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정의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0
글로리아 웰런 지음, 범경화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짜증나는 캐릭터들이다. 의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해야하는 역할을 그래서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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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자 2013-01-27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저러나 저 다리는 상 줘야겠네요.ㅋㅋ

다락방 2013-01-28 11:32   좋아요 0 | URL
표지가 예쁘죠, 관찰자님? ㅎㅎ 그런데 캐릭터가 메롱이에요. -_-

관찰자 2013-01-30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지어 출판사는 '내인생의책'인데, 왜이러나요.ㅋ

다락방 2013-02-05 08:24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캐릭터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건 제 성격 탓일지도요. orz
 


나보더 먼저 이 영화를 본 내 여동생 부부는 내게 이 영화 엄청 재미없다며 차라리 다른 영화를 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원래 영화든 책이든 다른 사람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고 내 마음대로 보는 사람. 그러든가 말든가 이 영화를 보러갔다. 주변에 이 영화 재미없다는 사람들이 좀 있었는데, 뭐랄까, 그 말 듣자마자 어쩐지 나는 이 영화를 좋아할 것 같은 미친 예감 같은게 생기는거다. 아니나다를까, 나는 영화 보면서 너무 신나가지고 옆자리 친구에게 귓속말을 했다.


완전 재밌는데? 나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물론, 잭 리처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뭐랄까, 지나치게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뭘 그렇게 다 잘해. 기억력도 세계최강이고 액션도 따블로 최강이야. 육군헌병으로 근무했으면 이게 가능한거야? 아니, 세상에 정말 이런 인간이 존재하긴 하는거야? 영화니까, 책이니까 가능한..거겠지? 게다가 마지막의 사격은 억지스럽게 잘 쏜 부분도 있다. 아무리 대단한 인간이라도 그렇지 어떻게 보이지도 않는 사람을 그렇게........흥.



책이 원작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나는 시리즈에 빠지고 싶지 않은 사람, 게다가 뭐, 액션이니까 굳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겠지, 했었는데. 헐. 웬걸. 엄청 책이 보고싶어지는거다! 특히 사격장 주인 할배가 잭을 도와주러 오는 장면이 되게 책으로 궁금한거다. 그 장면이 문학적으로 완성도가 뛰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책에서 그 장면을 읽을 때 너무 좋아서 꾹꾹 마음에 새기게 되지 않을까 싶은거다. 그 장면이 아주아주 문학적이었다. 문학적이란 말로 설명이 될지 모르겠지만, 여튼 나는 느끼는 뭐 그런 문학적 느낌 같은거다. 


잭 리처가 관객에게(책에서라면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아마 같을것이다. 나쁜 죄를 저지른 죄인을 '개인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옳은가 아닌가 하는점. 이 점에 대해서라면 나는 섣불리 어느 한쪽의 편이 될 수가 없다. 누군가 극심히 나쁜 죄를 저질렀다면, 나는 물론 그 사람이 그 죄에 대한 벌을 받기를 바란다. 덱스터가 특히나 아동연쇄살인범을 죽일때는 그를 말리고 싶지가 않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처벌하는게 '옳은'것일까? 잘 모르겠다. 세상은 이미 옳은일로만 이루어져 있는게 아니고, 옳은거 생각하다가 지지부진 피해자만 더 늘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합법적으로 처벌 받는 것이 '정의'에 가깝게 느껴지지만, 만약 그 범죄자가 돈도 많고 힘도 센 사람이라면, 마땅한 처벌을 받지 않을지도 모른다. 법망을 피해갈 수도 있다. 죄의 본질은 같되,  사람에 따라 그것이 달리 적용된다면, 어차피 '법에 의한 처벌' 이 의미를 상실하지 않나. 아무리아무리아무리아무리 생각해봐도 여기에 대해서는 글쎄,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나는.



그나저나, 어디보자, 어떤 책을 먼저 사야되나?











아니, 뭐가 이렇게 많어? ㅠㅠ 그리고 뭐가 먼저인거야? 책 소개 죄다 읽어봐야겠네. ㅠㅠ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대체 왜저럴까, 궁금했던게 있는데, 극중 잭 리처 그러니까 탐 크루즈가 극중 여자변호사 헬렌과 이야기할 때, 대체 왜 그렇게 얼굴과 얼굴을 그토록 가까이 대고 얘기하는걸까? 조마조마해서 볼 수가 있어야지. 업무적인 얘기만 하면서 어쩜 그렇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얘기하지? 대체 어쩌라고? 만약 내가 탐 크루즈랑 그렇게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얘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그게 업무적인 얘기든 뭐든, 아마도 정신을 못차렸을것 같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하게 됐을듯. 그리고 탐 크루즈를 보다가 남자사람1이 생각났다. 아, 뭔가 닮았어,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신 탐 크루즈 닮았다고 메세지라도 하나 보내려다가 관뒀다. 자뻑..에 빠질까봐. ( ")




그러니까 생각나는데, 어제 극장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 퇴근 무렵이라 사람이 무척 많았다. 바로 내 뒤에서는 한 남자가 전화통화중이었는데 상대에게 묻고 있었다. "어디세요?" 라고. 그 말투와 목소리가 무척 다정하게 들려서 뭔가 하얀 얼굴의 미소년이 떠오르면서 너무 돌아보고 싶은거다. 너무 궁금해. 이어지는 대화들을 들으면서도, 이 보들보들한 대화라니, 나에게 얘기하는게 아닌데도 기분이 좋아, 돌아보면 실례겠지, 그런데 아, 너무나 돌아보고 싶다.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뒤를 돌아 통화중인 그 보들보들할것 같은 남자를 보았고, 거기에서 내가 발견한건 콧수염을 기른 ........그만하자. 어쨌든 마무리는 탐..이었으니까. 그나저나, 새삼 다짐했다. 절대, 결코, 목소리만으로 사랑에 빠지는 일은 없도록 하자, 고.





















어제 사무실에서 오후에 배가 고파 몽쉘통통을 먹으면서, 그리고 다 먹은후 그것의 포장봉투를 버리면서, 나는 문득 생각했다. 아, 나 또 쓰레기를 만들어버렸구나. 또 만들어냈어. 업무상 몇 가지의 서류를 파기하면서, 타부서의 동료가 사다 준 커피의 컵을 버리면서, 배달된 점심 도시락의 케이스를 버리면서 나는 계속 생각했다. 내가, 쓰레기를, 또, 만들어냈어.



나는 사무실에서 종이컵대신 머그컵을 사용하고, 분리수거를 가급적 잘 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트나 빵집엔 장바구니를 들고 가고, 장바구니를 들고 가지 않았을 때는 내 가방에 쑤셔 넣는다. 그렇다고 내가 지구를 보호하자 라든가 환경파괴가 웬말이냐 등의 거창한 목적의식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카페에 가서 머그컵에 커피를 달라고 하면서도, 그건 그냥 내가 할 수 있는건 여기까지 이기 때문에, 이게 내가할 수 있는 전부이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김선우'의 이 책, 『물의 연인들』을 읽고 나서는 자꾸 쓰레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정확하게는 이 책이 아니라, 이 책의 뒷편에 실린 '문학평론가 정여울'의 해설 때문이었다.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쓰레기를 모아 버릴 때마다 심한 죄책감을 느낀다. 단출한 살림인데도, 왜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 것일까. 음식물 쓰레기를 보며 가장 심한 죄책감을 느끼고, 수많은 종이 박스나 비닐봉지들을 보며 '도대체 왜 이토록 많은 것을 사야 했을까' 돌이켜 본다. '쓰레기를 버리러 이 세상에 태어났나' 싶을 정도로, 그 순간은 정말 문명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비애를 느낀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반성을 한 후에도, 그다음 주 쓰레기의 분량은 그다지 줄지 않는 것 같다. 최소한의 상품을 소비하려고 노력해도, 우리는 결코 쓰레기를 버리는 삶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문득, 이 쓰레기들의 대부분이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상품을 '포장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우리가 각종 포장지, 상자, 플라스틱 봉지, 종이봉투만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지구를 향한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지 않을까. (정여울의 작품 해설 부분, pp.265-266)



내겐 이 작품 해설이 책의 본문보다 더 강하게 다가왔다. 나는 지구에 대해서 그다지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온게 아닌것 같았는데, 지금은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죄책감이 생긴다. 계속 쓰레기를 버리면서, 그럴거면서, 자꾸 버리고나서 또 버렸네, 하게 되는거다. 쓰레기를 버릴때마다 물의 연인들이 생각난다. 또 쓰레기를 버렸어, 하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




며칠전에 다시 산 김이듬 시인의 시집을 또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주어서 내게 없다. 또다시 사야겠다. 김이듬의 시집만 벌써 세번째 산다. 이번 겨울이 가기전에 겨울 휴관을 외워야지. 



그런데 울집 근처엔 국대떡볶이가 없는것 같은데...(이건 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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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1-24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저것도 시리즈를 영화로 주루룩 만들까나요..??

다락방님은 국대 떡볶이 갈때 냄비들고 갈지도 몰라요.

다락방 2013-01-25 10:02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죄다 볼 의향이 있습니다! 탐크루즈 멋져요. 에헤헤..

냄비를 들고 떡볶이집에 갈만큼 의지가 강한 여자사람은 아닙니다..orz

dreamout 2013-01-24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뻑이라도 그런 메시지 보내는 건 좋을 것 같은데요. ㅋㅋ

다락방 2013-01-25 10:02   좋아요 0 | URL
음, 그러니까, ㅎㅎ 사실 닮았다기 보다는 그게 그러니까, 어, 탐크루즈 보니까 생각났다, 이런건데, 기분 좋으라고 닮았다고 해줄까, 하다가 그러지 않는게 낫겠지, 뭐 이렇게 된거고, 어...하하하하하.

프레이야 2013-01-24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탐 크루즈 닮은 남자사람 1도 있어요? 우리나라 남자사람이요? ㅎㅎㅎ
다락방님의 인맥이 화려하다는 증거?^^
영화에서 보면 남녀가 그렇게 얼굴을 가까이 마주 대로 이야기 나누는 장면 자주였던 거 같은데
저도 볼 때마다 침은 안 튀기나 입냄새는 안 나나, 흥분하면 콧물도 튀어나갈텐데 ㅋ 막 그런 생각이..

다락방 2013-01-25 10:04   좋아요 0 | URL
제 인맥은 화려하지 않아요, 프레이야님. 협소한 인맥임을 드러냅니다. 그러니까 남자사람1은 탐크루즈도 닮았다가 이사람도 닮았다가 저사람도 닮았다가 뭐 그렇습니다. 실제로 외모가 닮은건 아니에요. 아..근데 자꾸 탐크루즈 얘기하니까 탐크루즈 보고싶네요? ㅎㅎ

저는 프레이야님하고 좀 다른 생각을 했는데요, 그렇게 가까이서 얘기하면, 대체 어떻게 키스를 하지 않고 얘기만 할 수 있지? 그게 궁금했어요. 싫은 남자가 그렇게 가까이 얘기하면 전 이내 얼굴을 멀찌감치 떨어뜨리겠지만, 좋은 남자가 눈 앞에 대고 그렇게 가까이 얘기하면..어떻게 참죠? ㅎㅎㅎㅎㅎ

이진 2013-01-24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이듬의 시집은 저도 꼭 사봐야겠는걸요!
<물의 연인들> 엄청나게 연체가 되었는데, 읽지도 반납하지도 않고 있어요. 그렇다기보다 요샌 책이 안 읽힌달까 ㅠㅠ

다락방 2013-01-25 10:05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안읽히면 읽지 마요. 억지로 읽어서 뭐합니까. 책읽기는 의무가 아니잖아요. 다시 읽고 싶어지면 그 때 읽어요.
그나저나 물의 연인들은 반납이라도 하는게 어떨까요? 귀찮아도 가서 반납해요. 그래야 읽고 싶은 다른 사람들이 읽죠. 오케? ㅎㅎ

이진 2013-01-25 19:15   좋아요 0 | URL
오케이, 수요일에 학원 가는 김에 반납하러 갈게요.
근데 아무도 안 읽을 걸요.. 남해에 문학 읽는 사람 없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3-01-28 11:33   좋아요 0 | URL
하아- 좀 안타깝긴 해요, 소이진님. 저도 이거 처음 몇 장 읽고 읽지말까,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중간 부터는 참 괜찮은데...흑흑.

비로그인 2013-01-24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잭 리처 이야기 기다렸어요^^ 요즘 떡뽂이만 먹고 있는데~ㅎㅎ

다락방 2013-01-25 10:24   좋아요 0 | URL
이힝이힝 떡볶이 먹고 싶어요~ 저도 엊그제 먹었는데 또 먹고 싶네요. 떡볶이 좋아요. ♡

맥거핀 2013-01-24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러니까 탐 크루즈가, 아니 잭 리처가 뭔가 미심쩍고 윤리적인 문제도 들어있고, 하여튼 껄쩍지근하기는 하지만 혼자서도 참 너무나도 잘해요,라고 다다다다 알아서 해결한다는 거죠? (도대체 이 해괴한 문장은 뭐냐..;)

저는 탐 크루즈 좋아해요. 그가 나온 영화들도 왠만하면 좋아하구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도 나올 때마다 챙겨보고, 특히 그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상관이 진짜 불가능할 것 같은 일 시킬 때 그게 가능하니, 저게 미쳤나,라는 표정을 지은 다음에 그 일을 휙휙 아무렇지도 않게 해낼 때 좋아요. 요즘에 국내에 몇 번 왔다간 이후에는 마치 국내스타 같은 느낌.

다락방 2013-01-25 10:27   좋아요 0 | URL
하하. 네. 혼자서 참 너무나도 잘해서 살짝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멋있는 캐릭터?

저도 탐 크루즈 좋아요. 전 [레인맨]으로 탐크루즈를 처음 알게 됐는데요, 큰 스크린에 탐의 얼굴이 클로즈업 됐을때 강당에 모여있던 전교생들이 모두 함성을 내질렀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어요. 중학교때 학교에서 보여줬거든요. 학교앞 골목에서는 탐의 사진을 팔았죠. 아, 진짜 환상적이에요, 탐은. 웃을때 짱멋져요! [바닐라 스카이]에서 페넬로페 크루즈한테 '당신이 웃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 라고 탐이 말하는데, 저는 그때 탐을 보면서 똑같이 생각했어요. 하아- 좋아요. (써놓고나니 탐크루즈 찬양 orz)

마늘빵 2013-01-25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잭 리처 저도 재밌게 봤다눈. 별로라는 평들이 있어서 기대는 버리자, 탐 횽이나 보자, 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죠. 잭 리처는, 뭔가 대단한 슈퍼맨 같은 액션을 보여주지 않아서 좋아요. 결국 자기가 다 해결하긴 하지만... -_-

다락방 2013-01-25 10:28   좋아요 0 | URL
전 그점이 늘 신기해요. 이상하게도 외국영화에서도 그렇고 우리나라 영화(아저씨)에서도 그렇고 군대를 다녀오면 혹은 특수부대 출신이면 완전 어마어마한 개인적 능력을 가지게 되잖아요. 싸움도 잘하고 머리도 좋고 추리력도 뛰어나고 관찰력도 짱인. 그게 가능한거에요?

근데요 아프, 영화에서 변호사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ㅋㅋㅋㅋㅋ

마늘빵 2013-01-25 13:20   좋아요 0 | URL
변호사도 좋아요! 근데, 어제 본 영화 '데드폴'에 나오는 에릭 바나 동생 여자가 더 좋아요! 다락님 에릭 바나 좋아하시면 이거 괜찮아요. 전 에릭 바나보다 다른 남자가 더 멋져 보이긴 했는데.

다락방 2013-01-28 11:34   좋아요 0 | URL
에릭 바나 멋지죠. [뮌헨]에서였나, 영화의 마지막 부분쯤에 한 팔로 아기 안고 가는 장면 있었는데, 그 그림이 어찌나 멋있던지 쑝-갔었어요. 잭 리처의 변호사는 처음에는 밋밋한 캐릭터라고 생각했거든요. 지나치게 전형적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므흐흐흣 부러운 몸매의 소유자더라구요. 므흐흐흣. 에릭 바나의 동생..으로 누가 나오는걸까요? 궁금하다. ㅋㅋㅋ

비연 2013-01-25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에 잭 리처 보는데.... 다락방님 페이퍼 보니 그래도 안심이네요...ㅎㅎㅎ;;;
히어로가 나오는 영화는 별루인데... 그래도 톰 크루즈니까 하고 선택했거든요.

다락방 2013-01-25 10:29   좋아요 0 | URL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비연님! 히어로, 랑은 좀 다른것 같아요. 무조건 히어로는 아닌? 무슨 말인지 제가 써놓고도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재미있게 보세요!! 희희.

이박사 2013-01-25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적자>가 시리즈 1편이고 <원 샷> 이 영화 '잭 리처'의 원작입니다. 예상하신대로 사격장에서 영화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지요. 그리고 톰 크루즈라서 불가능한 잭 리처의 액션도 종종... 특히 결말부의 임팩트가 다르더군요.

다락방 2013-01-25 10:31   좋아요 0 | URL
아, 고맙습니다, 이박사님!
[추적자]가 1편인데, 1편이 영화로 만들어진게 아니었군요. 그렇다면 저는 일단 그를 알기 위해 [추적자]를 사야하고, 사격장 씬을 알기 위해[원 샷]도 사야 하는군요. 흠흠. 저 잠깐 소개 봤는데 책에서는 그의 키가 190이 넘네요? 탐은...단신인데....그래서 사람들이 반대...를 했었군요. 고맙습니다, 저 꼭 읽어볼래요! 흣

가연 2013-01-2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보고 싶지만 개봉관이 별로 없더라구요.. 뜬금없는 이야기지만ㅎㅎㅎ

다락방 2013-01-28 11:35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예상외로 개봉관도 없고, 상영 시간도 메롱이라서 깜짝 놀랐어요. 사람들이 다들 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인기가 없는;; 전 이상하게 그 영화 안보고 싶더라구요. 하하하하하. 사람들이 다 저 같은가 봐요;;

moonnight 2013-01-25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저도 봤어요. 저는 책을 먼저 읽고 봐서 그런지 좀 별로였어요. ㅠ_ㅠ 친구가 그 영화 어때? 하고 묻길래 책 안 읽었으면 재미있다. 고 얘기해줬어요. -_-; 다락방님 읽으신 대로 잭 리처의 외모에 대한 묘사는 크루즈씨랑은 좀.. 많이 달라서, 좀 슬펐다고 할까요. 흑. ㅠ_ㅠ;;

참, 그나저나 '더 젝'으로 나오신 어르신;; 포스 대단하지 않아요?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님이라데요. ㄷㄷㄷ;;;

참, 2;; 제 후배 중 하나도 톰 크루즈랑 아주 닮은 친구가 있어요. ^^

다락방 2013-01-28 11:36   좋아요 0 | URL
네, 책 소개 보는데 키가 195 인가? 그렇게 나오더라구요. 그러니 탐 크루즈가 주연이라고 했을때 책을 읽고 팬이 됐던 사람들은 어라, 했을것 같아요. 저는 영화로 먼저 보았기 때문에 잭 리처는 저렇구나, 했지만 말예요. 우앗, 빨리 책 읽고 싶어요.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아니, 근데 그 분이 감독님이셨군요! 영화에 아주 잠깐 리 차일드도 나온대요!!

2013-01-25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1-28 11:37   좋아요 0 | URL
울집 근처에 국대 떡볶이 어딨는지 알게됐어요. 남동생이 알려줬어요. 이제 먹어보는 일만 남았을 뿐. 므흣.
 

알라딘의 도서정가제 반대서명을 보고 내심 찜찜했었다. 그러니까 뭐랄까, 어어, 섣부른것 같은데, 이거 후회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던거다. 나는 도서정가제 반대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쉽게 풀어쓰자면 잠정적 찬성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텐데, 우선 다른 여러사람들이 지적했듯이 도서정가제를 시행한다고 해서 작은 서점들이 살아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한 권의 도서를 반값으로 판매하는 것에 대해 이해는 되지만 좀 속상했었다. 이 좋은책이 고작 이 가격으로 덤핑처리되다니, 하는 생각때문에. 다시말하면 나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이라면 그게 얼마이든 구매하고 읽을 의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책을 구매하고 읽으면서도 그 책이 싸서 읽었던 건 아니다. 내가 읽기를 원했기 때문에 읽었던거다. 나는 정가제가 되는걸 찬성하는 쪽이다. 다만, 그것은 책을 만들고 또 그 책을 판매하는 사람들의 처우가 지금보다 나아진다는 전제를 해야했다. 그러나 이건 내가 혼자 여기서 전제한다고 되는게 아님을 알고 있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된다고 대나무숲에서 울던 사람들이 웃게 될까? 아니, 나는 그렇지 않을거라고 본다. 정가제가 되도, 빛이 드는 곳은 원래 빛이 잘 드는 곳일거다. 어두운 곳은 빛이 채 닿지 못할 것이다. 회사가 이익을 낸다해도 그 이익이 반드시 직원에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아니, 그 이익을 직원에게 돌려주는 회사는 극히 드물다. 그게 내가 반대도 아니면서 찬성이라고 단호히 말할 수 없는 나름의 이유다. 지금이라도 정가제가 영세출판사를 비롯하여 그 직원들을 살릴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나는 찬성쪽에 손을 들 것이다.



그런데, 몇몇 출판사가 알라딘에 책 공급을 하지 않겠다는 기사를 읽었다. 하. 이건 뭐지. 엄청나게 당혹스러웠다. 알라딘의 반대서명이 찜찜했다면 이건 더 당혹스럽고 불쾌했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라고 생각하려고 해도 쉽질 않다. 그 출판사들은 알라딘에게 '니네가 아니면 안돼' 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걸로 보인다. 알라딘이 도서정가제 반대를 한다고 해서 지금 힘들어하는 작은 출판사들이, 유명 작가들과 계약되어 있지도 않고, 어쩌다 출판하는 책은 고작 이천부가 정도인 그런 출판사들이, '너네한테 책 안줘'를 말할 수 있었을까? 너네한테 책 안줘, 를 말할 때 거기에 소비자가 아닌 '독자'가, 또, 꿋꿋이 그러나 간신히 버티고있는 출판사가 있었을까? 아니, 독자를 생각했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던걸까? 



나는 한 달에 혹은 일 년에 읽는 책의 권수보다 사는 책의 권수가 훨씬 많다. 올해 1월에만 해도 스무권을 넘게 구입했다. 그중의 절반도 읽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 집에는 내가 사두고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쌓여있다는 말이 된다. 이건 다시 말해, 나는 앞으로 몇 년간은 책을 '사지' 않아도 '읽기에' 충분하다는 말이다. '우리 책 읽고 싶은 사람들, 알라딘 말고 다른데서 사' 라고 한다면, 나도 똑같이 대응할 수 있다. '아 그래? 그럼 나는 니네 책 안살게' 하고 말이다(그렇게 하겠다는건 아니다). 알라딘의 반대서명이 섣불렀다면, 공급하지 않겠다는 출판사들도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 섣불렀다. 마찬가지로, 내 생각에는, 그거, 후회하게 될 것 같다. 




아 씨..잭 리처 얘기하고 싶었는데....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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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1-24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톰 아저씨의 책 리처는 대체 어디에...??

다락방 2013-01-24 13:42   좋아요 0 | URL
(속닥속닥 .. 그러니까 잭 리처에 대해 할 말이 많은데 지금 제 상사가...그러니까 눈치 좀 보다가 잠시 후에.......)

프레이야 2013-01-2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잭 리처는 다음에... 이런거죠? ㅎㅎㅎ
10개 출판사, 황당한 소식인데, 저도 이 문제는 참 헷갈리네요.
알라딘에서 거의 90%이상을 구매하는 저로서도
도서정가제에 반대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ㅜㅜ
다락방님, 저 지금 예가체프 한 잔 마셨는데 향이 오늘따라 더 좋아요.
오후시간도 잘 보내세요^^

다락방 2013-01-24 18:30   좋아요 0 | URL
요며칠 너무 바빠서 페이퍼 쓸 짬을 내기가 어려워요. 지금 업무시간 끝나고 나서 부랴부랴 잭 리처 페이퍼 썼습니다. 프레이야님도 잭 리처 보실건가요? 전 엄청 좋더라구요! ㅎㅎ

저는 굳이 따지면 도서정가제 찬성 쪽에 가깝지만,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찬성이다 반대다 라고 입장 정리를 못하겠어요, 프레이야님.

벌써 오후가 지나 저녁이에요. 저녁 시간, 프레이야님도 잘 보내세요. 이따가 쭈욱- 밤까지요.

가연 2013-01-24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ㅎㅎ 아주 맘에 드는 글이네요. 요즘 거의 댓글도 활동도 안하는 중이긴 한데.. 슬슬 페이퍼 하나 쓰면서 도서정가제 이야기나 사족으로 끄적거릴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글이 제 마음을 거의 대변해주네요. 뭐, 저야 도서정가제가 시행안됬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결국 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는 마음이구먼요. 도서정가제를 하겠다는 게 마치 게임할 때 너무 성능이 좋아서 사기캐릭터라고 불리는 캐릭터를 다음 번 패치때 하향시키겠다는 그런 공지를 보는 기분이랄까, 풋. 아, 미묘하게 다른가, 풋.

다락방 2013-01-24 18:31   좋아요 0 | URL
오, 스마트한 가연님의 마음에 드는 글을 쓰다니. 제 스스로가 뿌듯합니다. 사실 써두고 올릴까 말까 엄청 생각하고 고민했는데, 이걸 올리지 않으면 제가 계속 신경쓰고 답답해하고 찜찜하고 그럴것 같더라구요. 제 입장을, 아니 입장이라기보다는 제 생각을 한번 정리해 적고 싶었어요.

미묘하게 다르지만, 그렇게 많이 다르지는 않은듯한 비유인데요, 가연님. ㅎㅎ 아니 근데, 이제는 종종 돌아와 서재활동 하시겠다는...뜻입니까? 네? 제가 그렇게 알아도 되는겁니까?

레와 2013-01-24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효. 참.. 이건.. 아효.

다락방 2013-01-24 18:31   좋아요 0 | URL
여러가지로 마음이 안좋죠. 흐음..

이진 2013-01-24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제 마음을 이리도 잘 표현해주셨는지 몰라요.
지금 이렇게 부딪히는 것은 다 섣부르고 미숙한 판단에서 나온 행동들인 거 같아 안타깝네요.
저도 책을 안 사도 읽을 책이 산더미처럼 싸..ㅎ여있긴 하나 그래도 책을 더 사고 싶은 욕구는 매일 늘어나요.
학생이라 돈도 없고... 중고책방 뒤져도 없고... 그래서 도서정가제를 반대했는데, 곱씹을수록 꼭 그런 것만도 아니더라구요. 다락방님 생각하고 완전히 일치.

다락방 2013-01-24 18:33   좋아요 0 | URL
어려운 문제죠.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인것 같아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좋겠지만, 저부터도 어떤 대안도 생각해내지 못하니, 그저 아니다 싶은것에 대해서만 아니라는 의견을 밝힐 수밖에 없네요. 위에도 썼듯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명쾌하지도 않고 마음도 안좋아요.

맥거핀 2013-01-2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어도 알라딘이나 출판사들이나 모두 꽤 성급했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다락방 2013-01-25 09:59   좋아요 0 | URL
네, 알라딘도 출판사도 성급했던건 사실이에요. 왜그렇게 서둘러서 서명을 받으려고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단발머리 2013-01-2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의견에 찬성, 찬성합니다. 나도 이렇게 말해 버려야지~~~~~

'아 그래? 그럼 나는 니네 책 안 살게.'

아, 시원타~~

다락방 2013-01-28 11:38   좋아요 0 | URL
이거 참, 거시기한게 말이죠, 저는 시위 방법에 있어서 불매를 선택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어째야 하나, 뭐 잠깐 생각하고 있어요. 계속 하던대로 하자니 야속하고 원망스러운데, 그렇다면 불매까진 아니어도 페이퍼나 리뷰로 언급하지 말까, 이런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아직 마음을 정하질 못하겠어요. orz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앨런 베넷 지음, 조동섭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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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여왕은 어떤 책을 읽으면 그 책이 길잡이가 되어 다른 책으로 이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문들이 계속 열렸고, 바라는 만큼 책을 읽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았다. (p.28)


내가 책을 읽으면서 그 책 속의 책 때문에 다른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건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처음이었다. 당연히 책을 읽다가 서점에 가서 『위대한 개츠비』를 달라고 말했고. 그때가 이십대 초반이었는데, 그 일은 내게 몹시도 신선하고 새로웠으며 즐거운 경험이었다. 당시에 읽었을 때 위대한 개츠비는 내게 재미있게 읽히지 않았고, 나는 내가 무언가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것 같다며 그 책을 친구에게 빌려줬다. 친구는 다 읽고 재미있다며 돌려줬다. 나는 이 책이 대체 왜 재미있다는걸까 싶어서 다시 읽었지만, 두번째 읽었을 때도 역시 위대한 개츠비는 재미 없었다. 그리고 이십대 후반에 다시 한 번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는데, 책은 만나야 할 때가 있는 것일까. 그때는 그 책에 엄청 빠져버리고 말았다. 이건 잠시후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책에서 또 다른 책을 만나게 된 경우는 그 뒤로 여러차례 생겼지만, 또 한 번의 인상깊은 경험은 작년에(아니, 재작년인가..) 있었다. '필립 로스'의 『울분』을 읽다가 '버트런트 러셀'이 궁금해졌던 것. 러셀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나에게 그는 그저 무심한 존재였다. 관심의 대상이 전혀 될 수 없는 존재. 그러나 필립 로스가 나로 하여금 러셀을 찾아 읽게 했고, 그렇게 만난 러셀은 정말 엄청나게 멋졌다!! 차근차근 러셀의 책을 죄다 읽어보겠다고 생각해서 여태 두 권의 책을 읽었고, 세번째 책을 사두었지만 아직 읽지는 않았다.


책이 가진 미덕은 여러가지가 있다. 내가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한건 한글을 깨치자마자였는데, 만화책이든 신문이든 나는 그저 마냥 글자를 읽는게 신기했고, 그것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게 재미있었다. 가끔 동네 어른들은 너가 정말 책을 읽기는 하는거냐며 신기해하고 내게 글자를 읽어보라 했고, 나는 내가 정말로 책을 '읽고 있음'을 드러내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 나는 '재미있어서' 책을 읽었다. 그 뿐이었다, 그 때는. 그러나 재미로 읽기 시작한 책읽기가 감동을 주기도 했고 지식을 주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지혜로 연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해주고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일들에 대해 경험하게 해준다. 내가 지금과는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이 책 속에서 가능해진다. 



몇 년 전만 해도 여왕은 노먼이 어떤지, 아니, 어느 누가 어떤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제 여왕이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면, 그것은 여왕이 전보다 사람의 감정을 더 많이 알게 되었기 때문이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p.122)



영국의 여왕이 오십년간 여왕 자리에 있었으면서 뒤늦게 책읽기의 재미를 알게 된다. 이제 여왕은 책을 손에서 놓는 일이 없다. 책읽기에 푹 빠진 여왕은,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 많이 알게되고 그 사람을 배려하게 되는일, 여왕에게 이것은 책읽기가 선물한 것이다. 그래, 책읽기의 유용함은 또있었다. 공감능력을 불어넣어 주는일.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행복해도 해보고 슬퍼하기도 해보는 것, 상실감에 눈물 흘리고 짜릿함에 소름이 돋는것, 이 모두를 책읽기가 가능하게 해준다. 


그래서 나는 어릴때부터 어린아이 스스로 책을 읽는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책이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세계는 무한하고, 그 아이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하는 일은 그 아이의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과 맺게 될 관계'들에 있어서 중요하고 단단한 기반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책이 그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아이 스스로 책을 찾아 읽고 스스로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책을 읽는건 좋으니까 읽어!' 라는 강제성은 오히려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것임이 틀림없다. 강제해서 잘 되는 꼴을 못봤다, 나는. 그게 뭐든.



책읽기가 즐거워지면서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게 된다. 모르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그리고 그 책이 몹시 좋았을 때, 그 즐거움을 온 몸으로 흡수하며 그 작가의 또다른 책을 찾아보게 되지 않는가. 게다가 그 작가의 책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심지어 생존해 있다면, 또 나오기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은가. 이 모든 것들이 짜릿한 기대가 아닌가. 여왕은 책읽기에 몰입하게 되면서, 이제 이런 기분도 느끼게 된다.


"책을 읽고 마음에 든 작가가 생겼는데, 그 작가가 쓴 책이 그 한 권만 있는 게 아니라, 알고 보니 적어도 열 권은 넘게 있는 거예요.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 (p.79)



위에 언급했던 『위대한 개츠비』얘기로 돌아가자면, 조금 더 나이 들어서 읽는 위대한 개츠비는 처음 읽을 때와 달랐다. 도스트예프스키의 『죄와 벌』도 마찬가지. 고등학생때 나는 그 책을 읽기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열장도 넘기질 못하고 다시 꽂아두어야 했다. 그러나 이십대 중반에 다시 읽는 죄와벌은 달랐다. 어떤 책을 언제 만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 책을 '다시' 만나기까지 읽었던 다른 책들이 나로 하여금 그 책을 읽게 도와준것일런지도 모른다.



여왕은 브론테 자매에 관한 책에서 자매의 힘겨운 어린 시절 부분을 읽고 있었다. 그 책을 읽어도 다시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다른 책을 찾던 중, 오래전 이동도서관에서 빌렸다가 허칭스에게 받았던 아이비 콤프턴버넷의 책이 서가 구석에 꽂혀 있는 것을 보았다. 당시 그 책의 책장을 쉬이 넘기지 못하고 잠들뻔했던 것을 떠올리며, 다시 그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전에는 느리다고 생각했던 그 소설이 이제 가슴 시원할 만큼 활기차게 느껴졌고, 여전히 건조하기는 하지만 신랄하게 건조했다. 아이비 경의 담백한 문체와 여왕 자신의 문체가 비슷해서 여왕은 자기 글에 자심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자 여왕은 생각하게 되었다(그리고 이튿날 공책에 적었다). 독서는 근육과 같고, 자신은 그 근육을 발달시킨 것 같다고. (pp.115-116)



아, 진짜 근사하다! 나는 지금도 소설이 아닌 책을 거의 읽지 않고, 그것은 사실 내게 약간의 컴플렉스를 가져다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한 권씩 읽을 수 있는건 다 그동안 소설을 읽어왔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소설을 읽지 않은채로 지내왔다면, 아마 비소설류의 책도 읽을 수 없었을 것이다. 




책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하고 느끼게 한다. 울게 하고 웃게 한다.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더 나은 환경과 더 나은 사회를 꿈꾸게 한다. 그리고 책이 하는 역할은 여기까지다. 그 다음, 그 모든 것들을 실천해서 한 걸음 내딛게 하는건 책이 아니라 '책을 읽은 내'가 하는 일이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열성적인 독자가 되었습니다. 책 덕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인생이 풍부해졌습니다. 그러나 책은 거기까지만 짐을 이끌 뿐이었죠. 그래서 이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사람에서 글을 쓰는, 아니 쓰려고 애쓰는 사람이 될 때가 말이죠." (p.128)




나야말로 이 책덕에 즐거운 책읽기를 할 수 있었다. 아는 작가의 이름이 언급될 때는 어찌나 기쁘고 흐뭇하던지. 게다가 나는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도 읽은터라, 이 책에서 언급되는 '해비셤 부인과 핍'에 대한 부분에서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나이쓰! 


책을 읽고 또 좋아하는 사람에게 즐거운 책읽기를 선사할 수 있는 책이다. 얇고 사랑스럽다. 처음부터 끝까지의 내용이 짐작한대로 특별할 것 없이 흘러가지만, 뭐, 그런들 어떠한가. 짐작한대로 흘러가지 않는 건 추리소설에서 해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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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3-01-23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주잔 받으려고 바로 어제밤에 신용으로 결제를 했는데
아니 이건 또 무슨 달콤한 유혹이랍니까. 우선은 장바구니로 휘리릭~

그런데 다락방님 저기요......
저도 <상실의 시대>부터 였던거 같아요. 그리고 위대한 캐츠비는 지금도 전 재미없습니다만,
책과 사람은 만나야 하는 때가 따로 있는건 맞는거 같아요.
고딩때 친구가 권해줫던 데미안이 제겐 너무 어려웠거든요.
나중에 어느순간 그 책을 다시 꺼내 읽었을때
책 속으로 확~ 빨려들어가는 느낌. 아직도 생생합니다.
책이 책을 부른다. 그죠?

다락방 2013-01-24 18:35   좋아요 0 | URL
저는 머그컵은 갖고 싶었지만 소주잔에 대해서는 갖고 싶다는 생각 전혀 없어서, 거기에 있어서는 자유로웠지롱요. 부럽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그거랑 상관없이 1월달에 산 책만 27권가량 되는것 같아요. 더되면 더됐지 덜되진 않는다능..orz

저는 데미안도 이십대 중반에 읽었는데, 그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내용도 기억 안나지만 뭐가 좋았던건지도 기억이 안나서 조만간 데미안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리라, 생각만 하고 있어요. ㅎㅎ


책이 책을 부르는건 참 즐겁지 않나요, 마중물님? 으흣.

레와 2013-01-2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마치 '지금 읽고 있는책이 재미 없더라도 중고책으로 팔지 말고 책장에 꽂아두라. 아직 때가 안 되었느니..' 라는 계시가 담신 페이퍼 같소만. ㅋㅋㅋㅋㅋㅋ


이번에 [레미제라블]을 읽으면서 깊이 후회가 되었던게, '나는 왜 이렇게 책 읽는걸 늦게 시작한 걸까'였어요.
빅또르 위고가 책에서 언급한 모든걸 이해하고 싶었어요. (나 반도 이해 못한거 같아.)
그리고 쟌느님이 리뷰나 페이퍼에서 이야기하는 것들도 모두다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어요.
어제 올린 [무도회가 끝난 뒤] 리뷰는 정말 박수가 나오더만.

무튼, 책읽기의 즐거움은 빨리 알면 알 수록 인생이 즐거워지는데, 나는 늦게 깨달아 속상합니다.

다락방 2013-01-24 18:37   좋아요 0 | URL
중고샵에 팔아도 됩니다, 레와님. 읽고 싶어지면 다시 사서 읽으면 되니까요. 너무 연연해하지 맙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뷰를 쓰는것도 읽는것도 책을 읽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가진 지식이 더 많다면 더 잘 읽을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가장 좋은건, 그런 전반적 지식 없이도 잘 읽히면서 오히려 지식을 전달하는 글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몰라도 읽을 수 있지만, 읽고 나니까 뭔가를 알게 되더라, 라는 글이요. 전 그런 글이 더 좋아요, 레와님. ㅎㅎ

늦지 않았어요, 레와님. 지금부터 부지런히 읽어요. 오십년은 더 읽을 수 있잖아요!!

heima 2013-01-2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다락방님!! ^ ^ 같은 책을 읽고 이렇게 다른 멋진 리뷰를...!!

저는 아직 위대한 유산을 못 읽었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해비셤 부인과 핍을 알아들으신 다락방님은 행운아- :)

다락방 2013-01-24 18:38   좋아요 0 | URL
아니, 헤이마님. 저로 하여금 눈물 흘리게 만든 그 위대한 유산을 아직도 안읽으셨단 말입니까? 당장 읽으세요, 당장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ㅎㅎ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얼른 읽으세요!!

헤이마님 덕에 즐거운 소설 읽었어요.
:)

단발머리 2013-01-24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서재에 이 책이 꽂혀 있어서 나도 내 서재에 꽂아두었는데, 벌써 리뷰를 남기셨군요~~~ 부지런하셔라~ㅋㅎㅎ 책을 만나는 때가 있단 말씀엔 100% 공감이예요. 저도 <상실의 시대> 땜시 <위대한 게츠비> 도전했다가 두 번이나 실패했더랬죠. 대학가서 다시 읽어도 큰 재미를 못 느꼈다지요. 그렇다면, 혹시! Tonight???

다락방 2013-01-24 18:39   좋아요 0 | URL
이 책은요 단발머리님, 일단 손에 쥐면 후딱 읽게 되요. 술렁술렁 잘도 넘어가지만 일단 분량 자체도 얇아서 말이지요.

이제 다시 한번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단발머리님. 물론 저는 피츠제럴드라면 위대한 개츠비보다 단편을 훨씬 훠어어어어어어어얼씬 더 사랑하지만요. 훗.
 
알리와 니노
쿠르반 사이드 지음, 이상원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슬람교 남자와 기독교 여자를 만나게 하다니, 바쿠의 남자와 그루지야 여자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다니, 유럽을 꿈꾸는 여자와 아시아를 사랑하는 남자 사이로 안착하다니, 사랑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그래, 나는 사랑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 책에 대해서 무슨말을 더 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다. 심지어는 별을 셋을 줘야할지 넷을 줘야할지도 판단이 안돼. 가끔은 별점이 방해가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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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1-22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면 락방님은 이미 연예박사~!

다락방 2013-01-24 10:0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연애박사보다는 연애쟁이가 훨씬 매력적이죠?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