른 밤. 나는 이런 게 진짜 너무 좋아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별들을 보고, 거기에 누군가 함께 있다는 게 너무나 특별하게 느껴지는 거다. 비록 그들은 아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지만.



"학교를 세우지 말아야 했어요." 그가 라디오를 끄고 나서 말한다. "테러리스트들을 도발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아침 일찍 잘랄라바드로 갔다가 저녁에 돌아올 겁니다. 아버님께 전해 줄래요?"

"물론이죠."

"고마워요. 잘 자요."

그가 방으로 올라간 후, 그녀는 의자에 앉아 이따금씩 윤곽으로만 보이는 나무들을, 그리고 심리테스트의 잉크 얼룩처럼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 놀라게 하는 박쥐들을 보고 있다. (p.95)



내일 마커스에게 얘기좀 전해줘, 응, 잘자... 이게 전부인 대화인데, 나는 이 아무것도 아닌 대화를 나누는 이 장면에, 밤하늘이 있고 별이 있어서, 그래서 그곳의 공기가 전해지는 듯해서, 그런데 거기에 둘이 함께 깨어 있고 그 밤을 온전히 함께, 그 순간만큼은 함께 해서, 너무 좋은 거야. 나는 이런 게 진짜 너무 좋아. 그들은 아무 사이도 아니고, 저기엔 아무런 긴장감도 없는데, 나는 그냥 이런 게 너무 좋고, 그래서 책장을 덮고 하염없이 이 생각 저 생각 해보게 되는 것이야... 밤은 왜이렇게 특별할까? 밤을 같이 보내는 건 왜이렇게 특별할까? 나는 밤 열한시도 되기 전에 졸음이 쏟아지고 자야 되는 사람인데, 그런데 어째서 밤을 함께 보내는 게 이렇게나 특별하게 느껴지는걸까? 어쩌면 내가 열한시도 되기 전에 자야되는 사람이라서일까? 영화 [들어는 봤니, 모건 부부?] 생각도 난다. 시골에 함께 머무르게 됐던 그들의 시골의 밤소리를 들으면서 자신들이 함께 했던 도시의 밤소리를 그리워하는 장면. 그들은 이혼한 후였고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도, 함께 했던 곳의 소음에 대해 그리워한다. 그래서 한 쪽이 그 소리를 인터넷으로 찾아내어 들려주고, 그걸 함께 듣는 장면이 나오는 거다. 어떤 순간은 함께 하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특별해지는 것 같다. 그것이 그저 밤하늘이고, 별이고, 달이고, 풀벌레 우는 소리만 있다 하더라도.



아주 오래전의 걸그룹 노래 가사도 생각났다.

너와 함께 지내고 싶은 밤,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하지만~ ♪








나는 이제 허락이 필요없다.


편지와 소식과 방문은 떠난 자들에게서 온다. 그러므로 가끔씩, 그리고 아주 잠깐씩, 죽은 자들에게서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그런 기대는 아주 짧은 순간 지속되다가, 곧 마음이 현실을 기억해 내고 어떤 부재는 다른 것보다 더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p.24-25)

여기 도착하자마자 쓰러지지 않았더라도, 마커스에게 잠깐이라도 이곳을 피신처로 삼게 해 달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삶의 무거운 짐을 잠깐이라도 내려놓고 싶었다. 대다수 사람들은 실패를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현명하거나 강하거나 용감하지 못해 길을 잃으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마커스는 눈길이 머무는 모든 것에 존엄성을 부여하는 소수에 속하는 것 같았다. 꿈을 통해 우리 삶에 들어오는 성자처럼. 라라는 그에게라면 지난 세월이 그녀로 하여금 인생에서 길을 잃게 만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p.46-47)

갑자기 그의 삶에 등장한 이 여자는 아주 내성적이어서 남에게 말을 걸거나 남의 눈을 보는 것도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그녀가 일어서더니 그에게 엷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잠을 못 자서 퀭한 눈과 검푸른 멈이 든 목이 보였다. 피곤과 커다른 멍은 육체적인 것이었지만 여자의 영혼도 그렇게 지키고 멍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p.50)

님로드(세계 최초의 왕이자 최고의 사냥꾼)가 알라의 예언자 이브라힘을 불에 태워 죽이기 위해 장작을 쌓고 불을 피웠을 때, 후투티 한 마리가 부리에 물을 담아 와 불길에 뿌렸다. 한 구경꾼이, 그 당시의 딕 체니(9.11 테러 당시 미국의 부통령)같은 놈이, 후투티에게 두 방울의 물로 거센 불길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새가 대답했다. "모르죠. 내가 아는 건 알라가 이 불을 피운 자들과 끄려고 노력했던 자들의 명단을 작성할 때, 나는 후자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것뿐이에요." (p.87)

"카트리나가 그랬어. 우샤에 해마다 아내를 임신시키는 남자가 살았어. 남자의 아내는 겨우 스물두 살이었는데, 6년 사이에 아이를 일곱이나 낳았지. 카트리나가 그렇게 경고하고 간청했는데도, 그는 아내의 몸이 회복될 틈을 주지 않았어. 그가 여덟 번째 출산을 앞둔 아내를 우리에게 데려왔을 때, 아내는 사경을 헤매고 있었어. 그때는 저 나무가 아직 어린 묘목이었지만 그래도 꽤 튼튼했는데, 내가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 카트리나가 이곳으로 나왔어. 화풀이할 곳을 찾던 카트리나는 그 어린 살구나무를 도끼로 내리쳐 두 동강을 냈어. 어쩌면 그 남자를 흠씬 두들겨 패 줄 채찍을 만들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지." (p.99)

"약자들의 용서는 당신들 강자들이 들이마시는 공기 같은 거예요, 데이비드. 몰랐어요? 눈에 보이지는 앟지만, 조금 전에 분명히 느꼈을 거예요. 약자들의 용서가 있어야 당신들은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거예요." (p.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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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요일엔 <북까페 두잉>해서 하는 윤김지영 쌤 페미니즘 강연에 다녀왔다. 강연 제목은 <페미니즘 감별사의 탄생>이었다. 우리가 익히 예상할 수 있는 인물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지만, 끝은 예상하지 못했던 래디컬 페미니스트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강의는 쌤의 다른 강의들과 마찬가지로 너무 좋았는데, 어제는 특히 좋아서 마지막엔 울컥 했다. 오길 잘했다고 스스로 한 백번쯤 칭찬했다.


쌤은 래디컬 페미니들이 주장하는 '비혼, 비출산, 이성과의 연애(혹은 사랑)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유의미한지를 말씀하셨다. 그것은 분명 의미있는 전략이고 또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다는 뜻이라고. 나는 그것을 극단적이라고 비난하는 게 아니라, 최전방에서 싸우는 것에 대한 유의미함이라 는 말이 너무 좋았는데, 지난해 우리가 평화적인 촛불 시위를 할 때 한 알라디너가 차벽을 넘어서 진행하는 과격한 시위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고 썼던 글이 생각났다. 격렬하게 돌진하는 것, 적극적으로 돌진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그것은 필요하다. 그것은 우리가 주장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물론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없다. 최전방에서 싸우는 그들의 주장을 지지하지만, 그러나 누구나 다 그렇게 싸울 수는 없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렇게 최전방에서 싸우지 않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최전방에 선 사람들의 입장에서 너무 느리게 오는 걸로 보일 수 있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서로 속도가 다른 것을 인정해야 하고, 속도가 다르다고 해서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래디컬이 아니다, 라거나 혹은 페미가 아니다, 라고 할 순 없다는 거다. 이 말은 굉장히 위로가 되었다. 나 역시 래디컬을 지향하지만 아직 그들의 속도를 다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계속 해서 래디컬이라면 지금의 나보다 뭔가 더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어떤 마음의 짐 같은 것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혼과 비출산을 전략으로 내세운 것에 동의하고, 그 뜻을 충분히 짐작한다. 그러나 이성과 사랑 혹은 연애를 하는 과정에서 내가 이것이 될 지 잘 모르겠는 거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남자가 있고, 그 사랑에서 오는 행복이 분명히 있는데, 그러면 나는 너무 느리게 가기 때문에 뒤로 쳐지고 래디컬의 힘을 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다. 


페미니스트로 가는 과정, 그리고 래디컬로 가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내적 갈등을 겪는다. 많이 혼란스럽고 또 그 과정에서 여러차례 생각이 달라지고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진다. 나만해도 지금은 성노동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굳힐 수 있게 되었지만, 몇 년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물론 회의도 든다. 이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세상이 될까, 어떤 방향이 더 나은 걸까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내적 갈등을 겪고 그러다가 전투력을 상실하기도 하고 의욕이 꺾이며 지치기도 하지만, 또다시 힘을 내자고 서로에게 기운을 주기도 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내부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격려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한남들은 그냥 계속 한남들이기 때문이다. 성추행과 성폭행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는 일은 여전히 빈번하게 계속 쭉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내가 지금 이렇게 공부하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들이 세상을 바꾸는 데 어떻게 일조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자꾸 더 빨리, 더 세게 나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지는 거다. 



다음 읽을 책으로 대기중인 '쉴라 제프리스'의 [래디컬 페미니스트]라는 책의 서문에는,


'1977년에 나는 이성애 섹슈얼리티를 버리고 레즈비언이 되기로 하는 정치적 결정을 내렸습니다(p.4)' 라는 문장이 나온다. 나 역시 긴 시간 레즈비언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의 나는, 그런 결정을 내린다고 해서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결정한다고 해서 그렇게 실행될 수 있는 것 역시, 모두에게 다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러기엔 나는 한 남자를 지독하게 사랑했던 것이다.



쌤은 국어사전에서 '래디컬'을 찾아봤더니 '속도가 빠른' 이라고 나왔는데, 그것은 래디컬에 대한 오해라고 했다. '래디컬'은 라틴어 '하디클리스'에서 온 단어이며, 발본적인, 뿌리와 근간에 해당하는 뜻이라고 했다. 뿌리와 근간을 흔들어야 하는 것이 래디컬이므로 오히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그러므로 래디컬은 속도전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니 우리가 서로의 속도가 다른것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함께 오래 갈 생각을 해야 한다고. 사실 이렇게 적고는 있지만, 내가 그 의미를 다 제대로 이해하고 기억하고 받아 적고 있는지는 확신이 없다. 쌤의 강의에 대해 뭔가 어떤 오해가 생긴다면 그건 철저히 후기를 적는 나의 잘못이다.



강의가 끝나는데 진짜 너무 위로가 되고 힘을 받아서, 물론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라는 자기질문까지 하게 되면서, 너무 좋아서 울컥 눈물이 났고, 이 강의가 좋았다는 걸 쌤께 반드시 말씀드리고 싶었다. 쌤의 책을 들고 싸인을 받는 사람의 뒤에 서서 내 차례가 되자, '싸인은 지난번에 받았고요, 선생님 강의 정말 좋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정말 좋았습니다' 하고 인사를 드렸다.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빽빽하게 앉아 강의를 들었는데, 쌤의 말씀과 또 그 자리에서 래디컬을 지향한다고 손을 들고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사실이 무척 힘이 되었다.


한 사십명쯤 되는 강의였던 것 같은데, 그 안에는 나를 포함해 내 친구들이 여섯명이었다. 모두 알라디너들이다. 하하하. 우리는 강의가 끝난 후에 서로의 입장에서 이 강의가 어떻게 들렸는지 후기를 나누었다. 좋았다, 어려웠다, 전투력을 상실했다 부터 시작해서 다른 페미니즘 관련 이슈들과 강의들에 대한 얘기까지 이어지고, 또 스스로 겪는 내적갈등에 대해서도 얘기하게 됐다. 문학을 더이상 이전처럼 사랑할 수 없는 일, 기혼으로서 겪는 불합리합과 그러나 찾아오기도 하는 행복, 이성애를 하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역시나 거기에서 오는 충만함까지.  또 내가 가장 최근에 읽은 [마지막 패리시 부인]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이윤택의 성폭행 사건에서 나타나는 가해자 그리고 피해자에 대해 패리시부인이 연상됐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찝찝함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다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건, 우리가 이 강의를 다함께 들을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이었다. 좋은 시간이었다.




















계속 감각을 유지해가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계속해서 책을 읽는 것, 그리고 자꾸만 세상을 보고 거기에 관여하는 것,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나누는 것. 각자의 경험과 내적 갈등에 대한 걸 끊임없이 교환하는 것. 이 모두가 감각을 유지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모두 필요할 것이다. 멈추지 말아야지. 지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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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듀 2018-02-25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 다락방님은 또 한번 나룰 자극해주었습니다. 계속해서 책을 읽고, 관여하고, 이야기와 의견을 나누고 교환합시다. 지치지말아요 우리!!!!!

다락방 2018-02-26 08:55   좋아요 0 | URL
스윗듀님, 우리는 자극 또한 나누어야 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또 받읍시다. 계속해서 자극을 주고받는다면 계속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아무개 2018-02-25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
작은 접점만 있어도 언제나 비판적 연대는 가능하다.
라고 저는 정리했어요.
강의시간이 너무 늦어서 아쉬운것 빼고는
정말 좋은 시간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네요^^

다락방 2018-02-26 08:55   좋아요 0 | URL
내가 이대로 좋은가, 내가 잘 가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살고 있는데, 이렇게 듣게 되는 강의는 괜찮다고, 가던 길을 가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너무 좋아요.
강의시간이 너무 늦은 건 정말 너무 아쉽고 ㅠㅠ 그것만 아니었다면 저도 다 좋았어요.
아니, 덕분에 ㅠㅠ 막차타고 가지 않았습니까. 흙흙 ㅜㅜㅜ

비연 2018-02-26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게 있었군요. 알았으면 갔을텐데... 아쉽습니다...

다락방 2018-02-26 08:56   좋아요 1 | URL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비연님.
공부한다는 것도 좋지만 강연공간에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같이 앉아 듣고 있다는 것도 되게 힘이 되더라고요.
:)
 

아니 무슨 일이야 ㅋㅋㅋ 궁극의 밀크티를 찾고 있다는 나의 댓글에 또 이런 게 도착 ㅋㅋㅋㅋㅋㅋㅋ 하루에 택배 두번 ㅋㅋㅋ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다정으로 살지요!! 후훗.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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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8-02-2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오. .... !!!!!

[그장소] 2018-02-23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 오 ,,,!!!!! 2
 



모리아티 신간 읽고 싶다는 페이퍼를 쓰자마자, 그 책 내가 줄게! 하며 알라디너 분이 택배로 보내주셨다. 저 귀요미 강아지 우산은 박스 충격방지용이라고. 하핫.

고맙습니다! 잘 읽을게요! :)


아, 알라디너들 참 다정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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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8-02-23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 받으면서 너무 놀랄까봐 충격방지용 우산까지? (비논리지만 말 되죠?) 다정해~~~

비연 2018-02-23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정하네요~^^

레와 2018-02-2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정이 우릴 구원하리!! 좋다.. ^^
 

어쩌면 이번 생애 내게 주어진 소명은 '책들 비행기 태워주기' 일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하노이에 다녀오면서 했다. 분명, 그러니까 아주 먼 과거에, 스물아홉의 나는, 뉴욕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책을 세 권 내리 읽었었는데, 그래서 그 뒤로 비행기를 탈 때면 책을 넉넉하게 챙기곤 했는데, 왜 그 뒤로는 한 번도 비행기에서 완독을 한 적이 없을까. 그렇다면 여행지에서 까페에 들어가 완독하는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아? 이번엔 작정하고 호텔에서라도 읽자, 하고 베개 옆에 책들을 쌓아두었지만..나는...나는..... 읽지 못했고........읽지 않았고.........물끄러미 그 책들을 바라보며, 비행기만 태웠구나, 했다.




난 너희들을 사느라 돈쓰고(모르는 사람들은 선물 받았다!), 비행기 태우느라 돈쓰는 구나. 어쩌면 너희는 잘 태어난 것일지도몰라. 책으로 태어나 비행기 타는 게 그리 쉽게 오는 일은 아니지 않겠니?



친구도 세 권을 가져왔다고 했는데, 한 권이라도 다 읽겠다며, 분위기 좋은 까페를 찾아가 읽자고 했던 터다. 한 권이라도 다 읽을테야!! 그렇게 우리는 포부도 당당하게 전날 밤에 산책하며 찜해두었던 분위기 좋은 까페에 책을 들고 갔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친구는 저체온증 한권도 다 읽질 못했고...나도.... 나는...어째서 왜 때문에...《제2의 성》까지 가져간것인가. 비행기 안에서 읽다가 지루해지면 소설로 갈아타겠다고, 기내에 가져갈 나의 백팩에, 나는 그렇게 제2의 성과 이승우를 넣었던 것이야..무거웠어.....




















《제2의 성》과 《모르는 사람들》은 비록 몇 장 보지도 못했지만, 나의 애정도서 《나는 그곳에 국수를 두고왔네》는, 가서 내내 잘 보았다. 나는 하노이,호치민, 다시 하노이. 이렇게 세 차례 베트남 방문이지만, 친구는 이번이 베트남 첫방문인 것. 국수를 시켜 먹을 때마다 나는 이 책에서 표시한 부분을 꺼내어 '자, 우리가 먹는 게 이거야.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읽어봐' 하고 몇 줄 안되는 부분을 가리켰다. 그렇게 분보남보와 분보후에를 친구에게 알려주고, 너무 맛있어서 여러차례 먹었던 분짜에 대해서도 또 책을 펼쳐 보이며, '자 이거 읽어봐, 우린 이거 먹으러 가자 이제' 했던 것이다...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가방 던지고 나와 구글 지도를 켜고, 자 국수 먹을 수 있는 데가 어딘가 보자, 하고 찾아 들어간 분보남보집. 친구에게 '제일 먼저 분보남보를 맛보여주고 싶어' 했던 터라, 일단 제일 먼저 먹을 국수는 반드시 분보남보여야 했다. 우리는 분보남보 각자 하나씩 시켜두고 가운데에는 다른 국수도 맛보자며 분보후에도 시켜두었다. 국수 먹을 때 맥주는 빠질 수 없어!






국수를 먹고 호안끼엠 호수를 산책하고 숙소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좀 쉰 후에는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일전에 혼자 이 레스토랑에 들러 샌드위치와 와인을 시켜두고 먹었던 터라, 한 번 다시 와서 스테이크 먹어야지.. 했던 기억을 안고 갔는데, 설을 맞이하여 메뉴는 좀 바뀌어 있었고 그래서 어쨌든 스테이크를 먹었다. 우리는 하노이에서 쌀국수만 먹은 건 아니고 스테이크도 먹고 딤섬도 먹고 뭐 어쨌든 그리하였는데, 내가 기존에 와보았던 이 호텔을 다시 택한 건 이 호텔의 조식 퍼 때문이었다. 오믈렛도 좋고 죽도 좋지만, 퍼가 진짜 맛이 끝내줘. 첫날의 조식은 닭을 넣은 거였는데, 와 진짜 세상 맛있어서 우리 각자 두 번씩 먹었다...




그런데 우리가 조식 시간에 좀 늦게 가서인지 국물이 좀 짰다. 친구가 전날 잠을 잘 못잤다고 해서 더 자게 한 후에 갔더니 짠 국물을 맛보게 됐어.. 친구에게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오자'고 했다. 나야 조식 먹으려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니까...는 아니고, 늘 밥 먹던 시간이 있어가지고 밥을 먹고 다시 자던가 해야지.... 나의 아침은 언제나 배고픈 것...


그래서 다음날 아침, 친구에게 무조건 일어나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짜지 않은 조식을 먹게 되었는데, 이번 토핑은 소고기! 비프! 친구는 닭보다 이게 더 맛있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그냥 다 너무 좋고 맛있고... ㅠㅠ 역시 두 번 갖다 먹었다. 흙흙 ㅠㅠ




고수 느껴질 때마다 넘나 새로운 것... 넘나 좋은 것....



그리고 다음으로 먹으러 간 국수는 분짜였는데, 사실 우리가 이것저것 많이 먹어가지고 배가 고프질 않았어. 그렇지만 나는 '꼭 분짜를 먹을테야' 다짐하고 있었고, 배가 안고프지만 조금씩 맛이라도 보자!! 하고는 목욕탕의자를 깔아둔 길거리 식당으로 들어가 분짜를 시켰다. 분짜를 시키고 스프링 롤도 시키고!







이야...분짜 진짜 세상 맛있는 것... 진짜 너무 맛있어서... 친구랑 나랑 배도 안고프다고 해놓고 다 먹어버렸어 ㅠㅠ 그리고 저 롤... 저건 뭐지 진짜... 저거 처음 먹어보는데 너무나 초딩이 좋아할 맛... 그런데 나도 좋아...너무 맛있어서, 야, 이거 맥주 없으면 안되겠는데? 이러고 맥주까지 시켜 먹었다. 여기서 이걸 먹은 후로 우리는 그 다음 국수집에 들를 때마다 이걸 계속 시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후에 산책하다가 역시 길거리 국숫집에서 목욕탕 의자에 앉아 사람들이 먹는 국수를 보는데, 나는 처음 보는 것이고 너무 맛있어 보이는 것이다. 마침 거기에서 반미를 팔길래, 반미 하나 포장해달라고 하고, 여자 사장님은 영어를 못하셔서, 거기 아마도 가족처럼 친분이 있는듯한 젊은 여자분께서 영어로 통역을 해주셨는데, 그 분이 먹는 국수가 너무 맛있어 보여... 그래서 참지 못하고 니가 먹는 그거 뭐냐, 라고 했더니 뭐라뭐라 한다... 뭔 말인지 못알아듣겠어. 나는 아이폰을 꺼내 메모창을 열거 적어줄 수 있니? 물었다. 그 여성분은 기꺼이 적어주었는데, 분리에우라고 적혀있었다. 내 국수책을 뒤져봐도 나오지 않는 요리였어. 급하게 네이버 검색해보니, 대체적으로 여기엔 게살을 넣어 끓인다고 한다. cua가 게인데, 그래서 분리에우cau 가 많다는 것. 나는 이것도 한 번 먹어보자 그 후로 벼르다가 다음날 이걸 파는 길거리 식당으로 갔다.




오호라, 이것봐라? 분짜도 있고 분리에우도 있고 스프링롤도 있어? 다 주세요, 다! 맥주도 물론!









분짜 진짜 너무 맛있다. 첫번째 집 분짜와 스프링롤이 더 맛있긴 했어.. 아 좋은 시간이었다. 돌아가기 전, 우리는 다른 종류의 국수를 또 먹어보자고 했고 떠나는 시간이니 스프링롤에 맥주를 한 번 더 먹자고 했다. 그렇게 들어간 식당에서 우리는 퍼싸오보와 스프링롤, 그리고 역시나 맥주를 주문했지...









남동생에게 국수 먹을 때마다 사진을 보냈더니, 누나 배는 고파서 먹는 거 맞냐? 라고 했다. 하하하하하. 어...어...어떻게 알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여행지에 가면 컵라면을 꼭 먹게 되고 한식 먹으러도 꼭 가게 되는데, 베트남에 가면 그렇질 않다. 물론 짧게 가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쌀국수가 나에게는 너무나 좋아.... 베트남 갈 때마다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그건 갈 때마다 맛없어서... 스테이크는 여기서 먹으면 안되나... 싶었지만, 이런 쌀국수들이 있는데 뭐가 두려운가. 굶어죽지 않을 것이야!! 너무나 좋다!! 쌀국수 너무 맛있어 흙흙 ㅠㅠ


아, 그런데 정희진 쌤 책이 새로 나왔다?!
















요즘엔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과 생각들을 갖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정희진 쌤을 애정하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고, 또 이 분만큼 내 사고를 확장시키는 분이 없어. 어? 이건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을 요즘에 쌤을 보고 하게 되긴 했지만, 이 책도 반드시 사서 읽어보겠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내 시야가 확 넓어질 테니까. 이 분 글이 그게 가능하다. 여러분 정희진을 읽자!!



얼마전에 북플 알림이 내가 '리안 모리아티' 마니아라고 알려줬다. 내가 이 작가의 책을 읽긴 했지만, 뭐 마니아는 좀 거시기한게... 이 사람 책을 딱히 좋아하진 않아? 그래도 마니아라니, 신간에 대해 약간 흔들렸는데, 제목.. 왜이런 것이지?
















물론 직업이 최면술사인 등장인물이 나와서 이렇게 되는 거긴 했지만, 아 제목 너무 오글거리잖아.. 그렇지만... 이런 모순된 감정 뭘까... 너무 오글거리는데 읽고 싶은 거...몬주알지..... 그거 좀 있네? 어쩌지? (흔들흔들)



아, 이제 일하러 가야겠다. 회계사들이 나를 찾는다...

인생...

일..

돈..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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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1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1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1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1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18-02-21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러운 먹방이예요! 저도 다락방님 책이 되어 비행기도 타고 국수집도 가고 싶어져요. 그러나 책은 국수를 먹지 못하겠지... 인생... ㅋㅋㅋ

다락방 2018-02-21 16:39   좋아요 2 | URL
아 독서괭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죠 책은 국수를 먹지 못하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재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yche 2018-02-22 01:08   좋아요 1 | URL
하하하 저도 이 페이퍼 읽으면서 다락방님 책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근데 책은 국수를 먹지 못한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군요 ㅎㅎ

다락방 2018-02-22 08:39   좋아요 1 | URL
역시 책이 되는 것보다 사람이 되는 게 낫군요. 국수도 먹을 수 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술 2018-02-22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베트남 요리가 락방님 허리선에 큰 타격을 입혔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락방 2018-02-22 15:22   좋아요 1 | URL
하아- 다이어트는 언제나 내일부터인지라 갈 길이 멀다고 합니다... Orz

[그장소] 2018-02-23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수 넘나 좋아라해요 . ^^ 한번은 베트남 쌀국수 집에 갔다가 제가 잔뜩 달라고해서 넣어먹는 걸 오라버니가 무심코 따라했다가 넌더릴 친 경험이 있네요 . 이렇게 향이 맛있는데 왜!! 하고 오라버닐 놀린 기억 .. 심야 먹방은 위..험햇!! ^^

다락방 2018-02-23 11:39   좋아요 1 | URL
저 진짜 고수 너무 좋아요!!! >.<
베트남 가면 야채를 되게 푸짐하게 내어줘서 실컷 넣어먹을 수 있어 좋았어요. 고수는 정말 좋아요. 맛있어요. 하핫. 아.. 쌀국수 또 먹으러 가고 싶어요. 저도 제가 쌀국수를 이렇게까지 좋아할지 몰랐는데..
저는 진짜 베트남으로 이민을 가야겠어요. 흙흙 ㅠㅠ

blanca 2018-02-24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사진들은 정말 저 계속 스크롤 내리면서 침을 계속 머금고 있었잖아요. 저 쌀국수 매니아라 주변이 다 고통스러워할 지경 ㅋㅋㅋ 기회가 되면 베트남에 가서 정말 일주일 내내 쌀국수만 먹었으면 좋겠어요. 비행기에 책을 태워주는 한이 있더라도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네요.

다락방 2018-02-25 13:24   좋아요 0 | URL
저는 한국에서는 쌀국수를 딱히 막 먹으러 가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쌀국수 먹으러 베트남에 가는 것은 이번만 해도 벌써 세번째예요 그리고 내년에 또갈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베트남 가서 쌀국수 먹는 거 진짜 너무 사랑해요. 고수 잔뜩 넣어 먹는 거 세상 맛있고요. ㅎㅎㅎㅎㅎ
블랑카님. 기회가 되신다면 꼭 가셔서 드셔보기를 바랍니다. 쌀국수 매니아시라면, 와, 저기서 극한의 행복을 경험하실 수 있겠네요. 크-

스윗듀 2018-02-24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아 다락방님 넘나 행복하셨겠어요! 저도 딱 10년 전에 워크캠프활동 하느라고 하노이에서 2개월 정도 머무른 적 있었는데 그때 분짜 정말 매일매일 먹었거든욬ㅋㅋㅋㅋㅋㅋㅋ 분짜먹고 과일쥬스먹고 분짜먹고 맥주먹고 목욕탕 의자 앉아서 고기 궈먹곸ㅋㅋㅋㅋㅋ 그 때의 추억이 생각나서 덕분에 저도 행복해졌어요..❤️ 인생... 일..... 돈....... 다락방님을 찾는 회계사들에 대해 곧 얘기나눕시다 크앙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2-25 13:25   좋아요 0 | URL
아니... 하노이에서 2개월이라니...내내 분짜라니...... 아아, 천국에 계셨던 겁니까? 분짜를 그렇게 자주 드시다니, 2개월동안 드시니...극한 행복 경험하고 오셨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네, 우리 계속 행복하고 맛있게 먹고 즐겁게 수다 떱시다. 곧 만아요! >.<

마태우스 2018-02-28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베트남에 대한 제 추억은 그닥 좋지 않습니다. 제가 외국음식을 전혀 못먹거든요. 베트남에서도 당연히 내내 굶었습니다. ㅠ 근데 신기한 건 님이 올린 사진 보니까 맛있어 보인다는 점...!2) 정희진 선생님 책이 나왔군요.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당장 주문..>! 3) 베트남 가실 때 책 세권이라...저는 2박3일이었는데 그때 몇권 가져갔더라. 저도 그 정도 가져간 기억이 나네요. 암튼 잘 드시는 건 건강의 지름길입니다 계속 잘 드시길...! 언제 또 한번 뵐 수 있길 빕니다

다락방 2018-03-02 08:00   좋아요 0 | URL
네, 마태우스님이 외국음식 전혀 못드신다고 ㅠㅠ 일전에 페이퍼에서도 책에서도 본 기억이 납니다. 저는 쌀국수 너무 좋아해요. 베트남 가서 먹는 쌀국수 정말 너무 좋고 ㅋㅋㅋ 그거 먹으러 또 가고 싶어요!
정희진 쌤 책은 저도 아직 못샀는데 이미 읽은 분들의 인용문구라든가 감상을 보면 이번에도 확실히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마태우스님의 서평 기대하고 기다리겠습니다!
네네, 조만간 또 뵈어요. 저도 기다리겠습니다.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