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디는 회사에 있지만 일하기 너무 싫고, 그래도 억지로 일을 좀 해보려고 하면 졸음이 마구 찾아오니 이를 어쩌면 좋은가..이럴 땐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알라딘에 올라온 다른 친구들의 글을 읽거나 내가 페이퍼를 쓰면 된다. 알라딘에 사람들이 책 읽고 글 써서 올리는 거 너무 좋다! 읽었던 책에 대한 같은 혹은 다른 감상 읽는 것도 재미있고, 그 책에 대해 작게 수다 떠는 걸 보는 것도 즐겁다. 달리기에 관심이 생겨 달리기 책 읽는 사람의 글 보는 것도 너무 좋고, 수십권의 책을 읽고 수다를 떠는 글을 보는 것도 너무 좋아. 알라딘이 너무 좋은 건 이렇게 책에 대한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 많아서인 것 같다. 내가 어디가서 책 이야기를 하거나 들을 수 있겠는가!




나는 언젠가부터 나의 힐링이 그림으로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왔다. 내가 그림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누군가 그림을 보고 힐링이 된다, 힐링하기 위해 화가의 작품집을 본다고 했을 때 너무 있어보여서, 나도 그렇게 되고자 했지. 그러나 나는 인정해야만 했다. 나는 고흐의 그림으로, 드가의 그림으로 힐링되는 사람이 아니었어. 나는... 이제 부정할 수 없다. 나는 음식 사진으로 힐링 되는 사람이야.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오늘 또 한권의 요리책, 음식 사진이 가득 담긴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북플 친구 덕에 알게된 책. 아아, 이 책은 얼마나 나를 위로할까..














나는 아마 이 책을 넘기면서 가정식을 요리해볼 생각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완성된 음식 사진 보면서 아아 너무좋다 너무 좋다 하게될 것이야..나는 누군가의 밥상 사진을 보고 요리 사진을 보는 게 너무 좋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 뭐 들어가는 거아니면 딱히 누가 먹는 모습을 보고 싶진 않고, 그래서 소위 먹방? 이런 것도 잘 안보는데, 그런데 이렇게 막 이런 요리 사진 이런거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장바구니에 넣어뒀다.


















이 책도 장바구니에 오늘 들어간 책이다. 처음에 어떻게 보게된거지? 어쨌든 오늘 아침에 암스테르담 풍경을 보게된 거다. 그런데 너무 예쁜거다! 검색창에 암스테르담 여행 쳐놓고보니 암스테르담 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글들이 여러개였다. 오호라. 하이네켄 박물관이 있다고? 으아아악.


그래서 알라딘에 와 네덜란드를 넣고 책을 검색했다. 그저 글로만 쓰여진 책이 아니라 사진이 있는 누군가의 글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미리보기 해보니 사진도 있더라. 내가 볼 수 있는 화면에서는 그런데 사진들이 다 작고 아직 내가 좋아라 하는 류의 사진은 안나왔지만, 그래도 사서 읽으면서 넘기다보면...내가 내년 여름엔 암스테르담에 가게 되지 않을까?

















장바구니엔 이 책도 들어가있다.

'여성의 재생산권에 대해 각자 다른 법과 역사를 지닌 프랑스, 네덜란드, 아일랜드, 루마니아, 폴란드 다섯 나라를 방문해 활동가들을 인터뷰한 이야기'라고 하니, 얼른 읽고 싶다. 지하철 안이나 까페에서 이 표지를 여러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다. 자 사람들아, 이런 책이 있다. 유럽 낙태 여행이란 제목을 가진 책이 있어. 이런 책을 쓰는 여자들이 있고 또 읽는 여자도 있다. 사람들아, 이런 책이 있다!!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어제는 닷새만에 요가를 갔다. 오랜만에 가니 매 동작들이 힘들었는데, 그렇다면 자주 가면 안힘드냐 하면 또 그건 아니야? 그냥 힘들다. 여러분 요가는 스트레칭이 아닙니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명상이라고 생각하시면 클나요. 노노 네버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졸 빡센 운동인 것입니다!! 스트레칭을 하더라도 온 몸이 찢어지는 것 같은 극강의 고통... 아무튼,


어제는 코어 요가라서 차마 다 따라하지도 못했어. 나란 여자.. 요가 일 년 했지만 되는 것보다 안되는 게 더 많은 여자. 그래서인지, 요가 선생님들 진짜 대단하다고 느낀다. 나는 바둥바둥 거리다가 하지도 못하는 힘든 동작들을 하면서,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계속 말을 하는 거다. 호흡을 놓지 마라, 가슴을 펴라, 셋, 둘, 들이쉬고 내쉬고... 나는 버티느라 호흡도 잊어버리기 일쑤인데, 이렇게 선생님이 호흡 챙기라고 하시면 그제야 '아, 또 호흡을 잊었네' 하고는 호흡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 이 힘든 동작, 나는 호흡조차 잊어버리는 동작에서, 선생님들은 어떻게 말까지 하는걸까?



어제 스트레칭 중에는(잘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일단 엎드린 채로 팔을 양쪽으로 펼친 후에, 한 쪽 팔을 뒤로 넘겨 몸까지 젖혀지게 하는 동작이 있었다. 다리 역시 반대쪽으로 가고. 엎드린 채로 뒤로 왼팔과 오른팔을 만나게 하는건데, 이건 진짜 가슴이 활짝, 아주 활짝 젖혀지는 동작. 그간 요가를 하면서 내가 가슴을 움추리고 살았는데 요가에서는 펴게 시키는구나, 하고 나름 뭉클했었는데, 어제는 그간 가슴 편 동작들 중에 최고로 가슴을 펴는 동작이었어. 어깨를 열었다고! 어제 한 동작은 정말이지, 요가를 다니지 않았다면 살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동작이었다!



나는 몹시 좋았다.


12월이면 요가 등록기간이 끝나는데, 어제는 요가 마치고 가면서 리셉션으로 가 '1년 등록 얼마지요?' 물었더랬다. 크- 다시 일 년을 등록해야겠어...



이번주에 요가 네 번 가는게 나의 목표인데, 그렇다면 어제 갔고, 오늘,내일,모레..를 연속해 가야 한다는 말이 된다. 내가..갈 수 있을까?



요가 좋아 ♡

못하는데 계속 좋아 ♡

나를 봐주지 않는 사람을 계속 혼자 사랑하는, 이거슨 바로 그 짝사랑과 같아... ♡

못하지만 좋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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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8-08-30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락방님~ 저도 알라딘 친구의 글 읽거나 제가 쓰는 거 좋아하고, 요가도 좋아해요~ 저도 한 주에 4번이 목표에요!!^^ 뭔가 락방님과 공통점이 느껴져서 좋네요~ㅎㅎ

다락방 2018-08-30 15:41   좋아요 0 | URL
우와 공통점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요? 중요한 건 다 공통점인데요?! 반갑습니다!! ㅋㅋㅋㅋㅋ

일주일에 네 번이 목표기는 한데 사실 ... 네 번까지 가게는 잘 안되더라고요. ㅠㅠ 이번주도 아마 네 번은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노력해 보겠습니다. 우리 함께합시다!! >.<

무해한모리군 2018-08-3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가는 진짜 좋은 운동인거 같아요. 저도 목통증 백약이 무효였는데 요가 일주일에 이틀하고 좋아졌거든요. 주 52시간 근무기념으로 다시시작해볼까봐요.

편의점으로 받도록 주문한 책이 안오고 있어요. 읽고싶은 열정이 꺽이기 전에 도착해야 되는데 걱정이예요 ㅋㅋㅋㅋ

다락방 2018-08-30 16:11   좋아요 0 | URL
저는 처음보다 코어에 힘이 더 생긴것 같단 생각을 해요. 그래서 요가는 좋구나, 싶지만 여전히 못하는 거 너무 신기해요. 어쩜 이렇게 한결같이 못하는지 ㅋㅋㅋ 요가를 하기 전에 저는 제 몸이 되게 유연한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요가를 시작하고 보니 제 몸이 세상 비루한 육신이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책장 주문한 게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책장 도착하면 아마도 거기를 가득 채울 책을 또 사고 싶겠죠...아 인생 뭘까.. Orz

비연 2018-08-30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가 좋아요 ~^^
이제 배운 지 흠... 두달 정도인데도 몸이 좋아진 느낌..은 나의 착각? ㅎㅎㅎ 쭈욱 해보려고 해요 으쌰으쌰

clavis 2018-08-30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내년엔 요리로ㅠㅠ
come here~♡♡
 

저 좀 주세요.

두 장 필요합니다.


꾸벅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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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0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8-30 11:02   좋아요 0 | URL
우앙 감사합니다!!

2018-08-30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8-30 11:0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잘 볼게요! 히히.

2018-08-30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8-30 14:31   좋아요 0 | URL
으앗. 제가 일요일에도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주신 쿠폰 알차게 써서 말이지요. 흐흣. 감사합니다!

붕붕툐툐 2018-08-30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게 있는 건 어떻게 아시는 거예요?ㅋㅋㅋㅋ

다락방 2018-08-30 15:41   좋아요 0 | URL
나의계정에 들어가면 있어요. 영화쿠폰 이나 커피할인쿠폰 둘 중에 하나 선택하는 거예요. ㅋㅋㅋㅋㅋ

2018-09-03 2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4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7 0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9-07 09:5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사람 일은 알 수가 없고 그러니까 미래를 알 수가 없고, 그것은 책을 읽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모계사회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아 얼마나 흥미로운가 현존하는 모계사회라니, 그런데 뜻밖에 개 이야기를 보게 된다. 개. 그래, 그 멍멍짖는 그 개다. 그리고 이야기속의 개가 너무 착해서 눈물이 난다. 개를 좋아하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떠오르는 오늘 지하철 안이었다. 개는 무엇일까, 개는 어째서 이럴까, 개는 어째서 이렇게 착하고 착하고 착하고 착한걸까. 왜 그런걸까. 대체 인간이 뭐라고, 인간에게 이다지도 착한건가..개 뭐죠?


그러다 내가 개 같은, 그런까 개 과의 인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렇다. 나는 늘상 거울을 보면서 '음, 고양이과의 얼굴이야' 라고 생각하지만, 내 주변에 물어보면 아무도 내게 '응 너는 고양이과의 사람이지' 한 적이 없다. 돌아오는 대답은 '너는 개 과지' 혹은 '언니는 곰이지..' 였어... 내 눈은 개의 그것과 닮았다고 했다. 나는 아무리 거울을 들여다봐도 고양이 같은데.. 내 성정 역시 고양이 같은데, 나를 '잘'아는 사람들은 나더러 개..를 닮았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게 그런 말을 했지. 내 남동생은 항상 내가 자기를 보면 '주인 만난 강아지마냥 꼬리를 흔들고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너무 잘 알고, 또 나는 그게 너무 티나는 사람이야. 헤어진 애인 역시 내게 그랬었다. '주인 만난 강아지마냥' 좋아한다고... 그리고 또 그런 얘기도 했었다. 너는 '얘가 나를 좋아하는걸까?'라는 의심을 일절 들게 하지 않는다고.. 나는 좋아하면 폭풍 좋아함을 쏟아내버려, 상대가 한 치도 의심할 수 없게 한다. 그런 나는 정말이지 개 과의 사람인걸까..나는 도도한 고양이, 쉬크한 고양이이고 싶은데..어째서 나는 충실한 개이지요???


그런데 개 너무 좋지.. 나는 지금 어떤 반려동물과도 함께 살지 않지만, 만약 내가 앞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게 된다면, 거침없이 고민없이 개를 선택할 거다. 나는 충실한 개가 좋다. 다정한 개가 좋아. 개 너무 좋지 않아요? 개...



밑에 인용은 이 세상에 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몰리님, 쇼님.... 읽으세요...... 저격. 두둥-



개야, 바꿔주지 말지 그랬어, 왜 하필 인간하고 바꿨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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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8-30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대체 왜 이렇게까지 멍뭉이가 좋아 미치는지 했는데..... 알고 보니 내 생명이었어..... #멍뭉isMyLifeeeeeee

다락방 2018-08-30 09:40   좋아요 1 | URL
개 너무 착해 그래서 슬퍼요. 너무 착해서 슬퍼.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이런 공식이 성립한다. 나는 개..랑 같은데,

다락방=개=쇼님 라이프....????????????

이런건가요??

syo 2018-08-30 09:49   좋아요 1 | URL
치밀한 공식이다..... 등호가 두 갠데 어디 끊어낼 자리가 없어.....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8-30 10:10   좋아요 1 | URL
역시...저는 수학적 뇌가 발달했는가 봅니다. 나이쓰~~!!

무해한모리군 2018-08-3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슬픔얘기예요.
어린시절에 쥐약을 먹고 죽었던 내친구 멍구가 요즘도 때로 꿈에 나와요.
기쁨은 정말 강아지처럼 크고 분명하게 표현해야겠다고 늘 생각해요.

다락방 2018-08-30 14:31   좋아요 0 | URL
강아지들 너무 착해서 너무 슬프죠 ㅠㅠ
너무 예뻐서, 착해서,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 강아지 한마리 데리고올까 싶네요... ㅠㅠ
 
레베카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책장을 펼치자마자 시작되는 '맨덜리' 저택에 대한 묘사는, 공간적 배경에 크게 흥미가 없는 내게는 지루하게 느껴졌다. 왜 이렇게 장소에 대해서 설명할까.. 이어지는 내용이 금세 흥미로워져 정신없이 읽었는데, 다 읽고나서는 맨 앞에 저택에 대한 설명이 나올 수 밖에 없었구나, 하고는 처음으로 돌아가 그 부분을 다시 읽어야 했다. 뭐랄까, 오랜만에 '소설이란 이런 거지'하는 걸 제대로 느꼈달까.


처음 이 소설이 시작할 때 느껴지는 건 흥미로움이다. 돈이 없어 적은 연봉을 받으며 엄마뻘인 부인의 '동반자'가 되어야 하는 아직 어린 '나'는, 부인의 시중을 들며 부인의 오지랖 넓은 성격 때문에 당혹스러워하지만, 그 성격 덕에 '맥심'이란 마흔 두살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이 남자는 '나'와 신분이 다르고 나이차이도 많고 게다가 일년전에 아내를 잃은 터라 상실감에 젖어있어 전혀 연결점이 없어 보였지만,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되고 남자는 알게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 청혼을 한다. 부모님이 안계셔 적은 연봉이라도 반드시 필요했던 '나'는 마침 내가 사랑을 느끼는 부유한 남자로부터 청혼을 받았으니, 그와 함께 살날을 꿈꾸며 그의 저택으로 함께 돌아가게 된다.



'내'가 저택으로 돌아가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 느껴지는 건 이제 '슬픔'이다. 저택 곳곳에 전(前)부인 '레베카'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고, 이 큰 저택을 관리하는 집사며 하녀들 모두가 레베카에게 길들여져있었다. 레베카가 쓰던 방은 아직도 고스란히, 방금 전 사람이 있었던 것처럼 관리되고 있었고, '내'가 하다못해 꽃을 꺾어와 꽂으려 해도 '레베카는 저 화병에 꽃을 넣었지'하는 말을 듣기 일쑤다. 지금 맥심의 아내는 '나'이고 지금 이 저택의 '드 윈터 부인'은 '나'인데, 이 저택은 여전히 전(前) 드 윈터 부인의 취향대로 관리되고 있다. 게다가 그녀가 만나는 남편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한결같이 레베카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얼마나 지혜로웠는지를 얘기한다.



어느 여름날 아침, 나는 라일락을 한 아름 안고 서재로 들어가며 프리스를 찾았다. "프리스, 이 라일락을 꽂을 키 큰 화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원 곁방의 것은 너무 작아요."

"라일락은 늘 응접실의 흰 화병에 꽂습니다, 마님."

"화병이 망가지지 않을까요? 약해 보이던데."

"돌아가신 드 윈터 부인은 늘 그 화병을 사용했습니다, 마님."

"아, 그렇군요, 알겠어요." 흰 화병이 도착한다. 벌써 물이 차 있다. 나는 라일락 가지들을 하나씩 화병에 꽂아 넣는다. (p.206-207)





그러니 남편인 맥심 역시 당연히 레베카를 그리워하고 있지 않을까. 가끔 '당신이 불행해 보이는데 이 결혼은 잘한걸까'라고 묻는 맥심을 보며 '그는 레베카를 생각하고 있구나' 라고 의심하는 건 얼마나 당연한가. 말없이 가만 있는 그의 표정을 보면서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레베카 생각을 할까' 하고 나로서는 의심할 수밖에 없지 않나.



"거실이 언제 지금처럼 꾸며진 거죠?"

"내가 결혼했을 때요."

"그럼 큐피드 상도 그때 놓였겠군요?"

"그럴 거요."

"그 전까지는 창고에 있었고요?"

"아니, 그렇지는 않아요. 사실 그건 결혼 선물이었소. 레베카는 도자기에 관심이 많았거든."

나는 차마 그의 얼굴을 바라볼 수 없었다. 그래서 손톱만 만지작거렸다. 그는 그 단어를 아주 자연스럽게, 아무렇지 않은 듯 입밖에 냈다. 전혀 힘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잠시 후 나는 슬쩍 그를 곁눈질했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벽난로 앞에 서 있었다. 레베카를 생각하고 있어. 나는 생각했다. 내가 받은 결혼 선물이 레베카가 받은 결혼 선물을 깨뜨리게 된 상황이 의아하겠지. 큐피드 조각상을 선물한 사람이 누구일지 기억할까. 그 선물을 보고 레베카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다시 떠오를까. 레베카는 도자기에 관심이 많았군. 레베카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큐피드 포장 상자를 조심스레 열고 있을 때 그가 그 방으로 들어갔는지도 몰라. 레베카는 그를 보고 미소 지었겠지. '우리한테 어떤 선물이 왔는지 한번 봐요'라고 말했을 거야. 상자에 손을 넣어 그 도자기, 손에는 활을 들고 한 발로 서 있는 정교한 큐피드를 꺼냈으리라. '이건 거실에 두어야겠어요.' 레베카는 이렇게 말하고 맥심과 함께 큐피드를 열심히 살펴보았겠지.

나는 계속 손톱을 만지며 딴청을 부렸다. 내 손톱은 볼품없이 짧았다. 특히 엄지손톱은 생살이 드러날 지경이었다. 나는 다시 맥심을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벽난로 앞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내 목소리는 침착했다. 마구 들끓는 가슴속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는 담뱃불을 붙였다. 그날 하루 동안 스물다섯 개피는 피워댄 듯했다. 이제 겨우 점심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그는 벽난로에 성냥을 던지고 신물을 접었다.

"별 생각 안 했오. 왜 그러오?"

"아니, 그저 당신이 너무 심각해 보여서요. 어딘지 멀리 가버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p.222-223)



나는 매사에 이런 식으로 의심하게 된다. 남편이 말이 없으면 레베카 생각을 하겠지, 라고 그 상황을 상상하며 속을 끓이고 하인들은 지금 서로 이런대화들을 나누겠지, 하고는 또 애를 태운다. 그녀가 지금 이 저택의 안주인인데도 불구하고 그런데 그녀가 이 저택에 여전히 손님인 것만 같다.



그녀가 이렇게나 어리지 않았다면, 게다가 자신의 계급에서 오는 자격지심에 시달리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이 모든 상황에서 담대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라일락 화병으로 그거 싫은데, 다른 거 가져와, 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도 아니라면 직접 일어나 저택을 돌아다니면서 맞는 것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가 조금 더 당당한 성격이었다면, 세상 무서울 게 없이 맞서 싸우는 여자였다면, 그랬다면, '당신이랑 있을 때 자꾸 과거 아내의 흔적이 느껴져, 내가 제대로 느끼는거야?'라고 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서툴고 갈 길이 멀다. 제대로 맞서 싸우지를 못하고 그저 슬픔속에 내동댕이 쳐진다. 그 슬픔에 빠져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의심, 그저 의심 뿐이다. 그 의심들은 당연히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로 닿게 되고.



그런데 '내'가 그를 사랑한다. 이 압박감, 내가 주인이 아닌 것 같은 저택이 주는 압박감에 시달리느라 사랑하는 맥심이 집을 비웠을 때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고, 실제로 다른 곳에 있었더라면, 하고 다른 곳이 더 편안할 거라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런데 내가 그를 사랑한다.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너무 슬프고, 전 부인의 흔적이 너무 곳곳에 남아 너무 힘든데, 그런데 내가 그를 사랑한다. 저택을 둘러싼 모든것, 심지어 일하는 사람들마저도 내게 적대적인데, 그런 환경속에서 꿋꿋이 내가 남편을 사랑해. 그런 남편이, 내가 사랑하는 남편이 틈만 나면 내 옆에서도 전 부인을 그리워한다고 생각하니..



아 이것은 너무나 깊은 슬픔이 아닌가, 슬픔의 새드니스.. 슬픔 오브 슬픔... 결코 내가 놓이고 싶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나는 '나'의 이 슬픔에 푹 빠져서, 아, 혹시라도 내가 재혼하는 남자와 결혼하게 된다면, 큰 저택에 사는 남자랑은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만것이다. 그가 혼자라면,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든 그의 옆에서 나로 인한 행복을 느끼게끔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수시로 좌절될 지언정,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 그에게 내 사랑을 알리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싼 많은 이들이 자꾸만 '너는 그의 전부인보다 못하지롱~' 이러면, 내가 그걸 어떻게 이겨낸단 말인가. 만약 재혼하는 남자가 내게 결혼하자고 한다면, 그가 너무 큰 집에 살지 않기를 바라야겠다.


또한 '지나치게' 사교적이었던 남자여도, 나는 그의 두번째 부인 자리를 거절하리라. 동네 사람들도 만날 때마다 '니네 저택에서 열렸던 그 무도회는 진짜 짱이었어!' 이러고 있으니, 날더러 대체 어쩌란 말인지. 나는 그녀가 아니야, 나는 나야. 나는 그녀처럼 승마를 하는 것도 아니고 바다에 나가는 걸 좋아하지도 않아. 이렇게 너무 사교적인 남자는 주변에 너무 흔적을 많이 뿌리고 다녀서 내가 처리하기 곤란해...만약 나에게 자신의 두번째 부인이 되어 달라고 하는 남자가 너무 사교적인 남자라면, 나는 거절하고 그냥 데이트나 가끔 하며 살자고 해야겟다. 어휴, 내가 이제와 그렇게 힘든 길로 갈 순 없어...


라고 나는 레베카의 슬픔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가,



아아, 정녕 소설이란 무엇인가,



이제부터는 스릴있어 지기 시작하는 거다. 아니, 슬픈 사랑이야기가 어떻게 살인 심리 미스테리 공포..같은 게 되어버렸지? 이 전개는 놀랍도록 자연스러워서, 이제는 '아아, 이제 어떻게 될것인가, 모든 비밀은 밝혀질 것인가' 하고 초조하게 결말을 향해 달려가게 되는 것이다.


소설이 이렇게나 놀랍다. 흥미와, 슬픔과, 초조함을 다 주는 것이야.



게다가 그녀가 생각했던 것이 다 맞는 게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이런 거다.


'내가 생각하는 그것은 과연 그것인가'

'내가 짐작하는 그것은 정말 그것인가'



내가 사랑한다고 온전히 그 사람을 알 수 있을까? 나는 그저 나의 '사랑'에 갇혀서 내가 보고싶은 대로 보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니까 내가 생각을 오른쪽 방향에 놓았기 때문에, 나는 모든 사소한 일들을 오른쪽에 맞춰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실제로 '내'가 생각한 것은, '나'의 짐작은 달랐다. 나의 모든 생각에 맥심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라고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틀렸어!

내가 틀렸다!



어떤 '틀림'은 그러나 얼마나 좋은가. 차마 그 대답이 두려워 묻기를 참아왔는데, 그러나 진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진실은 나의 불행이 아니라 행복을 가리키고 있었어!!




또한 물음을 준다.

나는 '이렇다 해도' 그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소설속의 '나'는 그랬다.

그렇지만 여기 이곳의 '나'는 잘 모르겠다.

끊임없이 물었다. 이게 가능할까, 내게도? 내게도 이게 가능한 일일까, 이렇게 될까?


이 모든 것들을 소설이 준다. 이 모든 것들을 이 책, 《레베카》가 주는 것이다.




그러나 소설은 쓰여진 시대가 시대니만큼 걸리적 거리는 부분들이 더러 나온다. '맥심'은 '남자는 이런데 여자는 그렇더군' 하는 발언을 엄청 많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레베카'는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임과 동시에 살아 있는 인물이 아니다. 레베카가 어떤 사람인지 말하여 주는 건 그녀의 남편 맥심이고, 그녀의 친척 잭이고, 그녀의 가장 친한 하녀 댄버스 부인이고, 그 외에 다른 모든 사람들이다. 레베카는 한 번도 '내' 눈앞에 나타나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한 적이 없다.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말한 적이 없고. 그래서,



자연스레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생각이 났다. 소설 《제인 에어》를 읽은 '진 리스'가 미친 '버사 부인'의 입장에서 그려낸 소설. 진 리스는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마찬가지의 의미로 누군가가 '레베카'의 입장을 대변하는 소설을 써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레베카가 이대로 뒤로 사라지는 것은 어쩐지 부당하게 느껴진다. 레베카는, 레베카의 입을 빈다면 분명 할 말이 많지 않을까. 그녀가 '그런' 사람이어야 했던 이유가 분명, 분명 있을 것이다.



별점이라는 것은 너무나 애매한데, 사실 별로 치자면 나는 4.5를 주고 싶었다. 그러나, 소설이 어떤 것인지, 그러니까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소설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소설의 매력을 가득 담은 책이라 0.5를 내릴까 올릴까 고민하다 올려버렸다.



관대한 나인 것이다.





악마는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않는다. 우리는 위기를 극복한 셈이지만 그렇다고 상처조차 남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재앙에 대한 그의 예감은 처음부터 정확했다. 수준 낮은 연극에 등장하여 과장되게 소리를 질러대는 여배우처럼 우리는 자유를 위해 크나큰 대가를 치렀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내 삶의 멜로드라마는 이미 충분했고 그래서 현재의 평화아 안전을 보장받을 수만 있다면 나는 내 오감까지도 기꺼이 포기할 작정이다. 행복은 획득하는 소유물이 아닌, 생각의 문제였고 마음의 상태이다. 물론 지금의 우리에게도 절망의 순간은 찾아온다. 하지만 시게로 잴 수 없는 시간이 영원으로 치달을 때 나는 그의 미소를 보면서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 함께 걸어간다는 것, 어떤 의견 차이도 우리 사이의 장벽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p.11)

반 호퍼 부인이 그토록 지독한 속물이 아니었다면 오늘날 내 삶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해진다. 내 삶이 마치 바늘에 달린 실처럼 부인의 자질에 달려 있었다고 생각하면 우습기도 하다.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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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8-08-29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 책 애인이랑 인생의 책 이야기하다가 애인이 꼽은 책이었어요! ㅎㅎ 오래 전 읽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읽겠습니다!

다락방 2018-08-30 10:11   좋아요 0 | URL
오오?
확실히 재미 있더라고요. 으아악 하면서 읽었어요. 끝까지 긴장감을 가져가는 소설이랄까요. 덕분에 [나의 사촌 레이첼]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 책은 나보다 뽀가 더 재미있어 할 것 같아요. 제 짐작엔 그렇습니다. 후훗.

단발머리 2018-08-30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바다의 깊은 신음 소리가 저주를 부르고~~~˝ 옥주현의 ‘레베카‘가 생각나는 밤이네요.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소설의 맛을 느끼고픈 요즘이니까요.
관대한 다락방님의 관대한 리뷰 잘 읽고 갑니다. 굿나잇^^

다락방 2018-08-30 10:12   좋아요 0 | URL
저는 레베카 뮤지컬이 유명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볼 생각도 전혀 없었고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전에 사전 지식이 1도 없었거든요. 그리고 읽으면서 이 웅장하고 음침함, 초조함을 뮤지컬로 어떻게 나타낼까 싶더라고요. 그런데 마지막에 역자 후기 보니까, 뮤지컬에서는 중요한 요소가 조금 바뀌었더라고요. 이게 헐리우드에서 레베카를 영화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중요한 장면을 바꿔버렸는데(언급하고 싶지만 그러면 확 스포일러가 되어버림), 뮤지컬도 그걸 따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제 말은..무슨 뜻이냐면... 책을 읽어보시라는 겁니다! 책은 다소 충격이에요. 헐리우드가 왜 그렇게 했는지 알겠달까요? 후훗.

굿모닝, 단발머리 님!

꼬마요정 2018-09-14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저도 이 책 참 좋아합니다.
대프니 듀 모리에 너무 좋아요. 단편집도 상당히 재밌답니다^^

그쵸 그쵸, 레베카 말이 듣고 싶죠? 저도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레베카보다 그녀의 말이 듣고 싶어요.
솔직히 아주 당당하고 멋진 여자인 것 같은데, 그래서 질시 받는 건 아닐지.. 어찌보면 맥심.. 좀 찌질..음..한 듯..^^;;

다락방님~ 저도 진 리스를 떠올렸어요. 그녀 덕분에 제 안에 있던 멋진 로체스터는 쓰레기가 되었죠 ㅎㅎ 찌찌뽕이어요!!

뮤지컬 재미납니다.ㅎㅎ 전 신영숙, 김선영 버전 좋아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8-09-14 16:52   좋아요 0 | URL
그래서 대프니 듀 모리에 다른 책도 읽어보려고요. 나의 사촌 레이첼이요. 지금 제가 아직도 모스크바의 신사를 읽는 중이라 다른 책을 사지 못하고 있는데, 얼른 사서 읽어보고 싶어요! 소설의 맛을 제대로 살린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후훗. 기회되면 뮤지컬도 봐야겠어요. 으하하핫. 세상엔 읽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아요!!

꼬마요정 2018-09-14 17:40   좋아요 0 | URL
저도 레베카 읽고 나의 사촌 레이첼이랑 희생양, 자메이카 여인숙 사놓고 못 읽고 있어요 ㅎㅎ 읽을 거 볼 거 많아서 너무 좋아요!!!!
 

우리 회사에는 젊은 임원이 있는데, 어제 그 임원실에 갔다가 그동안 무심히 넘겼던 책장이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오는 거다. 오늘 임원실에 다시 가서 저거 어디서 샀냐 물으니, 이케아에서 2만원주고 사왔다는 거다. 튼튼하다고. 나는 너무 갖고 싶어져서... 다른 부서에 가서 직원들과 '이케아에서 2만원이래' 얘기했더니, '그거 조립해야 할텐데 괜찮겠냐' 묻는 거다. '나 책상 조립도 한 적 있고, 조립 하는 거 자체는 크게 문제가 안될것 같아' 했다, 그랬더니, '광명 한 번 다녀오셔야 겠네요' 라는 거다. 음...


나는 책장 사러 이케아 가기는 또 세상 싫은 사람...

왜 그건 그렇게나 싫을까. 세상 귀찮네.

나는 뭐 사러 가는 거 너무 귀찮은데..


그래서 동료에게 말했다.


"나는 베이글 먹으러 뉴욕에 갈 순 있지만 책장 사러 광명엔 갈 수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료들 다 빵터지고, 나는 덧붙인 것이었던 것이었다.


"나는 샌드위치 먹으러 포르투갈 갈 순 있지만 책장 사러 광명엔 갈 수 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정말 그랬다. 나는 쌀국수 먹으러 베트남에 가고(뭐 구경하러 간 건 1도 아님), 사천탄탄면 먹으려고 홍콩 비행기도 예약해 두었지만, 그러나 책장 사러 광명에 가는 건 세상 귀찮네. 나란 인간은 도대체 뭘까...뭐죠? 왜죠?


아무튼 그래서 그 책장은 인터넷에서 주문하기로 했다. 슝- 와라.






이 책장 너무 탐난다. 내 방의 다른 책장들처럼 그렇게 높은 책장은 아닌데, 딱 공부할 책들만 빼서 꽂아두면 될 것 같은 거다. 책상 옆에 두고 페미니즘 책들만 꽂아둘까, 생각중이다.


물론, 책장을 하나 더 산다는 건 어쩐지...더 많은 책을 들여놓겠다는 무의식의 반영..같은 것일 수도 있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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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8-28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질러버렸다..

카알벨루치 2018-08-28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싸네요 저거 비슷한거 3-4만원 준거 같은데...이래저래 사면 나중에 책장이 형형색색이겠지만 그래도 사면 좋겠다는. 하루 생각해보고 결정할까...사면 락방님한테 땡스투할께요 이카믄서 ㅋㅋㅋ

다락방 2018-08-28 09:17   좋아요 1 | URL
배송료 5천원 붙더라고요. ㅎㅎ 그래도 3만원 안쪽. 일단 질렀고요 제가 조립 잘 해서 책까지 꽂아 완성되면 인증샷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
저도 다른 책장들과 색상 다르겠지만 뭐, 그러든지~ 약간 이런 맘으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빨리 조립하고 싶어요!! >.<

얄라알라 2018-08-2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샌드위치, 포르투갈이 유명한가봐요?
dodat도 이케아처럼 조립식 가구인데 한 번 둘러보세요^^

다락방 2018-08-28 16:11   좋아요 0 | URL
포르투갈 샌드위치 중에 ‘프란세진야’ 라는 게 있는데 그거 먹고 싶어서 다녀왔었어요. 햄이며 치즈가 잔뜩 들어간 고고고고칼로리 샌드위치인 것입니다. 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