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일은 알 수가 없고 그러니까 미래를 알 수가 없고, 그것은 책을 읽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모계사회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아아 얼마나 흥미로운가 현존하는 모계사회라니, 그런데 뜻밖에 개 이야기를 보게 된다. 개. 그래, 그 멍멍짖는 그 개다. 그리고 이야기속의 개가 너무 착해서 눈물이 난다. 개를 좋아하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떠오르는 오늘 지하철 안이었다. 개는 무엇일까, 개는 어째서 이럴까, 개는 어째서 이렇게 착하고 착하고 착하고 착한걸까. 왜 그런걸까. 대체 인간이 뭐라고, 인간에게 이다지도 착한건가..개 뭐죠?
그러다 내가 개 같은, 그런까 개 과의 인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렇다. 나는 늘상 거울을 보면서 '음, 고양이과의 얼굴이야' 라고 생각하지만, 내 주변에 물어보면 아무도 내게 '응 너는 고양이과의 사람이지' 한 적이 없다. 돌아오는 대답은 '너는 개 과지' 혹은 '언니는 곰이지..' 였어... 내 눈은 개의 그것과 닮았다고 했다. 나는 아무리 거울을 들여다봐도 고양이 같은데.. 내 성정 역시 고양이 같은데, 나를 '잘'아는 사람들은 나더러 개..를 닮았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게 그런 말을 했지. 내 남동생은 항상 내가 자기를 보면 '주인 만난 강아지마냥 꼬리를 흔들고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너무 잘 알고, 또 나는 그게 너무 티나는 사람이야. 헤어진 애인 역시 내게 그랬었다. '주인 만난 강아지마냥' 좋아한다고... 그리고 또 그런 얘기도 했었다. 너는 '얘가 나를 좋아하는걸까?'라는 의심을 일절 들게 하지 않는다고.. 나는 좋아하면 폭풍 좋아함을 쏟아내버려, 상대가 한 치도 의심할 수 없게 한다. 그런 나는 정말이지 개 과의 사람인걸까..나는 도도한 고양이, 쉬크한 고양이이고 싶은데..어째서 나는 충실한 개이지요???
그런데 개 너무 좋지.. 나는 지금 어떤 반려동물과도 함께 살지 않지만, 만약 내가 앞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게 된다면, 거침없이 고민없이 개를 선택할 거다. 나는 충실한 개가 좋다. 다정한 개가 좋아. 개 너무 좋지 않아요? 개...
밑에 인용은 이 세상에 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몰리님, 쇼님.... 읽으세요...... 저격. 두둥-
개야, 바꿔주지 말지 그랬어, 왜 하필 인간하고 바꿨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