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언제나 사랑중
그리핀 던 감독, 우마 서먼 외 출연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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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영화속의 여자는 박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고 라디오를 통해 현실적인 사랑(real love)에 대해 강의한다. 그녀의 이론은 그 방송을 듣는 모든 여성들에게 절대진리이며, 그래서 그들은 그녀를 우상화한다. 그녀는 청취자들과 전화 상담을 해주기도 하는데, 그 상담을 한 여성들은 모두 그녀를 자신의 은인이라 말한다. 그리고 대부분 그녀의 조언대로 행동한다.


그 방송이 재미있고 통쾌하다면 열광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자신의 사랑과 결혼에 대해 누군가의 조언대로 따른다는 게 내게는 꽤 당혹스럽게 느껴졌는데, 그러나 생각해보니 일단 그녀의 조언을 구한다는 것 자체가, 그녀와 상담을 원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사랑이나 연애 혹은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게 아닌가. 그런 상황에 누군가의 한마디 말은 당연히 힘을 갖게 될것이다. 물론, 결정하는 건 스스로의 몫이고. 


나는 연애나 사랑을 그리고 결혼을 지침대로 하려고 하는게 영 못마땅한 사람인데,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리고 연애서 등의 책을 읽고 자신을 그 안에 대입하는게 그게 말이 되나? 거기에서 말하는대로 행동하는게 사랑이고 또 거기에서 말하는대로 행동한다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게, 그게 좀 웃기지 않나? 사람은 다 제각각인데. 내가 선택한 사랑을 하고 그러다 설사 연애에 실패한다한들, 그것은 그 다음 연애나 사랑을 위한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뭐, 여튼




남자는 며칠 후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약혼녀가 여자에게 전화를 걸어 확신을 갖지 못한채 상담하는 라디오방송을 청취하게 되고 그 결혼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래서 남자는 여자에게 복수하기로 한다. 너의 한마디 말에 누군가의 인생이 뒤바뀌어 버렸다, 그러니 너의 인생도 한 번 그렇게 되어봐라, 하는 마음으로. 




영화속의 남자는 충분히 사랑할만한 캐릭터이기는 했지만, 그러나 이 영화는 로맨스라기 보다는 판타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의 여자는 리얼 러브를 부르짖지만 이 영화는 리얼과는 좀 거리가 멀달까. 게다가 정말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임신해서 배가 나와있는 여자의 미소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해피엔딩은 식상하다. 이게 어른들 가지고 만든 영화인가 싶다. '은희경'은 『태연한 인생』에서 요셉의 말을 빌어 패턴화된 삶에 묻어가지 말라고 했거늘! 결혼과 임신은 결국 사랑의 궁극적 목표이며 최종 목적지인가. 그것이 행복한 삶인가. 


사랑에 빠지면 그동안의 나와는 다른 내가 되고 그동안의 내가 알던 모든 이론을 부숴버리는 것은 그래,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좀 막 만들어진 것 같다. 나는 로맨스를 보고 싶었는데 이 영화는 판타지와 동화를 보여준다. 후아- 난...이 좋은 배우들이 왜 이영화에 모두 함께 출연했는지 좀 의문이다. 



볼 거라고는 인물들 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뉴욕의 풍경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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