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회식이나 약속이 있는 날에도 꼭 짬을 내 나에게로 왔다. 그러고는 카페라테 톨 사이즈가 다 식어갈 때까지 두 눈을 마주한 채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찍 퇴근한 날도 일단 카페라테 톨 사이즈가 다 식어갈 때까지 두 눈을 붙잡고 오늘 있었던 일을 죄다 이야기하는, 카페라테처럼 거품 많고 열량 높은 의식을 치르고나서야 밥을 먹든가 영화를 보든가 했다. 한 달 동안 뮤지컬도 네 편이나 보았는데, 그는 마치 데이트 전문가코스를 이수한 사람처럼 매사에 능숙했다. 그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완벽한 사람이었다. 성격도 좋을뿐더러 아무리 봐도 미남이었다. (p.12)



'아무리 봐도 미남'이라는 건 주관적인 느낌이고 기준 자체가 다를 수 있으니 논외로 하더라도, 퇴근후 꼬박꼬박 만나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를 사랑하지 않기란 힘들다. 아니지, 일단 저렇게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서로 마음이 끌린다는 증거가 아닐까. 어떻게든 짬을 내어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닐까? 나랑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겁지 않다면 대체 왜 짬을 내 나에게로 온단 말인가? 그러니 당연히 그런 남자로부터 이런 말을 듣게 될 줄은 몰랐을거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일은 그 한 달의 마지막 날에 일어났는데, 그가 카페라테 톨 사이즈의 반도 다 마시지 않았는데 대뜸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생겼다고 고백한 것이다. 그는 축하해달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더듬거리며 적당한 단어를 찾다가 포기하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p.13)



아....진짜.....개자식이다. 친절하고 사려깊고 다정한 성격탓에 별 의도없이 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해도, 나랑 이야기를 나누는 건 그 자체로 즐거웠지 나랑 사랑한게 아니라고 해도, 일단 그의 행동은 나로 하여금 '사랑'이란 감정으로 오해하게 했다. 그것이 오해라면 말이다. 왜 어딜가나 이런 놈이 있을까. 나도 이런 놈을 만나봤던 봐, 이 단편,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달라고 한다」를 읽는데 손발이 부들부들 떨렸다. 뭐 이런 개똥같은 경우가 다있어. 

















여자는 그 소식에 놀라고 허망해 스스로를 원망한다. 내가 어쩌자고 착각한걸까, 왜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한걸까, 하고. 나 역시 나를 향한 그의 감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고, 그는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해 내게 말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였기에 내가 먼저 고백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아니'라고 했고, 그 때 내가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나도 나를 원망했다. 자책했다. 내가 어쩌자고 '착.각.' 했을까. 내가 병신이었고 내가 등신이었구나. 그는 나를 그저 속 깊은 이성친구로 생각했는데 나는 그를 사랑하는 이성으로 생각한거구나. 우리가 향한 감정의 방향이 달랐구나. 달랐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렇지만 그것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남동생 덕에 알았다. 내가 고백한다고 했을 때 남동생은 잘 생각해보라고 해주었었고, 그것이 실패로 끝나 절망에 빠졌을 때 내 남동생은 내가 아닌 그에게 화를 냈다. 남동생은 그 때 분노하며 내게 이렇게 말했었다.



누나가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냥 고백했겠어? 누나도 뭔가 느껴서 그런거잖아? 그건 그새끼가 그렇게 한거잖아?


그 말을 듣고보니 그랬다. 나로 하여금 그 감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하게끔, 그걸 그가 했다. 물론 그것이 내 기준이었음을 안다. 내가 한쪽 손을 들어 올리는게 사랑한다는 표현이라면 그가 한쪽 손을 들어 올리는 것도 사랑이라는 표현이라고 내 마음대로 생각한 부분도 있지만, 그러나 우리가 함께 한 시간들과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들. 그리고 우리 사이에 켜켜이 쌓인 사연들이 그것을 사랑이라고 가리키고 있었고, 나는 내가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듯이 그도 그럴거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여자는 그에 대한 마음이 도무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프다. 자꾸 그의 생각만 난다. 그와 '헤어져' 지내고 두달뒤, 그로부터 안부전화가 온다. 허허 그것참. 안부전화라니, 그 안부전화를 대체 왜 '약혼자와 시간을 두고 떨어져 지내기로 한' 시점에 거느냔 말이다. 그것부터가 여자를 단순한 친구로 생각하는 건 아니지 않나? 단순한 친구라면 약혼자가 있든 없든, 결혼을 했든 안했든, 그냥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거잖아. 이래놓고서 여자가 오해한거라고 말할 수 있는거야? 


남자는 팔에 깁스를 했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집에 바래다주기 시작한다. 며칠이 지나 남자는 여자에게 말한다.



"선숙씨, 저번에 선숙씨한테 욕먹고 나서 생각해봤어요. 내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여자들한테 얘기 많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내가 그런 사람인걸요. 또 선숙씨를 실망시킬 생각하면 나 속상해요. 앞으로 회사 일로 바빠지고 그러면 만날 시간도 없을 거고 ‥‥‥이제 그만 오세요." (p.20)



하아- 말하는 것도 재수없어. 거절의 말은 언제나 단칼에, 의도를 분명히 해야한다. 미적지근하게 하는건 정말이지 쌍방에 도움이 안된다니까. 여자가 자신을 바래다주는 게 좋은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면 설사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도 '이러지마' 라고 단호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에 상처받지만 길게 볼 때 덜 상처받는 길이다. 이 머저리 병신아. 그런데 말하는 걸 보니 앞으로도 저 성격 고치긴 힘들것 같다.



"그동안 선숙씨한테 중독됐나봐요. 집에 혼자 오는데 허전하더라고요. 가끔 이렇게 같이 걸을 수 있죠? 우리 아직 친구 맞죠?" (p.23)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진짜 울트라 짜증난다. ㅠㅠ 저렇게 다정하게 속살거리는 남자보다 더 짜증나는 건, 그 말에 '우리는 친구라도 할 수 있어' 란 생각을 가지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나같은 여자다. 난 친구 따위 필요없다고 냉정하게 돌아서면 되는데, 그간 사랑했던 남자를 앞에 두고 확 뒤돌아 가기는 또 얼마나 어렵단 말인가. 그래, 친구로라도 곁에 있자, 그 생각을 하면서 또 얼마나 비참할까. 친구로 지내다가 또 가끔은 어떤 말이나 행동에 '어쩌면..'하는 기대를 하게 될 지도 모르고. 정말 지옥같아 지옥같아.



어제 여동생과 엄마가 <따뜻한 말 한마디>란 드라마를 보고 있던중에 나도 옆에 가 앉았다. 3분쯤 봤나, 가서 책을 읽는게 더 낫겠단 생각이 들어 난 내 방으로 갈게, 하는데 조카가 이모 가지말고 여기 앉아있어, 라고 하길래 아아 마음이 샤라라랑~ 녹아버려 그래 알았어, 하고 좀 더 앉아 드라마를 보았다. 드라마의 상황은 이랬다. 김지수와 지진희는 부부인데, 지진희가 한혜진과 바람을 폈다. 그 여파로 김지수의 남동생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지진희는 그런 상황을 자책하고 있었으며 김지수는 때로는 자신을 때로는 남편인 지진희를 원망하고 있다. 내가 본 장면에서 지진희는 속상한 마음에 양주를 따라 마시고 있었는데, 김지수는 그런 지진희에게 원망을 퍼붓고 있었다. 왜그랬니, 라며. 그건 바람을 지칭한 거였는데, 물끄러미 지진희를 보다가 나는 여동생에게 말했다.



근데, 저런 상황에서도...지진희라면....도무지 미워할 수 없을것 같지 않아?



여동생은 웃으며 맞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이런거다. 나는 물론 내가 읽은 저 단편 소설속의 남자가 짜증난다. 화가 난다. 그래서 여자가 내 친구라면 이 등신아, 멍청이처럼 굴지말고 만나지 마! 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내가 여자의 입장이라면, 소설의 내용만 놓고 봤을 때, 이런 놈이라면 헤어져야지, 라고 당연한 결론을 낼 수 있다. 그렇지만, 거기에 사람을 대입해보면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어진다. 만약 남자가 지진희라면, 혹은 현빈이라면? 내가 너 따위 안봐, 라며 거칠게 돌아설 수 있을까? 나 역시 찌질하게 '친구'라는 관계로 어떻게든 그의 옆에 있으려고 하지 않을까? 하아- 언제나 그렇다. 언제나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굴복할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당당하게 빠져나와 나의 사랑을 찾아야 하는 법. 그러나 이론과 실제 사이에는 언제나 언제나 멀고도 먼 간극이 있다. 장담한대로 행할 수 없는 멀고도 먼 간극. 저 상황의 남자는 여자에게 지진희고 현빈이었겠지.



"나는 선숙씨가 기대하는 건 줄 수 없어요. 여자를 계속 오해하게 만드는 남자는 지옥 간다고 선숙씨가 그랬잖아요." (p.21)



맞다. 여자를 계속 오해하게 만드는 남자는 지옥에 간다. 지옥에나 가버려라 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남자들아!! 


갑자기 어제의 통화가 생각난다. 


친구: 내일 날씨 더 춥대. 알고있어?

나: 아니.

친구: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거야, 날씨 춥다는 것도 모르고.

나: 이렇게 너가 말해주잖아.



난, 내가 하는 어떤 말들이 상대를 기분 좋게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친구도 웃었으니까. 단편 소설속의 남자도 자신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말들이 여자에게 다정하고 사랑스럽게 가 박힐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을거다. 그러면서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걸 은근히 즐기고 있을것이고. 정말 몰랐다는 말은 말짱 거짓말이다. 상대가 나를 좋아하길 바라면서 나는 너랑은 감정의 결이 달라, 라고 말하는 순간에 약간은 뻐기는 마음이 들기도 했을 것이다. 지옥에나 가버려라.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도 지옥에 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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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4-02-04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본인(?)이야기 입니까???

그나저나 팔에 깁스한 인간을 뭐하러 바래다 줬을까요? 다리몽댕이가 부러진 것도 아닌데....

저 남자의 모든 행동은 일종의 "피싱그라운드 신드롬"이 아닐까요...다시 말해 "어장관리"

다락방 2014-02-04 10:30   좋아요 0 | URL
가방을 들어주고..뭐 그랬습니다. 그 시간이 행복하다고 여자는 말해요. 잠깐동안 남자를 집에 바래다주는 그 시간이요.

분명 어장관리의 일종인데 본인은 정말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겠죠. 흥. 나쁜놈!!

단발머리 2014-02-04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카페라떼 톨 사이즈 엄청 좋아하는데, 저에겐 이런 경우가 없었지만, 없었지만.... 흐흐흑
이런 경우가 없었지만, 이런 남자는 정말 짜증나네요.

남동생분 표현이 적당합니다.

ㄱ ㅅㄲ...

다락방 2014-02-05 09:39   좋아요 0 | URL
저런 남자가 짜증나는 건 말이죠, 외부에서 제삼자의 눈으로 볼 때에요. 정작 그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는 그 남자가 짜증나는 게 아니라 애를 태우죠. 하아-

감은빛 2014-02-04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런 남자가 잘 이해가 되지 않네요.
친하게 지내는 이성 친구나 선후배가 있긴 하지만,
매일 찾아가서 신나게 수다를 떨고,
그것도 상대가 오해할 정도의 시간과 정성이었는데도,
그게 아무런 감정이 아니었다는 건 좀 이상하네요.

그 여성에게 집으로 데려다달라고 하는 상황도 웃겨요.
물론 책을 안 읽고, 다락방님의 글만으로는 당연히 다 이해하기 어렵겠지만요.

잘 지내시죠?
명절과 함께 맞은 1월 말과 연휴가 끝나고 맞은 2월 초는 정말 죽음의 시간이네요.
정신없이 바쁜 날입니다. 그래도 잠시 짬내서 들른 알라딘이 조금 여유를 찾아주네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다락방 2014-02-05 09:43   좋아요 0 | URL
저런 남자라면 정말이지 욕심이 많은 남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과 정성을 쏟아 여자와 대화하는 걸 즐긴다면, 분명 그 여자를 어떻게든 다른 사람보다 '좋아하고는' 있는거겠죠. 그러나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로 삼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는 머릿속으로 '더 나은 여자'를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를테면 더 예쁘다던가 더 쭉빵이라던가 더 돈이 많다던가 하는식으로 말이지요. 그런 여자를 애인으로 겟한뒤에 저렇게 이야기가 잘 통하는 여자는 친구로 여기저기 박아놓는거죠. 그럼 애인도 갖고 속 깊은 이성친구도 갖는 거니까요. 나를 이성의 눈으로 본다는 걸 알면서도 단호하게 '노' 라고 말하지 않는건, 그런 남자들이 착하거나 배려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누군가 나를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상황'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인것 같아요. 결국, 이것도 저것도 다 갖고 싶은 욕심이 그의 안에 넘쳐나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뭐, 저도 일종의 그런 여자이므로 같이 욕먹어도 싸요. -_-

잘 지냅니다.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어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개 2014-02-0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착각은 자유란말도 있긴하지만,
사람관계에서 상대방이 내게 호감이 있다 없다 정도는.. 특히나 남녀사이에서는
왠만하면 정말 눈치가 없는 사람빼고는 다 알아차릴텐데요...

흠....아니면 나도 이사람에게 호감이 있으나 친구로서만 가진 호감이니까
상대방도 내게 보이는 호감이 나와 같은거라고 생각하는건가?....

다락방 2014-02-05 09:46   좋아요 0 | URL
물론 호감이 아닌데 착각하는 경우도 더러 있긴하지만 말입니다. 참 그렇네요. 우리 사이에 오고간 그것이 그게 아니란 말이라니. 이런 관계는 애인 사이의 그것이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상대는 친구 사이의 그것이라고 생각했던걸까요, 정말?

저는 그런 생각을 해요, 아무개님. 때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감정이 어떤 색깔인지, 어떤 형태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요. 그러면서 헤매고 다닌다고 말이지요.

레와 2014-02-04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얘긴줄 알고 깜짝 놀랐네. -.-

다락방 2014-02-05 09:47   좋아요 0 | URL
참 여자들이 살면서 이런 남자들을 한 번씩은 만나는구나 -_- 짜증나..

화이트 2014-02-0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락방님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자신의 상황은 항상 감정이 개입되니까요~~^^;; 합리적인 결정인데도 그에 따라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조건일까요? 인간이니까요. 그래서 울고 웃게되고 나중에 추억하고 그런 것 같아요. ㅠㅠ . 근데 전 이런 상황이 안생겼음 좋겠어요. 생기면 그 속에 빠져 허우적거릴거니까요.^^

다락방 2014-02-05 09:49   좋아요 0 | URL
외부에서 제삼자가 단호하게 결론을 내려줘도 그대로 실행을 할 수 없는건 바로 그 감정이란 것 때문이겠죠. 당사자도 제삼자가 된다면 분명 똑같은 충고를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사람인데 말입니다. 결국 결정은 자신이 내리는 것이고, 그 결정이 힘든 이유는 내가 그를 특별히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놈의 빌어먹을 감정 때문인거죠.

저도 이젠 늙어서 그런지(ㅎㅎ) 이런 상황에 빠져들고 싶지 않아요. 생각만해도 피곤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네요. 어휴..

moonnight 2014-02-04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와 감정이 같다고 생각할 충분한 상황을 만들어놓고서는 난 아니었는데 네가 오해했네 어쩌고 하는 남자들은 다 지옥으로 던져버려야 합니다. -_- (예전에 많이 아팠다는. 흑. ㅠ_ㅠ;;;)

이럴 때 저는 나이가 드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이상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서요. ^^

다락방 2014-02-05 09:50   좋아요 0 | URL
나는 사랑 그는 우정, 그 기준이 대체 어디서부터 갈라지는걸까요? 어떻게 이게 사랑이 아니라는건지, 원. 대체 상대가 생각하는 사랑은 뭐기에...

저도 더이상 흔들리고 싶지도 않고, 그러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죠, 문나잇님, 이것도 사람 하나 대입해보면 쉽게 답 나옵니다. 갑자기 현빈이 다가와서 내게 속깊은 이성친구를 해달라고 하면, 전 애태우면서 그 역할을 기꺼이 수락할거에요. ㅠㅠ

비로그인 2014-02-05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동문회 커플 모임때 같이 가자고 하고, 같이 둘이 영화보러가자 하고, 옷 따틋하게 입고 다니라는 둥...암튼 별 .. 하도 이상해서 쇼부를 내야할 것 같아 물어보니, 지는 여자로서 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그런 새끼도 본 적이 있어요 ㅠ 정말 한대 콱 ...

공대 96 ..xx ㅠ
그 이후로는 면상도 보기 시러 공대 캠퍼스는 가지도 않았다는 ㅠ

근데 그런 남자들 있어요..있더라구요.
그러니까..확실한 건 절대 날 사랑하는건 아니라는..

남자가 사랑하는데 그럴수는 없으니까요.
더군다나 여친 따로 놔두고?
그때 그 공대 96 은 여친은 없었지만ㅠ
그냥 심심풀이..친구 정도..~~
뭐 열 여자 거부 안하는 느낌 ?
제길슨 ..

다락방 2014-02-05 09:54   좋아요 0 | URL
동문회 커플 모임에 같이 가자니...아니 여자로 생각해본 적도 없는 사람한테 너무 무례한거 아닙니까? 한.번.도. 없다니. 어디서 거짓부렁을...아우..욕 나오네요. ㅠㅠ 욕심많은남자새끼죠. 나쁜 쉐키..ㅠㅠ 그런 놈들은 진짜 지옥에 가야합니다. 나쁜놈들 ㅠㅠ

기억의집 2014-02-05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 책 몇달 전에 읽은 모라사키 서점의 나날들하고 내용이 너무 비슷해요. 사귀던 남자가 어느 날 밥 먹으면서 자기 결혼한다고... 후레자식이죠. 잔뜩 맘만 흔들어놓고... 저는 작년에 다음의 미즈넷 열혈독자였는데 저런 비슷한 경우 많더라구요. 유부남(녀)가 싱글인 것처럼 다른 사람 사겨 맘 흔들어놓고 나 결혼했어 이런 경우... 자기도저히 못 헤어질 것 같은데 어떡했으면 좋겠냐는 글 올리면 정신차려란 글이 대부분이었어요. 상간녀 혹은 상간놈으로 취급돼 위자료 청구되기 전에 헤어지란 답글들....한 여자한테 만족하지 못하는 것들은 결혼하면 안되는데.. 저런 경우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양다리의 설레임~

다락방 2014-02-05 16:11   좋아요 0 | URL
이런 놈들이 세상엔 아주 많기 때문에 여기저기 소설이며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요. 먼로의 단편 소설에도 등장하거든요. 내 애인인데 여행가더니 결혼한다는 엽서를 띄우는 남자... 쩝. -_-

욕심이 많은거죠. 누구도 놓기 싫고 포기하기도 싫을만큼. 영혼과 육체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여기저기 팔을 뻗치는. 그런 사람에게 결혼 제도는 정말 안맞죠. 제 경우에도 한 사람에게 오래 만족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결혼은 옳지 못한 것 같아요. 끙.

마노아 2014-02-05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 엄청 공감이 가네요. 지옥에 갈 많은 인간들...ㅜ.ㅜ
그나저나 그 남자가 지진희나 현빈같으면 좀 이해라도 가겠는데... 하아...;;;;;

다락방 2014-02-05 16:11   좋아요 0 | URL
이 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슬프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진희.........는 양반이죠. 어떻게든 친구로라도 남아야죠. 하아-

2014-02-05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5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사르 2014-02-06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옥이 아주 복닥거리겠어요. 저런 놈들이 많아서.
나도 괜히 옛날 생각 납니당. 저런 놈들은 어디에나 널렸다니까요. ㅎ

ㅋㅋㅋㅋ. 어떻게든 친구로라도..에 왜케 공감이 가나요. 하아..ㅠ

다락방 2014-02-07 11:31   좋아요 0 | URL
전 갑자기 다른 생각나네요. 친한 남자아이가 그러더라고요. 한 여자사람친구가 자신에게 파티(모임)에 같이 가자고 했대요. 그래서 정장을 차려입고 같이 갔는데 거기가 사이비 종교집단....모임이었다고........정말 당황스러웠다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세상엔 왜 이다지도 지옥에 갈만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가요? ㅜㅜ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 달라고 한다
이지민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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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퇴근길, 책장 한 장 한 장을 아쉬운 마음으로 넘기고 문장들을 꼭꼭 씹어 읽고 싶었는데, 이 책은 그런 내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했다. 개성없고 밋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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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2-0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킁킁....도대체 어디서 이런 소설책들을 찾아내는 건가요?

전 이제야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다 읽었어요.
연휴에 오히려 책을 더 안읽었네요 술만 마셨어 술만 ㅜ..ㅜ

다락방 2014-02-04 09:56   좋아요 0 | URL
저도 연휴 내내 매일매일 술마셨네요. ㅋㅋㅋㅋㅋ

아 이 작가의 전작 <망하거나 죽지않고 살 수 있겠니>를 괜찮게 읽었어서 이 책이 신간으로 나왔을 때 관심 있었거든요. 그런데 읽어보니 이 단편집은 별로였어요. 킁킁.

moonnight 2014-02-04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어디서 이런 소설책들을 찾아내는 건가요? 2

다락방님 리뷰랑 페이퍼만 읽어도 책 한 권 다 읽은 것 같아요. ㅎㅎ

다락방 2014-02-05 10:11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명절 잘 쇠셨습니까, 문나잇님. 일상으로 돌아오는 게 무척 힘이 드네요. 수요일인데도 적응이 안되고 있어요. 히잉 ㅠ
 
욕망하는 여자 - 과학이 외면했던 섹스의 진실
대니얼 버그너 지음, 김학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12월
절판


일부일처제는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규범이자 또 가장 확고하게 자리 잡은 이상적인 문화로 간주된다. 과연 일부일처제가 표준인 걸까, 혹시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하면서 규범을 고수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부일처제를 그저 옳다고 여기며 그것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일부일처제는 우리가 사랑의 목표로 삼아야 할 대상을 지정해줄 뿐만 아니라 이뤄야 할 가족의 형태, 적어도 꿈이라도 꿔야 할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도 정해준다. 좋은 부모란 어떠해야 한다는 우리의 신념도 일부일처제가 만들어준 것이다. 일부일처제는 우리 사회의 이음매가 터지지 않도록 단단히 결속시키는 또는 결속시켜준다고 믿는 매우 촘촘한 바늘땀이다.
흔히 여자는 선천적으로 일부일처제라는 규범에 더 협조적인 지지자이며 생물학적으로도 이 충실함에 더 적합한 성적 자아를 가졌다고 여겨 왔다. 우리는 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여전히 굳게 믿는다.-19쪽

맥클린톡은 수컷을 요리조리 피할 수 있을 만큼 우리가 넓을 경우, 암컷들은 수컷이 삽입한 뒤 펌핑을 하는 중간에도 밀착되었던 몸을 빈번하게 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교미가 너무 빨리 끝나지 않도록 조정한다는 의미였다. 원숭이나 쥐를 비롯한 동물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수컷이 사정할 때까지 밀착과 교미 그리고 분리와 재밀착을 여러 번 반복한다. 따라서 실험이 보여준 것처럼, 교미 과정을 길게 연장하고 싶은 암컷은 다른 방법으로는 수컷의 교미 시간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교미를 중단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모든 행동들, 수컷을 유인하고 교미 시간을 연장하기 위한 행동들은 다음의 두 가지를 의미한다. 바로 암컷의 의지와 성욕이다. -83쪽

하지만 한 개체로서의 동물에게 임신은 교미의 동기가 아니다. 이는 맥클린톡과 파우스뿐만 아니라 붉은털원숭이를 관찰한 월렌도 분명히 확인했다.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실이다. 각각의 동물 종들은 자신의 종을 영속하기 위해 번식하도록 진화를 거듭했지만, 개체로서의 동물은 그런 번식의 압박을 받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쥐가 "새끼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할 리가 만무하다는 뜻이다. 그런 계획은 암컷 쥐의 소관이 아니다. 암컷을 움직이는 충동은 즉각적인 보상, 즉 만족감이다. 게다가 이 만족감은 경쟁자나 포식자로부터 위해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만족감을 얻기까지 소모되는 에너지를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아야 한다. 또한 교미에 푹 빠져 있는 동안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를 덮을 만큼 큰 만족감이어야 한다. 쉽게 말해 섹스의 만족감이 극도로 높아야 한다는 의미이다.-83-84쪽

미나는 무대에서 또 다른 불균형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시버스가 피험자들에게 발기하지 않은 나체의 미소년이 해변에서 돌을 던지는 장면을 보여준 뒤, 혈류측정기를 통해 발견한 것과 일치하는 점을 명료하게 짚어냈다. "여성의 몸은 흥분했을 때나 아닐 때나 똑같이 보이죠. 반면에 발기되지 않은 남근은 곧 성욕이 일지 않았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성의 몸은 언제나 가능성, 즉 섹스에 대한 의사를 품고 있어요." 그리고 여성이 품고 있는 그 의사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108쪽

미나가 쓰는 기법에도 역시 '분리'의 요령이 들어 있다. 외식을 하기로 했다면 함께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약속한 레스토랑에서 만나야 한다. 밤의 데이트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바로 데이트의 의미이기도 하다. 배우자 혹은 파트너를 떨어져서 볼 기회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전 커플들에게 할 수만 있다면 서로의 파트너가 자기와 상관 없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관찰하라고 말해요. 저도 남편이 문학 강연을 할 때면 강의실 뒤에서 지켜보곤 합니다. 얼마나 매력적인지 몰라요. 강단 위에 서 있는 남편은 저와는 전혀 무관해 보이죠. 남편을 바라보는 제 시선도 낯선 이의 시선이 됩니다."-195-196쪽

1970년에 이르면서 페미니스트 작가인 수전 라이든Susan Lydon이 클리토리스 선언문을 발표했다. 라이든은 "남성은 언제나 여성의 성취향을 가능한 한 남성 편의적으로 정의한다. 여성의 쾌락이 질을 통해 획득된다면, 여성들은 전적으로 발기한 남성의 페니스에만 의존한다는 의미이고‥‥‥, 남성의 쾌락 추구에 동참해야만 여성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질로 성욕의 표준을 삼는 정의는 달리 말하면 성적, 경제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으로 여성을 종속시키려는 것과 같다." 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클리토리스에 대한 타당한 극찬과 더불어 "여성은 머지않아 자신의 해방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고 자신만의 성취향을 뚜렷이 밝히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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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2-04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부일처제가 모든 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자식을 위해선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결혼이란 게 두 사람의 관계만을 위해서가 아닌, 한 가정을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라면
일부일처체가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일부일처제가 아니라 다른 제도가 생긴다고 해도 그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일이 많이 일어날 듯합니다.

명절 잘 보내셨나요? ^^

다락방 2014-02-04 08:38   좋아요 0 | URL
음, 자식을 위해서도 일부일처제가 가장 좋은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는 확신이 들진 않아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자식이 부모에게 지나치게 절대적인 존재가 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크거든요. 일부일처제는 남자와 여자를 부부로 묶어놓는 큰 제약이지만 부모와 자식을 묶어놓는 큰 제약이기도 한 것 같아요. 남편만 혹은 아내만 보다가 자식이 태어나면 자식만 바라보고 자식 때문에 살게 되고, 자식은 때로는 지나친 사랑과 기대를 오롯이 받아내야 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자식은 부모로부터 자유롭기 힘들고요. 결국 일부일처제가 가족이란 끈을 너무 단단하게 묵었놓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단단하게 묶어놓은 끈 때문에 우린 때때로 숨이 막히고요. 남자와 여자 그들이 부부의 관계를 지키는 데에서도, 또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리고 자식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되어지질 않아요. 다른 제도가 생겨도 당연히 완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겠죠. 그것이 이미 '제도'인 이상 말입니다.

어휴, 어제는 연휴 끝나고 출근했더니 하루종일 피곤했어요. 집에 가서도 잠이 안와 계속 뒤척였답니다. 정말로 나 갱년기인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했어요. 하아-

페크pek0501 2014-02-0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갱년기는 아닙니다. 제가 보장할 게요. ㅋ
원래 누구나 월요병이 있는 거잖아요. 게다가 명절 후유증이 있기도 하고요.

일부일처제에 대한 님의 생각을 읽으니 저와 반대 의견인데도 긍정의 뜻으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일리 있는 말씀이에요.

아마 저는 우리 딸들에게 절대적인 존재가 되려고 하지도 않고(남에 비해서)
자식을 절대적인 존재로 생각하지도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키우는 편이라(착각일지 모르겠으나...) 그런가 봐요.
그 제도가 깨져서 만약 여러 부모를 두게 된다면 저는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 같아요.
어떤 엄마가 가장 좋은가, 가장 인기가 있는가, 에서 제가 밀려날 것 같고...
또 (아내가 여럿이라면) 어떤 아내가 가장 좋은가, 에서 밀려날 것 같고... 그래서 생기는 스트레스요.

그래도 일부일처제에선 아이들이 엄마를 최고로 알아 주고, 남편도 (착각일지 모르나) 최고로 알아 주는 게
있잖아요. 가족 내에서도 경쟁을 해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가족 내에선 경쟁하지 않고도 최고로 알아 주는 게 어떤 안정감을 주거든요.
(아무리 못난 엄마라도 아이들은 엄마를 최고로 치면서 크잖아요. 엄마와 떨어지면 울고요.)

어쨌든 다락방 님 덕분에 좋은 의견을 읽고 갑니다.
오늘 하루 즐거운 하루 되세염. ^^


다락방 2014-02-04 10:11   좋아요 0 | URL
일부일처제가 처음 만들어진 의도 자체가 사람에겐 누구나 '첫번째가 되고 싶은 욕망' 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엄마가 많다면, 아내가 많다면 경쟁체제에 들어갈 수도 있겠죠. '내가 일등'이 되고 싶어서 말예요. 그리고 분명 그들중 누군가는 인기가 제일 많을 것이고 누군가는 인기가 없을 것이고..그런 분위기가 형성 될 수도 있을 거고요. 그걸 방지하기 위해 일부일처제라는 제도가 만들어진 게 아닐까 생각해요. 자, 네 아내고 네 남편이고 네 자식이다, 그러니 경쟁하지 말고 이들을 최고로 알아라, 라고 말이지요. 보호의 명목이고 그래서 대체적으로 그것은 그런대로 잘 지켜져오고 있지만, 그 경계선이 사람을 누르는 부분이 분명히 있고요. 저는 경쟁의 스트레스 말고 다른 부분들도 짐작되어 지거든요. 다양한 어른들과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다양한 의견과 자유스러울 수 있는 면 같은거요. 가족 이라는 단단한 경계선이 그냥 툭- 끊어져 버린다면, 오히려 더 안달하는 마음이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말이지요. 지금은 '내가족' 이란 경계 때문에 오히려 경쟁이 더 심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경계가 사라진다면 경쟁 자체도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 자체는 아직 제가 비혼이기 때문에 드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정말..갱년기가 아닐까요? 저 막 온몸이 뜨거워졌는데요? 전 전기요 깔고 자는것도 아닌데 이불도 막 차버렸다가 옷도 벗어봤다가 한참을 뒤척였어요. 너무 뜨거워서 못자겠는거에요. 갱년기가 되면 몸이 막 뜨거워진다는데, 그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지만...정말 갱년기라면...너무 빨리 찾아온....거니까........아니겠죠? 그저 그날 하루의 불면인거겠죠? ㅠㅠ
 
그 여름의 거짓말
주디 블런델 지음, 김안나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절판


"이번 춤은 저와 추시겠습니까?"
"여기에서요?"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 기다려." 그가 다시 앉자 실망감에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이 남자와 함께 춤을 출 생각도 없었으면서. 춤을 춘다면 미친 짓이겠지. 이름도 모르는데. 그는 허리를 숙였고, 나는 그가 구두끈을 끄르는 것을 보았다. 구두를 벗고 나서는 양말도 벗었다. 그의 발이 달빛을 받아 하얗게 빛났다. 그 발을 쳐다보는 것은 너무 뻔뻔한 짓 같아서 나는 시선을 돌렸다.
"네 발가락을 부러뜨리고 싶지 않아서 그래." 그가 말했다. "내가 춤을 아주 잘 추지는 못하거든."
-65-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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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엔 뼛속까지 나쁜 놈이 존재하는데, 그렇게 나쁜 놈과 철들지 않은 놈이 결국 종이 한 장 차이란 생각이 든다. 넌 아직 철들지 못한거니, 정말 사악한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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