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나는 무려 <시사IN>을 정기구독하는 사람이다. (응?)

뭐, 그 말을 하려던 게 아니고, 이번 주 시사인을 받아들고 표지를 보며 가슴 답답해했다가, 늘 그랬던것처럼 뒤에서부터 하나씩 기사를 읽기 시작한다. 신문도 그렇고 주간지까지, 나는 뒤에서부터 읽기 시작하며 모든 기사들을 정독하지 않는다. 제목만 보고 재미 없어 보이는 기사들은 그냥 패쓰한다. 그러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영어에 대한 글을 읽었다.



제목만 보고 답답해졌다. 내 중학교 시절이 생각났기 때문인데, ABC 정도를 떼고 학교에 오라니, 와, 이건 나로서는 정말이지 상상할 수 없는 게 아닌가. 나는 알파벳을 외우지 않은채로, 아니 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채로 중학교에 진학했다. 당시로서는 이런 내가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었다. 중학교에 가면 영어 과목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 과목을 가르치는 게 중학교에서 해야 할 일이었다. 내가 미리 알고 가는 건, 내 역할은 아니었다. 


그런데 읽다가 놀랐다. 중학교 얘기가 아니었다. 영어-중학교 라는 당연한 인식이 박혀있던 내가 읽다가 놀란 것이다. 이건 초등학교 3,4학년의 얘기였다. 맙소사, 초등학생들 교과 과목에 영어가 있다고??


나로 말하자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이미 한글을 뗐었다. 그당시엔 한글나라 같은 게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학교 가기 전에 한글을 떼는 게 일반적인 것도 아니었다. 나는 방학을 이용하며 우리 집에 와있던 막내이모로부터 한글을 배웠고, 부모님들 말에 의하면 천재처럼 빨리 익혔다고 했다. 사실, 잠깐 다른 말을 하자면, 그당시의 나를 너무 천재로 기억하는 부모님과 일가 친척들 때문에 나는 내가 진짜 천재인 줄 알았다. 영재 교육 받았으면 지금 어마어마한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첫 조카를 만나고나서부터 이 모든 게 그저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로 태어난 갓난 아이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익히는 과정을 눈으로 보게 되면, 정말 천재처럼 느껴지는 거다. 고개를 가눌 수 있고 뒤집고 기고 걷고 뛰는 것들을 지켜보면서,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천재 같은지. 말해준 것들을 기억하고 의사를 표현하고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를 볼 때면, 와, 얘는 진짜 천재구나 싶어지는 거다. 왜?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는 채였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첫 조카를 마주하고나서, 첫 조카에게 내가 천재라는 타이틀을 내 마음대로 부여하고 난 뒤에야, 아, 우리 부모님과 친척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이거였겠구나, 했다. 내가 '첫째' 였기 때문에. 실제로 어릴때 천재란 소릴 들은 건 나 였지만, 아이큐가 더 높고 공부를 더 잘하는 건 내 여동생이었다. 전교 1등을 한 것도 내 동생인데, 아직까지도 천재란 타이틀은 나에게 있어....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게 무슨.... 자, 원래 하려던 얘기로 돌아와서.



내가 초등학교(당시엔 국민학교)에 들어갔을 때 한 학급의 아이들은 60명을 초과했었다. 그리고 그 중에 한글을 이미 떼고 온 아이들은 한 반에 열명도 채 안되었었다. 선생님은 한글의 초성부터 우리에게 알려줘야 했고, 그렇게 알려줘도 아이들은 '이'와 숫자 '10'을 헷갈려하며 쓰곤 했었던 기억이 난다. 한글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배우는 것이 당연한 거였다. 물론 이미 떼고 간 나는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한글을 받아들이는 게 더 쉽긴 했다. 


영어도 마찬가지. 중학교에 가서 영어를 배운다는 건 알았지만 내가 뭔가 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내가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 이미 알파벳과 기본 회화를 좀 배우고 온 아이들은 한 반에 절반도 되지 않았다. 그런 아이들은 더 빨리 영어 시간에 습득을 익혔겠지만, 선생님은 우리에게 알파벳을 알려주었고, 외우도록 했으며, 알파벳에 소문자가 있다는 것도 가르쳤고, 또한 그래서 나는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소문자'의 존재를 알고 외우기 시작했다. 쪽지 시험을 보고 다 맞았다고 얼마나 좋아했었는지도 기억난다. 알파벳 대소문자 쪽지시험에서 나 백점 받았다고. 그 당시엔 이 시험에서 백점 받지 못한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영어 수업 시간은 내게 무척이나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 알파벳 외우는 건 시키는대로 할 수 있었지만 '발음기호'를 설명할 때는 머리가 빙빙 돌았다. 이게 뭐여...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더라. 그러나 이미 선행학습을 하고 온 아이들은 번데기 발음에 thank you 를 대답할 수 있었다. 수업 시간이 끝나고 쪼르르 달려가 그 아이에게 너 어떻게 알아? 했더니 과외를 한다고 했다. 아...나는 '내가 모르는 데' 누군가 '나보다 훨씬 잘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무척이나 힘들었다. 초등학교때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니까. 집에 가서 엄마에게 과외 시켜달라고 해보았고 학원에 보내달라고 해보았지만 엄마는 들은 척도 안했다. 엄마가 해준 건 헌책방에 가 헌책으로 참고서를 사 준 게 다였다. 표지도 다 떨어져나간 참고서...



그러나 참고서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나는 왜 번데기 발음에  땡큐가 있는지, 왜 I am In-su 가 나는 인수입니다 인지 알 수 없었다. 이게 대체 뭔말이지..영어 선생님은 당시에 엄청 무서웠고, 수업이 시작하면 아무나 불러세워 지난 번에 배운걸 물어보셨다. 대답하지 못할 경우엔 등짝을 후려 갈기셨는데, 나는 맞으면서 학교를 다닌 적이 없던 터라, 맞는 게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데서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 그건 수치스러운 일이었고, 나는 맞는 아이어서는 안되었다. 그러나 I am In-su 가 왜 나는 인수입니다 인지 알 수 없으니, 무조건 외웠다. 달달 외웠다. 교과서를 통째로 외웠다. 아 이엠 인수, 나는 인수입니다. 유 아 마이 프렌드, 너는 나의 친구이다. 교과서를 아예 머리에 그렸다. 나는 맞아서는 안되었다. 영어 수업 시간은 내게 공포 그 자체였다. 나를 '맞는 애'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학교 다니기가 싫었다. 죽고 싶었다. 무서웠다. 두려웠다. 그렇게 또 한번의 영어 시간이 되었을 때, 드디어 우리 분단을 차례로 줄세워 선생님은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 때 내게 선생님이 물은 건, '너는 나의 친구다' 였다. 나는 유 아 마이 프렌드, 라고 답했는데, 이걸 '알고' 답한 게 아니라, 이건 교과서 오른 쪽 몇 째 줄에 있던 그거지, 하고 대답한 거라 맞는지 틀리는지 자신이 없었다. 선생님은 내게 '앉아' 라고 말했고, 나는 맞지 않았기에 선생님께 본능적으로 물었다. '(제 대답이)맞아요?' 라고. 선생님은 '이 자식아 니가 대답하고 맞았는지 틀렸는지도 몰라?' 라고 웃으며 꿀밤을 먹이셨는데, 그제서야 나는 내 대답이 맞는 대답이었구나 했다. 나는 '알고' 대답한 게 아니었다.



나는 그때의 내가 느낀 공포를 여전히 기억한다. 영어 시간이 내게 얼마나 두려웠는지를. 그 영어시간은 무려 자주 있기까지 했다. 그런데 내가 느낀 그런 공포를, 이제 초등학생들이 느끼고 있단다.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이. 맙소사. 이게..말이 되는가. 이게, 현실인가?


내 공포는 1학년 2학기부터 사라졌다. 왜? 영어 선생님이 바뀌었기 때문에. 영어 선생님은 의사인 남편을 따라 지방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했고, 그래서 부득이하게 전근을 가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대학을 갓 졸업한 스물다섯의 여선생님이 새로운 영어 선생님이 되었다. 이 선생님은 순했고, 아이들을 때리지 않았다. 대답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대답을 강요하지 못했고, 그럼 앉어, 라고 약한 목소리로 얘기하곤 했다. 나는 더이상 두렵지 않았고, 대답하지 못해도 맞지 않으니 공부하지 않았다. 그 상태로 지속됐다면 나는 아마 영어에 손을 놓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새로온 선생님이, 맙소사, 팝송을 가르친거다. 그것도 당시에 엄청난 인기를 끌던 '장국영'의 <To You> 를!!


이건 신세계였다. 나는 달달 외워 따라 부르고 싶었다. 한글로 선생님이 부르는대로 받아 적었다. 인 더 레인 아임 스탠딩 히어 아임 올 얼론 앤 미싱 유...엄마를 졸라 최신팝송 1,500원짜리 테이프를 샀다. 첫번째 곡이 장국영의 투 유 였고, 나는 반복해 들으며 달달 외웠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부족했다. 선생님이 발음해주지 않으면 나는 영어를 어떻게 읽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1학년의 겨울방학, 외갓댁에 놀러갔다가 삼촌은 내가 영어의 발음기호를 모른다는 데 충격을 받았고, 나를 앉혀두고 영어사전을 꺼내서는 발음기호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꽈배기 발음을 가리키면서는 이건 우리 말의 '애'라고 생각하면 돼, 라고 했고 e 를 가리키면서는 이건 '에'가 되는거야. 라고 했다. 그렇게 삼촌과 두시간쯤 반복해 공부하다 보니 발음기호를 외울 수 있게 됐고, 삼촌은 사전을 아무데나 펼쳐 읽어보라 시켜보고는 내가 맞게 대답할 때마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했다 해주었다. 기뻤다. 나는 이제 어떤 단어든,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너무 신이 났다. 다음날 삼촌은 외할머니와 이모, 엄마에게 말했다. 얘 진짜 똑똑해, 두 시간만에 발음기호 다 외웠어! 이 칭찬에 나는 또 너무 좋아가지고 혼자 막 사전 펼치고 단어들을 읽어보았다. 그리고 그 뒤로 닥치는대로 좋은 팝송을 외웠다. 그렇게 중2때는 더티댄싱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다 외워서, 당시 전교1등이던 내 친구로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야, 너 모든 노래 다 외우냐, 하고. 걔랑 같이 공부하려고 만나서 걔는 공부하고 나는 옆에서 팝송을 따라 부르고 있었던 거다.

















분쿄 구 센고쿠에 사는 평범한 주부인 내 처제(서른다섯 살)가 갑자기 영어 회화 학원에 다닌다는 건, 솔직히 말해 그럴 필요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길거리에서 외국 사람이 뭘 물어보면 어떡해요"라는 게 그녀가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이유인데, 그런 경우를 과연 '필요'라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정말 분간하기 어렵다. 일본도 세계화되고 있으니 그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도 옳은 말이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다 외국 사람이 길을 물으면 그냥 "I'm sorry. I can't speak English" 하면 되는 일 아닌가 싶다.

그리고 외국 사람이 길을 묻는 일은 삼 년에 한 번꼴도 없지 않나요?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지난 십 년 동안 외국 사람이 내게 길은 물은 적은 고작 한 번이다.)그 때문에 일부러 영어 학원을 다닌다는 것은 시간을 심히 비경제적으로 쓰는 말이 아닐까? 그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인생에 유익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자기 마음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또 지금 유행하는 유아 영어 교실이라는 것도 잘 모르겠더군요. 우리 조카도 그런 데 다니고 "Thank you very much" "You are welcome" 하는 말을 조잘거리는데, 이게 필요한 것일까요? 어렸을 때의 어학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 또 할 말이 없지만,평범한 여섯 살 아이가 왜 2개 국어를 해야 하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모국어도 잘 못하는 어린아이가 표층적으로 2개 국어를 좀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재능이 있거나 혹은 필요가 생기면, 굳이 어린이 영어 교실에 다니지 않더라도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영어 회화쯤이야 반드시 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먼저 나라는 인간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모국어를 통한 진정한 회화가 거기서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 회화 역시 거기서 시작 된다. (pp.150-151)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살아가는 데 아주 많은 것들을 '더'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내 기준에서 보자면 좋아하는 작가의 원서를 읽을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이 되기도 할 것이다. 외국 여행을 할 때도 더 수월할 것이며, 해외직구를 할 때도 편할 것이다. 확실히 외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외국어를 하지 못한다는 것보다는 장점을 더 많이 가져온다. 그러나, 이건 '내가 원할 때' 익혀야 한다. 내가 외국인과 대화를 하고 싶다면, 내가 원서를 읽고 싶다면, 내가 외국여행을 더 수월하게 하고 싶다면, 내가 세상의 더 많은 것들을 더 알고 싶다면, 그러면 외국어 공부를 하면 된다. 이것이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의무적으로 주입시켜야 하는 것이라니, 게다가 고작 열 살 남짓한 아이들이 남들보다 뒤떨어진다는 생각에 우울해하고 학교 다니기를 두려워하며 영어 수업 시간이 오는 것에 겁을 먹어야 한다면, 이건 정말이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게 아닌가.


나의 경우만 하더라도 내가 '익히고 싶었으므로' 발음기호를 외울 수 있었다. 만약 내가 팝송에 흥미를 붙이지 않았다면, 선생님이 불러주는 발음기호를 받아적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까지 발음기호를 읽어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다른사람들보다 아이큐가 높지 않다. 천재라니. 가당치 않은 소리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보다 기억력이나 암기력은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음기호를 외울 수 있었던 건, 그 당시의 내가 그것을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었다.


몇년전 영국 가수 미카의 콘서트에 갔을 때, 거기 모인 많은 관객들이 미카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것을 보고 굉장히 놀라며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그들에게 누군가 '영어 공부를 위해' 그 노래들을 외우라고 했다면, 그들이 그 노래를 외울 수 있었을까?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있었기에 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외국어 공부를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 국민에게 어릴때부터 외국어를 강제하는 게 아니라, 못하면 병신인증 되는것처럼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아니라, 



외국어를 못하는 건 사실 지극히 당연한 거지, 그렇지만 네가 외국어를 통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공부를 해서 익히면 된단다, 라고 해준다면. 



세상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고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으니, 아이들은 자라면서 영어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스스로 필요하다 느끼고 하고 싶어진다면, 그 아이들이 익히는 속도는 강제적으로 주입하는 속도보다 현저히 빠르고 정확하다. 이건 뭐, 나만 아는 게 아니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 것이다. 이 세상 천지 어디에 외국어를 익히며 스트레스를 받는 열살 아이들이 존재할까. 나는 아이들에게 확실하게 말해주고 싶다. 외국어를 익히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유리한 면이 많겠지만, 



못한다고 부진아가 아니다, 



라는 사실을. 


암튼, 병신 같은 나라다. 병신 같은 세상이고. 나는 중학교때 느낀 공포가 어마어마한데 그걸 그당시의 나보다 훨씬 어린 아이들이 느끼고 있다니. 확실히 잘못돌아가는 세상이다. 이 병신들아.


아..흥분했더니 배고파..



















이 책은 내 책장에 꽂혀있기만 한지 아주 오래되었다. 몇 년전에 서재에서 순오기님이 연말 영화이벤트를 해마다 하셨는데, 어느 해에 내가 당첨되어 받은 책이다. 읽고 싶어 내가 선택한 책인데, 아주 많은 책들에 그러하듯이 꽂아두기만 하고 읽지를 않았....


그러다 최근에 친구와 심규선 얘기를 하며 이 책을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심규선의 노래 중에 <sue>라는 노래가 있는데, 가사집에 보면 이 책, 《핑거 스미스》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적혀있엇던 거다. 수 가사 왜그래, 라는 친구의 말에 그게 핑거스미스 보고 쓴 거라는데, 핑거스미스 책이 아마도 동성애를 다룬 것일거야, 그렇다고 하면 그 가사가 이해가 되지, 라고 답하고서는, 이번참에 읽어보자고 했던 거다. 그리고 첫 페이지. 나는 수를 만난다.




'수' 라는 이름이 발음하기에도 참 좋은 것 같다. 아직 얼마 읽지 않았는데, 다른 등장인물의 이름은 '모드' 다. 모드 란 이름도 좋다. 어쩐지 자꾸만 '크리스타벨 라모트'가 떠오르고, 크리스타벨 라모트를 떠올리노라니 '랜돌프 헨리 애쉬'도 떠오른다. 어떤 이름들은 잊혀지지 않는단 말이야? 암튼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을 기대감으로 가득 차올랐는데, 하아- 이 책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더럽게 무겁다


는 것이 그것이다. 아, 진짜 너무 무거워. 보통 여성들이 들고 다니는 가죽(혹은 인조가죽 혹은 다른 재질이든 뭐든)백은, 가방 그 자체 무게만으로도 이미 결코 가볍질 않다. 그래서 나는 지갑도 아주 작고 간편한 지갑을 넣고 다니는 둥 무게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씨양, 이 책 한 권 넣고나니 팔이 빠질 것 같은거다. 요즘 텀블러까지 들고 다니니 더한듯 싶어, 아, 너무 무거워, 하고 가져오던 첫날인 엊그제, 빡이 쳤더랬다.




열린책들 판형답게 촘촘하고 빽빽하게 채워진 지면이 책의 무게를 더하는구나 싶어지는, 그런 무게랄까. 그래서 오늘 아침엔 바쁘게 출근준비를 하던 도중, 백 안에 있던 짐들을 죄다 꺼내 에코백에 옮겼다. 핑거스미스를 읽는 동안에는 늘 들고 다니던 백을 못 들고 다니겠어. 너무 무거워..난 무거운 것도 싫고, 양손으로 짐 나눠서 드는 것도 싫어...그래서 에코백에 다 쑤셔 넣었는데, 제기랄, 에코백에 넣어도 무겁기는 마찬가지구나. 딱히 크게 줄어들진 않네, 무게가....이토록 무거운 책이라니, 얼른 읽어 치우는 게 상책이겠다.



그런데 맨날 배고프고 졸려.. 나 기생충 있나? 아침 잔뜩 먹고 배 두드리면서 왔는데 왜 회사에 도착하면 또 배가 고프지 ㅠㅠ 아무래도 초콜렛을 사서 늘 가방에 넣고 다녀야겠다. 하아-




<Sue> (Inspired by 'Fingersmith')


아직도 생각해 그 날을
아무 의심 없이 너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자신을 미워하는 것이 이상한 일인지 물었잖아

두렵지 않았어 그 밤은 
너는 나와 닮았고 나는 너와 같았기에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이상한 일인지 물었잖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걸 
내 무력함이 나도 화가나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는 걸
그 순간을 나는 후회하지 않아

I don't understand you 
I don't understand you 

I can't live without 
I can't live without 
I can't live without (you)

I don't understand you 
You don't understand me baby

I can't live without 
I can't live without 
I can't live without you 



아직도 생각해 그 날을
아무 의심 없이 너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자신을 미워하는 것이 
이상한 일인지 물었잖아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걸 
내 무력함이 나도 화가나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는 걸
그 순간을 나는 후회하지 않아

I don't understand you 
I don't understand you 

I can't live without 
I can't live without 
I can't live without (you)

I don't understand you 
You don't understand me baby

I can't live without 
I can't live without 
I can't live without 


I don't understand you 
I don't understand you 

I can't live without 
I can't live without 
I can't live without (you)

I don't understand you 
You don't understand me baby

I can't live without you


댓글(35) 먼댓글(1)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I can't speak English.
    from 마지막 키스 2015-07-08 09:35 
    분쿄 구 센고쿠에 사는 평범한 주부인 내 처제(서른다섯 살)가 갑자기 영어 회화 학원에 다닌다는 건, 솔직히 말해 그럴 필요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길거리에서 외국 사람이 뭘 물어보면 어떡해요"라는 게 그녀가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이유인데, 그런 경우를 과연 '필요'라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정말 분간하기 어렵다. 일본도 세계화되고 있으니 그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도 옳은 말이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다 외국 사람이 길을 물으면 그냥 "I'm
 
 
Mephistopheles 2015-01-2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뿐만입니까.....수학도 어디서 인도수학이란 걸 줏어 들어서 우리때 1에서 9단까지 외우던 구구단도 100단까지 외워야 한다고 난리법석들이죠.

다락방 2015-01-28 11:07   좋아요 0 | URL
헐. 뭐라구요? 100단이요?
아 진짜 세상이 미쳤네요. 9단까지만 해도 저 밥 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 없습니다만.
하아- 답답하네요, 진짜.

Mephistopheles 2015-01-28 11:09   좋아요 0 | URL
이게 다 강남, 대치발 바이러스죠. 이젠 전국적으로 퍼졌어요. 치유불가능이죠.

다락방 2015-01-28 11:11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삶은 어떡해요, 메피스토님.. ㅠㅠ
아이들의 즐거움, 아이들의 행복은요........

Mephistopheles 2015-01-28 13:39   좋아요 0 | URL
그런거 없어진지 이미 오래 전이라는 사실....^^

초등생들에게 자기개발서와 금융관련 서적을 사들고 와 읽히는 부모가 있는 걸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이들의 삶은 어른들이 지켜줘야 하는데 오히려 파괴하고 있죠.

브리 2015-01-28 18:39   좋아요 0 | URL
대체 언제부터 100단까지 외우게 된거죠..ㅠㅠ 12단 까지만 외워도 수능수학은 왠만하면 다 풀 수 있는데..

다락방 2015-01-29 09:47   좋아요 0 | URL
브리님...12단은..뭡니까 ㅠㅠㅠㅠㅠ

transient-guest 2015-01-29 12:47   좋아요 0 | URL
한국에서 이미 예전에 미국으로도 수출되어 북켈리포냐는 쿠퍼티노나 덴빌 학군, 남쪽은 서니힐 학군 어쩌고 하면서 중학생때부터 SAT학원에 보내는 것도 이미 십 수년전에 시작된 일입니다.. 아놔...여기까지 와서 왜 한국처럼 애들을 키우려고 하는걸까요?? 진지하게 좀더 slow life가 가능한 곳으로 이주하는걸 고민하고 있어요, 덕분에...

다락방 2015-01-30 09:01   좋아요 0 | URL
뉴질랜드 같은 데서 양 목장을 하면 슬로우 라이프가 가능해질까요?? 경쟁사회로 부터는 한 발짝 물러설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풀밭에서 뛰어놀고 나무를 타오르고 말을 타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삶을 가끔 생각해보곤 해요. 그런데 이게 `지금`의 이상일지는 몰라요. 그렇게 산다면 다시 도시의 삶을 그리워할 수도 있겠지요.

외국으로 맛집 투어나 가고 싶어요, 현재는. ( ˝)

singri 2015-01-28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저 글을 읽기만 하는데도 우리 애들을 어쩔까 싶네요. 막 대걱정이 몰려옵니다 아직 오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오년이 뭔가 갑갑한 느낌 ~

다락방 2015-01-29 09:48   좋아요 0 | URL
아, 이런 벌써부터 걱정하게 해드려서 유감이에요. ㅠㅠ 시사인을 읽다가 너무 빡이 치는 바람에 다다다닥 글을 적어버렸네요. 하아- 어떻게 해야 아이들과 또 부모들이 잘 버텨갈 수 있을까요. 나라가 너무 엿같아요. ㅠㅠ

아무개 2015-01-28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거스미스 읽다가 포기... ㅡᆢㅡ

영어는 영어는
지금도 제겐 크흡 ㅠㅠ

다락방 2015-01-29 09:48   좋아요 0 | URL
핑거스미스를 읽다가 왜 포기했어요, 아무개님??

자몽 2015-01-28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신 분이 우리학교에서 혁신부장하시다 전근가신 쌤이시라 급관심이 가네요^^

다락방 2015-01-29 09:49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학교 안에서 일하면서 학교 안의 문제점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 또 그걸 바깥으로 내보일 수 있는 건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자몽사랑님.

심야책방 2015-01-2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 가사 저도 궁금했는데 핑거스미스라...전 영화로 봤는데 이제 가사 내용이 좀 이해가 가네요.

다락방 2015-01-29 09:49   좋아요 0 | URL
오, 핑거스미스가 영화로도 있나요? 최근에 이걸 우리나라에서 박찬욱 감독인가? 영화로 만든다고 한 것 같은데, 외국에서는 이미 존재했었군요! 저는 이제 80쪽 가량 읽고 있을 뿐입니다. 흑.

BRINY 2015-01-28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핑거스미스, 저도 재밌게 봤어요 이번에 핑거스미스 번안한 영화를 누군가 찍고 있다던데 그것도 궁금합니다. 전 중학교 때 영어선생님들을 잘 만나서 감사해요. 중학교 3년간 교과서를 다 암송하게 하셨어요. 자동으로 입에서 줄줄 나올 정도로 외우게 하셨어요. 문법 따로 배운 기억이 거의 없는데 그후로도 교과서 위주로 공부해서 좋은 성적 나왔어요. 외국에 나가도 영어울렁증 없었어요. 그 선생님들 성함도 기억 안나지만 이제라도 감사인사드리고 싶어요.

다락방 2015-01-30 08:32   좋아요 0 | URL
저는 핑거스미스 지금 160쪽 가량 읽고 있어요. 이 책이 전반적으로 에로틱함이 감도네요. ㅎㅎㅎㅎ 좋습니다. 핑거스미스는 박찬욱 감독이 찍는다고 하지 않았나요? 누가 만든다고 한 것 같은데 저는 그걸 박찬욱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ㅎㅎ

교과서를 다 암송하게 했으면 말씀하신대로 아주 많이 유용했겠어요. 그치만 아마도 저는 외우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을 것 같아요. ㅠㅠ 그게 브리니 님께는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 다행이네요. 선생과 제자도 궁합인것 같아요. ㅠㅠ

보슬비 2015-01-28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ㅎㅎ 저도 시사인 뒤부터 읽어요. 정독하지는 못하고 좋아하는 것만... 아마 뒤부터 읽는건 뒤에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어서인가봐요. ^^

2.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과정이 아래로 내려왔더라구요. 조카들을 보면서 진짜 애들이 고생한다 싶어요. 그런데 정말 우스운건 아이들이 혼자 공부를 하지 않다보니 대학교 때도 선생님이 필요하대요.. -.-;;

다락방 2015-01-30 08:33   좋아요 0 | URL
저는 아마도 뒤에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이야기라 뒤부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처음부터 묵직한 걸 만나고 싶지 않은 기분이라 그런것 같아요. 이번에도 가장 무거운 기사는 가장 나중에 읽은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모든 기사를 다 읽진 않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많이 공부하는 것 같아요, 보슬비님.
그러지 않아도 될텐데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낳아 키우라고 말하는거지요, 대체?

브리 2015-01-28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들은 너희들은 참 좋은 시대에 태어났어 합니다. 고3인 제가 이 글을 읽고 나서는 그 말이 거짓말이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지금도 수능특강은 얼마인가 오늘은 D-며칠인가를 따지면서 한숨을 쉬는 제 자신이 그저 안쓰럽게 느껴질 뿐입니다. 초등학교때부터 영어 단어를 주구장창 외우고 그러는 것이 다 수능을 잘 보기 위한 요령입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6월에 치는 시험인 6월 모의고사에서 영어를 미국인들이 어려워 하니 말 다했죠. 정말 시사IN 책을 꼭 읽고 싶어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락방 2015-01-30 08:35   좋아요 0 | URL
아마 어른들은 본인들이 한 고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고 말하는 거겠지요. 순전히 본인들 기준으로요. 그러나 그들이 가지지 않아도 될 문제를 지금의 젊은이들이 가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러니까 아프니까 청춘이다 따위의 책들이 나오는 거겠지요.

초등학교때부터 대체 왜 다른 나라의 말을 외워야 하나요? 그것도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말이지요. 그게 대체 왜 필요한거죠, 브리님? 알 수 없는 세상이에요. 더러운 세상이고요.

서니데이 2015-01-28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는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보다는 부담스러워서 안 했던 기억이 더 많아요. 더 늦기 전에 쉬운 수준의 영어책이라도 봐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읽으면서 들었어요.
요즘엔 가방 자체가 크고 무거워서 그 안에 책 넣으면 정말 무거워요. ^^;; 지갑도 커져서 주머니 속에 넣기도 잘 안되구요. ^^;

다락방 2015-01-30 08:37   좋아요 0 | URL
저도 중1때는 부담되고 두렵고 무서워서 안했었는데 중2때부터는 영어 성적이 쑥쑥 올라갔더랬어요. 다 팝송 덕입니다. 팝송을 달달 외우니 어휘력이 쑥쑥 자라더라고요. 교과서 외의 영어 단어들을 많이 알게 되는거죠.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영어 점수만 높았어요. 크- 좋았는데...잘했었는데.. ㅠㅠ

저는 지갑은 작은 거 가지고 다녀요. 카드가 많아서 예전엔 큰 거 가지고 다녔었는데요, 요즘은 스마트폰 앱으로 멤버십카드 다 가지고 다닐 수 있으니 문제 없겠더라고요. 헤헷
무거운 가방 너무 싫어요, 서니데이님. ㅜㅜ

유부만두 2015-01-28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1 때 외웠던 문장, 아직도 기억해요... 그시절엔 닥(치고) 암기가 정석이었어요... 그땐 팝송 외우는 친구가 짱이었는데...

다락방 2015-01-30 08:38   좋아요 0 | URL
문법책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채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는데 그래도 영어 점수가 잘 나왔던건 순전히 제가 팝송을 달달 외우고 다녀서였던 것 같아요. 어디가 틀렸는지 잘은 모르지만 어쩐지 틀린 것 같은 감 같은게 날카로웠달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reamout 2015-01-28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드. 이름 나올 때 저도 똑같은 생각 들었어요!

다락방 2015-01-30 08:39   좋아요 0 | URL
꺅 >.< 정말요? 와- 완전 신나네요. 대체 왜 그랬을까요? 우히히히히

turnleft 2015-01-2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슬슬 1부 끝날 때가 됐을 것 같은데...
!!!!!!!! 이런 표정으로 글을 하나 남기실 법도 싶은데...

핑거스미스는 BBC 에서 영화로 제작했어요. TV 방송용이라서 2부작인가 3부작인가로 제작한 걸로 아는데, 저도 직접 보지는 못해서...;;

다락방 2015-01-30 08:46   좋아요 0 | URL
제가 어제 턴님 이 댓글 읽고 1부가 언제 끝나나 주루룩 넘겨 봤는데, 저 아직 1부의 절반도 안읽은 채였더라고요. 요즘 독서 속도가 아주 더딥니다, 저는. 킁킁. 집에서 책 읽어야 할 시간에 다른 걸 하기 때문에... ( ˝)

!!!!!!!!!!!!!!!!!!!!이런 표정은, 왜죠? 왜 때문이죠? 궁금해 궁금해. 저 조퇴할까요?

아, 맞다 턴님. 저 어제 턴님 꿈 꿨어요. 정확히는 꿈이 이래요. 페이퍼 쓸래다가 말았는데,

제가 좋아하는 남자의 손을 꼭 붙잡고 턴님의 결혼식에 참석합니다. 턴님의 결혼식에서는 내내 <내 마음 깊은 곳에 너>가 흘렀고요, 결혼식을 마치고 하객에 인사하러 돌아다니다 제게 온 턴님에게 저는 이 노래를 틀어주어 정말 고맙다고 말해요. 그래서 턴님은 우리 사이에 뭘 그런걸로 감사하냐고 제게 말하죠. 그리고 다른 하객에게 인사하러 갑니다. 그래서 저는 좋아하는 남자랑 같이 돌아가려고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오른쪽을 돌아보니 신해철이 있었어요!!!!!!!!!!!!!!!!아 눈물이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어제 꿈에 진짜 좋아하는 남자 세 명을 통째로 다 만남. 결혼식 같이 간 남자, 턴님, 신해철. 크-
인생은 한 번 살아볼만한 것 같아요. >.<

라파엘 2015-01-29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글들을 보통은 재미있게 읽는데, 이 글에서 영어교육과 관련된 언급은 정말 저도 읽으면서 화가 나네요... 다락방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해요. 제발 아이들에게 억지로 쑤셔넣지 말고, 아이들이 스스로 필요를 느낄 때에 그 필요를 채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어요...
핑거스미스는 예전에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제작이 되었어요. 한편당 한시간 정도 분량의 드라마라서, 전체 3시간짜리 영화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잘 만들어졌어요 ~ ㅎㅎ

다락방 2015-01-30 08:54   좋아요 1 | URL
안단테님, 외국어는 어른이 되어 익혀도 늦지 않아요. 어릴때 말을 빨리 배운다고 자꾸 조기교육 조기교육 하는데, 일단 사람이 중요하게 마스터해야 할 것은, 자기 감정을 모국어로 잘 표현할 수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 아닙니까. 내가 내 감정을 모국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외국어로도 옮길 수 있죠. 모국어로 감정 표현도 못하는 데에야 유창한 외국어 발음이 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하아-]

핑거스미스는 아직 일부의 절반정도 읽고 있는데요, 아, 뭔가 기대돼요. 조퇴하고 튀어나가서 책 읽고 싶어요. ㅠㅠ

2015-01-30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30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