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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콜스 - 영화 [몬스터콜] 원작소설
패트릭 네스 지음, 홍한별 옮김, 짐 케이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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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짜리 아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조리대를 훔치고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온 거다." (p.62)


"필요한 만큼 화를 내도 돼. 아무도 너한테 그러면 안 된다고 할 수 없어. 외할머니도, 네 아빠도, 그 누구도. 뭔가를 부숴야 한다면, 부디 제대로 속 시원히 부숴라." (pp.222-223)


코너는 열세 살이고 코너의 엄마는 아프다. 코너의 아빠는 코너와 코너의 엄마를 떠난지 오래. 열세 살 코너는 학교 가기전에 밥을 차려먹고 빨래를 돌린다. 조리대를 치우고 일상에서 오는 분노를 참는다. 학교에가면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지만 선생님한테 고자질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행동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아이'라니! 그런 코너에게 몬스터가 찾아온다. 몬스터는 결국은 코너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코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마음이란것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모순된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코너는 몬스터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서서히 깨달아간다. 


코너는 자신의 고통이 끝나기를 바랐다. 자신의 고통이 끝나기를 바라는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나쁜게 아니다. 그러니 코너는 거기에 대해 벌을 받아야할 나쁜 마음이라고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생각' 이니까.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네 마음은 하루에도 수백 번 모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너는 엄마가 떠나길 바랐고 동시에 엄마를 간절히 구하고 싶었다. 너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알면서도 마음을 달래 주는 거짓말을 믿은 것이다. 그리고 네 마음은 두 가지를 다 믿는 것에 대해 너를 벌주는 것이다. (p.254)



이 책은 꼭 필요한 책이다. 내가 가진 생각에 대해 죄책감으로 내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을 수 있게 이 책은 이야기로서 도와준다. 뻔한 얘기를 뻔하지 않게 해준다. 그래서 이야기에 흠뻑 빠질수가 있다. 할머니와 엄마가 코너에게 조리대를 훔치고 있으면 안 된다고 할 때, 화를 내도 된다고 할 때, 나는 핑- 눈물이 고였는데, 코너가 진실을 말하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손으로 입을 막고 눈물을 흘렸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진실을 말했을 때 마음의 짐은 덜어진다. 자신의 고통을 끝내고 싶은 욕망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해서 내가 죄를 지은것은 아니다. 이제 코너도 나도, 그 명백한 진리를 깨달을 때다. 우리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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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9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0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12-07-20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나 이거 읽으려고 하고 있는데! (그래서 지금 후다닥 스크롤 내렸어요. 나중에 읽을래요)

마음전문가 2012-07-20 01:1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깝다 ㅡㅡ

저기요 제가 방금 읽어보니까 내용은 하나도 안나와요 읽어보세요 - _-..........

다락방 2012-07-20 11:44   좋아요 0 | URL
네꼬님/ 네꼬님은 눈물콧물 흘리며 읽는다에 오천원 걸겠소. ㅎㅎ


마음전문가님/ 아하하하. 아깝다, 에 완전 빵터졌어요. 하하하하하.

산사춘 2012-07-2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담소 다닐 때 들었던 얘기가 생각나네요.
이혼하신 분이 그러셨는데 혼자 집에서 (탈출)나온 뒤에
애들한테 죄책감이 안 든다는 게 더 죄책감이 들고 괴롭다고...

다락방 2012-07-23 17:26   좋아요 0 | URL
어떤 형태로든 죄책감은 존재하는군요.

전 어제 두 살짜리 조카와 목욕하면서 머리를 감겨줬는데 처음 해보는거라 그냥 앉아서 머리를 감겼거든요. 도무지 애 목을 뒤로 젖힐 수는 없어서..엄마한테 해달라고 할걸, 괜히 그랬다가 애 귀에 물 들어 간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하루가 편칠 못했어요. 두 살짜리한테 제가 못할짓 한것 같고.. 아, 엉망인 이모에요, 저는..

(뭐지, 이 뜬금없는 고해성사는.. ㅠㅠ)

산사춘 2012-07-25 02:04   좋아요 0 | URL
조카 느무 좋아요.
저도 돌 안 된 쌍둥이 조카가 있는디... 고모인디... 자꾸 스스로 이모라고 혀요.
선배애기들이랑 놀다가 이모가 입에 익어 버렸어요.


다락방 2012-07-25 08:24   좋아요 0 | URL
제 여동생은 육아가 힘들어서 처녀적보다 살이 더 빠졌거든요. 그런데 쌍둥이라니..쌍둥이 엄마는 엄청나게 힘들겠네요! 하아- 산사춘님, 많이 도와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더울때 육아는 더 힘들것 같아요. 저희 조카는 작년 이맘때 열꽃피고 그랬거든요. ㅠㅠ
 
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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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친구와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좋지 않은 과거가 있음을 친구에게 이야기했다. 지금 너는 나를 친구로서 괜찮게 여기고 있지만, 만약 내가 과거에 그런 행동을 했다는 걸 알게 되면 나를 싫어하게 될거라고, 나에게 실망을 할거라고. 나는 구십구프로 그렇게 확신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그것에 대해 얘기하지 못했다. 그 일은 그 시절의 내 친구들만이 알 뿐이고, 그 친구들은 그때 그것이 옳지 못했음을 알면서도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 주었다. 그때 당신에 내게 이야기 했다한들 나는 내 선택을 밀고나갔을테니까. 그리고, 그것이 내 선택이었으니까. 메신저로 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는 '그 모든 과거의 순간이 지금의 너를 만들었다'고 얘기를 해주었고, 그 때, 나는 어쩌면 내가 과거에 저질렀던 혹은 나에게 일어났던 좋지 않은 일들이 지금 나를 만든거라면, 그래, 여전히 그것들은 내게 상처이고 죄책감이지만 그나마 아픈 마음은 조금 줄어들어도 좋지 않겠는가, 했다.



처음부터 나랑 삐걱거리는 이 소설은 뒷부분의 이런 구절이 없었다면 별을 두 개밖에 주지 못했을 것이다.


구겐하임미술관, 페라리 전시장, 5성급 호텔들. 도시는 이렇게 될 수 있다. 골격은 그대로라도 한때의 모습을 허물처럼 벗어던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 인간도 겉모습을 바꿀 수 있다. 살을 빼고, 근육을 키울 수 있다. 아니, 그 반대로 살을 찌울 수도 있다. 옷으로 자기 이미지를 표현할 수도 있다. 부를 나타낼 수도 있고, 자신감을 나타낼 수도 있다. 인간도 도시처럼 겉모습을 싹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을 존재하게 만든 과거의 이야기를 바꿀 수는 없다. 복잡한 인생의 순간순간이 수없이 모여 이루어진 이야기. 즐거움과 두려움, 의욕가 무기력, 빛과 어둠.

그동안 살면서 겪은 일들이 모여 존재하는 게 인간이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그 모두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에게 결핍된 것, 간절히 바랐지만 결코 손에 넣을 수 없었던 것, 전혀 바라지 않았지만 결국 가지게 된 것, 찾아내고 잃어버린 것. 그 모두를. (pp.572-573)



우리는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알람시간에 맞춰 일어날 것인가 더 잘것인가, 버스를 탈것인가 지하철을 탈것인가, 부터 회사를 계속 다닐것인가 그만둘것인가에 이르기까지. 내 마음을 고백할 것인가 숨길것인가, 이 연애를 계속할 것인가 말 것인가, 도 물론. 그 순간들의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어떤 것들에 아파하고 어떤 것들에 행복해하는 내가. 술과 고기를 먹고 싱글이며 회사원이고 책을 읽는 지금의 나는, 조금 더 내밀하게 보자면 강압적인 걸 싫어하고, 타인의 사적인 영역에 함부로 다가가는 걸 싫어하는 나는, 지금까지의 내 선택이 만든것이었다. 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빅 픽쳐』, 『위험한 관계』 다음으로 이 『모멘트』를 읽었는데, 어째 갈수록 별로인지 모르겠다. 이 책은 특히나 더글라스 케네디의 최근작이라고 하는데, 이게 최근작이라면 앞으로의 작품은 안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진다. 왜 최근작이 제일 별로인걸까.. 


'이 여자는 아픔을 안다. 하지만 겉으로는 기죽지 않은 모습을 보이려 한다.' (p.117)



이런식으로 처음 본 사람에 대해 모든걸 다 안다는 듯이 말하는 부분이 계속 툭툭 튀어나오는데, 눈빛이나 말투를 처음 접하고 뭘 그렇게 사람을 잘 보는지, 원, 좀 기가찼다. 난 자고로 '너같은 타입은 내가 잘 알지' 하는 건 질색팔색이라. 여태 내가 읽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캐릭터중 제일 흥미가 떨어지고 오히려 반감조차 생기는 인물이었다. 


끝까지 읽지 않았다면 이 책은 진짜 별로였을텐데,그동안의 작가의 책들에서 그랬던것처럼,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소한-그러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감정들에 대해 잊지 않고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조금 나아졌다. 슬쩍, 눈물이 나기도 했으니까.



집에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이 한 권 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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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28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엔 <모멘트> 다 읽으신거예요?
아... 저도 일단은 꾹 참고 <소년을 위로해줘> 끝까지 읽으려고 하는데 마음처럼 책장이 안 넘어가네요.
초반부에는 책장 넘어가는게 아쉬울 정도로 좋고, 재미있었는데 이젠 책장 한 장 넘어가는게 천근만근이니.. 원.

다락방 2012-06-29 11:31   좋아요 0 | URL
네, 다 읽고나니 괜찮긴 했어요. 그렇지만 제가 좋아할 수는 없는 작품이에요. [파리 5구의 여인]은 어떨지 읽어봐야겠어요. [소년을 위로해줘]는 제가 안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은희경의 작품은 그간 제가 읽은것들은 아주 잘 넘어갔거든요. [비밀과 거짓말]만 빼구요. 그건 진짜 안넘어가더라구요.

달사르 2012-06-28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친구들 멋진데요. 막 참견하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묵묵히 입 다물어주는 것. 이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을 거 같은데..
내 선택으로 이루어진 나. 어떤 철학이 느껴지는 제목입니다. 저도 종종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라 오늘 포스팅에 무척 공감이 가요.

다락방 2012-06-29 11:33   좋아요 0 | URL
참견하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절 뜯어 말리고 싶었을거에요. 그리고 그 일에 대해서 아무도 아직까지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않더라구요. 그게 저한테 치명적이란 걸 알고있는거죠. 그러고보면 다들 그런것 같아요. 다들 어떤 비밀이 있고, 그것에 대해서 알고 있어도 침묵을 지켜주고. 이건 일종의 우리 사이의 룰 같은것 같아요.

제 선택으로 이루어진 삶이라서 저는 지금 사실 크게 불만이 없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달사르님!!

Kir 2012-06-2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더글라스 케네디 책 중에서『빅 픽쳐』, 『위험한 관계』,『모멘트』까지 읽은 다음 보류 상태에요.
『위험한 관계』 주인공이 너무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끝까지 참고 읽느라 고생했어요.

다락방 2012-06-29 18:05   좋아요 0 | URL
저는 대체적으로 책 속의 주인공들을 싫어하지는 않는것 같다고 스스로 생각하는데, 『모멘트』의 주인공은 너무 싫었어요. 아...진짜...아 싫어싫어....그리고 그 책속에서 자꾸만 진실한 사랑 운운하는 것도 완전 거북하더라구요. 이건 진정한 사랑이야, 라고 자기들끼리 그러는것도 짜증나는데 주변 사람들까지 당신들은 진짜 사랑이야, 이러니까 너무 강압적으로 느껴져서 -_-
 
뉴욕은 언제나 사랑중
그리핀 던 감독, 우마 서먼 외 출연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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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속의 여자는 박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고 라디오를 통해 현실적인 사랑(real love)에 대해 강의한다. 그녀의 이론은 그 방송을 듣는 모든 여성들에게 절대진리이며, 그래서 그들은 그녀를 우상화한다. 그녀는 청취자들과 전화 상담을 해주기도 하는데, 그 상담을 한 여성들은 모두 그녀를 자신의 은인이라 말한다. 그리고 대부분 그녀의 조언대로 행동한다.


그 방송이 재미있고 통쾌하다면 열광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자신의 사랑과 결혼에 대해 누군가의 조언대로 따른다는 게 내게는 꽤 당혹스럽게 느껴졌는데, 그러나 생각해보니 일단 그녀의 조언을 구한다는 것 자체가, 그녀와 상담을 원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사랑이나 연애 혹은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게 아닌가. 그런 상황에 누군가의 한마디 말은 당연히 힘을 갖게 될것이다. 물론, 결정하는 건 스스로의 몫이고. 


나는 연애나 사랑을 그리고 결혼을 지침대로 하려고 하는게 영 못마땅한 사람인데,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리고 연애서 등의 책을 읽고 자신을 그 안에 대입하는게 그게 말이 되나? 거기에서 말하는대로 행동하는게 사랑이고 또 거기에서 말하는대로 행동한다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게, 그게 좀 웃기지 않나? 사람은 다 제각각인데. 내가 선택한 사랑을 하고 그러다 설사 연애에 실패한다한들, 그것은 그 다음 연애나 사랑을 위한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뭐, 여튼




남자는 며칠 후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약혼녀가 여자에게 전화를 걸어 확신을 갖지 못한채 상담하는 라디오방송을 청취하게 되고 그 결혼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래서 남자는 여자에게 복수하기로 한다. 너의 한마디 말에 누군가의 인생이 뒤바뀌어 버렸다, 그러니 너의 인생도 한 번 그렇게 되어봐라, 하는 마음으로. 




영화속의 남자는 충분히 사랑할만한 캐릭터이기는 했지만, 그러나 이 영화는 로맨스라기 보다는 판타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의 여자는 리얼 러브를 부르짖지만 이 영화는 리얼과는 좀 거리가 멀달까. 게다가 정말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임신해서 배가 나와있는 여자의 미소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해피엔딩은 식상하다. 이게 어른들 가지고 만든 영화인가 싶다. '은희경'은 『태연한 인생』에서 요셉의 말을 빌어 패턴화된 삶에 묻어가지 말라고 했거늘! 결혼과 임신은 결국 사랑의 궁극적 목표이며 최종 목적지인가. 그것이 행복한 삶인가. 


사랑에 빠지면 그동안의 나와는 다른 내가 되고 그동안의 내가 알던 모든 이론을 부숴버리는 것은 그래,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좀 막 만들어진 것 같다. 나는 로맨스를 보고 싶었는데 이 영화는 판타지와 동화를 보여준다. 후아- 난...이 좋은 배우들이 왜 이영화에 모두 함께 출연했는지 좀 의문이다. 



볼 거라고는 인물들 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뉴욕의 풍경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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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 :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평화 발자국 9
김수박 지음 / 보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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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렌지 위에 냄비를 올려놓고 불을 켜두었을 때 조카가 그 근처로 가면 나는 조카에게 거기는 뜨거우니 가까이 가지 말라고 말한다. 길을 걷다가 뒤에서 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옆에 있던 사람에게 물러서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반드시 그들을 뜨겁게 사랑해서는 아니다. 그들이 다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고, 나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이 삶을 단 한 번 밖에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부러 시간을 내어 태안으로 내려가 오염된 바닷가를 깨끗이 만들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저 먼 아프리카로 날아가 굶주린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기도 한다. 이건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다. 우리가 '그냥' 아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내가 살고 있으니까. 우리는 혼자 살지 않으니까. 우리는 함께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 동네 꼬마도 알고 나도 아는 걸 멍청한 삼성은 모른다.

 

화장을 하면 안 된다, 뛰면 안 된다, 세 명 이상 모여 있으면 안 된다, 무스나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안 된다, 손톱을 기르거나 매니큐어 바르면 안 된다.

 

제품을 위한 교육인 거죠.

안전 수직은 교육 받은 적이 없어요. (p.36)

 

멍청한 삼성은 화학물질과 오염된 공기로 가득한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안전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다만, 좀 더 많은 제품을 생상할 수 있는 방법만을 가르칠 뿐이다. 몰라서 그랬을 거다. 알면서도 그랬다면, 그건, 할 짓이 아니잖아.

 

 

 

삼성한테 화가 나는건 비단 이 때문만은 아니다. 삼성은 직원을 그리고 직원의 가족을 무시했다. 생산직에 근무해서 암에 걸린 직원이 부자이고 많이 배운 사람이었다면, 그리고 가족들도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사람이었다면 -그랬다면 그 일을 하려고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때도 사표 쓰기를 종용하고 산재가 아니라고 떼를 쓰며 바깥으로 말을 내지 말라고 했을까? 나는 알지만 너는 여기까지는 모를거야, 설마 그런걸 알겠어? 설마 그렇게까지 하진 않겠지, 하는 사람에 대한 무시가 그들에게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삼성이 실수했다. 지금은 매스컴을 장악해서 민주화운동을 빨갱이들의 데모라고 설득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니란 말이다. 이것도 모르는 건 아닐테지, 설마. 무언가 잘못된 것 같으면 그걸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걸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제는 거기에 대해 주변으로 퍼뜨려줄 사람들이 생겼고, 그들을 도와줄 매체도 생겼다. 그러니까 삼성은 더이상 사람들을 무시하지 못한다. 그 짓은 끝장났다. 이제는,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를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처음 그것을 말하는 사람에게는 지금까지 오는 과정이 힘겨웠지만, 이제는 그들의 힘이 되어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삼성이 망하면 나라도 망할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기업도 그렇지만 나라도 그렇게 쉽게 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삼성이란 기업이 '망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무식한 삼성이 이제는 상식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윗대가리부터 교육을 받아야 한다. 백혈병 걸린 직원에게 찾아가 사표쓰기를 종용한 과장은 자의로 그랬을까? 그것이 기업의 이념이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위에서부터 상식 교육을 똑바로 받아야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삼성이 제발, 부디, '정상적인' 기업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스크루지 영감은 자신이 가진 돈을 잃는 것이 가장 무서운 줄 알았다가 꿈을 꾸고 나서야 가장 무서운 건 자신의 무덤앞에 아무도 찾아와주는 이가 없다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삼성이 가장 무서워해야 하는 건 자신들의 기업 가치가 내려가는 일이 아니고 잠재적인 고객이 불매를 선언해서 매출이 하락하는 것이 아니다. 삼성이 가장 무서워해야 하는 건,

 

귀사에 입사하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건 그만큼 삼성이 '그들이 데리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취급했는지를 보여주는 거니까. 그만큼 생생한 증거는 없다.

 

 

삼성이 이대로 계속 멍청하게 굴면 여기서 그리고 다른 어딘가에서 사람들은 삼성이 멍청하다고 알릴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이미 얘기하기 시작했다. 이 책속에서 황유미씨의 아버지는 기자들에게 얘기했고 그리고 이 책의 작가는 이렇게 책으로 얘기한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은 리뷰로 얘기할 것이고, 이 사실을 아는 자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시간은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지만,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는 일하려는 자들이 없어질 것이다. 암에 걸려 죽을까봐, 가 아니라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니까. 그런데 우리는 사람이니까.

 

 

 

삼성아.

 

상식을 키우자. 모르면 배우자. 예의를 기르자. 그것도 모르면 배우자. 오만을 버리자. 그리고 제발, 정상적인 기업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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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들
    from 마지막 키스 2012-06-22 13:01 
    며칠전에 서점에 갔는데 박민규의 『더블』중 B 권이 낱권으로 풀려있었다. 마침 작년이었나, 이 중에 어느 단편을 좋다고 추천했던 친구가 생각나 책을 집어들고 목차를 살폈다. 그 단편의 제목이 두 글자였던 건 기억났지만 어떤 제목인지를 몰라서 목차를 보면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봐도 눈에 띄는 제목이 없는거다. 그래서 A 권을 보려고 했는데 B 권은 쌓여있지만 A 권은 없었다. 아무리 B 권을 들춰내고 들춰내도 그 밑에 A 권은 없었다. 어쨌
 
 
카스피 2012-06-22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성에 입사하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요,동네 자랑이 된 요즘 삼성에 입사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것 같습니다.아마 삼성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온 국민들이 삼성 물건 안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제 삼성은 워낙 글로벌 공룡기업이 되어 국민들의 진정어린 말에도 이미 귀를 닫아 버린것 같습니다.

다락방 2012-06-22 09:18   좋아요 0 | URL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카스피님. 삼성에 입사하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고 동네 자랑이 되어버린 건 맞지만, 그런 현상이 조금쯤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 또래들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제 후배중에는 삼성 SDI 에 입사해서 2년간 근무하다가 그만 둔 녀석도 있고요. 오히려 삼성 물건 안 사겠다는건 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삼성 물건은 너무 광범위하게 많이 퍼져있어서 불매가 성공적으로 될 것 같지도 않고, 또 국내에서 모두가 불매를 해도 수출하는 물량도 상당하니까요. 그러나 수출하는 물량 자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직원을 구할 수 없는게 더 무서울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신이랑 더이상 함께 일하지 않겠어요'라는 말이 '니네 물건 안사'보다 더 무서울 것 같아요. 그쪽이 더 현실 가능성이 있을 것 같고 말입니다. 물론, 지금은 청년 실업시대라 이조차도 아주 먼 일이 되겠지만 말이죠.

아무개 2012-06-22 09:53   좋아요 0 | URL
삼성 물건 불매, 삼성 입사 거부와 이건희 일가를 심판하는 일중 어느것이 더 빠를까요. 기업 삼성 자체가 나쁜것이 아니라 그 기업의 수장이 잘못 된 것이겠죠.

다락방 2012-06-22 09:57   좋아요 0 | URL
삼성 '불매'는 제가 생각하기에 좀 위험하게 느껴져요. 기업에 대한 시위 방법으로는 불매가 가장 효과가 빠른 그리고 정확하겠지만, 이 불매는 '너네가 망해봐야 정신차리지'의 의도가 좀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요. 잘못했으면 벌을 받는건 당연하지만, 삼성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덩달아 피해를 입을 것 같아서 말이죠. 그들에게는 죄가 없는데요. 불매가 조심스러운 이유에요.

삼성 입사 거부도 제가 생각하기에 불매보다 더 효과가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렇게 현실성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먹고 살아야 하는데, 어디라도 돈을 준다고 하면 가게 되지 않을까요? 설사 삼성을 최후의 보루로 놓는다고 해도 최후의 보루를 꺼내들어야 할 때가 오기는 하니까.. 끙.

이건희 일가를 심판하는건 역대 전적으로 보건데 이 나라에선 불가한것 같아요. 에휴..

2012-06-28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04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집착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십대 중반에 사귀던 남자는 자신이 대학을 졸업하고 선을 봤던 여자에 대한 얘기를 잠깐 언급한 적이 있다. 그녀와의 만남은 몇 번에 그쳤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는데, 나는 쓸데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의 그 과거의 여자를 질투했다. 왜 나는 좀 더 일찍 그를 만나지 못했던걸까, 왜 그녀와 선을 보게 둔걸까, 하고. 그러나 이런 생각을 입밖으로 내는 것은 쉽지도 않고 좋지도 않다. 상대로 하여금 나는 집착에 쩔은 여자로 보일지도 모르고 스토커적으로 느껴질테니까.


내 안의 스토커적 기질에 대해 누군들 자유로울 수 있을까.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뿐 어느 한 대상에 대해서는 다들 그런 기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아니 에르노가 애인의 동거녀에 대해 이름과 직업을 궁금해하고 하루종일 그녀에 대해 생각했던 것처럼, 나 역시도 그런 궁금증을 가진바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나는 많은 비윤리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나는 어느 연인들에 대해서는 헤어지기를 바랐고, 어느 연인들에 대해서는 그가 그녀에게 질려버리기를 바란적이 있다. 언젠가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고백을 한다고 했을때는 그가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기를 속으로 얼마나 기도했던지.


그러나 이런 마음이 들때마다 나는 나를 타이르기에 바빴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바란다니, 이건 너무 못됐잖아. 그만둬. 그런 마음을 없애. 그런 마음을 가진 나는 나쁜년이야, 하는 자책들을 동시에 수반하는 이런 감정들에 대해서,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니,



젠장, 왜 안된단 말인가. 그저 생각이고 그저 내 감정인데!


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나만 그런게 아니니까, 다들 그러고 사니까. 그리고 내가 그런 생각을 가졌다고 해서 무언가 행동으로 옮긴것도 아니잖아. 그런데 그런 마음을 좀 품었다고 한들, 뭐, 굳이 고해성사까지 해야하는거야? 억지로 웃으면서 축하해, 라고 말하는게 더 나쁘잖아?



일전에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을 읽고 내가 불편했던 건 그녀가 '지나치게 솔직'하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도 지나치게 솔직하긴 마찬가지인데, 그러나 이제 불편함보다는 인정을 먼저 한다. 내가 불편했던 건, 내 안의 그런 마음을 자꾸 들여다보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내 안의 그런 마음을 나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는데, 그녀가 자꾸 건드리니까. 그러나 이제 다시 읽는 아니 에르노는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내가 내 안에 이런 마음들과 이런 생각들을 품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내가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쿨한 척 하는 사람은 있지만 정말 쿨한 사람은 없는 것처럼, 사실 우리는 속으로 아주 많이 찌질한 인간들이 아닌가. 그것이 연애에 있어서는 극으로 치닫고.



그러나 아니 에르노의 집착도 어느 순간 끝났던 것처럼, 내가 누군가의 연애에 있어서 실패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그들의 연애가 끝장난다고 해서 나의 연애가 더 찬란히 빛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도. 나는 이제 자책의 끝을 달릴때마다 아니 에르노를 찾을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는 때때로 아무 생각 없이 "내가 당신한테 말 안 했던가?"라는 질문을 던지고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최근 자신의 생활에 일어났던 일을 주워섬기며 일과 관련된 소식을 알려왔다. 이 질문 아닌 질문에 내 표정은 곧 어두워졌다. 그가 그 여자에게는 이미 이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 곁에 있기 때문에, 평범한 것에서부터 중요한 일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는 것은 그 여자였다. 나는 늘 두번째로 -그것도 잘해야-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을 즉각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빼앗긴 상태였는데, 그것이야말로 연인 사이를 공고히 하고 지속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내가 당신한테 말 안했던가?" 라는 말은 나를 가끔씩 만나는 친구나 친지 그룹으로 분류해넣었다. 이제 그는 매일매일 자신의 삶을 털어놓기 위하여 더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도, 나를 가장 먼저 찾지도 않았다. "내가 당신한테 말 안했던가?"라는 말은 가끔씩 만나서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의 역할임을 일깨웠다. "당신에게 말 안했던가?"는 곧 당신에게 그걸 말할 필요가 없었지라는 소리였다.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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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06-18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ㅠ_ㅠ 다락방님 덕분에 저를 용서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나 좋을대로 해석 -_-;;;;;;)
맞아요. 왜 안 되는가 말입니다. 내 마음인데 내 멋대로 하겠어요!!!(라고 절규;;;;)

다락방 2012-06-18 17:31   좋아요 0 | URL
내 마음을 봐줄 사람은 나 자신 밖에 없는데 거기에다대고 자꾸만 못됐다 안된다 하는것도 참 못할짓인것 같아요. 제 마음인데 앞으로 제 멋대로 하겠어요! 흥!!

아무개 2012-06-18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찌질한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건 정말 쉽지 않은거 같아요.

치맥을 포기하는 것 만큼 제겐 어려운 일입니다 ㅡ..ㅡ:::::::

날이 더우니 머리속엔 온통 치맥생각뿐~

다락방 2012-06-18 17:31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찌질한 인간이란 걸 곧잘 인정하곤 하는데, 그만큼 또 제가 잘난 인간이라고 자뻑에 빠지기도 해요. 그래서 아마 보통의 인간인가 봅니다. ㅎㅎㅎㅎㅎ

전 배탈났어요, 마중물님. 설사 ㅜㅡ

아무개 2012-06-18 21:09   좋아요 0 | URL
설...........사..............는 좀 어케 진정이 되셨남요?

혼자 또 뭐 맛나는거 드신거죠? 그렇죠???

설마 치맥? @..@

다락방 2012-06-19 09:16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ㅠㅠ 진정이 안되어가지고 저 진짜 지금 죽을맛이에요. 밤새 잠도 못자고 오늘 출근에도 한시간 반이 걸렸어요. 지하철 역마다 내려서 쉬느라고. 아파요 ㅠㅠ

달사르 2012-06-18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질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데 쿨한 척하려니, 것도 고역..차라리 찌질한 본모습을 보이자! 싶다가도...
여전히 쿨한 척..ㅠ.ㅠ

아..나도 다락방님 따라 아니 에르노 책 읽어야겠어염!

다락방 2012-06-18 17:32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 쿨한 사람은 세상에 없는것 같아요. 다만 쿨한척 하는 사람만이 있을뿐.

아니 에르노는 달사르님도 좋아하실거라 생각됩니다. 흣 :)

2012-06-18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9 09: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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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2-06-19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를 읽으면?
자신의 내면속에 숨겨진 남에게 보이기 싫은 구석을 들여다 보게 되는군요.
음~
그러니 조금씩 땡기군요.
음~
나도 한 스토커 하는데..ㅋㅋ
나도 한 찌질녀 이기도 한데..ㅠ
그래서 슬픈 책(?)일 수도 있겠어요?ㅋ



다락방 2012-06-19 09:36   좋아요 0 | URL
누구에게나 스토커 기질과 찌질한 기질은 있지 않을까요? 다만 그것을 겉으로 얼마만큼 표현하느냐의 차이인것 같아요. 그걸 어느정도는 자제할 줄 알아야 되는데 그걸 못하는 순간 '스토커다', '찌질하다' 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것 같아요.

네, 그래서 슬픈 책이죠. 또 그래서 무섭기도 한 책이구요. 아..너무나 솔직한 글이에요, 책나무님.

2012-06-19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0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2-06-19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이 있었어요? 저 지금 <탐닉>이랑 <단순한 열정>이랑 이 책이랑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건지 헷갈려요. <탐닉> 읽고 느낀 거랑 지금 다락방님 느끼신 거랑 많이 겹쳐서 고개가 끄덕여져요. 아니 에르노 정말 설명하기 힘든 강점이 있는 작가 같아요. 저도 질투쟁이랍니다.^^;;

다락방 2012-06-20 13:22   좋아요 0 | URL
전 블랑카님 리뷰 보고 [탐닉] 읽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품절이더라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책을 사서 읽게 된거에요. 역시 이 여자는 참 솔직해요. 지나치게 솔직해서 불편하다가 위로가 되다가 해요.

저도 어떤 사람에 대해서만큼은 병적으로 질투가 심해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억의집 2012-06-2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쿨하다기보다 미리 포기하는 사람은 있는 것 같아요. 미련은 남으면서도 아니다 싶으면 거리를 두고 관계를 딱 자르는 사람이요. 그건 사람의 성향이라서요. 집착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12-06-21 14:13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제가 그런 성향의 사람이에요. 전 미리부터 포기도 잘하고 관계 끊기도 잘하죠. 아니다 싶은데 계속 가서 뭐하나, 빨리 다른 사람 만나게 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라서요. 이건 말씀하신대로 쿨하다기 보다는, 제 경우엔, 저 역시도 상처를 덜 받고 싶은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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