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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콜스 - 영화 [몬스터콜] 원작소설
패트릭 네스 지음, 홍한별 옮김, 짐 케이 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3월
평점 :
"열세 살짜리 아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조리대를 훔치고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온 거다." (p.62)
"필요한 만큼 화를 내도 돼. 아무도 너한테 그러면 안 된다고 할 수 없어. 외할머니도, 네 아빠도, 그 누구도. 뭔가를 부숴야 한다면, 부디 제대로 속 시원히 부숴라." (pp.222-223)
코너는 열세 살이고 코너의 엄마는 아프다. 코너의 아빠는 코너와 코너의 엄마를 떠난지 오래. 열세 살 코너는 학교 가기전에 밥을 차려먹고 빨래를 돌린다. 조리대를 치우고 일상에서 오는 분노를 참는다. 학교에가면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지만 선생님한테 고자질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행동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아이'라니! 그런 코너에게 몬스터가 찾아온다. 몬스터는 결국은 코너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코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마음이란것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모순된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 코너는 몬스터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서서히 깨달아간다.
코너는 자신의 고통이 끝나기를 바랐다. 자신의 고통이 끝나기를 바라는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나쁜게 아니다. 그러니 코너는 거기에 대해 벌을 받아야할 나쁜 마음이라고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생각' 이니까.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네 마음은 하루에도 수백 번 모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너는 엄마가 떠나길 바랐고 동시에 엄마를 간절히 구하고 싶었다. 너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알면서도 마음을 달래 주는 거짓말을 믿은 것이다. 그리고 네 마음은 두 가지를 다 믿는 것에 대해 너를 벌주는 것이다. (p.254)
이 책은 꼭 필요한 책이다. 내가 가진 생각에 대해 죄책감으로 내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을 수 있게 이 책은 이야기로서 도와준다. 뻔한 얘기를 뻔하지 않게 해준다. 그래서 이야기에 흠뻑 빠질수가 있다. 할머니와 엄마가 코너에게 조리대를 훔치고 있으면 안 된다고 할 때, 화를 내도 된다고 할 때, 나는 핑- 눈물이 고였는데, 코너가 진실을 말하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손으로 입을 막고 눈물을 흘렸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지만 진실을 말했을 때 마음의 짐은 덜어진다. 자신의 고통을 끝내고 싶은 욕망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해서 내가 죄를 지은것은 아니다. 이제 코너도 나도, 그 명백한 진리를 깨달을 때다. 우리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