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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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gaslghting은 쉽게 말해 정서적으로 누군가를 조정하려는 행위다. 그리고 가스라이팅에는 항상 두 사람이 존재한다. 혼란과 의심의 씨앗을 뿌리는 가해자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 자신의 지각력을 기꺼이 의심하는 피해자다. 가해자들은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히 조작하여 그 사람이 자신의 현실감과 판단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가해자는 남성 또는 여성, 배우자 또는 연인, 상사 또는 동료, 부모 또는 형제자매일 수 있다. 한편 피해자는 자신의 행동과 외부의 자극을 사실과 다르게 기억하거나 자신이 오해 또는 오인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 취약하고 혼란스러운 상태가 된다. (p,10)




가스라이팅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주로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내게 힘이 세서, 나는 그로부터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그런 마음들이 나로 하여금 상대의 말에 의존하게 만들며 동시에 나 자신을 의심하게 만든다. 데이트 폭력에 있어서 많은 경우,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면서 나의 행동을 제약하고 통제하며 나를 고립시키면서 발생한다. 가스라이팅은 그런 데이트 폭력으로 이어지는 수단이 된다.



내가 나와 너무나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됐을 때, 처음에 그 혼란스러움에 중심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가 너무 좋고, 내가 그를 좋아하는 만큼 그가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내 안에 너무 커서, 나는 자꾸만 그에게 휩쓸려 가는 것 같았다. 내가 너무 많이 변하고 있는 거 아닌가, 중심을 잃으면 어쩌지, 내가 나를 잃으면 어쩌지, 그 사람이 너무 좋지만 내가 나를 잃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다면 나는, 이토록이나 나를 휘어잡고 있는 그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 게 나를 위한 게 아닐까, 그게 내가 편한 게 아닐까? 그와 연애를 시작하면서 처음엔 기쁨과 혼란이 동시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는 나를 잃지 않았고 중심을 놓지도 않았다. 나는 그렇게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아니오'를 말했고, 나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가스라이팅의 덫에 빠지지 않는 방법을 내가 이미 다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일기 쓰기

-명상하기

-동적인 명상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친구나 가족과 지내기 (p.128)



위의 방법들은 너무나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걸로 보이지만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결코 쉬운게 아니다. 이 책의 저자 '로빈 스턴'은 각각의 방법이 왜 필요한지 섦명도 달아놨는데, 이 모든 것들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애인이나 배우자의 경우 나와 친밀도가 높고, 그렇다면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아주 오래일 수 있다. 상대가 가스라이팅의 가해자라면, 나를 다른 사람들로 부터 격리시키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내가 가스라이팅의 피해자가 되었을 경우, 그 관계 속에서 나에 대해 객관성을 가지고 나를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상대의 장점만을 기억하고 떠올리려고 하면서, 그러나 '이건 근데 좀 이상했는데'라는 부정적 느낌이 들었다면, '로빈 스턴'은 그것을 무시하지 말라고 한다. 상대에 대한 사랑으로 그것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종종 생기는데, 그것에 대해 곰곰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


그럴 때 위에 적은 방법들은 효과를 가져온다. 


나는 나를 잃지 않았고, 상대와 동등한 입장에서 사랑하고 신뢰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었는데, 내가 저 방법을 모두 다 하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상대를 정말이지 뜨겁게 사랑해서, 그 상대가 나에게 미치는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매일 일기를 썼고, 매일 나에게 물었다. '이건 괜찮은건가', '이건 무엇을 뜻하는 건가' 끊임없이 물었다. 동적인 명상은 신체적 건강을 위한 요가나 운동을 의미하는데, 그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내가 나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로빈 스턴은 권하고 있다. 나는 그 사랑에 풍덩 빠졌을 당시에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고, 또 아주 많이 나의 다정한 친구와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받았다. 이 모든 것들이 나로 하여금 건강한 연애, 건강한 사랑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에는 상대가 가스라이팅의 가해자가 될 생각이 없었던 것도 크게 기여한다. 가스라이팅의 가해자는 상대를 통제하고자 하고, 자신이 상대에게 절대적 위치를 갖기를 원하는데, 나의 상대는 내게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는 나에게 힘이 센 사람이었으므로 그가 나를 통제하고자 했다면 내가 어떻게 됐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나의 친구 B는 엄마랑 둘이 살고 있는데, 어느 날 A 로부터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엄마랑 사냐, 독립해야지' 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B는 독립을 해야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그에게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가 내게 이 말을 해주었을 때 듣자마자 내게 들었던 생각은,


1. A는 현재 B에게 매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다

2. 그러나 좋은 관계로 유지될 순 없을 것이다, 그에게 좋은 사람이 아니다, 좋지 않다


였다. 내가 알고 있는 그동안의 B는 독립하지 못한 게 아니었는데, 그의 삶이 그런 게 아니었는데, 그런 말을 듣고 그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게 싫었다. 이것은 좋지 못하다, 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B와 A가 어떤 사이인지 알지 못해 그 당시의 생각을 그에게 말하진 않았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야 그 둘이 연인이 되고자 시작하는 관계라는 걸 알게됐고, 그러나 내가 그걸 알게된 시점에 이미 그들은 더이상 만나지 않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특정한 사람과의 만남이 당신 자신과 당신에게 중요한 것들을 하찮게 만든다고 느낀다면, 그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 관계를 끝내라고 말하고 싶다. 그 관계가 표면적으로는 좋더라도 스스로 불안해지고 비판적이 되며 까다로워진다면 그것이 문제가 된다. (p.362)




이 책은 서문부터 좋은데 너무 아프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가스라이팅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는 끔찍한 생각이 들어 오늘 아침 지하철 안에서는 너무 아팠다. 언젠가 연인이 내게  '당신을 실망시킨 게 가장 속상해' 라고 말했는데, 그 때 내가 내 화에 갇혀있어서, 따뜻한 말을 해주지 못했던 게 떠올랐다. 만약 내가 그 때 내 화를 내는 대신, '이 일로 당신에 대한 애정이 사라지진 않아, 그렇지만 앞으로는 그러지마'라고 말했다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래봤자 지금과 같은 결과였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의 그 말이 떠올라 너무 괴로웠다. 나를 실망시킨 것 같아 속상하다는 그에게, 내가 뭘한걸까.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친밀한 관계의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하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게 반드시 가스라이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동등한 관계에서의 대화와 다툼이 될 수도 있고, 결국 긍정적 결과를 갖고 오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내게 인정받고 싶었던,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그 마음이 생각나,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아팠다.



로빈 스턴은 이 책에서 가스라이팅의 세가지 유형에 대해 말한다. 난폭한 유형, 매력적인 유형, 선량한 유형. 짐작하다시피 난폭한 유형의 경우에는 상대가 폭력을 인지할 수 있지만, 매력적이거나 선량한 유형의 경우에는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다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런데 나한테 이렇게 말한다면... 내가 이상한건가?'로 이어지게 만들어 버리니까. 그리고 가스라이팅의 단계도 1,2,3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시도해봐야 할 것들도 얘기해준다. 그러나 언쟁을 피하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방법은, 이미 가스라이팅의 관계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쉽지 않다. 가스라이팅을 인지한 사람이라도 이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게다가 책에서 난폭한 유형이라고 나온 것도, 실제 사례를 가져온 것이긴 하지만, 현재 일어나는 일들에 비해서 좀 약한 게 아닌가 싶다. 



가스라이팅을 차단하고 해방되면서, 상대에게 같이 관계를 개선해보자고 말하면서 상대와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혹은 그 괴로운 관계를 끊어낼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설사 '정말 끊어내는 게 아니'라고 해도 끊어낼 각오로 그 관계에 임하는 것이 가스라이팅에서 멀어질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친밀한 관계, 이렇게 되기전에 분명 달콤했던 관계가 나의 발목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겠지만, 이만큼 나를 사랑해줄 사람을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겠지만, 그러나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다면서 관계를 끊어내는 것에 겁내지 말라고 한다. 이런 결론은 가스라이팅의 피해자에게도 좋은 조언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 같다.



당신이 불행한 것은 현재에서다. 미래는 항상 신비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현실에 머물러라. 그리고 미래가 나머지를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둬라. (p.354)



이 책을 읽은 후에 바로 읽으려고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영원히 사랑해]를 사두었는데 이 책이 내 생각과 달리 나를 너무 아프게 해서 차마 연달아 읽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나쁜 감정이 아닌데, 그런데 상대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그 나쁜 관계가 시작되기도 한다니, 비극이잖아. 


아,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난폭한 유형의 가해자들이 그렇게나 고함을 치고 소리를 질러대는데, 너무 싫다. 고함치지마, 소리 지르지마! 너무 싫어!! 그거 하지마!!!



다행히도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 쉽지는 않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자신이 이미 좋은 사람이고 유능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므로 상대방의 인정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이해하는 일이다. 물론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훌륭한 사람이라는 자아 정체감을 가질 때, 우리는 자유를 향한 첫발을 내딛게 된다. (p.62)


가해자 피해자 양측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스라이팅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좋은 징조다. 피해자가 그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일단 피해자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이해하면,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기 위한 가해자의 왜곡된 언행을 용기 있고 명확하게 부정하고 자신의 현실감과 판단력을 고수하게 된다. 피해자가 자신의 현실감과 판단력을 믿으면, 가해자 혹은 그 누구의 허락과 확인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p.13)

자신이 가스라이팅의 피해자임을 알아차리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점점 스스로를 의심하게 됐다는 것을 알아차리지만 그 이유는 모른다. 도대체 왜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줘야 하는 사람이 나에게 끔찍한 기분이 들도록 만드는지 알 수가 없다. 가스라이팅은 아무도 모르게 자행되는 괴롭힘이다. 이런 정서적 학대를 가스라이팅이라 명명하면, 남자친구 가족, 가장 친한 친구가 나에게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 (p.16)

"우리는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원천적인 힘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한 첫 단계는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다. 상대방을 이상화하고 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와 환상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p.21)

우리가 상대방의 말을 믿고 그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할 때 가스라이팅은 시작된다. (p.33)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지만 가해자를 이상적인 존재로 여기며 그에게 인정받기 위해 필사적이다.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상대방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가스라이팅에 노출되기 슆다. 그리고 상대방은 피해자가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만들기 위해 그러한 취약점을 십분 활용할 것이다. (p.34-35)

우리는 누구나 그 이유를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 잘못됐다고 느끼게 하는 사람과 상대한 경험이 있다. 매우 긍정적으로 근무 평가를 해주었던 상사가 우리를 흔들어놓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거나 혹은 많은 것을 해주었던 친구가 만날 시간조차 내지 못할 때가 있다. 또한 겉으로 보기에는 흠잡을 데 없는 남자친구와 선뜻 가까이하기가 망설여지고, 성자와 같은 친척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기분이 나쁘고 우울해진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도 있을 수 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경험은 항상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우리의 현실감각을 훼손하는 다른 사람의 영향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과의 대화에서 우리가 얻는 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너는 틀리고 내가 옳다!"라는 상대방의 숨겨진 메시지다. (p.54)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내가 옳고 그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좌절감은 타당한 것이었다. 그러나 요점은 그것이 아니다. 전 남편과 문제가 게속됐던 이유는,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남편은 그의 방식대로 세상을 볼 것이라는 사실을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나를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기를 원했다면, 내가 그렇지 않다고 아무리 열심히 주장하고 화를 내도 그는 나를 비합리적으로 보았을 것이다. 그가 자신의 사고에 관해 누구의 영향력도 받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나는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나는 그 어떤 말과 행동으로도 그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p.305)

불행한 일이지만, 관계의 기본적인 속성 중 하나는 바로 통제력의 상실이다. 상대방에게는 우리를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그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우리를 실망시킬 수도 있다. 또한 우리를 잘 대할 수도 있고, 형편없이 취급할 수도 있다. 결국 상대방이 우리에게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우리가 아닌 그들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드들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다. (p.177)

우리는 일반적으로 건전한 일을 한다면 단순하고 간단하게 행복을 발견할 거라는 믿음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더 복잡하다. 가장 건전한 결정조차도 슬픔과 비판 그리고 두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두려움에 당당히 맞서고 현명하게 선택한다면, 마지막에는 그 결정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p.233)

가해자와 실제로는 헤어지지 않더라도 그를 기꺼이 떠나겠다는 의지가 잇어야만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 가해자와는 다른 생각을 자신도 가질 수 있다는 인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가해자의 부정적인 생각에 나의 생각을 양보하지 않게 된다. 또 자신을 좋게 생각하도록 가해자를 납득시킬 필요가 없어진다. 피해자가 떠날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전에는 가해자는 행동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다. (p.251)

피해자들은 가해자와 하나가 되려는 생각에 휩쓸리거나 가해자에게 인정받으려는 열망에 압도될 수 있다. 피해자들은 예전의 나쁜 기억을 모두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만 떠올리려는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그것 역시 인간의 본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닫게 된다. (p.253)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느끼는 순간이 올 것이다. 이 경우 자신을 보호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가해자를 떠나야 한다. 여러 가지 선택의 여지가 있더라도 헤어지는 것이 최선인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하면 상황이 절박할 수도 있고 절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관계가 끝났다고 깨닫는 특정한 순간이 있다. 반대로 관계를 유지하기로 결심할 수도 있다. 그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느끼거나 아니면 고통과 좌절에도 불구하고 그와 관계를 유지할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p.3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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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11-20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다락방님 글 읽으니 너무 좋아요.
사랑이 처음 찾아올 때 상대방에게 무조건 맞추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잖아요. 그냥 다, 내가 다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요.
일정도 영화도 심지어 메뉴조차도요.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말이예요.
하지만 그를 좋아하는 느낌 못지않게, 그가 나를 대할 때의 느낌도 중요한 것 같아요.
어쩌면 알고 있는 것일수도 있는데 이렇게 글로 만나니 더 확실히 알게 되네요.

단발머리가 뽑은 오늘의 문장 :

이 책에서 말하는 가스라이팅의 덫에 빠지지 않는 방법을 내가 이미 다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락방 2018-11-20 09:07   좋아요 0 | URL
인간은 참 나약한 존재에요, 단발머리님.
내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고 사랑받고 싶어하고 거기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으려고 하니까요. 사랑은 아주 많은 경우 나를 채워주고 충족시켜주고 행복을 주지만, 그러나 거기에 갇혀버리면 오히려 우리는 더 바닥으로 내려갈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가스라이팅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혹은 덫에 걸리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또 설사 가스라티잉이 아니더라도 더 건강한 연애를 위해서도 그래야 하는 것 같아요.

책 좋았지만 뭐랄까, 사례들이 좀 약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수가 학생을 성폭행하고, 문학도들을 이름난 시인들이 성폭행하는 것들도 가스라이팅으로 시작된 것인데, 그런 범죄로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지 않거든요. 그런 범죄로 이어지는 것들에 대해서도 ‘내가 나에게 집중하기‘로 다 될것 같지가 않아요. 그건 물론 너무나 필요한 것이지만, 아직 어린 사람들에겐 너무 힘든 일이잖아요. 그래서 좀 더 쎈, 뭔가 더 다른 이야기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젯 밤에 급하게 썼어요. 읽고 너무 슬퍼서 오늘은 좀 따뜻한 책을 읽으려고 가져왔어요. 헤헷.

굿모닝입니다, 단발머리님!
:)
 
나는 천재가 아니야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5
로드리고 무뇨스 아비아 지음, 나오미양 그림, 김민숙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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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어린이책 중에 가장 좋았다.

롤라는 천재 오빠에게만 집중되어있는 부모에게 반항을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있어서 당당하다. 학교의 유일한 여자 축구부원이지만 그 누구보다 잘 싸운다. 그리고 그걸 자신도 잘 알고 있는 게 너무 좋아!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들여다보지만, 타인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은 소녀에 대한 이야기라 즐겁게 잘 읽었다.


아빠의 일과 바흐의 일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마태 수난곡>과 세제 광고를 비교하는 게 터무니없다는 건 나도 잘 알지만, 사람들이 자기 일을 잘 마무리하고 흡족해하는 모습이 나는 좋다. 나는 사람들이 자기 결과물에 자부심을 느끼고 그 일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는 게 좋다. (P.160-162)


특히 위의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너무 좋았어. 이 어린아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너무 좋은 거다! 난 줄 알았네 ㅋㅋㅋㅋㅋ



요즘 조카가 책을 읽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 이모집엔 책이 많고, 이모가 책도 빌려준다'고 자랑을 하고 다닌단다. 그런 조카 계속 자랑하고 다니라고 책 주문할 때마다 조카와 함께 읽을 책을 한 권씩 껴 넣을 생각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이번에 그렇게 주문한 책. 이 책 읽다가 재미있고 좋아서 조카에게 얼른 읽히고 싶어졌다.


좋다.

으흐흐..

침묵이 훨씬 시끄러울 때가 있다.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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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사생활
밥보다 일기 - 서민 교수의 매일 30분, 글 쓰는 힘 밥보다
서민 지음 / 책밥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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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주 일기를 쓴다. 매일 쓰진 않아도 언제나 글을 쓰는 편에 속한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과 느낌은 이 곳에 쓰지만, 책과 상관이 없는 사적인 것은 네이버 블로그에 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사적인 내용,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좀 더 깊은 속내에 대해서는 늘상 가방 안에 넣고 다니는 다이어리에 쓴다.



(이것이 나의 다이어리들...)




기록은 어떤 식으로든 의미가 있다. 내 경우엔 그렇다. 이 책, '서민'의 《밥보다 일기》에서도 일기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스치고 잊힐 수 있었던 것들이 기록해 놓으면 그 때 그 상황과 감정까지 고스란히 생각난다고 말하는데, 나는 거기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다. 한 번은, 딱히 이성적으로 끌리는 건 아닌데, 내가 이 사람과 사귀는 게 맞을까? 라는 고민을 다이어리에 적기 위해 펼쳤다가, 몇 년전에 쓴 다이어리를 꺼내보게 됐다. '그냥' 읽어본 것이었는데, 거기에는 지금과 똑같은 고민이 적혀 있었다. 나는 다른 상대에 대해 같은 상황에 맞닥뜨렸던 것. 아, 나는 이런 상황에서 언제나 깊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구나 부터 시작해서, 그래서 그 끝은 어땠었지 까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과거의 기록들을 꺼내어 읽어보노라면 내가 잊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것들이 좌르륵 펼쳐지면서 그 때의 감정과 기억들이 불쑥불쑥 나를 건드린다. 그것들은 우울한 지금의 나에게 내가 얼마나 행복했었는지를 말해주기도 하고, 언젠가의 내가 왜 슬펐고 불행했는지 역시도 말해준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동의한 일기의 장점중 하나는 '자기 객관화'이다. 내 감정이 들끓어 오를 때 그것을 적어가노라면, 그 일에 대해 그리고 그 들끓었던 감정에 대해 다시,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좀 더 나은 나'를 만드는데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을 일러준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일기 쓰기는 내가 나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매일 일기를 쓰면 자기소개서도 잘 쓸 수 있게 되어 취업에도 용이하다고 하는데, 그 역시 장점이긴 하고 또 글쓰기를 잘하는 것은 못하는 것보다 여러모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나는 일기쓰기 즉, 매일의 짧은 글쓰기가 가져오는 장점은 '나를 더 잘 알게 해주는 것'으로도 정말이지, 아주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메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어쩌면 글을 계속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답을 찾아내는 게 아닌가 싶었다. 나에게는 이 책에서 말하는 뮤즈가 자주 찾아들어, 그 순간순간 바로 다다다닥 글을 쓰는 쪽이 편한데, 상황이 언제나 내가 글을 쓰도록 돌아가는 게 아니다. 예전에는 머릿속에 '이거 써야지, 이거 기록해야지' 라고 생각하면 글쓰기를 앞에 두고 죄다 생각이 났었는데 요즘에는 '아 뭐 쓰려고 했더라..' 하고 잊게 되는 거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메모를 한다. 메모지가 있으면 메모지에 키워드만을 써두고, 메모지가 없으면 스맛폰 메모장에 키워드를 써둔다. 키워드만 써두면 내가 뭘 쓰고자 했는지 알 수 있으니까. 혹은 키워드만으로 안되겠다 싶으면 짧게 내용을 쓴다. 이것은 아마도 이 책에서 서민 이 말한 '얼개'에 해당하는 것일테다. 어차피 쓰기와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잊지 않기 위해'서라는 목적도 가지고 있는 터라, 그걸 쓰기 위한 소재조차 잊지 않기 위해 이렇게 순간순간의 기억을 써두는구나 싶으니 동지애가 느껴졌다.



이 책이 말하는 일기의 장점은 모두다 옳고, 또 글쓰기에 대한 조언들도 유용하다. 그런데, 너무 쉽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이 책을 청소년이 가장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청소년을 염두에 두어서 이토록 쉬운 글이 나왔구나, 싶다가 내가 이 글을 '쉽게' 읽는 건, 내가 그동안 계속 일기를 써왔던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이미 일기를 쓰고 있는 사람은, 이미 저자가 말한 바들을 실천하고 있을테니, 이 책이 말하는 바가 어려울 리가 없다. 그러나 성인이라 해도 일기를 전혀 쓰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그리고 일단 눈 앞에 노트나 빈 화면을 보고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까' 막막한 사람이라면, 이 책은 바로 그대로의 의미가 있겠구나 싶은 거다. 그러니 이 책의 대상은 이미 일기를 쓰는 사람보다는 일기라는 짧은 글, 자기 자신에 대한 글조차 쓰기가 너무나 막막한 사람이 되어야할 것이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나는 나 좋자고 글을 쓴다. 글을 쓰면서 내가 가진 생각이 정리된다. 그리고 나 좋자고 쓰는 이 글이, 쓰는 순간의 내게도 좋지만, 다 쓴 후의 내게도 좋다. 훗날 과거의 기록을 읽노라면 나는 수시로 과거의 어느 순간에 가서 생생한 감정들을 느끼고 있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과거의 내가 어떤지 알게되면, 미래에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도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무엇보다 이토록이나 자주 글을 쓰면 자꾸자꾸 쓰면서 글 실력은 좋아진다. 계속하는 사람이 계속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실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글을 쓰지 못하니까 안쓰면 계속 글을 못쓰게 되지만, 글을 쓰지 못하지만 계속 쓰고 또 쓰고 또 쓰면 잘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다. 이것도 이 책에서 다 말해주고 있다.



저자는 독서가 깊은 글쓰기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하는데, 크- 이건 뭐... 도무지 이견이 있을 수가 없다. 책을 읽고 또 읽고 계속 읽으면 쓰는 게 달라지는 건 정말이지 두말하면 잔소리야. 글 써서 나쁜 점은 하나도 찾을 수가 없다(정말 없나? 이건 좀 곰곰 생각해봐야하겠다).




마지막으로 덧붙인 저자 아버지의 일기 때문에 이 책은 '일기를 쓰자'는 데 더 설득력을 갖는다. 오래전에 아버지가 써두었던 일기를 읽음으로써 그 당시의 상황과 자신의 생각이 어떤 식으로 달랐던건지 돌아보게 되는데, 이 아버지의 일기 덕분에, 저자가 말한 일기의 모든 장점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나는 이 아버지의 일기 때문에 별 하나를 더 주고 싶다. 그리고 얼마나 많이 다른 사람의 일기가 읽고싶어졌는지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제임스 w. 페니베이커'의 《단어의 사생활》이 생각났다. 정확히는 이런 구절이었다.



내 경력으로 말하자면 초기에는 건강, 감정, 트라우마 경험의 특징등을 연구했다. 그러다 1980년대 초반, 나는 우연히 발견한 사실에 마음이 끌렸다. 지독한 트라우마 경험을 혼자서만 간직하는 사람들은 그 경험을 드러내 놓고 말하는 사람들에 비해 건강상의 문제가 훨씬 많았던 것이다. 비밀을 간직하는 것이 왜 그리 해로울까? 더 중요한 질문을 하자면, 강렬한 감정을 수반하는 비밀을 터놓는 사람들은 더 건강해지는 것일까? 나와 제자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금세 알게 되었다. 답은 <그렇다> 였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하루 15분에서 20분 정도씩 사나흘 연속으로 자신의 트라우마 경험에 대해 글로 써보라는 실험을 시작했다. 그 결과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해 글을 쓴 사람들은 아무런 감정을 일으키지 않는 주제에 대해 글을 써야 했던 사람들에 비해 건강이 호전되었음이 증명되었다. 이후의 연구들에서는 감정을 표출하는 표현적 글쓰기expressive writing 가 면역 기능을 높이고, 혈압을 낮추며, 우울한 감정을 줄이는 한편 평소의 기분도 더 나아지게 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최초의 글쓰기 실험 이후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 전역에서 2백 건 이상의 비슷한 실험이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는 그리 대단치 않을 때도 많지만, 감정의 격변을 <언어의 변환>하는 단순한 과정은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과 꾸준히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W. 페니베이커, 『단어의 사생활』, p.26





일기를 쓰자.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좀 더 건강한 내가 되기 위해서. 나는 일기 쓰는 나를 항상, 언제나 칭찬한다.

잘하고있다, 나여...

뭘 이렇게 다 잘하는건지 모르겠다.






자, 그렇다면 일기를 매일 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 날 있었던 일들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그날 저질렀던 실수에 대해서는 진지한 반성으로 이끌어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게 해줍니다. 글을 쓰려면 해당 사건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야 하니 사고가 깊어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p.38)

글쓰기 소재는 원래 갑자기 떠오릅니다. 작가들은 그걸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예술의 신인 ‘뮤즈‘에 비유합니다. 이 뮤즈라는 분은 워낙 빠른 속도로 왔다가 그냥 가버리는 게 특징입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빈대떡을 보는 순간에는 ‘아, 빈대떡에 대해 쓰자‘고 생각을 하겠지만 1분만 지나면 그 생각은 없어지고 ‘내가 뭘 쓰겠다고 했지?‘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중략)
그러니 뮤즈가 왔을 때 잽싸게 뮤즈를 붙잡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게 바로 노트에 써놓는 것이지요. ‘빈대떡‘이라고 쓰고, 뭐에 대해 쓸지 대략의 얼개를 짜놓는 겁니다.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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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1-0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지의 일기 라니깐 <존 치버의 일기>가 생각납니다...ㅎ

다락방 2018-11-07 10:40   좋아요 1 | URL
덕분에 검색해보고 왔습니다. 존 치버 노년의 일기로군요. 자기 아들에게도 읽혔다고 하네요..
나만의 내밀한 일기도 사실은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쓰고 있는걸까요?

카알벨루치 2018-11-07 11:32   좋아요 0 | URL
존 치버는 자기 일기가 출판되기를 강하게 원했고 아들은 그걸 따랐죠 많이 불편했겠지만 아버지의 뜻이니...만감이 교차했을 듯 싶네요! 글이란게 누군가에게 읽혀질 수 밖에 없는 것인데...일기문제는 여러모로 생각을 해봐야할 부분인듯 ㅎㅎ

카알벨루치 2018-11-07 11:33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 주문했는데 머시기 거시기 준비안된 책때문에 벌써왔어야할 책이 더디 오네요 ㅜㅜ

다락방 2018-11-07 11:36   좋아요 1 | URL
머시기 거시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 책 보고 이사카 고타로의 책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고요, 요즘 읽는 소설책 때문에 일리아스를 장바구니에 넣어두었고요... 아아.... 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책을 부릅니다, 카알벨루치님... 흙흙 ㅜㅜ

카알벨루치 2018-11-07 12:20   좋아요 0 | URL
이 바닥이 다 그러니 울지마소서! 넘 좋은거 아닙니까! 어제 <백년의 고독> 2권 읽는데 뭉클한게 올라오는데 야 이 맛이구나 싶더군요 ㅋㅋ

단발머리 2018-11-0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보다 일기> 얼른 찾아 읽어보고 싶네요. 인용해 주신 <단어의 사생활>이라는 책도요.
다락방님 다이어리 너무 근사해요.
매일의 내밀한 기록이 이렇게 차곡차곡 쌓여있다는게 정말 이 세상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제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부럽습니다.
저도 예전에 한 일기하던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은 어디갔을까요? 새해, 새 다이어리에 시작!해도 3일을 못 넘겨요ㅠㅠ

다락방 2018-11-07 10:42   좋아요 0 | URL
일기를 매일 쓰지는 않아요. 마음 복잡할 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일들이 있을 때, 그럴 때만 쓰곤 하는데, 그런 것들이 나중에 읽어보면 ‘아, 이게 나구나‘ 싶더라고요. 그런것들이 저렇게 차곡차곡 쌓였네요.
제가 읽는 저의 역사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님도 매일이 아니라 생각날 때만이라도 부지런히 적으세요!! 나중에 읽어보면 얼마나 재밌다고요!! >.<

2018-11-15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5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02 0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글로리아 스타이넘 지음, 양이현정 옮김 / 현실문화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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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만난 친구는 요즘 독서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가 가기 전에 《안나 카레니나》혹은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을 완독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나는 그 친구에게 안나 카레니나를 권하면서, 그 책을 읽으면 앞으로 하게 될 독서에 많이 도움이 된다, 그 책이 배경지식이 되어준다, 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독서가 얼마나 좋은지를 다시 한 번 말했다.


"책 읽는 거 너무 좋지 않아? 계속해서 읽다보면 그 책들이 쌓여서 내 배경지식이 되고, 그 배경지식을 가진 채로 책을 읽으면 기존과는 다른 것들이 보이고 또 생각하게 돼, 사고의 확장을 느낄 수 있는거지. 너무 좋지?"



페미니즘 책을 읽는 것은 그런 독서의 장점에 몇 가지가 추가된다. 세계 각지에서 어느 때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 또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한껏 힘이 나기도 하고, 기존의 내가 가졌던 잘못던 생각에 대해 반성하게도 해준다. 무엇보다,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싫더라' 하는 것들에 대한 답도, 페미니즘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간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얼마나 많이, '아 그 때 내가 그래서 그런거구나' 하게 되는지 모른다. 나는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이라고 말하면서 개념녀 코프스페 하는 대표적인 여자사람이었고, 그렇게 나 자신을 남성들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했으며, 지금이라면 너무 끔찍했을 발언들도 해왔던 터다. 하나하나 그런 과거의 일들이 생각날 때마다 얼마나 내 가슴을 치는지 모른다. 무지했어, 나빴어. 많은 경우 무지는 독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포르노를 보지 못하겠다고 얘기해왔었다. 포르노에는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그 당시의 내가 포르노를 보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왔다. '어쩐지 싫고, 에로틱하게 나를 충동질하지 않는' 이유가, 그들 사이에 '스토리가 없어서인가' 보다 라고 생각한거다. 확실히 그저 남녀가 벗고 그저 육체적 관계만을 보여주는 영상들은, 로맨스 영화에 비해서 그 재미도 떨어졌고, 재미가 뭐람, 대체 이걸 왜 보고 있어야 하는걸까? 라는 의문을 갖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런 내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이 책,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을 읽으면서 나를 포함해 다른 많은 여자들이 포르노를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알게 됐다.



'포르노그라피'라는 말은 그리스어 '포르네'(매춘부나 여자 포로)와 그래포스(서술, 묘사)를 합친 것이다. 그러므로 포르노그라피의 언어적 의미는 '성을 사는 것을 묘사한 것'이며, 권력의 불균형, 성노예화를 함의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묘사하는 것도 포르노그라피의 정의에 포함된다. (p.104)



간단히 말해 포르노그파리는 섹스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포르노그라피는 권력의 불균형에 관한 것이다. 권력의 불균형은 섹스가 공격의 한 형태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고 또 그렇게 이용되는 것을 필요로 한다. (p.105)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것을 보면서 위험을 느끼는 여자들과 남성이 가해자인 것을 보면서 스스로의 품격이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남자들 앞에는 긴 투쟁이 기다리고 있다. 남자아이들이 자신의 남성성을 증명하기 위해 여성을 지배하거나 정복해야 한다고 믿도록 키워지는 한, 어떤 형태로든 포르노그라피는 존속할 것이다.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서, 또는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 여자의 복종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에게 유리한 사회가 지속되는 한 포르노그라피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p.117)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포르노는 에로틱과 다른 것이라고 이 책에서 구분지어 주고 있다. 우리가 포르노속에서 보았던 발가벗은 남녀의 움직임은 그러니까 '섹스가 아.니.었.다.'. 나는 포르노에 대한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글을 읽으면서 어쩐지 울고 싶어졌다. 이것봐, 내가 괜히 싫어하는 게 아니었어. 어쩐지 눈물이 나지 않는가.



영화《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속의 '그레이'는 상대를 때리면서 섹스를 하는 사람이다. 순진했던 아나스타샤는 그레이를 사랑해서 그레이가 하자는 대로 하기는 하지만, 어느 날 그가 가죽 벨트로 엉덩이를 때렸을 때, 울면서 그에게 말한다.


'이게 당신이 원하는 거야?'


나는 때리면서 혹은 맞으면서 섹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냥 섹스는 '지루하니' 가끔은 그렇게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들을 종종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너무 궁금하다.



상대와의 섹스가 '왜 지루할까'?

지루한 섹스를 왜 할까?

왜 '사랑하는데' 때리고 맞으면서 그걸 즐겨야 할까?



사랑하면 쓰다듬어주고 예뻐해주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사람이 살아봤자 백년인데, 거기에 왜 굳이 왜 때리고 맞는 시간이 포함되어야 할까? 예뻐해주기도 시간이 모자라 안타까운데? 나는 섹스중에 맞고 싶지 않다. '더한 재미'를 보자며 섹스중에 나를 때리고자 하는 것은, 내게는 폭력이고 두려움이다. 내게는 두려운 이 폭력이, 포르노를 수시로 보는 많은 남자들에게는 '섹스중의 재미'가 될 수 있다는 데에서 권력의 불균형이 온다. 그러므로 내가 '맞기 싫다'고 내 의사를 표현할 때 나는, '자극적이지 않고 재미없는 순진한' 여자가 되고야 만다. 나는 폭력이 싫은 것 뿐인데. 당신이 나를 때리는 순간을 나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인데.




이 책은 전체적으로는 아주 온건하다. 서문에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아직까지 이 책이 읽히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우며, 이 책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적고 있다. 나는 이미 아주 멀리 와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 책이 온건하며 또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수시로 느꼈다. 특히나 이 책의 한국어 출간을 축하하는 '현경'의 글은, 2002년에 쓰여진 걸 감안해야 겠지만, 너무 후졌다. 50대의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젊어 보이고 아주 늘씬한 페미니스트라고 칭하고 있는 것이다. 아아, 아니에요, 예쁜 페미니스트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축하하는 글을 읽고 잠깐 이 책을 읽지 말아야 하는걸까, 나에게 지나치게 온건한 거 아닌가 싶었지만, 이것은 나의 자만이었다. 나보다 앞서 페미니스트였으며 왕성한 활동을 했던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수시로 나는 뒷통수를 때리는 듯한 느낌을 받고 또 시야가 한층 넓어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다.



트랜스 젠더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는 한참이나 생각 속에 머물러야 했다. '앨리스 워커'와 ''린다 러블레이스'와의 인터뷰를 보면서는, 여자들은 계속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해야 할 말을 하고 있었구나, 새삼 생각했다. 나는 '린다 러블레이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보고서도 그녀를 백프로 신뢰하지 않았던 것 같다. 수시로 과거를 반성해야 했고, 또 수시로 '내가 괜히 그런 게 아니었어'라는 생각도 했다. 내가 한국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고 했을 때 왜 한국영화 무시하냐는 말도 더러 들었었는데, 그래서 흥행한 한국 영화를 보려고 하면 끝까지 보고 있기가 너무 힘들었다. 나는 그것들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며 여자를 물화 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살아오면서 느껴지는 '촉'이라는 것이, 이제는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바니걸'로도 위장 취업해 일을 하고, 그 안에서 얼마나 여자들이 성적대상화 되고 물화되는지, 노동조건은 얼마나 취약한지에 대해서도 기사를 써냈었다. 그 안에서 그 일을 체험하는 것은, 하이힐과 꽉 조이는 옷만으로도 고통스러운 일이었는데, 생생한 목소리들을 들으며 그것들을 겪었다는 것이 대단하고 또 고맙게 느껴졌다. 누군가가 이런 일들을 진작부터 해오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나는 어쩐지 부끄러워진다.



낙태와 할례 그리고 여성이 쓴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출판까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이 책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중간중간 '아, 이건 좀 시대에 뒤떨어졌지, 더 나아가야지' 할 때 조차도, 아마 그 당시에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로 지금! 계속 쓰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고 더 과격해져야 한다. 더 거칠어져야 한다.












분노는 행동을 위한 에너지를 일으키는 배터리와 같다. (p.23)

훌륭한 정치가를 뽑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좋은 책이 계속 출판되도록 열성적으로 운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 비평가와 학자들은 안전하게 먼 나라의 작품들로 명작의 전당을 채우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네트워크와 출판사를 만들어내고 기존 질서를 바꾸기 위한 압력도 가해야 한다. 실제로 현재 많은 페미니스트와 다른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하고 있다. (p.182)

예전에 내가 갖고 있었던 남성우월주의적 편견을 생각해 보면, 그 편견 안에는 여성에 대한 경멸, 심지어 나 자신에 대한 경멸이 밑바닥에 깔려 있었던 것 같다. 이것이야말로 사회에서 하등인간 취급을 받는 사람들이 겪는 가장 가혹한 처벌이라 할 수 있다. 사회는 우리를 세뇌하여 우리 스스로 열등하다고 믿게 만든다. 설사 우리가 사회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다 해도 자신은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여자들과 어울리지 않으려한다. 열등한 집단이 아닌 우월한 집단과 동일시하려는 것이다. (p.219)

사실상 백인 남자들의 처벌 방식 중 가장 많이 애용되는 것은 조롱과 인신공격이다. 자기 주장이 강한 여자가 미모를 가지고 있거나 젊다면, 뒤에 든든한 남자가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런 여성이 성공하면 아마 남자 상사와 잠자리를 같이 했을 거라고 판단한다. 만약 늙은 여성이나, 남성의 기준으로 볼 때 매력적이지 않은 여성이 힘있는 행동을 하면, 남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복수하는 거라고 말한다. 남성의 부속물이 아닌 완전히 성숙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 행동하는 여성은 더러운 농담의 밥이 된다. 조롱은 기성 체제를 수호하는 자들이 사용하는 첫 번째 무기이고 더 심한 공격이 그 다음에 이어진다. 그런 여성에게는 더욱 더 자매애가 필요하다.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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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 - 몸도 마음도 내 맘 같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본격 운동 장려 에세이
가쿠타 미츠요 지음, 이지수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몸이 지치고 피곤했을 때 요가를 가 수업을 들었더니, 마치고 나서 개운해진 적이 있었다. 종종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푼다'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나는 아직 그 경지는 아니지만, 그게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떤 지치고 피곤한 날에는 운동을 하는데 동작도 영 엉망이고 더 힘들고 끝나고 나서 더 지쳤던 적도 있다. 여동생은 그런 내게 '너무 피곤할 때는 운동하는 게 오히려 나빠, 그 때는 쉬는 게 훨씬 좋아' 라고 했다. 그 뒤로는 내가 내 몸을 더 잘 살피게 됐다. 이 정도의 피곤에는 집에 가서 쉬자, 혹은 이정도의 피곤에는 운동을 가자. 아직 백프로의 정확도를 가진 건 아니지만, 엊그제에도 지치고 자꾸 잠이 쏟아져 운동 가지 말까, 하다가 다음 날이 쉬는날이라 계속 쉴 순 없어 갔더니, 와 너무 좋았던 거다. 하는 내내 몸에 힘이 들어가고, 그게 내내 느껴지는 거다. '어? 몸에 힘이 막 넘치는 것 같아!' 분명 피곤했는데, 동작들이 기존보다 더 힘차게 되는 느낌. 이 느낌은 끝까지 이어졌고, 어쩌면 내가 그전보다 더 단단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바아사나 휴식자세로 마무리까지 하고나서 선생님께 가 '오늘 수업 정말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했다. 선생님은 어떤 점이 좋았냐 물으셨고, '굉장히 드문 경험인데, 온 몸에 막 힘이 생겨서 차오르는 게 느껴졌어요' 했다. 선생님은 중간중간에 메세지들이 섬세하게 파고들었던 모양이라 하셨다. 메세지? 잘 모르겠다. 메세지가 파고들어서 힘이? 그렇지만 확실히 기존보다 집중도 잘 됐고, 동작도 잘 됐다.



요가를 하다보면 자꾸 내 몸을 들여다보게 된다. 눈으로 본다는 게 아니라 느낀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여전히 많은 동작들을 못하고 실패해서 시무룩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 나는 이쪽 근육이 짧구나' 혹은 '이 동작은 왜 안될까' 하면서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다음 수업시간이면 '이 동작 잘 안됐었는데 오늘은 좀 될까?' 하며 다시 생각하게 되고, '어? 지난번보다 좀 더 잘되는데? 그러면 코어에 힘 좀 생겼나?' 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이 마주하는 동작에서 선생님이 몸의 이 부분에 집중하라고 콕 짚어줄 때는, '아, 그러고보니 몸의 이 부분에 한 번도 신경쓴 적이 없네?!' 하고 새삼 그 부분을 의식하게 된다.



운동은 힘을 길러주기 때문에 좋고 또 기분도 바꿔주기 때문에 좋기도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그동안 무심했던 육체에 대해 계속 내가 신경쓰고 집중하게 만든다는 데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가쿠타 미쓰요' 역시 그렇다.



그녀는 현재 9년째 계속 달리고 있다.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주말이면 반드시 달리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그리고 해마다 마라톤에 나간다. 마라톤에 나가기 전에 준비 과정들이 있고, 그리고 마라톤에 한 번씩 나갈 때마다 기록을 보면서 '이번엔 이렇게 했더니 이렇구나' 부터 '다음엔 이렇게 해야겠다'까지, 자연스레 몸 상태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렇게 마라톤이 반복되다 보니, 자신이 어느 시간대에 어느 지점에서 지치게 되는지도 안다. 아, 이 부분에서는 내가 그전에 어떻게 달렸어도 반드시 지친다, 그러니 나는 이거 신경쓰지 말고 열심히 달리자, 해서 '노력하는 건 너무 싫다'고 하면서도 기록을 단축해내고야 만다.



운동에 관한 에세이를 잡지에 써야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쿠타 미쓰요는 운동을 '싫다'고 하면서도, 편집자 W 군이 '등산 해볼래요?', '야간 하이킹 할래요?', '산악 달리기 할래요?' 할 때마다, '할래 할래!' 하면서 기어코 도전한다. 그럴 때마다 또 새삼 자신의 몸과 새로운 운동을 대하는 설레임 또 두려움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느 운동을 제일 좋아하는지도 알게 된다. '트레일 러닝'을 할 때, 산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을 보는 게 너무 좋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는 게 너무 좋고, 마라톤을 할 때면 모르는 사람들이 응원해주는 것도 큰 힘이 된다. 여전히 '싫다'고 하면서도 주말 달리기를 빼먹으면 어쩐지 불안해져서,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갈 때도 러닝화와 운동복을 꼭 챙겨가게 되었고, 그렇게 파리에서 파키스탄에서 달려보고나니 그 동네를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고.



트레일 레이스라는 산악 달리기도 신기했지만, 나는 가쿠타 미쓰요가 해본 운동중에 '볼더링'이 굉장히 하고 싶어졌다. 암벽등반과 비슷한 건데, 초보자들은 번호가 쓰여진 홀더를 잡고 왼손 오른손으로 잡아가며 움직이는 거라고 했다. 온 몸의 근육을 쓰는 것이고, 바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아도 고소공포증이 느껴지며, 나는 결코 다음 번호로 손을 움직일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에 시달리는데. 와. 이걸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거다. 일단 요가를 좀 더 해보고나서 나중엔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쿠타 미쓰요가 도전한 운동중에는 당연히 요가도 있었다.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 요가에 대해 가진 편견에 대해 얘기하는데, 너무 공감이 되어서 웃었다.



사실 나는 이 체험수업 전에 요가에 대해 긍정적, 부정적 편견을 모두 가지고 잇었다.

긍정적 편견은 단순히 몸에 좋다기보다 몸 안쪽 깊숙한 곳까지 좋다는 것이다. 동양의학과 뭔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저 날씬해지거나 빵빵(가슴) 잘록(허리) 빵빵(엉덩이) 해지는 게 아니라, 수면 부족이나 변비, 생리불순이 해결되는 등의 효과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부정적인 편견은 요가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어떤 맹신 상태에 빠지는 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믿는 대상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주라든지 자신을 초월한 존재라든지 뉴에이지스러운 것으로, 그리하여 그것이 절정에 이르면 다들 채식주의자가 된다. 술도 안 마신다. 그러고는 어느새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술을 즐기는 사람을 미워하게 된다. (p.68)



하하하하. 나 역시 그랬다. 요가가 몸에 좋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것은 명상이 주가 된 스트레칭 이라고 생각했다. 맹신 까지는 아니지만 채식주의자..가 될 거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요가를 한 지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채식주의자가 될 생각이 전혀 없고, 여전히 나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나는 나의 촉과 감을 믿는 사람..


지난 번 홍콩 여행때는 호텔 조식을 먹는데, 의식적으로 야채를 먹으려고 시도하다가 '아, 야채 먹기 지금 너무 싫어' 라고 말하고 야채를 안담아 왔더니 친구가 웃었더랬다. 먹지마, 하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 야채도 많이, 잘 먹는 사람인데, 요가를 일 년 넘게 해도 채식주의자가 되기는 커녕 가끔은 '아 야채먹기 싫어' 라고 말하는 사람인 것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요가를 하고난 뒤, 가쿠타 미쓰요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주와 관계를 맺지 않아도 괜찮은 모양이고, 고기를 끊지 않아도 상관없으며, 애주가를 미워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점투성이다. 안 할 이유가 있을까. (p.69)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운동을 시작할 때 제일 처음 하는 건 아마도 스포츠센터 등록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헬쓰장에 등록했었다. 그렇게 몇 년을 다녔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 가면 많이 간다고 할 정도로, 어떤 핑계를 대서도 가지 않았다. 어쩌다 가게 되면 런닝머신 위에서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보며 실실 걸었지. 그렇게 돈만 버리다가 여동생이 효과를 봤다는 '기체조'에도 등록했었는데, 비싼 등록비를 내고서도 역시 일주일에 한 번 갈까말까... 다녀오고나면 좋긴한데, 자꾸 함께하는 사람들과 같이 웃게 시키는 게 영... 무엇보다 집에서 멀어 가기까지 큰 마음을 먹어야 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시작해볼까, 하고 등록하게 되는 게 헬쓰장이 아닐까.




내가 스포츠센터에 가는 빈도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40분 동안 러닝머신을 타고 한 시간 반 정도 메뉴를 수행한다. 물론 복근을 단련시키는 메뉴도 팔이나 다리 운동보다 훨씬 강도 높게 짜여 있다. 신체 측정은 1년에 한 번 정도 하는데 여전히 복부지방은 표준보다 많고 근육량은 밑돈다.

이유는 단순한데 일주일에 한 번 하는 복근운동으로는 어림없기 때문이다. 나는 복싱장에서도 복근운동을 하지만 일주일에 두 번 정도의 복근운동으로도 역시 어림없다. 매일, 혹은 격일로 진지하게 몰두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매일, 혹은 격일로 집에서도 복근운동을 할 수 있는 강한 의지가 있다면 딱히 스포츠 센터에 다니지 않아도 괜찮지 않겠는가. 다들 그게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렇다면 적어도 스포츠센서테어'라는 생각으로 등록하는 것 아닌가.

'적어도'라는 생각으로 스포츠센터에 등록했지만 '적어도'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나오지 않는다면 안 해도 마찬가지잖아 하며 발길을 끊게 된다. 이런 도식이 펼쳐지는 건 아닐까 생각하는 데 어떨지.

나는 스포츠센터에 다니는 건 효과가 업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적어도'로는 안 된다고, 진심으로 몰두하지 않으면 결과라는 건 나오지 않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p.40-41)




남동생은 헬쓰장에 여러해 다니다가 결국 제 방에 운동기구를 들여놓고는 헬쓰장 등록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피곤한 날에도 집에서 기구로 운동을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반드시 스포츠센터에 다녀야 하는 건 아니었다. '강한 의지'가 있다면, 다니는 것도 열심히 다닐테도 집에서도 열심히 할테고, 그것든 반드시 어떤 효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었다.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 때, 그것이 내가 생각했던 명상과 스트레칭이 아닌, 근육 운동이어서 너무 놀랐더랬다. 한 시간동안 간신히 낑낑대고 아이고.. 신음 소리를 내며 마치고 나니 너무 힘이 들고 배가 고팠다. 덕분에 집에 가 늦은 밤에 양푼에다 밥을 비벼 먹었는데, 그렇게 몇 번 하고나니 '아, 이러다가 요가 돼지 되는거구나' 싶었던 거다. 하하하하. 가쿠타 미쓰요 역시 그 과정을 거쳤다.



내가 스포츠센터에 등록한 건 8년쯤 전이다. 그보다 조금 앞서 복싱장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밥과 맥주가 그전보다 훨씬 맛있어져서 4kg 쪘다. 안 돼, 이대로 복싱장을 계속 다니면 점점 비대해지겠어. (p.37-38)



가쿠다 미쓰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운동을 하면서 가쿠다 미쓰요는 즐기고 있다. 운동하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그 운동을 얕봤었다는 것도 순순히 시인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달라지는 걸 자세히 보고 느낀다. 그리고 '더' 좋아지고 싶어한다. 이대로 멈춰있는 게 아니라, 내가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


그동안 돌보지 않았던 육체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느끼면서 그리고 더 좋아지게 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하는 것. 내 몸에 대한 집중. 그것이 운동이 가져오는 가장 긍정적 효과가 아닐까 싶다. 가쿠다 미쓰요는 그런 효과를 이미 온 몸으로 체감하고 있고, 꾸준히 마라톤을 나가면서 더 좋은 기록을 세워나간다. 새로운 운동에도 도전하면서. 그렇게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면, 가쿠다 미쓰요가 좋아하는 술과 안주를 언제까지고 계속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마라톤이 힘들어지는 지점에 와서, 완주까지 너무 힘들다고 생각할 때에도, 가쿠다 미쓰요는 '마치고나서 포장마차에서 맥주를 마시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달린다. 그것이 자신에게 큰 보상이 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노화가 찾아오면서 나는 예전보다 술 마시는 양이 줄었다. 이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조금 줄이려고 한다. 의식적으로 조금 줄여야, 내가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싶은 만큼 건강하게 마시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러므로 운동을 계속할 것이다.


들이쉬고 내쉬고 호흡하면서 팔다리를 쭉쭉 뻗는 일이, 팔이나 다리에 힘을 주고 버텨내는 일이, 그렇게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다가 다음날 근육통에 시달리는 일이 몹시 만족스럽다. 요가를 마치면서 개운해지고 또 특별히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그럴 때면 , '아아, 지금의 나에게 요가가 없었다면 나는 이 시간들을 도대체 어떻게 버텨냈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우울한 마음, 우울한 생각을 잠시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몸을 움직여 근육을 쓰는 일, 땀을 내는 일은 중요하다. 가쿠다 미쓰요는 노력하기 싫다고 하고 나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하던 것에 있어서는 어디 한 번 계속해볼 참이다.




마지막으로, 가쿠다 미쓰요님. 실연은 40대에도 옵디다...


이렇게 소설 때문에 풀이 죽어 있을 때 실연을 했다. 실연 그 자체보다 연령의 불균형에 충격을 받았다. 그토록 남의 일이라 여겼던 중년 연배에 부쩍부쩍 가까워져서 일에 대해서도 이제는 더 이상 변명할 수 없게 됐는데 실연 따위나 하고 있다니. 실연이란 젊은이의 특권 아닌가. 30대가 돼서도 실연하는 것인가. (p.9)



아, 진짜 마지막으로, 가쿠다 미쓰요는 보르도의 포도밭 달리기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한다. 코스를 완주할 때까지 수시로 와인도 주고 고기도 주고 굴도 주고... 그런 마라톤 대회가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상당수의 사람이 와인 밭에 쑥쑥 들어가서 볼일을 보는 데는 깜짝 놀랐다. 가지런히 늘어선 나무들 사이에 쏙 숨어서 엉덩이를 이쪽으로 돌리고 볼일을 본다.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까지 안쪽으로 들어가서 쪼그려 앉아 있다. 굉한한데. 내가 도쿄 레스토랑이나 집에서 마시는 보르도 와인에는 1년에 한 번 이 사람들의…… 아니다, 생각을 말자. (p.258)



그건그렇고,

중년의 여성들이여, 운동합시다!!

운동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다정하게 지냅시다!!



대회에 몇 번쯤 나가다 보면 그 말의 무게가 정말로 실감난다. 나는 처음으로 나간 장거리 마라톤에서 타인, 특히 나이 많은 사람이나 몹시 뚱뚱한 사람에게 추월당할 때마다 경쟁심에 불타서 무심결에 속도를 높이고는 3km 지점에서 기권하고 싶을 정도로 지쳤었다. 적은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의 경쟁심이다. (p.24)

그렇게 긴자의 상징 와코 앞을 지날 때 응원하러 와준 마라톤팀 사람들을 발견했다. 나는 그들에게 뛰어가 손을 흔들었다. 다들 나를 알아보고서 활짝 웃으며 저마다 힘내라고 말해줬다. 금방 지나쳐버렸지만 눈물이 날 것 같아 난처했다. 달리다가 아는 사람의 응원을 받는 게 이렇게까지 기쁠 줄은 몰랐다. (p.27)

친구나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하곤 한다. 스포츠센터란 그만두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닌가 하고. 실로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센터에 다니기 시작하자마자 안 나가게 되어 "두 달 동안 한 번밖에 못 갔어. 한 시간 트레이닝하는 데 두 달 치 회비가……"라고 중얼거리곤 한다. 그런데 두 달 치 회비를 버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 반년 치 회비에 해당하는 고액 트레이닝을 시작하고, 그러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다들 그만둔다. (p.35)

대학시절부터 선배를 존경하긴 했지만, 왠지 나와 관계없는 사람이라고도 느꼈다. 그건 순전히 선배는 운동부원 같은 사람인데 내가 그쪽 방면으로는 아예 흥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배가 왜 희희낙락 몸을 움직이는지, 또 어째서 몸을 움직이는 것에 관해 끝도 없이 이야기하는지 나는 전혀 몰랐다. 그런데 지금은 다섯 시간이나 함께 달리다니, 인연이란 참 신기하구나.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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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2018-10-10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지금 운동하러 가기 싫어서 뭉그적 거리는데 가야 겠어요ㅠㅠ. 요가 하면서 손목 안아프신가요?저도 1년정도 했는데 손목과 팔이 너무 아파서 그만 뒀어요. 근육이 없고 코어로 힘써야 하는걸 팔로 하다보니.1년 넘게 해도 차투랑가 단다도 잘 못하겠더라구요

다락방 2018-10-10 09:51   좋아요 0 | URL
저는 어느 때에는 다운독 하기도 힘들만큼 손바닥이 아프더라고요. 코어로 힘써야 하는데 자꾸 손에다 힘을 줘서 그런것 같았어요. 그런데 자연스레 나아졌고, 그러다가 또 언젠가 손바닥이 아프긴 했었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요. 저도 차투랑가에서 업독으로 이어지는 건 여전히 잘 못하는데 무릎 대고 하는 건 좀 힘이 생기더라고요.

저는 머리서기 해내고 싶은데 머리를 바닥에 대기만 해도 머리가 너무 아파요. 그래서 이건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일단 기본적인 동작들만이라도 잘 해내자 싶어요. 아마 체중감량을 하면 더 잘될 것 같아요.

헤헷. 운동 잘 다녀오세요!!

붕붕툐툐 2018-10-1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나 공감가는 글이네요~ 내 몸을 바라보는 일이 요가를 하며 더 선명해졌어요~

다락방 2018-10-10 09:52   좋아요 1 | URL
븅븅툐툐님도 요가 하시는 군요! 저는 이렇게 자꾸 제 몸을 들여다보는 일이 너무 좋더라고요. 안쓰던 신체의 부분을 의식하는 일이 너무 좋아요. 의식하다보면 그 부분을 자꾸 움직이게 되잖아요. 요즘 그래서 사무실에서도 자리에서 일어나 팔을 위로 쭉 뻗거나 뒤로 뻗거나 하면서 팔을 움직여주고 있어요. ^_____^

syo 2018-10-1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할까??

다락방 2018-10-10 10:13   좋아요 0 | URL
헤이, 컴온!!

무해한모리군 2018-10-1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어제 아이 목욕시키고 들다가 허리를 삐끗해서 아픈 중인데 이글을 보니 스트레칭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저도 할까...

다락방 2018-10-10 14:00   좋아요 0 | URL
모리님, 하세요. 하십시다. 하다못해 매일 스트레칭만 해줘도 몸이 한결 나아지는 것 같아요. 가급적이면 일주일에 두번 이라도 근육운동 하면 더 좋을 것 같고요! 운동도 즐기고 먹고 마시는 것도 즐기면서 건강해져요, 우리!

단발머리 2018-10-1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세 문장은 가슴에 파고드네요~~~
운동해야 되는데, 해야되는데, 해야되는뎅.... ㅠㅠ

다락방 2018-10-10 14:0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요가중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요즘엔 안하시나요?
얼른 중년 운동의 세계로 오세요~~~ ㅎㅎ

비공개 2018-10-1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빌렸다가 몇장읽고 반납해 버렸는데 다시 빌릴까요? 아니 그시간에 차라리 운동을 해야겠죠. ㅋ 올해는 이미 글렀고 내년부터? ㅋㅋ 마녀체력 읽고 그 다음날 헬스장이라도 등록하려고 그랬는데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겨울날씨네요.. 우리 삼겹살이나 먹어요 ㅋㅋㅋ

다락방 2018-10-11 16:52   좋아요 0 | URL
이 책 읽고나면 운동하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게다가 팔랑팔랑 잘도 넘어가서 시간도 많이 안뺏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일단 우리는 밀린 삼겹살이나 먹읍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나 2018-10-12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것 먹으려고 전 운동합니다~~

다락방 2018-10-12 14:03   좋아요 0 | URL
먹는거든 마시는 거든 여행이든, 그게 뭐든 좋아하는 걸 계속 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우선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므로 운동을 계속하는 게 방법인 듯 합니다. 저는 요가 재등록 앞두고 지금 고민중이에요. 계속할까, 좀 쉬다 할까, 그만둘까(는 사실 별로 예정에 없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